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숙연해졌다.사령관?한지훈이?장난이겠지?오군 주군 본부의 수장이자 용국 동원구 군단장 한민학이 일개 평민만도 못한 한지훈 앞에서 예를 취하다니!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한민학의 지시를 따라 그와 함께 온 주군 본부 에이스 부대 역시 총탄을 장전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소리쳤다.“한 사령관의 지시에 복종하겠습니다!”그 고함소리는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구름을 갈랐다.기업 대표들과 정계 인사들은 충격적인 광경에 전부 입을 다물지 못했다.“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은데? 한민학 군단장이 한지훈을 뭐라고 불렀어? 사령관? 저 사람 장관 출신이었어?”“내가 가는 귀가 먹어서 잘못 들은 걸 거야! 쟤는 그냥 가문에서 내쳐진 버러지잖아? 그러다가 강운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놈 아니야?”“세상에! 이거 사실이야? 한지훈이 사령관이었어?”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현장을 시끄럽게 했다.강준상의 등 뒤에 숨어 눈치만 보던 강문복 일가도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미쳤어!이는 그들이 아는 한지훈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분명히 가문에서 내쳐진 버러지 같은 신세였는데!“아빠, 한민학 치매 온 거 아니야? 어떻게 이럴 수 있지?”강희연이 눈을 깜빡이며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강문복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입을 떡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몰라. 목소리 낮춰!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자!”강문복이 말했다.절반 정도 묻혀 버린 강학주 일가는 한지훈이 처음 나타났을 때 눈물범벅이 되어 한지훈에게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그들은 평생 닿을 수도 없는 위치에 있던 한민학 군단장이 공손하게 한지훈에게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여보,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우리 이미 땅에 파묻혀서 죽은 거 아니야? 아니면 이게 말이 안 되잖아!”서경희가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운 채 중얼거렸다.하지만 귀와 눈에 흙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
“한민학, 너 미쳤어! 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뭐? 총사령관? 쟤가 5년전에 한씨 가문을 무너뜨린 장본인이야!”화가 치밀어 오른 길정우는 한민학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그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너 정체가 뭐야?”탁!한지훈은 앞으로 한 걸음 성큼 걸어 나왔다.그 소리는 천둥이라도 세차게 울린 것처럼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한지훈은 넘쳐흘러 나올 듯한 패기를 보이며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넌 내 정체에 대해 알 자격이 없어! 그리고 너희들은 내 아내랑 딸을 건드린 대가로 앞으로 지옥을 맛보게 될 거야! 이곳은 곧 인간 지옥으로 변할 거야! 한민학, 네 목숨은 인제 내 것이야!”“하하하!”한민학은 고개를 들어 가슴속의 노여움을 뿜어냈다.그리고 한민학의 눈빛은 곧 살의로 가득 차 버렸다.한민학은 손가락으로 무대 아래에 있는 한지훈과 길정우를 가리키고 험상궂게 웃으며 말했다.“이제야 알겠어! 너랑 한지훈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 용국에는 한 총사령관이라는 인물이 없어! 너희들은 애초에 존재도 하지 않는 인물로 날 겁주려고 했던 거야! 근데 내가 너희들의 놀림에 넘어갈 줄 알았어? 천만 해! 난 용국 동원구 본부에 소속되어 있고 내 위에 있는 총사령관은 용국 5대 총사령관 중의 한 명인 서효양이야! 게다가 서효양은 군신 급 인물이야!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에 내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알았어?”길정우가 내뱉은 말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의문과 고려를 깨뜨렸다.이 모든 건 그들의 자작극이었다.“자작극이었구나! 역시 어리석은 놈은 죽을 때까지 어리석다니까! 상가견은 죽을 때까지 구석에 틀어박혀 살아야 해.”“한민학도 정신이 나간 거지, 어떻게 저런 놈이랑 자작극을 펼쳐? 나이가 들긴 들었나 봐, 오군 주군 사령관 이 자리하고는 인제 어울리지 않아!” “멍청한 녀석! 역겨워!”뭇사람들은 한시름을 놓고 비수로 내리꽂는 듯한 말들로 욕을 퍼부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이 놓여진 건 아니다.
교만함!건방짐!이 순간 길정우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맹렬한 기세를 한방에 뿜어냈다.이에 모든 이들은 두려움에 떨며 감히 길정우의 두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길정우의 진정한 모습일까?길정우의 기세에 눌려 다들 두려움이 극에 달하는 듯했다.젊은 나이에 군단장으로 진급할 만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이와 같은 기세와 자태라면 길정우는 단언컨대 전도가 양양하다.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늘 밤 한지훈은 이곳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왜냐하면 한지훈이 상대해야 할 길정우는 일존 군단장이기 때문이다.그뿐만 아니라 길정우는 병왕급의 인물이다.그렇다! 길정우는 동원구 본부 제4분구의 부대에 소속되어 있다.동원구는 50만 명의 군졸을 보유하고 있으며 용국의 최대 전구다.게다가 병력이 가장 많고 정교하고 우수한 무기와 장비도 지니고 있으며 지역도 드넓다.그러나 50만명의 동원구 군졸은 일 년 내내 북원구로 출정하여 국토의 방위를 책임지는 북원구 30만명의 사병과는 비교할 수 없다.50만명의 동원구 군졸은 보다 많은 전쟁을 겪어본 적이 없고 피로 물든 시련을 겪어 본 적도 없어 전쟁터에 관한 경험이나 야성적인 모습이 부족하다.하지만 이와 반대로 북원구 30만명의 사병은 모두 전쟁터에서 걸어 나온 실제 인물들이다.어느 한 명도 빠짐없이 하나 같이 잔혹한 생사를 겪고 북원구 전장의 참혹함을 느꼈다.하여 북원구 30만명의 사병은 용국에서 최고로 강한 병사들이다.북원구 또한 용국에서 가장 강한 전투 구역이다.그리고 북원구 총사령관은 용국 5대 총사령관 중의 수위로 용국에서 가장 강한 총사령관이다.어깨에 별이 다섯 개인 총사령관이다.그러나 길정우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지금 한지훈은 더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온몸에 끓어 넘치는 살의를 함축하고 있다.기고만장한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서 있는 길정우를 보고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넌 내 상대가 아니야.”쓰읍!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쉬
용국 특전사들 중에서도 실력이 가장 특전사는 삼대천급 병왕의 실력밖에 되지 않는다.일단 체계적인 테스트를 넘어 사대천급 병왕의 실력에 도달한 사람은 용국 전투 부의 중점 양성 대상이 된다.왜냐하면 이런 사람들 만이 보다 엄격한 특별 훈련을 받아 더욱 강한 실력을 얻어 군왕의 행렬에 들어갈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상장군이 되어 5만명이 넘은 군졸들이 있는 한 전구의 군왕이 되는 것이다.군왕 위로는 군신인데, 군신은 10만 명 이상의 군졸을 통솔할 수 있다.그리고 군신 위로는 현재로서 실력이 가장 있는 총사령관급의 인물이다.이러한 인물은 한 영역을 통제하는 무적이다.세계의 정점에 우뚝 서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그들과 감히 맞붙어 싸운다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과 다른 바가 없다.그러나 한지훈에게 있어서 길정우는 아무것도 아니다.뭇사람들의 비웃음과 풍자를 받으며 한지훈은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눈썹을 치켜세우며 차가운 눈빛으로 무대 위에 서 있는 길정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내내 참고 있던 노여움은 길정우의 두 눈에서 쏘아 나오는 듯했다.순간 길정우는 앞으로 몇 걸음 내딛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라 강철 파이프 마냥 무대 아래에 서 있는 한지훈을 향해 내리찍었다.한순간에 터진 폭발력에 사람들은 눈앞에서 기세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다.속도는 비할 데 없이 쏜살같았다.심지어 눈 깜짝 할 사이에 모든 일이 일어 난 것만 같았다.퉁!적지 않은 사람들은 곧 보게 될 상황이 두려워 두 눈을 꼭 감았다.용국 전투 부 시스템의 순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사대천급 실력을 지니고 있는 병왕에게 이러한 공격을 받으면 그게 누구든 죽게 되어있다.심지어 어떤 이들은 한지훈이 이미 길정우에 의해 머리가 날아가고 제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목숨이 붙어 있다고 한들 이러한 공격을 받으면 아마 목에 부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될 것이다.“허허! 쟤는 오늘 죽었어! 길정우 군단장이 사대천급 병왕이신데, 살아남았을 리가 있겠어?”“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다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모두가 알다시피 길정우는 사대천급 병왕으로 용국 전투 부의 엄밀한 테스트를 거쳐 실력이 입증된 인물이다.길정우가 내리찍은 이 한 방에 반석이 완전히 갈라진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쓰읍!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 진 채로 들숨만 내 쉬었다.너무 무서운 일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일어났다.쓸모없고 의지할 곳도 없는 한지훈이 길정우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그 중에서도 가장 놀란 사람은 당사자인 길정우 일 것이다.길정우는 동공이 확장되면서 온 몸에 끓어 넘치던 살의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공포에 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자신의 일격이 한지훈에게 실직적인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무런 효과도 없는 공격이었다.한지훈은 이미 자신이 취할 공격 자세를 알아차린 것이었다.하여 한지훈은 아주 손쉽게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이외에도 온몸이 떨리고 솜털이 곤두서는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그것은 바로 한지훈의 실력이 자신보다 더 위에 있다는 것이다.길정우는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서며 한지훈과 거리를 유지 했다.얼어붙은 얼굴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 한지훈을 응시하며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네가 감히 내 공격을 막아 냈어! 넌 절대 일반 귀화군졸이 아니야! 나와 실력이 같은 걸 봐서는 너도 설마 사대천급 병왕이야? 아니면 심지어 군왕이야? 한지훈! 네 정체가 도대체 뭐야? 어떻게 이런 실력을 네가 가지고 있는 거야?”군왕!그것은 삼군 중의 에이스 사병이다.단일한 사병이 감히 비교할 수 없는 그런 존재다.혼자서 삼군 열 여명의 병왕과 싸울 수 있는 그런 존재다.하지만 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한지훈은 실력도 뭣도 없는 한씨 가문의 상가견일뿐이다.어떻게 이런 실력이 있을 수 있을까?5년 동안 종군을 했다고 하더라도 짧디 짧은 시간 내에 이런 성과를 얻게 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푸!길정우는 동공이 확장되고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이 충혈되더니 입을 벌리고 선홍색의 피를 뿜어냈다.그러다가 폭탄이 쏘아 나가는 것처럼 뒤로 날려가면서 공중의 별똥별이 떨어지는 듯한 호선을 그리며 땅에 뚝 떨어졌다.이어 조명으로 가득 한 무대 지지대가 와르르 무너지고 고막을 자극하는 소리를 내는 동시에 불빛을 보이며 길정우의 몸 위로 쓰러졌다.순간, 장내는 또다시 적막이 가라앉았다.다들 완전히 얼어붙어 눈만 휘둥그레 뜨고 입을 떡 하니 벌린 채 제 자리에 굳어버렸다.시공간이 순간 정체 상태에 들어선 것만 같았다.행여나 살신의 화가 자기에게로 돌려질까 봐 사람들은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모든 이의 시선 속에서 한지훈은 마치 피투성이가 된 수라 마냥 한 걸음씩 무대로 향했다.한지훈의 앞을 막고 있는 이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총까지 들고 있는 군졸이다.군졸이 4줄이나 되지만 다들 식은땀을 흘리며 총을 들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공포 그 자체이다.사대천급 병왕을 한 방에 발로 날려 버린 무서운 인물이다.“다가오지 않습니다! 더 다가오면 발포합니다!”“당장 멈춥니다!”“마지막 경고입니다! 아니면 발포합니다!”이 군졸들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스스로 담을 북돋아 주려고 했다.하지만 한지훈이 데리고 온 군졸들은 삽시간에 앞으로 나아가 대치 상황을 만들었다.그들은 한지훈을 위해 길을 내주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차가운 칼날의 끝부분과 같았다.길정우 쪽의 군졸들도 서서히 비키며 서로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고 대치 상황에 들어섰다.그리고 한지훈은 무대 위로 훌쩍 뛰어올라 공포에 질린 길시아를 마주하게 되었다.순간 바람이 일고 먹장구름이 밀려오는 듯했다.길시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입술까지 파르르 떨며 수라와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붉은색을 띠고 있는 달이 한지훈의 몸 뒤에서 떠오르며 공포의 기운이 장내를 휩쓸었다.풀썩!길시아는 더 이상 한지훈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살의를
길정우는 노여움이 극에 달해 폭발했다.사대천급 병왕으로 한지훈이 날린 하이킥 한 방에 중상을 입게 되었으니, 화가 날 만도 했다.한지훈은 절대 일반적인 귀화군졸이 아닐 것이다.적어도 사대천급 정도 되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이러한 실력은 용국에서 적어도 군단장 계급이다.군단장.길정우와 같은 계급이다.오군에 세번째 군단장이 나타나는 걸 길정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군단장일 수도 있는 인물이 자기의 적이 되는 걸 더더욱 용납할 수 없다.그래서 반드시 죽여야 한다.길정우는 이러한 이유로 명령을 내렸다.쿵쿵쿵!삽시간에 길씨 가문 정원 안팎으로 길정우가 데리고 온 3천명의 친위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 검은색의 물결처럼 대문으로 밀려 들어왔다.탁탁!눈 깜짝할 사이에 총을 지니고 있는 친위 3천명이 집합되어 길씨 가문 정원 전체를 개미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포위했다.게다가 더욱 무서운 것은 제일 밖에 있는 친위들의 총구가 장내의 기타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아아아! 저희한테 왜 이러시는 겁니까? 저희는 길정우 군단장님 친구고 초대를 받아 연회에 참석한 겁니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길정우 군단장,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그 한지훈 때문에 우리도 여기서 죽게 되는 거 아니야?”백여 명이 되는 하객들은 겁에 질려 당황하기 그지없었다.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친위에게 한 걸음씩 밀려 정원 가장 구석진 곳에 모이게 되었다.“앉습니다!”“모두 두 손 위로 하고 앉습니다!”수위들은 소리를 치며 말을 듣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총대로 가차없이 쓰러뜨렸다.머리에서 피가 질질 흘리며 군중들 속에 쓰러지는 사람도 울부짖는 사람도 있었다.한편, 총을 지니고 있는 수위들은 어느새 길정우를 중심으로 둘러쌓아 보호막을 형성했다.제일 앞에 있는 수위들은 방탄 방패까지 들고 있었다.그리고 무대 주위에는 온통 수위였다.검은색 작전 복을 입고 검은색 인파를 조성한 그들의 총구는 오로지 무대 위의 한지훈 일가만
한지훈은 곁눈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눈물을 닦아주었다.“걱정하지 마! 우린 안 죽어!”한지훈은 즉시 품에서 동원구 본부 공문서를 꺼내어 두 손 높이 쥐었다.그리고 한지훈은 노하며 소리쳤다.“길정우! 이건 동원구 본부에서 직접 내린 공문서다! 위에는 작전 부 장군 7명과 서효양 총사령관님의 친필 사인과 인장도 있다! 지금부터 동원구 본부에서의 너의 모든 직무를 파기한다! 군단장 자리까지 말이다! 만약 명을 어기고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현장에서 사살한다! 길정우의 친위도 들어라! 당장 무장을 해제하고 무기를 내려놓고 심사를 대기한다! 마찬가지로 군령을 어길 시에는 현장에서 사살할 것이다!”한지훈의 고함은 길씨 가문 정원 전체에 울려 퍼졌다.길정우 3천명의 친위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총구가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길정우는 무대 위에 서서 한지훈이 높이 들고 있는 공문서를 보면서 노여움에 히스테리를 부렸다.“한지훈! 헛소리하지 마! 어디 감히 이런 가짜 공문서로 군심을 흔들려고 그래! 다들 잘 들어! 한지훈 손에 있는 저 문서 가짜다! 다들 당장 총 들어!”“방자하다! 군령을 어길 시에는 현장에서 사살한다고 분명히 경고했어! 이 공문서 진짜야! 그러니 그만 강행하고 포기해!”한지훈은 길정우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길정우! 두 눈 똑똑히 뜨고 한 번 봐봐! 네 주위에 뭐가 있는지!”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길씨 가문 정원 밖에는 발걸음 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다.한지훈이 데리고 온 만 명의 오군 주군 본부의 군졸들이다.그들은 길 씨 가문 원에서 10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주둔하여 지키고 있었다.그리고 지금은 모두 집결하여 길씨 가문 정원 전체를 포위했다.모두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만 명의 오군 주군 본부의 군졸은 장탄하고 획일적이게 이곳을 에둘렀다.앞을 내다보면 어두운 밤하늘 아래 온통 완전 무장한 군졸들뿐이다.십여 대 탱크의 포구가 돌연히 돌기 시작하더니 길 씨 가문 정원을 조준했다.만 명의 군졸로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