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있는 이 모든 것은 정말 그가 비싼 돈을 주고 초대한 배우일지도 모른다!이렇게 생각한 왕 주임은 얼굴에 아첨한 기색을 보이더니 비웃으며 “깜짝이야. 난 또 신아 사립 유치원에 어느 만큼 대단한 인물이 왔는가 했더니 뜻밖에도 한지훈이었어... 허허허 배우를 이렇게 많이 섭외하고 돈도 많이 들었겠어요? 고작 오늘 학부모 교류회에서 아이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이럴 필요가 있을까요? 이렇게 하는 것은 완전히 아이에게 잘못된 시범과 교육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왕 주임의 말은 강개하고 격앙하였다!주위의 학부모들도 반응하고 한지훈을 가리키며 비판했다!"허허 왕 주임 말이 맞아요! 그리고 이런 행동은 아이에게 잘못된 관념을 주입 시키는 거예요!”"어쩐지 어젯밤에 우리 딸이 학교에 거짓말쟁이 아이가 왔다고 하더라니.”"왕 주임님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분명히 우수하지 못할 겁니다! 무조건 그녀를 퇴학시켜야 합니다!”사람들은 더욱 격동 되었다!소완은 넋을 놓고 있었다. 정말 한지훈이 숨은 큰 인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왕 주임과 다른 가장들의 말을 듣고 그녀도 얼굴에 분노로 가득 찼다! 그녀가 어젯밤에 분명히 한지훈한테 아이를 그렇게 교육하면 안 된다고 했다!하지만 그가 오늘 이 학부모 교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배우를 초빙할 줄은 몰랐다. 틀림없이 많은 돈을 썼을 것이다!어려서부터 아이에게 이렇게 사람을 속이는 교육 관념을 주면 아이가 나중에 크면...소완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분했고 차가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보았다.한지훈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저었다.자신을 믿지 않다니...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왕 주임을 보며 “왜 내가 배우를 데리고 왔다고 단정을 짓습니까?”라고 되물었다.왕 주임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주위의 학부모들을 쳐다보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왜라니요? 당신은 경호원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아내는 회사의 일반 매니저이고 두 사람의 월급을 합치면 2만 위안도 안 되는데! 당신 같은 평범
왕 주임은 화가 나서 "뭐 하는 짓이야? 감히 나를 협박하다니?! 당신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싸구려 배우들을 데리고 왔다고 무슨 큰 인물이라도 된 줄 압니까? 저 왕해창이 이자리에서 말하는데 퇴학 통지를 취소하지 않겠습니다! 감히 장난감 총을 들고 나를 갖고 놀리다니. 담이 있다면 총을 쏘세요. 총소리가 어느 만큼 센지 들어나 봅시다!“라고 말했다.“그래요?”한지훈 몸에서 갑자기 살을 에는 듯한 한기가 뿜어져 나왔고 분노한 표정으로 “군졸 500명들!“이라고 웨쳤다.“네!”500명의 군졸들은 일제히 대답을 했고 그 소리는 마치 호랑이가 울부짖는 것 같았다.자리에 있는 모두들 깜짝 놀라 했다!이… 이 기세를 보아하니 배우들을 데리고 온 것 같지는 않았다…정말 강한 살기가 느껴졌다!"왕 주임님한테 너희들이 든 총이 진짜인지 아닌지 보여 주거라!"한지훈은 소리를 치며 명령했다.말이 끝나자!"다다다다!”빽빽한 총소리가 온 거리 울려 퍼졌다!순간 거리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리고 그 자리에 멍하니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었다!어떤 학부모들은 일찌감치 겁에 질려 머리를 싸안고 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떨고 있었다!왕 주임은 더더욱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는 너무 놀라 바지가 젖는듯한 느낌이 들었다.!"진짜 총...... 진짜 총이라니!”왕 주임은 놀라서 혼이 나갔다!한지훈의 정체는… 너무나도 무서웠다!한지훈은 주저앉은 왕 주임을 차갑게 내려다보며 "왕 주임님, 이 소리가 마음에 드십니까?”라고 말했다.왕해창은 다급히 일어나며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고 놀란 얼굴로 "죄...... 죄송합니다. 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얕잡아 봤습니다! 전 죽어야 합니다! 죽어야 합니다! 부디 한 선생께서 넓은 아량으로 용서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내 딸의 퇴학 통지는?"한지훈은 가볍게 물었다.
모든 사람들은 한지훈의 신분을 궁금해하고 있었다.왕 주임은 교탁에 서서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보조가 급하게 달려오며 말했다.“왕.... 왕 주임님 이... 이갑부가 오셨습니다!”“뭐?! 이갑부?!”왕해창은 그 말을 듣고 격동되었다!“여러분! 오군의 이갑부께서 우리 학교에 왔습니다! 모두들 환영해 주십시오!”왕해창은 즉시 말하고 박수를 쳤다!자리에 앉아있던 학부모들도 격동된 얼굴로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이갑부께서 오다니... 신아 사립 유치원의 체면이 이렇게도 컸던가?!모든 사람들은 교실로 들어오는 이한승을 바라보았다.이한승 역시 그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한눈에 자리에 앉아 있는 한고운과 한지훈을 보았다!그 순간!많은 사람들의 시선도 자연히 한지훈에게로 향했다!앞서 한지훈이 그들을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 온 것은 이갑부다!오군 본부의 한민학 군단장이라도 이갑부에게 체면을 세워줘야 하는데!한지훈은 감히 일어서서 인사도 하지 않는다니?많은 사람들은 의심과 남의 불행을 즐겨 하는 눈빛으로 가득했다!어쨌든 이들 중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차례로 한지훈과 그의 딸에게 줄을서서 사과를 했기 때문이다!그것은 그야말로 망신스럽기 짝이 없었다!그들은 오군에서도 유명한 인물이고 셀럽과 꼬마 스타도 있었다!그런데 많은 사람들 시선 속에서 유독 소완만 의아하고 놀란 눈빛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멍청하지 않았다. 제일 먼저 이갑부가 한지훈 때문에 왔다고 생각했다.그녀는 한고운이 그때 자기 아버지가 이갑부를 안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이 났다...그렇지 않고서야 이갑부가 왜 갑자기 우리 학교에 오겠는가?학교의 다른 사람들은 근본 이갑부를 모셔올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왕해창도 한지훈이 아직도 덤덤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음흉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흥! 규칙을 모르다니! 잘됐네, 이갑부 앞에서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왕해창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비꼬고 있었다!아까 그렇게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아무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현장을 뜨겁게 했던 박수 소리마저 사라졌다.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상황이었다.상대는 S시의 1등 재력가 이한승이었다.막강한 권력을 가진 그가 한지훈을 주인 모시듯이 깍듯이 대하고 있었다.게다가 이한승의 말을 들어보면 이 모든 것은 한지훈의 지시였다.왕해창의 얼굴은 순식간에 경악과 두려움으로 물들었다.실책이었다.그뿐만이 아니라 조금 전까지 한지훈을 비웃던 다른 학부모들의 얼굴도 파랗게 질렸다.또 한지훈의 미움을 사다니!왕해창의 뒤에서 소완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 남자에게 강렬한 호기심이 생겨버렸다.도대체 누구지?이한승 회장이 고개를 숙일 정도의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니!이택해 역시 상당히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그는 한지훈을 멍하니 바라보는 소완을 보자 순식간에 질투가 가득 담긴 시선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소완은 내 여자야!절대 빼앗길 수 없어!“소 선생님, 그만 봐요. 엄청난 신분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같은 사람들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에요. 왕 주임이 무척 심기를 건드린 것 같은데 곤란하게 됐어요.”이택해는 작은 소리로 소완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헛된 바람이니 꿈도 꾸지 말라는 뜻이었다.게다가 한지훈은 이미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그 말을 들은 소완이 인상을 찌푸렸다.이택해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이 선생님, 무슨 말씀을 하는 건지는 알겠으나 주제넘은 발언이네요. 저는 그냥 저 사람 신분이 궁금할 뿐이에요.”이택해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그럼요. 사실 저도 궁금해요. 이한승 회장까지 고개를 숙이게 한 인물이라니.”잠시 고민하던 이택해가 말을 이었다.“혹시 저분이 그 유명한 백 선생이 아닐까요? 하지만 백씨가 아니라 한 씨인데….”그 말을 들은 소완은 생각에 잠겼다.백 선생이라….최근 S시에는 백 선생이라는 인물이 화제에 올랐다. 그가 2천억이나 하
거절에 익숙지 않은 소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갈게요.”그리고 이때, 자리에서 일어선 한지훈이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 속에 이한승에게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고운이가 유치원에서 이한승 회장이랑 아빠가 친분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친구들이 안 믿어준다고 해서 불렀어요. 우리 애를 거짓말쟁이로 만들 수는 없잖아요.”그 말을 들은 이한승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의 옆에 있는 고운이를 바라보았다.아이를 품에 안은 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고운아, 이제 친구들에게 아빠랑 이 회장님이 친구라고 말해도 괜찮아. 아무도 널 거짓말쟁이라고 놀리지 않을 거야.”고운이는 보석 같은 눈을 깜빡이며 이한승을 한번 바라보고 고개를 돌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친구들과 학부모들을 둘러보고는 볼을 부풀리며 자신 있게 말했다.“고운이는 한 번도 거짓말한 적 없어!”어제까지 아이를 비웃고 놀리던 아이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왕해창을 힐끗 보고는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이한승은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반면, 현장에 남겨진 왕해창은 손수건을 꺼내 다급히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한참이 지난 뒤, 한 남자 교사 한 명이 안으로 들어오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주임님, 이 회장님은 한지훈 씨와 함께 돌아가셨습니다.”“그래, 알겠어.”그제야 왕해창은 잠깐 숨을 돌릴 수 있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구에서 대기 중이던 이한승의 비서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말했다.“오늘 있었던 일, 특히나 한 선생님의 신분에 대해서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입을 잘못 놀렸다가 괜한 피해를 당하지 말라고 당부 드리는 겁니다.”말을 마친 비서는 유유자적하게 현장을 떠났다.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이에게 입단속을 시켰다.“오늘부터 고운이랑 잘 지내봐. 알겠지?”그 시각, 고운이를 데리고 집에 도착한 한지훈은 강우연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야. 당신은 일단 회사로 돌아가. 나머지는 나한테 맡겨.”강우연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친구들이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면 나한테 연락 좀 해줘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죠.”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강우연을 회사 문 앞까지 바래다주었다.그녀가 회사로 돌아간 뒤, 그는 곧장 용일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정그룹 인수절차는 어떻게 돼가고 있어?”용일이 공손한 말투로 대답했다.“사령관님, 인수절차는 이미 마무리돼서 지금 회사는 사령관님 앞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백 선생이 그룹을 인수한 거로 공지했고요, 백 선생을 그룹 회장으로 올리고 정식 명칭을 고운그룹으로 개명했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따로 해야 할 일이 있어. 회사 명의로 인테리어 자재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공장을 알아봐 줘. 오늘 안으로 인수할 거야.”“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용일은 S시에서 인맥이 풍부한 정도현에게 연락했다.“한 선생께서 공장을 인수하고 싶으시다고요? 알겠습니다. 제가 한번 알아보죠.”정도현은 신속히 부하를 시켜 S시에 있는 모든 공장 리스트를 뽑아왔다. 그리고 선별을 마친 뒤, 용일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매각 의향이 있는 공장이 한 곳 있는데 확인해 보시겠습니까?”용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주소 보내주세요.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볼게요.”말을 마친 용일은 차를 끌고 정도현이 준 주소를 따라 천향 공장에 도착했다.입구에서 부하들을 데리고 대기하고 있던 정도현은 용일을 보자마자 만면에 미소를 띠며 그에게 다가갔다.그는 용일의 앞에 다가가서 정중한 태도로 인사를 건넸다.“용일 선생.”용일은 고개를 끄덕인 뒤, 싸늘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다.“무슨 부하들을 이렇게 많이 데려왔어요? 우린 인수하러 왔지! 강도짓하러 온 게 아닙니다. 저들은 밖에서 기다리게 하세요.”“예,
그 시각, 천향 공장 사장 사무실.사장 도진수는 의자 등받이에 편하게 기대고 앉으며 흐뭇한 표정으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섹시한 오피스룩 차림의 여 비서가 다가오더니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었다.“사장님, 정말 공장을 파신다고요?”도진수가 웃으며 말했다.“100억이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당연히 팔아야지!”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낯선 번호를 확인한 도진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도진수입니다.”“천향 공장 도진수 사장 맞습니까?”상대가 물었다.“네, 그렇습니다만?”도진수는 두툼한 손바닥으로 여비서의 몸을 주무르며 느긋하게 대답했다.“저는 도영그룹 비서실 직원입니다. 그 공장 얼마에 파시겠습니까?”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였다.도진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도영에서 우리 공장을요?”“맞아요. 원하는 가격을 말씀해 주세요.”상대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났다.잠시 고민하던 도진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150억, 어떠십니까?”상대는 고민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좋아요. 지금 바로 계약서를 보내드리죠.”전화를 끊은 도진수는 여전히 떨떠름한 얼굴로 여비서에게 물었다.“이 비서, 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지? 이 작은 공장이 언제 이렇게 값어치가 올라갔어? 도영에서 바로 150억에 인수하겠다잖아?”“정말요? 150억이나요?”여비서도 많이 놀랐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환호를 질렀다.“대박인데요? 그런데 아까 100억에 용일 선생에게 판다고 하지 않았어요?”도진수는 그제야 머리를 탁 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맞네! 너무 흥분해서 깜빡했어! 지금 100억에 넘기면 50억이나 손해 볼 상황인데 어떡하지?”잠깐 고민하던 여비서가 말했다.“가격을 조금 더 올려 볼까요? 도영에서 150에도 산다고 했으니 용일 선생에게 200억에 팔겠다고 하면 어때요?”도진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200억? 그럼 용일 선생이 싫다고 하면? 하루도 안 지나서 100억이나 더 달라고 하는데 그쪽에서 순순히
200억!그 말을 들은 용일은 굳은 표정으로 다가와서 서류를 확인하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도진수를 노려보며 물었다.“도 사장, 아까는 100억에 팔겠다고 했잖습니까?”도진수가 냉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생각이 바뀌었어요. 200억 아니면 안 팔아요! 살 거면 계약서에 사인하고 살 의향 없으면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용일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아까 분명히 100억에 계약하자고 해서 회장님까지 모셔 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이건 너무하잖아요!”용일은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다. 한지훈이 옆에 없었다면 진작 도진수의 멱살을 잡고도 남았다.하지만 지금은 회사를 대표해서 나온 자리라 폭력을 쓸 수 없었다.“용일 선생, 뭔가 크게 오해하셨나 본데 사실 이 공장 100억에 팔기는 너무 아깝잖아요. 정식으로 계약을 하기 전에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거고 다 그런 거지요!”도진수는 느긋한 웃음을 지으며 여비서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한지훈에게 말했다.“한 회장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금액이 마음에 드신다면 어서 계약하죠.”한지훈은 굳은 표정으로 서류를 내려놓고 그에게 물었다.“난 분명히 100억으로 알고 계약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내가 도착하자마자 가격을 두 배로 올리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요?”도지수는 가소롭다는 듯이 한지훈을 힐끗 흘겨보고는 말했다.“뭐가 너무해요? 아까는 100억에 팔아도 괜찮겠다 생각해서 그러자고 했는데 지금 생각이 바뀌었다니까요? 200억! 한 푼도 못 깎아줘요!”“도 사장님, 이건 너무하잖아요! 계약 직전에 말을 바꾸다니! 사기로 신고하겠어요!”분노한 용일이 도진수를 손가락질하며 고함쳤다.한지훈이 아니면 당장 부하들을 불러 이 공장을 폐허로 만들어 버리고 도진수를 군 조사실에 처넣고 싶었다.도진수가 웃으며 말했다.“신고요? 100억에 판다고 계약서라도 썼나요? 안 썼잖아요. 이 공장은 200억의 가치가 있어요. 조금 전에 누가 전화 와서 240억에 팔라고 하는 걸 참았다고요. 용일 선생에게 팔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