한고운은 한쪽으로 숨어 들개가 맞고 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입에는 피가 흥건했다. 그녀는 을며 달려들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육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말했다. “오빠, 때리지 마세요, 제발요. 이러다 죽겠어요. 흑흑......”퍽!육재는 그대로 한고운을 걷어찼다. 그의 발은 그대로 한고운의 복부에 꽂혔다. 한고운은 배가 너무 아파 바닥으로 쓰러진채,,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피가 흥건한 들개를 보고 있었다.“제기랄! 이 년이 고작 들개 한 마리 때문에 이렇게 빌어? 그럼,이 몸이 지금 당장 때려주지!”육재는 몸을 돌려 한 걸음 한 걸음 바닥에 쓰러져있는 한고운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손에는 피 묻은 야구 방망이가 들려있었다.한고운은 놀라 온몸을 떨며, 힘겹게 바닥에서 일어나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질 치다가, 구석에 몰렸다. 꼬질꼬질한 작은 얼굴은 눈물로 범벅되었고, 겁에 질린 얼굴로 눈앞의 거대한 육재를 보니, 마치 악마 같았다.“흑흑, 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세요. 저희 아빠 무서운 사람이에요. 아빠가 꼭 구하러 와서 혼내줄거예요......” 한고운은 울면서 말했다.육재는 차갑게 웃고는 말했다. “네 아빠는 상갓집 개야! 널 구해? 꿈도 꾸지 마! 넌 산속으로 팔려 가서 시집살이할 생각이나 해!”육재는 손에 있던 야구 방망이를 들어 한고운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방망이를 내리치면 한고운은 머리를 다쳐 바보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하지만!개 짖는 소리와 함께, 피로 뒤덮여 바닥에 쓰러져 있던 들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입을 크게 벌리고 육재의 등을 덮쳤다. 날카로운 이빨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던 팔을 매섭게 물어뜯었다.“아아아! 이 짐승 새끼가! 감히 내 팔을 물어?”육재는 들개에게 팔뚝을 물려 순식간에 피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고통을 참으며 들개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 들개는 그의 팔뚝을 물고 절대 놓지 않았다.“죽여버릴 거야!” 육재는 바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들개를 한 번 또
탕!이 절체절명의 순간, 총소리와 총알 한 발이 틈을 놓치지 않고, 육재의 팔을 관통해, 대량의 혈흔을 남겼다.“아! 내 손! 내 손!”육재가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들고 있던 쇠막대도 떨어뜨렸다.그가 겁에 질린 얼굴로 앞을 보니, 수많은 군용차, 빨간색과 파란색 불빛을 반짝이는 경찰차, 검은색으로 무장한 방폭 장갑차가 자신의 앞으로 오는 것이 보였다.타다닷!순간, 차에서 뛰어내린 완전 무장을 한 전투 인원들이 빠르게 현장을 둘러쌌고, 육재와 다른 남자 한 명을 포위해, 모든 총구가 그들을 향하고 있었다.육재와 남자의 몸에는 온통 선명한 빨간 점들로 가득했다.그들이 허튼짓하면 바로 사격할 것이었다.육재와 남자는 평생 겪지 못 할 일이었을 것이고, 놀라서 다리가 풀려 쿵 소리를 내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죽이지 마세요. 죽이지 마세요! 저희는 명령에 따르는 것뿐입니다......”육재가 울부짖었다.이때 사악한 기운이 가득한 사람이 사람들 뒤에서 걸어 나왔다. 한지훈은 상처와 핏자국으로 가득한 한고운을 보고,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찼고, 온몸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그가 달려가 한고운을 안아 들고, 다정하게 말했다. “고운아, 미안해. 아빠가 너무 늦었어. 어디 다친 덴 없어?”한고운은 한지훈의 품속에 파고들어 울면서 말했다. “아빠, 멍멍이가 죽었어. 멍멍이가 저 사람들한테 맞아서 죽었어......”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아빠가 고운 이랑 멍멍이 대신 혼내줄게!”말을 마치자, 한지훈은 한고운을 안아 들어 동행한 의료진에게 안겨주었다.그리고 난 뒤, 그의 온몸에서 느껴지던 살기를 표출했다.몸을 돌려 아수라 백작 같은 두 눈으로 바닥에 꿇어앉아 피가 멈추지 않는 팔을 부여잡고 있는 육재를 노려보았다.퍽!그가 발길질하자 육재의 무거운 몸은 그대로 날아가 폐차 위에 떨어진 뒤, 다시 땅으로 쓰러졌다.발길질 한 번으로 육재는 갈비뼈가 부러져 땅에 쓰러진 채, 한 쪽 팔로 자기 복부를 감쌌다. 피를 토해내며, 겁
이때.오군 근교의 오래된소 씨 조경 건축물.이건 오군의 교구연 구 사장이 사는 곳이다. 약 60억 가치의 조경 부지였다.별장 내부에는 전형적인 구조로, 바깥마당과 안 마당으로 나뉘어져 있고, 정원의 인조 산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안뜰은 7평은 넘어 보였고, 밤이면 별과 달도 볼 수 있어, 마치 하늘의 우물 같았다.중앙의 청동 솥에는 이미 빗물이 가득 차 있었다.빗물이 솥에 부딪히며 토도독하며 콩 볶는 듯한 소리를 냈다.스산해 보이는 정원이었다.이때 교구연은 안뜰에서 눈을 가린 채, 몸매가 좋은 섹시한 여자들과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하하 웃으며 즐거워 보였다.이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은, 키가 큰 여인, 관능적인 여인, 몸매 좋은 여인, 작고 귀여운 여인들로 다양했는데, 하얀 다리에 눈 둘 곳을 찾을 수 없게 했다.“하하! 도망가지 마! 예쁜이!”교구연은 빨간 안대로 눈을 가리고, 손에는 담배를 들고, 풍만한 여자를 향해 달려들어, 뒤에서 그녀를 껴안고 목덜미에 뽀뽀를 몇 번 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잡았다. 넌 오늘 밤에 내꺼야!”노출이 과한 비키니를 입은 섹시한 여자는 부끄러운 듯 애교를 부리며 교구연을 살짝 밀치고 말했다. “에이, 구 사장님, 진짜 나빴다. 먹을 생각부터 하다니......”철썩! 철썩!이때 다급히 물웅덩이를 밟는 소리가 안 뜰 전체에 울려 퍼졌다.콰앙!갑자기 친 천둥은 어두운 하늘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왕호가 정중한 얼굴로 안 뜰 앞에 비를 맞으며 서서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안뜰, 교구연은 여전히 향락을 즐기고 있었다.10분 뒤.타다닷!다급한 발소리를 내며 정장을 입은 부하들이 달려와 황급한 얼굴로 안뜰에 나타나 왕호의 뒤에 서서 똑같이 비를 맞고 있었다.아무도 감히 앞으로 나서서 교구연의 향락을 방해할 수 없었다.전에 누군가 교구연의 향락을 방해했다가 사지가 절단되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한참 뒤, 교구연은 실컷 놀고 나와 여자를 껴안고 입에는 담배를
비가 하늘을 뒤덮고, 어두컴컴해진 하늘에 천둥이 치며, 사합원을 환하게 비췄다.한지훈의 얼굴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고, 이때는 그 어느 때보다 짙었다.마치 빗줄기가 이 한기를 더해주는 듯했다.하늘의 우물에는 중앙에 있는 3개의 다리가 달린 솥, 콩을 볶는 듯한 빗소리가 토도독 소리를 내고 있었다.분위기에 압도되어 숨도 못 쉴 것 같았다.교구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빗줄기 사이로 차가운 시선을 한지훈의 몸에 고정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한참 만에 어두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한지훈? 허허, 좀 재미있네,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 보아하니, 내가 널 우습게 봤나 보네!”한지훈의 얼굴은 냉랭했고, 미간에 실린 살기는 비바람과 구름을 뚫고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교구연, 오늘부로 너희 구룡당은 해산한다.”한지훈은 마치 같잖은 일을 대하듯,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하지만, 이 말에 교구연과 부하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그러자 교구연은 하하 웃으며 되물었다. “뭐라고? 내 구룡당을 해산시키겠다고? 너 지금 네 놈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건지 알고는 있는 거냐? 강씨 가문 사위 주제에, 한씨 가문 상갓집 개 주제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이런 망언을 하는 거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말이 끝나자, 교구연의 앞에 서 있던 왕호와 부하들도 포악한 얼굴로 한지훈과 일행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건방지게 감히 구 사장님께 이런 말을 하다니! 주제넘은 줄도 모르는구나!”“충고하는데,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 구 사장님 화나시면 너희들 다 여기에 생매장당할 거야.”“진짜 재밌네! 구룡당 해산까지 들먹이다니, 신도 이런 말은 안 하겠어!”순식간에 긴장되는 분위기였다.한지훈은 태연히 검은색 우산 아래 서서, 차가운 시선으로 약 10미터 떨어진 교구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구룡당을 해산시키겠다는데, 과연 누가 그걸 막을 수 있을까?”“어어어~ 역시 시건방지네!”교구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것은 그야말로 오군 주군 본부를 안중에도 두지 않은 것이다!무례하다!무례하기 짝이 없구나!“교구연! 지금 네가 뭘 했는지 알아?!” 한민학은 화를 내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눈시울도 붉어지고 얼굴에는 화로 가득 차 있었다!교구연은 흣흣하고 헛웃음을 두 번 치고는 입을 열었다.“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나 교구연은 절대로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일단 독해지면 아내도 죽일 수 있다.”이와 동시 교구연은 왕호에게 눈치를 주며 암시했다. 왕호는 신속하게 전화를 걸었다.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사합원 밖에는 비가 쏟아졌고 검은색 승합차와 승용차는 빗 막을 찢고 신속하게 사합원 밖에 멈춰 섰다. 무려 40-50대 정도였다!그리고!덜컥거리는 차 문이 열렸다!차 안에서는 손에 칼이랑 철 막대기를 들고 있는 사회 청년들이 한 명 한 명 뛰어내리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저마다 살기가 넘쳤고 울퉁불퉁한 땅에 떨어지는 빗물을 밟으면서 탁탁 소리를 내였다!그들은 폭우를 맞으며 신속하게 사합원으로 향해 들어갔다!머지않아 사합원은 교구연의 사람들로 전부 포위되였다!교구연은 현재 누구보다도 덤덤했다. 그는 말했다.“한군단장, 현재 사합원 내부와 외부에 모두 나 교구연의 200 몇 명의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다! 네 생각에는 고작 얼마 안 되는 군졸들로 나 교구연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한민학은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더니 자신들 앞뒤 사방엔 모두 얼굴빛이 음흉하고 손에는 번쩍번쩍한 칼을 든 놈들이였다!한민학은 눈살을 찌푸리고 한지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보스 아니면 바로 해치울까요?”한지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많은 사람들로 둘러싸인 교구연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네 생각엔 네가 이긴 것 같아?”“하하하!”교구연은 높은 소리로 웃었다. 그의 눈에는 경멸과 흉악함으로 가득 찼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한지훈! 비록 나는 너랑 한군단장이랑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너희 둘은
화라라!하늘에서 내려온 밧줄은 저쪽 우물 속에 그대로 떨어졌다!순식간에 몇십 명의 완벽 무장을 한 대테러 전투요원과 특수전여단 군졸들이 마치 신처럼 하늘에서 내려왔다!그리고 그들은 총을 들고 신속하게 한지훈과 한민학을 보호했다. 총대는 모두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노호하며 말했다.“무기를 내려놓아라! 아니면 쏴버리겠다!”“무기를 내려놓아라! 무기를 내려놓아라!”“마지막 경고다! 무기를 내려놓아라 아니면 앉은 자리에서 쏴버리겠다!” 이와 동시에 사합원 내부와 밖의 각 출입구는 순식간에 총을 든 군졸들로 들이닥쳤다!거의 순식간에 사합원은 완전히 통제 당했다.“무기를 내려놓아라! 내려놓아라!”“지금 당장 무기를 내려놓아라! 아니면 쏴버리겠다!”“머리를 감싸고 꿇어라! 꿇어라!”한바탕 시끄러운 소리는 칼을 든 사회 청년들로 하여금 너무 놀라서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에 들었던 무기를 버리고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꿇었다!어떤 사람은 반항하려 했지만,작전 군졸들은 곧바로 달려들어 여러 명의 사람들을 발차기로 날려버렸다. 그러고는 총으로 머리를 짚으며 노호하며 말했다.“통제해라!”어떤 사람은 그 즉시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펑펑펑!갑작스러운 총소리는 사합원을 찢어버렸고 사회 청년들은 몸에 총을 맞고 그대로 피 바닥에 쓰러졌다. 핏물과 빗물이 뒤섞인 그 장면은 공포 스러웠다!“1조 통제!”“2조 통제!”“3조 통제!”얼마 지나지 않아 사합원 안은 전부 교구연의 부하로 통제 당했다!심지어 왕호 등의 사람들도 전부 바닥에 꿇고 있었다!교구연은 이 상황을 보고 뒤돌아 도망가고 싶었다.하지만 내원 뒤에서도 작전 군졸들이 총을 메고 들어왔다!펑!그중 한 사람은 바로 발로 교구연의 가슴을 찼다. 교구연은 허공에서 반원을 그리더니 비를 맞으며 무겁게 우물 속에 떨어졌다!그 순간, 교구연은 바로 입에서 피를 토했다. 가슴을 쥐어 잡고 아마도 갈비뼈가 발에 차여 몇 개 끊어진 듯하였다. 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숨 쉬는 것
그 순간 교구연은 아주 많은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즉시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한지훈의 신발을 끌어안았다. 빗물을 튕기며 이마를 땅바닥에 쾅쾅 부딪치며 빌면서 말했다.“한선생,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 교구연이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시켜 그대 따님을 잡지 말았어야했습니다. 저도 소인의 참언을 듣고 이렇게 한 것입니다... 한선생 부디 넓으신 아량으로 은혜를 베풀어 절 용서해 주십시오. 부디 저를 살려 주십시오! 저는 천한 목숨이라 값어치도 없습니다. 한선생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그순간, 교구연은 제대로 공포감을 느겼다!이 온 원의 전투원들은 충분히 교구연을 벌집처럼 만들수 있다!그러나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자기 앞에 꿇고 있는 교구연을 내려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내 딸한테 손댄 건 네가 두 번째다. 첫 번째는 김씨 가문이다. 하지만 나한테 이미 소멸당했다. 네 생각에 내가 너를 용서할 거 같아?”교구연은 멈칫거리더니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뭐?김씨 가문, 어떻게 김씨 가문일 수가!김씨 가문이 망한 것이 한지훈 때문이라니?!펑펑펑 그 찰나 교구연은 더 격렬하게 이마를 땅에 박고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한선생께서 부디 저를 용서해 주시길...”펑!하지만 그 순간 한지훈은 곧바로 발로 교구연의 가슴을 찼다. 교구연은 한지훈의 발에 4-5미터 밖으로 날아가고는 나무 기둥에 세게 박았다. 나무 기둥은 박살이 났고 쿵 소리와 함께 교구연은 바닥에 엎어졌다. 입에서는 피가 대량으로 나왔고 두 눈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 보이면서 현장에서 폭사하였다. 오군 지하 사황 중의 한 사람인 교구연은 한 시대의 효웅으로서 십여 년 동안 오군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오늘날 멸망하여 역사의 물거품이 되어버렸다!그리고 한지훈은 옆에 있는 한민학 한테 말했다.“너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을 것이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뒤돌아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한민학도 결단을 내리고는 노호했다.“저들을 전부 데리고
한지훈은 덤덤하게 한고운을 안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어린이들 눈에는 순포사도 아저씨야. 맞지 한고운?”한고운은 생각을 하더니 한지훈이 날리는 윙크를 보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응.”강우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더 이상 묻지 않았다.반나절 후 한고운은 잠이 들었다. 강우연은 한쪽 끝에 앉아 있는 한지훈을 보더니 그한테로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미안해요, 아까는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당신.... 괜찮죠?”한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강우연을 바라보더니 얼굴을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난 괜찮아. 난 오히려 당신한테 매일 맞고 싶은걸.”강우연은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입이 참 가벼워요.”그리고 분위기가 갑자기 다운되더니 두 사람 사이엔 대화가 없어졌다.“당신...”“당신...”한순간, 한지훈과 강우연은 같은 타이밍에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한지훈은 웃으면서 강우연을 보면서 말했다.“당신 먼저 말해요.”강우연은 그제야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근심 가득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연씨가문의 사건을 당신이 해결할 자신 있어요? 3일 후면 길정우가 군단장으로 취임하는 날이에요. 만약 당신이 아직도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면 빨리 S시를 떠나요...”한지훈은 웃으면서 근심 가득한 강우연의 얼굴을 보더니 물었다.“지금 저를 걱정하는 거예요?”이 얘기를 듣자 강우연은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누가 걱정을 해요! 꿈 깨요! 전 그저... 그저 고운이가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고운이가 당신을 그렇게 따르는데 만약 당신한테 일이 생겨봐요 그럼 고운이는... 엄청 속상해할 거예요. 한지훈씨, 제 말에 동의해 주세요. S시를 떠나요. 그러면 연씨가문도 당신을 대처할 방법이 없을 거예요.”한지훈은 웃더니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한고운을 보며 말했다.“나도 알아요. 걱정 말아요. 모든 것이 다 잘 해결될 거예요.”강우연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한지훈의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