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럼, 네 말대로 네 목숨을 가져갈 수 없어.”한지훈은 말하면서 소파에서 일어났다.손에는 온몸에 솜털이 곤두설 정도로 아찔한 비수를 휘두르며 한 걸음씩 천천히 땅에 주저앉아 있는 방성훈을 향해 걸어왔다.방성훈은 질서 있게 휘둘러지는 비수를 바라보며 온몸이 경직되어 숨도 가빠지기 시작했다.그 순간 방성훈은 사신처럼 하늘을 찌를 듯한 살의를 내뿜으며 별장 전체를 뒤덮을 듯이 한지훈의 눈빛을 마주했다.무섭다!두려움을 넘어 공포로 다가왔다!“아아아아! 제발 살려주세요! 말할게요! 오관우, 오찬 그룹의 도련님이 시킨 겁니다! 일이 무사히 끝나면 2억 준다고 하셨습니다.”배후의 이름을 내뱉은 순간 방성훈이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몸에 힘이 쭉 빠졌다.오늘 밤 이후로 더 이상 S시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한지훈의 차가운 눈매에 날카로움이 뿜어져 나왔다.“오관우!”그리고 한지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별장을 떠났다.한지훈이 떠난 것을 확인하고서야 방성훈은 땅에서 일어났다.비틀거리며 별장 밖으로 나가 부하를 찾아 병원으로 가고 싶었다.그러나 아직 나가기도 전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살수들이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너희들 뭐야! 뭐 하려는 거야!”방성훈은 당황한 얼굴로 거실 안을 빼곡히 채운 20여 명의 살수들을 경계하며 보았다.그리고 이때 정도현이 걸어 들어왔다.정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방성훈, 너 너무 오래 살아서 죽고 싶었어? 어디 감히 선생님께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지!”정도현을 본 순간 방성훈은 놀라서 땅에 주저앉았다.“정 나리,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습니다! 저도 그분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일 줄은 몰랐습니다. 돈에 눈이 멀어 제가 그만 실수를 했어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정규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선생님이 널 풀어 준다고 해서 나도 널 풀어 주는 건 아니야. 당장 이놈 묶어서 강에 던져버려!”“네!”순간 여러 명의 살수들은 방성훈을 묶어버렸다.방성훈이
오관우의 말을 듣고 강희연은 순간 당황했지만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 없어. 자기가 너무 많이 생각 한 거야.”오관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방안을 어슬렁거렸다.“아니야! 뭔가 이상해! 너 잘 생각해 봐! 5년 전에 한씨 가문의 상가견 이었던 놈이 어떻게 한민학을 알게 된 걸까? 게다가 한민학은 이미 여러 번이나 한지훈에게 도움을 줬어. 게다가 이한승과도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관계가 있어 보였어. 이 모든 게 단지 북양구 귀화 신분 때문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 귀화병사가 어떻게 S시에서 이러한 능력이 있을 수 있어?”이 순간 오관우는 셜록 홈스처럼 관건적인 포인트를 찾아냈다.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의문은 점점 더 쌓아갔다.만약 한지훈이 귀화병사의 신분을 잘 이용만 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다.왜냐하면 용국은 북양구 병사들에게 더욱 애틋하고 특별한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아무리 이용한다고 해도 한민학과 이한승의 도움을 수차례나 받을 수는 없다.한지훈의 신분이 단지 북양구 귀화병사에만 끝이지 않는 다면 모른다.그러고 보니 길 씨 저택에 있을 때도 동원구 본부 군사, 홍진수 상관 그리고 일존 상관도 왔었다.지금에 와서 다시 돌이켜보니 한지훈에 대한 홍진수의 태도가 다소 애매했다.이러저러한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오르자, 오관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강희연은 오관우가 분석한 내용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한지훈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대단하다는 거야?”“그럴 수 있어! 그럴 가능성이 높아!”오관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푸웁!진지하고 두려움에 일그러진 오관우의 얼굴을 보고 강희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됐어! 자기가 너무 깊게 생각 한 거야! 한지훈은 그냥 아주 평범한 귀하 병사일 뿐이야. 우리 자기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그래. 자, 내가 스트레스 한 방에 풀어 줄게.”오관우는 생각을 접고 강희연과 함께 열정적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다음 날.강 씨 저택.한고운은 일어
”X발! 너 우리 호동이 형이랑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죽으려고 환장했어!”“얘까지 데리고 말이야! 근데, 너 좀 예쁘다? 자, 여기 오빠에게 와 봐.”말하면서 건달은 음탕하고 더러운 손을 한고운에게 뻗었다.찰칵!건달의 손은 공중에서 한지훈에게 잡혀 힘을 살짝 들였을 뿐인데, 90도 휘어져 골절이 되어버렸다.“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놈이 바로 너 같은 놈이야! 당장 내 딸한테 사과해!”한지훈은 차가운 소리로 말하면서 살의를 드러냈다.“아아아! 내 손! X발! 너 죽고 싶어! 호동이 형!”건달은 비명을 지르며 손이 휘어진 방향으로 몸도 휘어져 내려가 고통에 마지 못했다.호동이라는 그들의 형도 이 모습을 목격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여 한지훈을 가리키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야, 이 XX야! 죽고 싶어! 당장 풀어! 아니면 내가 널 찔러 죽여 버린다!”호동은 협박하면서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줄을 서고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목격하고 일제히 주위에서 물러나 멀리서 바라보았다.그러나 한지훈은 시종 태연한 얼굴로 한 손으로는 건달의 손을 비틀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한고운을 안고 있었다.“어디 한번 해봐.”겁을 먹지 않고 덤덤하게 답하는 한지훈을 보고 호동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X발! 죽어!”호동은 거의 한 방에 한지훈의 복부를 향해 찌르려고 했다.이곳은 목숨을 앗아가는 중요한 곳은 아니지만 순식간에 행동 능력을 잃게 하는 곳이다.그러나!한지훈은 손을 풀어 팔이 이미 부러진 건달을 멀리 차버렸다.그리고 이 건달은 딱 마침 호동에게 부딪쳐 칼은 그대로 건달의 엉덩이에 들어갔다.“아아!”건달은 다시금 비명을 지르며 엉덩이를 부여잡은 채 쓰러졌다.순간 엉덩이에서 피가 용솟음쳐 나오고 칼도 꼿꼿하게 엉덩이에 박혀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주위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들숨을 내쉬었다.너무 잔혹하고 비참해 보였다.호동도 순간 멍해져 차마 반응을 하지 못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니 한지훈은 이미 자기
2, 30명 되어 보이는 체격이 우람찬 남자들은 바지만 입은 채 머리에 흰 수건을 두르고 저마다 손에 쇠몽둥이를 들고 다가왔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성큼성큼 걸어 오고 있었다.이 사람들은 거의 거리 전체를 꽉 채워버렸다.앞장을 선 몇 명의 남자는 울근불근한 근육을 지니고 용과 호랑이가 문신 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부들부들 떨게 하였다.순식간에 이 거리에서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버려 멀리서만 지켜보고 있었다.여러 가게는 문을 닫고 장사까지 접어버렸다.더없이 평범했던 이 거리는 그렇게 피 바람이 불기 일보직전으로 변해버렸다.삽시간 하늘의 먹구름도 내려앉아 거리 전체가 공포에 빠졌다.“아이고! 저 젊은이 인제 크게 다치겠네! 림노강은 이 동네에 소문이 난 무서운 사람인데, 밑에 30 여명의 부하들이 있지 뭐야! 모두 이 근처에 카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인데, 다들 만만치 않아.”“그러게 말이야! 림노강은 젊었을 때 감옥에도 들어갔다고 내가 들었어.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사람들을 끌어모아 이 부근에 있는 거리도 옆 동네까지 잡고 있어.”“저 젊은이도 참 운이 없어. 빵 사러 나왔다가 이게 무슨 사단이야! 하필이면 림노강 아들을 건드려서.”주위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의논하며 한지훈을 안타까워했다.그들은 림노강이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독하고 악질인지 똑똑히 알고 있다.림노강은 이 동네에 소문난 악당이다.그에게 맞아 페인이 된 사람도 100명은 넘는 다고 했다.게다가 이 거리를 잡고 있어 거리에 못이 널려 있다고 했다.타이어를 전문적으로 펑크 내어 카 센터의 수입을 널리려는 속셈인 것이다.하여 많은 사람들이 원성이 자자했다.림노강은 배후에 세력이 있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어 그들과 합작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한지훈은 한고운을 꼭 껴안고 차가운 얼굴로 그들을 보고 있었지만 추호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한고운은 기세에 놀라 두려워하며 한지훈의 품속으로 파고 들어갔다.“아빠, 저 무서워요.”
임량, 오군 서성구는 육영의 백호장으로 지금 300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왔다. 그들 전부는 존경스러운 얼굴로 한지훈을 보고는 경례하였다!“한선생을 뵙습니다!”기세가 드높았고 귀가 먹먹해 났다!이러한 광경은 아침 식사 거리의 사람들로 하여금 조용하게 하였다!많은 이들은 엄중한 표정으로 한고운을 안고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세상에! 내가 지금 무엇을 본 거야? 임량길장이 지금 저 자식한테 경례를 한 거야?”“믿기지가 않는다! 임량은 우리 구역의 직접적인 관리자인데 저 젊은이를 이토록 존경한단 말이지...”“림노강 이번엔 망했다! 자기보다 더 센 사람을 만났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겠지.”많은 사람들의 중얼거리는 의논에 림노강도 마음이 안절부절해 났다!임량, 저분은 알 것이다!서성구의 직접적인 관리자!이러한 신분과 실력은 림노강이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그 시각 한지훈은 덤덤하게 림노강을 보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빨리 오셨네요. 한민학 군단장한테 문자를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당신들이 먼저 왔네요.”임량은 웃으며 말했다.“보스, 부끄럽습니다. 군사는 신속성이 첫째입니다! 때마침 제 손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근처에 있는 산에 가서 아영 훈련을 하려 했는데 한민학 군당장의 전화를 받고 신속하게 왔습니다! 보스 괜찮으십니까?”한지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괜찮아.”임량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리고 싸늘한 표정으로 뒤에 있는 림노강 등 사람들을 보았다!림노강은 임량과 한지훈이 웃고 떠들며 무슨 말을 주고받는 것을 볼수록 마음이 당황해졌다!망했다. 망했다!이번에는 크게 곤두박질친 셈이다!“림노강! 너 정말 간이 크구나! 한선생을 감히 포위하다니? 게다가 한선생으로 하여금 스스로 희생하게 하다니 맞아?!”임량은 즉시 노하여 소리쳤다. 안색이 음산하고 온몸에 살을 에는 듯한 살기가 뿜어져 나와 림노강은 온몸을 벌벌 떨었다!림노강은 인츰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임장관, 오해입니다. 저는... 저는 그대가 한
말이 끝나기 바쁘게 림노강은 머리를 고르지 않는 바닥에 펑펑하고 박았다. 순간, 머리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림노강을 보고 말했다.“너를 놓아줄 수는 있다. 하지만 네 뒤에서 조종하는 사람을 말해야 한다!”여기에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있는 것은 림노강 자신이 실력이 있는 동시에 무조건 뒤에서 뒷받침해 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한지훈은 이번에 송리두째 뽑아버릴 예정이었다!“이....”림노강은 그 말을 듣고 온몸을 떨었다.이것은 아주 큰 일입니다!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사람이 죽습니다!“림노강! 죽기 직전에 이르렀는데 누굴 위해 버티는 거야? 빨리 말해!”임량도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그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바로 악독한 세력이었다. 그리고 이런 악독한 세력들의 뒤에 있는 보호막 들이다!림노강은 반나절 의심을 하고는 마지막으로 말했다.“임장관, 한선생, 제가 만약 그를 배신하면 꼭 나중에 잡아 주셔야 됩니다. 안 그러면 우리 집안의 막내와 저희 형제들은 다 망하게 돼요!”한지훈은 차갑게 말했다.“지금 무슨 자격으로 나랑 흥정하는 것이야!”임량도 자신이 오늘 재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어서 그는 핸드폰을 꺼내고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군형님, 아아 저예요 림노강 저한테 일이 생겼는데 아주 센 사람을 만났어요. 사람을 좀 붙이고 와줬으면 좋겠어요...”전화를 끊고 림노강은 공기 빠진 풍선처럼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두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한지훈도 임량을 보고 말했다.“먼저 네 사람들을 감추고 우리 함께 누가 오는지 한번 보자꾸나.”임량은 머리를 끄덕이고 명령했다.“모두 자리를 피하라!”화라라!순간 부하 300 몇 명은 전부 다 근처에 있는 아침 밥집에 숨었다. 혹은 주위 다른 시설 뒤에 숨었다!대략 십몇 분 뒤 몇 대의 지프차가 가로지르며 들어왔다!펑펑펑!차 문은 힘찬 발에 차서 열렸고 차 안에서 몇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내려왔다!그들은 멀리
말이 끝나자, 아침 음식점 주위에 숨어 있던 암량은 한기가 가득한 얼굴로 군화를 밟고 나와 싸늘한 눈빛으로 표군 등 사람들을 노려보았다!표군도 임량을 보고 눈빛이 일그러지더니 눈가에는 의아함과 한기가 있었다!임량은 왜 여기에 있는 것이지?그는 임량을 보고 또 림노강을 보았다. 순간 화가 나서 림노강을 발로 차버리고는 소리를 쳤다.“림노강! 너 지금 고의로 나를 역 멕이는 거지?! 믿거나 말거나 지금 당장 너를 쏴 버릴 수도 있어!”말을 마치고!표군들은 허리에서 긴 장관총을 꺼내 들고 총을 당기더니 림노강의 머리에 묘준했다!림노강은 놀라서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그러고 빌면서 말했다.“군형님 잘못했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임... 임장관이 저더러 이렇게 해라고 지시했습니다...”“그만해! 표군! 감히 내 앞에서 총을 꺼내들어?! 지금 장관인 나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이야!!!”임량은 소리를 쳤다. 얼굴은 한기로 가득 찼다!이표군은 그야말로 법도 하늘도 업신여긴다!감히 자신의 신분을 믿고 여기에서 사회 인사들을 규합하여 법과 규율을 위반하는 일을 하다니!용서할 수가 없다!표군은 흉악한 기색으로 총을 다시 허리에 꽂고 미간을 찌푸리며 덤덤하게 임량을 보고 말했다.“임길장! 비록 그대가 나보다 한 급이 높지만 저는 결코 그대의 부하가 아닙니다! 그대는 저를 명령할 자격이 없습니다!”임량은 듣더니 얼굴색이 파래졌다. 표군을 짚으며 소리쳤다.“표군! 바뀌었어! 지금 규율을 어기겠다는 것이야? 장관을 보고 감히 대꾸질하다니!”표군은 허허 웃더니 말했다.“임장관, 저하고 화를 내도 소용없습니다. 자격이 있으면 저의 형하고 화를 내세요! 우리 형은 남성구의 백호장이자 길장입니다! 만약 저를 건드리고 싶으면 먼저 우리 형한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말을 마치자 표군은 차갑게 웃으며 임량을 아니꼽게 보았다. 그는 길장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임량도 미간을 찌푸리고 안색이 좀 흉했다!한지훈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표군은 여러 번 크게 웃더니 온 얼굴에는 경멸하는 웃음이었다. 그러고는 말했다.“임량, 지금 나를 놀래키는 것이야? 북양구의 보스? 네가 만약 북양구의 보스이면 나 표군은 천하의 더 대단한 사람이다!”“하하하! 군형님께서 말한 것이 맞습니다. 이 자식이 만약 북양구의 보스이면 저는 저 사람의 아버지입니다!”“임장관 너무 웃기네요. 아무 사람이나 데리고 와서 북양구의 보스 행세를 하다니 이것은 죽을죄입니다.”“군형님, 저들과 쓸모없는 소리를 하지 말고 제가 지금 당장 사람을 부르겠습니다!”표군 뒤의 여러 부하들도 비웃었다. 그중 한 명은 핸드폰을 들고 본부한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군형님의 명령이다! 당장 동료들을 불러 서성구의 아침거리에 오라! 행동을 빨리해라! 싸우자!!!”임량은 표군 등 사람들이 한지훈을 비웃고 모욕하는 것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 온몸에서는 무서운 기류가 흘렀다!“표군! 하늘이 무서운 줄을 모르는구나! 감히 북양구의 보스를 비웃다니, 네 대가리가 몇 개나 잘려 나갈 수 있을까?!” 임량은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이 표군은 그야말로 태세에 흙탕물을 치는 격이다!장난을 너무 심하게 쳤다!하지만 표군은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임길장 나를 상대하고 싶으면 배우 따윈 필요 없다! 뭔 북양구의 보스야 만약 북양구의 보스가 여기에 있다 한들 어쩌겠어? 여기는 오군이고 우리 형은 표대룡이야 우리 아버지는 표건길이고! 강한 용도 그 지방의 뱀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듯이 제아무리 북양구의 보스라 한들 여기에서는 물보라를 일으키지 못해, 우리 표씨 집안의 동의를 거쳐야 돼!”이 한마디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했다!임량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마침 총을 꺼내 들려고 했는데 한지훈은 차갑게 물었다.“네 뜻은 북양구의 보스가 여기에 있다 한들 너희 표씨 집안 세부자를 건드리지 못한다는 뜻인가?”“그래!”표군은 기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