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한지훈은 손을 들어 한예의 뺨을 얼굴이 삐뚤어 질만큼 엄청 세게 후려쳤다!“....”실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모든 사람들은 이 광경에 놀랐다!진짜 때렸어?!저 사람은 도 씨 집단의 사장님 곁에 항상 붙어 다니는 비서인데!이건 도호헌과 도 씨 집단에게 무례함을 저지른 거랑 같잖아?!한예도 당황했다. 신속히 부어오른 뜨거운 볼을 감싸고 분노로 가득한 눈빛으로 가면을 쓴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히스테리를 부리며 말했다.“감히 나를 때려? 감히 나를?! 아아아! 너를 죽일 거야! 죽일 거야!”한예는 미쳐 날뛰었다. 한지훈에게 달려들어 구음 백골의 발톱을 펼치려고 하였다...하지만!펑!한지훈은 발을 들어 한예의 복부를 엄청 세게 걷어찼다. 한예는 그의 발에 차여 날아가 바닥에 세게 넘어지고 위액을 토했다!“쉬쉿....”모든 사람들은 또다시 숨을 들이마셨다!강하다!과단성이 있다!완전히 한예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아아아! 내배야 내배야...”한예는 아파서 바닥에서 굴렀다. 고통스럽게 부르짖었다.“도 사장님... 저 사람이 저를 때렸어요 저를 때렸어요... 죽여주세요! 꼭 죽여주세요!”도호헌도 급하게 한예를 일으키고 차가운 표정으로 가면을 쓰고 있는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넌 누구야?! 감히 내 비서한테 손을 대다니! 저 여자가 나, 도호헌의 사람인 것을 모른단 말이야!!!”“도호헌?”가면 아래 한지훈은 곁눈질로 도발적인 눈빛으로 되물었다.“강 아가씨가 당신을 꼬셨어요?”갑작스러운 질문에 도호헌은 당황했다. 그는 즉시 대답했다.“쓸데없는 소리! 바로 이 천한 년이 나를 꼬셨어!”팍!한지훈은 손을 들었고 한 줄기 차갑고 매서운 장풍과 세력이 만군같이 강한 손바닥으로 두호헌의 얼굴을 후려갈겼다!실내는 더욱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고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저 사람이 감히 도호헌을 때리다니?!미친 짓이다!이건 하늘을 찌르려는 것이야!도호헌도 그 당시
1분 정도 침묵을 지켰고 온 홀의 분위기는 마치 서리처럼 굳어 있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온몸을 오싹하게 하였다!도호헌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빽빽이 배어 있었다.하지만 도 씨 집단의 도련님으로서의 오기와 자본 때문에 그는 한지훈의 경고를 무시하였다. 그리고 차갑게 말했다.“네가 뭔데? 무슨 근거로 나한테 따져?!”맞아!그제야 사람들은 반응해 왔다. 가면을 쓴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지?저 사람이 무슨 근거로 어린 강우연을 대신해 나서 주는 건데...설마 진짜 한예 말처럼 그런 관계인가?!순간, 많은 사람들의 눈빛이 이상야릇하게 변했다.“쯧쯧, 이제 보니 강우연은 간단한 여자가 아니었어. 도 사장 한 명만 꼬신 게 아니었어.”“내 생각에도 그게 아니면 왜 가면을 쓴 남자가 강우연을 도와주겠어?”“한지훈은 참 불쌍해. 이번에도 아내가 자신을 배신하고 밖에서 이런 일을 벌이는 걸 모르겠지...”홀에는 수군수군대는 대중들의 의론 소리가 들렸다.강우연은 머리를 감싸 쥐고 눈물을 반짝이며 억울한 기색을 하고 있었다. 엄청 무기력해 보였다.그녀는 곁눈질했다.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가면을 쓴 남자를 보면서...이 사람은 누구지?왜 나를 도와주는 거지?하지만 한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거리며 차갑게 말했다.“지금 내가 누구냐고 질문을 했냐?”도호헌은 고개를 들고 엄청 우쭐거리며 말했다.“그래! 넌 무슨 자격으로 지금 나에게 질문하는 거지?! 네가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니 가만히 들어온 거 아니야?”“가만히 들어왔다고?”“헐! 그럴 가능성이 있겠어! 온 실내에서 혼자 가면을 쓴 것을 보아하니 무조건 가만히 들어온 것이야!”“아니겠지? 그러면 진짜 대박인데...”갑자기 도호헌의 한마디가 많은 사람들의 무한한 추측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도호헌도 얼른 팔짱을 끼고 서서 가면을 쓴 한지훈을 가리키며 확신한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왜 내가 한 말이 맞아?! 넌 참 담도 커! 감히 S시 상인 단체의 파티에 몰래 침입해서나와 내 비서에게 손찌검을 하
이 자리에 있는 S시 최고의 명문 세가들에 비해 신분이 결코 낮지는 않다!대장이 자기를 알아보자, 도호헌은 인츰 더욱 우쭐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임 대장,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임측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인츰 깨달았다!재빨리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가면을 쓴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누구신데 감히 S시 상인 단체 파티에 무단 침입하고 오늘 밤 귀한 손님에게 손찌검을 합니까? 나는 지금 당신을 체포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봐라 그를 데려가라!"말이 끝나자 순간 총을 든 경비원 두 명이 몇 걸음 앞으로 나와 한지훈을 데려가려고 했다!강우연은 당황해하며 "미안해, 미안해, 임 대장 이 일은 그 사람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다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그런 거야, 애꿎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지 마......”라고 말했다.하지만 임측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우연을 상대하지 않고 "그를 데려가라!"라고 계속 명령했다.그러나 두 명의 경비원이 한지훈의 몸에 접근하려 하자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싸늘한 한기에 뒤로 물러났다!이에 한지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임 대장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임 대장님, 무작정 사람을 잡는 게 경비원들의 권한인가요?"라고 차갑게 물었다.임측은 상대방이 아직도 행패를 부리자 즉시 한지훈에게 총구를 겨누고 "후퇴하라! 당장 물러서라! 지금 경고하는데 꼼짝 말고 항복하세요! 어떤 문제가 있든 저희가 조사합니다! 지금 당신은 저항을 포기하고 순순히 우리와 함께 갑시다! 그렇지 않으면 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이 말을 듣고 여러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도호헌은 얼굴은 흉악한 냉기로 가득했다. 그는 과장된 말투로 말했다."임 대장, 이게 바로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건방진 놈이다!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하다니 너희는 반드시 즉시 그를 잡아들여 잘 심문해야 한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한테 총을 쏠 거야?"라고 차갑게 말했다.임측도 눈살을 찌푸리며 낮
S시의 갑부 이한승....생각지도 못했는데 가면을 쓴 남자에게 무릎을 꿇다니!심지어 무릎만 꿇은 것이 아니라 부단히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있었다!이건… 이건 정말 당황스럽고 터무니없었다!실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의 목구멍이 조여진 것처럼 느껴져 숨쉬기가 어려웠다!임측도 어리둥절해했다. 자신의 빅보스가 자신이 끌고 갈 남자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본 그 순간 임측은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순식간에 임측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그 뒤에 있는 몇 명의 경비원도 이어서 무릎을 꿇었고 쩔쩔맸다!가장 놀란 것은 다름 아닌 도호헌이였다. 그의 온 얼굴은 굳어 있었고 의혹스러운 기색으로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그는 눈앞에서 발생한 이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다!S시의 갑부 이한승이 이렇게 쉽게 무릎을 꿇다니!그렇다면 가면을 쓴 이 남자는 신분이 보통이 아니다!강우연도 가면을 쓴 남자를 곁눈질하며 의문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보았다.이때 가면을 쓴 한지훈은 무릎을 꿇은 이한승을 차갑게 바라보며 "일어나라, 이 일은 너와 상관없는 일이니 자책할 것 없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리고 이한승은 벌떡 일어나더니 분노에 찬 얼굴로 무릎을 꿇은 임초 등 사람을 노려보며 "이 선생이 누군지 아느냐?! 이분이 바로 오늘 밤 파티의 빅보스다! 이 백마 산장의 주인이기도 하다! 감히 이분에게 총을 겨누다니, 살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훙!이한승의 말 한마디는 가면을 쓴 남자의 정체를 무의식 간에 밝힌 것이다!오늘 밤 파티의 빅보스이자 백마 산장의 주인이라니!그가 바로 그 신비로운 사람이라니!무섭다!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들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임측은 재빨리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이 사장님 아니, 빅보스님 죄송합니다. 저는 빅보스의 신분이 이렇게 귀하신 줄 몰랐습니다. 저는 그냥...... 누군가가 파티에 몰래 침입했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것뿐입니다. 이 사장님과 빅보스께서 자
그럼 한예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순간 실내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한예를 바라보았다!한예는 반응할틈도 없이 임측이 총을 들고 여러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았다!“여봐라! 저 여자를 끌고 가라!”순간 총을 든 경비원 두 명이 한예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한예는 처량하게 울부짖으며 “아!! 뭐 하는 짓들이야? 나는 도 사장의 비서이다. 나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도 사장님. 도 사장님... 살려줘요!”라고 말했다.그때 사람들은 머리를 돌려 도호헌을 찾고 있었는데 언제 몰래 도망갔는지 도호헌은 보이지가 않았다.한바탕의 익살극이 끝났다.실내에 있는 S시의 각 명인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분이 바로 오늘 밤 제일 지위가 높은 인물이다!한지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강우연을 보고 이한승한테 “방을 찾아서 이 아가씨한테 깨끗한 옷을 마련해 줘”라고 말했다.말을 마치고 한지훈은 몸을 돌리고 떠났다.이한승도 인츰 부하한테 명령을 내리고 강우연을 데리고 위층 방으로 올라갔다.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앞다퉈 가면을 쓴 한지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권하려 했지만 모두 한지훈한테 거절당했다.강씨 집안 사람들은 지금 모두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부녀지간은 암묵리에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강희연과 강문복도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이건 대체 어찌 된 일이지?이한승 막후 빅보스가 천한 강우연을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다니? 더욱 놀라운 것은 가면을 쓰고 있는 빅보스가 백마 산장의 주인이란 것이다!10억이다!10억을 투자한 백마 산장이다!한 개의 산장은 그야말로 일곱 여덟 개의 강씨 집안을 필적할 수 있다!강희연은 천한 강우연이 뭐라고 팔자가 이렇게 좋은지 질투가 났다.한편 서경희는 눈알을 뱅글뱅글 돌리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강학주한테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학주, 우리 집이 대박 날 거 같아! 아까 빅보스를 봤지? 내 눈엔 빅보스가 우리 집 강우연을 보는 눈빛이 달라 보여! 엄청 부드러웠고 마음 아파하는 눈
강우연이 그것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한지훈이 따뜻한 죽을 들고 다가왔다. 그는 그대로 소파에 앉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따뜻할 때 마셔. 오늘 파티는 어땠어?”강우연은 그가 내미는 죽을 건네받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았어요. 피곤해서 일찍 돌아온 거예요”한지훈은 겉으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조금이라도 늦게 돌아왔다면 모든 게 탄로 날 뻔했다.한편, 죽으로 빈속을 채운 강우연은 가면남에 대한 기억은 잠시 잊고 힘없이 침실로 돌아갔다.고운이는 의아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엄마가 오늘 기분이 좀 별로인 것 같아.”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괜찮아.”말을 마친 그는 소파 구석에 숨겼던 흰 가면을 슬쩍 들고 서랍 맨 안쪽에 감췄다.강우연이 이걸 발견하지 못해서 천만다행이었다.한편, 호텔로 돌아간 도호헌은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지르며 손에 잡히는대로 물건을 집어 던졌다.“젠장! 그 자식 대체 뭐야? 이한승까지 쩔쩔매게 하다니! 아! 짜증 나!”음침한 얼굴로 소파에 앉은 그는 짜증스럽게 욕설을 퍼부었다.오늘 밤은 그에게 치욕의 날이었다!도영그룹 후계자인 그가 H시에서도 인정받는 유망주였는데 S시에 온 뒤로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도설현이 경호원 면접을 보던 날에도 살랑이 일개 백수 녀석에게 보기 좋게 패했다.그리고 오늘 있은 일까지 해서 항상 자기 잘난 멋에 살았던 도호헌의 체면이 나락으로 추락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도호헌의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이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씩씩거리며 살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요 며칠 살랑은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도호헌의 신임을 잃은 그는 요즘 부쩍 술로 고민을 달래는 일이 많아졌다.그는 한지훈이 가증스럽고 미웠다.작은 시골구석이라고 믿었던 S시에 자신과 대적할 만한 고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경악했다.도호헌의 전화에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공손히 말했다
그 살기는 살랑에게 거대한 압박감으로 돌아왔다.살랑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물방울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살랑에게는 억만년처럼 길게 느껴졌다.무시무시한 살기와 압박감이었다!집 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자가 있는 게 분명했다.이게 살랑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그 순간, 그는 도망치고 싶었다.하지만 감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적에게 등을 보이는 순간, 적이 귀신처럼 다가와서 그의 등에 칼을 꽂을 것 같았다!이런 무시무시한 경험은 처음이었다.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은 살기는 살랑이 살면서 처음 느껴본 것이었다.살면서 만나본 상대 중 가장 강했던 사람은 용병 시절에 만났던 용병의 왕이라고 불렸던 암살자였다.그는 자타공인 4성천급 전신 이상의 존재였다.서방 국가에서 사신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인물이었고 슬하에 수백만 용병단을 거느렸다.사신의 앞에서 살랑은 그저 보잘것 없는 범부에 불과할 뿐이었다.그는 3성 병왕급 실력으로 S시에서 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4성천급 전신으로 불리는 사람은 기침 한번 하면 그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였다.그리고 더 두려운 건, 집 안에서 풍기는 이 살기는 절대 그 용병의 왕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심지어 아무리 용병의 왕이라고 해도 집 안에 있는 이 존재 앞에서는 범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살랑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죄송합니다, 목숨만 살려주세요!”그랬다!용서를 구하는 것!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살길이었다.반항?그런 건 존재할 수 없었다.목숨을 대가로 내놓아야 했으니!고개를 바짝 조아리고 엎드려야만이 살아서 돌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터벅터벅어둠 속에서 천천히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왔다.그리고 담담하지만 싸늘한 기운을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랑은 부들부들 떨며 입을 열었다.“도영그룹 도호헌 대표가 보내서 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역시 그놈이었어!비록 살랑이 현관 앞에 도착했을 때부터 배후가 도호헌이라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당사자의 입에서 사실을 확인하니 더 어이가 없었다.살랑은 주인의 이름을 발설한 순간, 도호헌의 신변에서 계속 있을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의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바로 눈앞의 이 인물에게 용서를 구하고 영원히 S시를 떠나는 것!아니, 차라리 용국을 뜨는 게 나았다!유럽으로 돌아가야 해!여긴 살 곳이 아니야!비록 유럽도 피바람이 불고 있지만 눈앞의 이 상대는 혼자서 천군만마를 쓸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어둠 속의 남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널 어떻게 죽여줄까?”살랑은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눈앞에 새카매졌다. 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죄송합니다! 한 번만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짓하지 않겠습니다. 정말이에요… 당신 같은 실력자가 있는 걸 알았으면 절대 무모하게 침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살랑은 이마에 피가 나도록 연신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조용히 하라니까! 아내와 아이가 자고 있다고 했잖아!”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만약 소란으로 고운이와 강우연이 깬다면 그들이 나오기 전에 살랑을 치워버릴 생각이었다.그제야 살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다면… 이 사람이 강우연 남편이란 말이잖아! 설마… 그때 그 한지훈?’‘역시 그자였어! 그때 실력을 감췄던 거야!’살랑은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목숨만 살려주세요….”살랑은 소리를 낮춰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살아서 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용병 일을 하면서 수많은 미션을 수행해 온 그였지만 오늘처럼 심장 떨리는 공포를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눈앞에 선 이 자는 지옥에서 온 사신 그 자체였다!잠시 고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