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 제12화 양심도 없네

공유

제12화 양심도 없네

작가: 명모
이튿날은 마침 미스 글로벌 파티 오디션이 있는 날이다.

다행히 어젯밤 잠을 푹 잔 덕에 채림의 피부 상태는 매우 좋았고 생기가 넘쳐흘렀다.

화장을 마친 채림은 특별히 시간 내어 어머니와 아침 식사를 했다.

“채림아, 엄마가 엄마 명의로 된 주식 절반을 네 명의로 돌려놨어. 이제부터 너도 BM 그룹 일원이야.”

한창 얘기하던 민해란은 잠시 말을 끊더니 채림의 의견을 물었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오면 어떤 걸 책임지고 싶어?”

“향수 연구를 책임지고 싶어요. BM 그룹이 가장 취약한 것부터 일으켜 세우려고요.”

채림은 최근 구상하고 있는 계획안을 어머니한테 건넸다.

“이건 제가 오랫동안 구상한 제품 계획안이에요. 이미 전문가한테 평가를 맡겼었는데, 엄마가 보기에 어때요?”

계획안을 마지막까지 대개 훑어보던 민해란은 눈을 반짝였다.

“엄마는 너 믿어. 네 실력과 재능이라면 향수 사업을 다시 살릴 수 있을 거야.”

어머니의 인정을 받은 채림은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식사가 끝난 뒤 몸매가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파티 오디션을 보러 떠났다.

이제 막 차에 올랐을 때, 채림의 핸드폰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10분 전 지수가 뿌린 사나의 은밀한 밀회 사진은 이미 인터넷에서 퍼져 화젯거리가 되어 있었다.

채림은 기사더러 MS 그룹에 가라고 하고는 핸드폰을 들고 차가운 눈으로 댓글 반응을 살폈다.

[백사나 연애도 못 해봤다고 하지 않았나? 인터뷰에서 연애 경험이 없다고 했는데 이건 뭐지? 돈 벌려고 거짓말을 하다니!]

[이 남자는 누구지?]

[백사나 형부 되는 사람이라고 함. 회사 상사이기도 하고. 백사나 언니는 그 다리를 절던 매니저임. 진짜 양심도 없네!]

댓글을 아직 채 살피지도 못했는데 원후의 전화가 걸려 왔다.

[채림아.]

“응.”

[내 말 좀 들어 봐.]

여전히 화가 가득한 채림의 목소리에 원후는 조급해 났다.

[본 것 대로 믿으면 안 돼... 어젯밤 내가 술에 취한 건 맞지만 장담하건대 사나랑 아무 일도 없었어.]

“어떻게 장담할 건데?”

채림이 침착하게 되물었다.

[그건...]

원후는 잠깐 망설이다가 아예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다른 사람이 나를 믿지 못하는 건 괜찮지만 넌 그러면 안 되지. 우리가 얼마나 오래 만났는데 나를 몰라?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좋아하겠어?]

‘장담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다니. 맹세라도 했다가 후대라도 끊길까 봐 겁나나 보지? 정말 인간말종이네.’

채림은 메스꺼움을 참으며 말했다.

“알았어,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여론이야.”

[맞아.]

원후는 채림이 여전히 예전처럼 잘 속아 넘어가는 줄 알고 얼른 달콤한 말로 달랬다.

[자기가 여론 처리하고 있으니까 난 하나도 걱정되지 않아.]

그때, 채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걸려 온 전화를 확인하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만 끊자. 전화 왔어.”

원후의 전화를 끊자마자 채림은 새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 건너편에서 회사 직원의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채림 언니, 어떡해요? 사나 언니가 광고했던 브랜드와 출연했던 프로그램까지 욕먹고 있어요. 그쪽에서 우리더러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닦달하고 있고요.]

“혹시 무슨 방법 있어?”

채림이 조용히 물었다.

[사나 언니 사진이 드라마 스틸컷이라고 할 생각이에요. 그 남자도 상대 배우라고 하고. 이러면 적어도 여론이 잠잠해질 수는 있지 않을까요?]

‘하.’

채림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지난 2년 동안 회사의 업무란 업무, 이를테면 매니저, 법무, 홍보... 등 잡다한 일을 모두 채림이 도맡아 해왔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채림이 모든 걸 커버한다는 안도감에 원후는 능력 없는 다른 직원들을 그대로 회사에 남겨 두었다.

‘이렇게 허점 많은 방안도 해결책이라고 내놓다니. 네티즌들이 바보인 줄 아나.’

채림은 오히려 안심한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좋아. 그렇게 진행해.”

전화를 끊기 전, 수화기 건너편에서 직원의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2년간 드림캐슬의 무능력한 직원들은 채림의 꾸중을 얼마나 들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인정받았으니 자신감이 오를 수밖에.

‘하하, 내가 없이 회사가 얼마나 잘 돌아가나 보자고.’

채림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인터넷 여론은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기울 테니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에, 채림은 곧장 오디션을 보러 MS 그룹 전시홀로 향했다.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바깥에서 대기 중이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채림에게 쏠렸다.

물론 그 시선이 채림에게 오래 머무르진 않았지만, 그 짧은 순간 동안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속마음으로 채림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채림은 누구나 한눈에 봐도 너무나도 ‘고귀’해 보였다. 그녀의 고귀함은 값비싼 사치품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곧 정신을 차리고, 채림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발견했다.

‘뭐야? 절름발이였어?’

“이름 없는 절름발이도 오디션을 보러 오다니. 참,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최신 챕터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제100화 인기 많은 채림

    “채림 씨, 또 만났네요.”먼저 입을 연 건 건욱이었다.그러자 그레이스가 곧이어 비아냥거렸다.“그러게. 또 만났네. 참 인연이 깊어.”채림은 입꼬리를 움찔거렸다.“인연인지 아닌지는 그쪽이 더 잘 알 텐데.”감독과 PD는 차 안에서 촬영 절차를 설명했고 채림은 스태프들과 세부 사항을 논했다. 건욱도 그 사이에 끼고 싶었으나 끼지 못해 그레이스가 옆에서 눈짓을 하는 것도 무시했다.“채림 씨, 이번에 C시 소개 멘트는 원래 채림 씨가 하기로 했는데 그레이스 씨가 나중에 합류하는 바람에 인문 경관의 해설은 그레시스 씨가 하기로 했어요. 나중에 그 부분은 그레이스 씨한테 나눠주세요.” PD는 살짝 난감한 듯 말했다.“소개는 저희가 이미 써두었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나중에 경관 선택은 채림 씨가 먼저 할 거예요.”채림은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먼저 선택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이번에 미스 글로벌 파티 주최 측에서 도시 홍보 영상을 찍는 건 순전히 공익성 활동이다. 때문에 채림은 각 지역의 인문경관과 민속 습관을 더 통속적인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보급하고 싶은 마음이지 절대 노이즈마케팅 할 생각이 없었다.한참 뒤, 차는 어느새 C시 호텔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그레이스는 겨우 기회를 잡아 채림에게 다가갔다.“C시는 정말 좋은 곳이야. 사람들 인심은 후하고 경치는 아름답고. 네티즌들도 C시 홍보 영상에 기대가 커. 그러니 네가 여기에 촬영 온 건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뭐?”채림은 헛웃음이 나왔다.“본인이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퀸이 되었다고 후원사가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인터넷에 우리의 불화설이 떠도는 바람에 주최 측에서 일부러 우리를 같은 조에 배정했고, 그 덕에 너도 C시에 오게 된 거야.”“아하.”채림은 두 손을 들어 깔끔하게 머리를 묶은 뒤 차갑게 웃었다.“그 자신감에 박수를 보내. 하지만 한 가지 잘못 말한 게 있어.”“뭔데?”그레이스가 의아한 듯 물었다.“불화설이 아니라 우리는 진짜 안 맞는 거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제99화 뒤끝 있네

    채림은 순간 가슴이 멎는 기분이었다. 지후가 사람들 앞에서 저를 희롱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둘의 대화를 듣지 못한 주위 사람들은 지후가 채림을 협박한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채림은 한마디만 듣고 고개를 푹 숙였으니까.지후의 입가에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옅은 미소가 걸렸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현장 스태프들을 바라볼 때 눈빛은 다시 싸늘해졌다.“어떻게 된 일이죠?”“문 대표님, 그게 사실은 제가 기획안이 별로인 것 같아... 의견을 조금 냈거든요...”지후 앞에서 미아는 순한 양이 되어 누구보다 예의를 차렸다.“지후는 차가운 눈빛을 보내더니 불만 투로 물었다.“그쪽은 누구죠?”주위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느라 바삐 눈알을 굴렸다. 지후가 미나를 아예 모른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전에 미나는 분명 자기를 MS 그룹이 띄워주는 연예인이라고 소개했다. 게다가 문지후 여자 친구라는 스캔들도 터졌었고. 그런데 그 모든 게 다 터무니없는 소리였다니...미나는 불편함을 애써 참으며 주위에서 터져 나오는 비웃음을 못 들은 척 무시한 채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뭐가 어찌 됐든, 이번이야말로 자기를 소개할 좋은 기회였다.“문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지후는 미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얼굴로 명령했다.“기획안에 어떻게 나왔으면 그대로 촬영해요. MS 그룹 소속 연예인은 많아요. 미나 씨가 정말 독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말을 마친 지후는 성큼성큼 채림 곁으로 다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따라와요.”채림은 잠깐 망설이다가 얼른 지후를 따라 나갔다.“기획안은 수정할 거 없으니 나랑 같이 집에 가요.”지후는 문을 나서자마자 말했다.“전 조금만 더 지켜보다가 따로 갈게요.”“가면서 데려다줄게요.”지후는 채림에게 바짝 다가가면서 그녀의 맑은 두 눈에 질투가 드리웠는지 자세히 보려고 했다.하지만 채림은 오히려 고개를 더 숙이며 입술을 오므린 채 여전히 거절했다.“문 대표님 회사에 여자 연예인도 많을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제98화 법적 배우자

    “지금 나를 비꼬는 거야?”미나는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자 쪽팔렸는지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아니요, 사실을 서술한 것뿐입니다.”채림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이번 기획안은 계약하기 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촬영 중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면 저희 측 문제는 아닌 거죠.”미나는 여우 같은 눈매를 치켜 올리며 채림을 날카롭게 째려봤다.“지금 계약서로 날 압박하겠다는 거야?”“만약 미나 씨는 계약서도 안중에 없다면, 계속 협력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채림은 상대의 협박 따위가 두렵지 않았다.“안 찍으면 안 찍었지!”미나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빽 소리쳤다.“내가 촬영 안 하면 당신들 일정에 차질이 생기잖아!”막무가내로 나오는 미나를 보고 유미를 포함한 기타 BM그룹 직원들은 모두 초조해 났다. 하지만 채림은 그들에게 속지 말라고, 자기한테 방법이 있다고 눈빛을 보냈다.“미나 씨가 촬영 안 하면 우리 일정에만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라 윤재 씨 일정에도 차질이 생겨요.”채림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윤재 선배 들먹이지 마! 나 윤재 선배님 직속 후배야. 우리 사이가 설마 스캔들을 조작해 엮인 두 사람보다 못할까?”미나는 눈을 날카롭게 치켜떴다.“우리 회사가 계약한 상대가 윤재 씨인데, 윤재 씨를 들먹이지 않으면 누구를 들먹이겠어요?”채림은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 “하지만 윤재 씨와 친하다니 더 잘됐네요. 미나 씨가 대신 말 좀 전해줘요. 이따 윤재 씨 스케줄 뒤로 미뤄졌다고.”“뭐?”미나는 순간 허리를 곧게 폈다.“윤재 씨 촬영은 미나 씨 촬영 마치고 나서 시작할 거거든요. 두 사람 사이가 좋다고 했으면서 설마 모르는 건 아니죠? 윤재 씨 곧 도착해요.”채림은 고개를 숙인 채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했다.“시간 다 됐네요. 아마 도착했을 거예요.”미나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녀는 채림이 이토록 말주변이 강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 보는 앞에서 이대로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기에 끝까지 물러서지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제97화 스캔들 상대

    채림은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H시로 돌아갔다.윤재의 1분기 광고 촬영도 정식으로 시작되었다.채림은 사전에 윤재의 매니저먼트팀과 소통하고, 암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 향수 기획팀 직원 두 명더러 촬영을 지켜보라고 명령했다. 그러고 본인은 사무실에서 조향 대회를 준비했다.저녁 무렵.강원의 자사도우미, 김선주한테서 전화가 왔다.“사모님, 오늘 저녁 집에 돌아와 식사하실 겁니까?”채림은 약 1초간 반응하고는 물었다.“둘째 삼촌은 집에 있나요?”“네, 돌아오셨습니다. 만약 사모님도 돌아오신다면 문 대표님도 기다리겠다고 합니다.”김선주는 재빨리 대답했다.채림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이런 말을 들어 본지도 참 오래된다. 집에서... 누군가 함께 식사하기를 기다리는 것도 오랜만이고...채림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간질거렸다. 그러다 문득 어머니한테 선물한 진주 왕관이 떠올라, 집에 돌아가 직접 감사 인사를 하려고 결심했다.“그래요. 이따 바로 갈게요.”채림이 대답했다.한편, 전화를 끊은 김선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그도 그럴 게, 주인어른의 머리 위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단번에 가시고 강원에 다시 봄바람이 부는 듯한 분위기가 찾아왔으니까.채림의 마음도 가벼웠다.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자료를 정리하고는 문을 닫고 퇴근했다.하지만 그때, 핸드폰이 울리면서 향수팀 직원 소유리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백 대표님, 한번 와보셔야 할 것 같아요. 이쪽에서 촬영 진행이 안 되고 있어요...”“다 얘기 끝난 거 아니었나요? 윤지 씨한테 무슨 일이 있나요?”채림은 의아했다.“윤재 씨가 아니라 같은 소속사 윤미나 씨가 문제예요... 상대는 문지후 대표님 여자 친구라고 소문난 스캔들 상대인데 우리를 계속 괴롭혀요. 저희도 더 이상 시중들기 힘들어요...”소유미가 억울한 듯 말했다.‘하.’채림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면서 흔들림 없는 눈을 깜빡거렸다. ‘스캔들 상대도 있었어?’“알았어요, 바로 갈게요.”채림은 전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제96화 팬

    사실 백성호는 J시에 온 지 며칠이 된다. BM 그룹에서의 지위를 잃은 그는 변씨 가문에 빌붙으려던 계획이 틀어지자 다른 살길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찾은 목표가 바로 방민수다. 하지만 여러 번 방문 요청을 드렸지만 한 번도 얼굴을 만나지는 못했다.결국 그는 큰돈을 들여 파티 초대장 한 장을 구했고, 그 파티에서 겨우 방민수를 만나 안부 좀 전하고 명함을 건넸다. 그게 끝이다.“마침 잘됐네. 그럼 우리 아빠 앞에서 그렇게 말해 봐. 아빠가 당신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니까.”은솔은 경멸 섞인 미소를 지었다.그 순간 발버둥치던 백성호 그대로 굳어버린 채 멍한 눈으로 은솔을 바라봤다.이 작고 여린 여자애가 방 회장 따님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미처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방씨 가문 경호원에게 끌려 나갔다.변형빈은 밖으로 끌려 나가는 백성호를 보자마자 모든 더러운 물을 그에게 뿌렸다.“협회장님, 보세요. 백성호는 궁지에 빠지면 무슨 짓이든 하는 놈입니다. 프롬프트도 분명 백성호가 사람을 시켜 망가뜨린 게 틀림없어요. 그랬으면서 나를 모함하다니...”“변형빈! 이 사람도 아닌 놈! 내가 네놈이 한 파렴치한 짓을 모두 까발릴 거야!”백성호는 이미 나갔으면서도 형빈의 목소리를 듣고 고래고래 소리쳤다.그 순간 형빈은 눈동자가 축소되면서 겁을 먹었다.“하...”고강섭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변형빈은 역시 싹수가 노래서 약이 없었다. 그래도 공을 세워 잘못을 덮을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이토록 식견이 짧으니 채림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고강섭은 몸을 돌려 채림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백 대표님, 위급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처리하는 모습 잘 봤습니다. 제 주변 교수님들이 백 대표님 칭찬뿐이에요.”“과찬이십니다.”채림은 대범하게 말했다.고강섭은 웃고 싶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아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일은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처리할지는 우선 증거를 찾고 조사해 봐야 한다.협회에 DL그룹을 지지하는 세력

  •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제95화 당신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

    협회장은 ‘고맙다’는 단어를 강조하더니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뒤돌아 형빈을 꾸짖었다.“변 대표님, 남을 모함하기 전에 머리를 쓸 수는 없나요?”“협회장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형빈은 뜬금없이 꾸지람을 들어 살짝 어안이 벙벙했다. 이건 그가 원했던 상황이 아닌데 말이다.“무슨 말이냐고?”고강섭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세미나 시작 전, 내 비서가 분명 여러 번 강조했을 텐데요? 내 연설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연설문은 그동안 우리 업계에 도움을 준 제조 업체와 해외 업체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어요! 그런데 하필 중요한 시간에 프롬프트조차 없으면 어쩌자는 거예요? 이게 세미나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장담한 결과인가요?”“그럴 리가 없어요.”형빈은 조급한 나머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대답했다.“프롬프트는 분명 협회장님이 무대에 오르기 전 고쳐 놨어요.”“그러니까 프롬프트는 내가 무대에 오르기 전 고장 났다는 거네요?”채림은 형빈의 말실수를 잡고 늘어졌다.그 순간 형빈은 멍해졌다. 그제야 본인이 함정에 빠졌다는 게 실감 났다.고강섭은 연신 한숨을 쉬며 뒷짐을 쥔 채 형빈을 비난했다.“변 대표님, 내가 세미나 주최 권한을 변 대표님께 맡기면서 연신 강조했을 텐데요? 동종 업계 사이 경쟁이 필요하긴 하다지만 건전하게 경쟁해야죠. 어쩜 매번 이렇게 남의 등에 칼 꽂는 짓을 할 수 있죠? 아직 교훈을 얻지 못한 모양이네요.”그때 형빈의 비서 엄태식이 비틀거리며 다가와 그의 귀에 아까 전 발생한 일을 설명했다. 프롬프트는 협회장님이 무대에 오르기 전 고치지 못했다고.”“아까는 어디 갔었어? 왜 그걸 바로 보고하지 않았어?”형빈은 쪽팔리는 한편 화가 났다.“저도 그동안 잡혀 있어서 올 수 없었어요...”태식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백 대표님이 결단을 내려 협회장님 연설문을 무대 위에 준비해 두어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어요.”고강섭의 비서가 옆에서 말했다.“변 대표님, 이번 일은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고강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