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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허언

Penulis: 나카미치 마야
최준혁의 시점.

“말도 안 돼……. 그렇게 당당하게 떠들어 놓고 이제 와서 ‘전부 거짓말이었다’니, 그런 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형사에게 보고를 받은 나는 분노를 넘어 허탈한 웃음마저 나왔다. 지방에서 체포될 당시, 바닥에 제압당한 채로도 비웃는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향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라고 조롱했던 차이령. 하지만 그녀는 진술을 뒤집었고, 그 외의 질문에는 계속 묵비권만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차이령은 조사 과정에서 지방에서 심예련과 우리에게 했던 발언에 대해,

“그때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제 몸을 지키려고 되는대로 거짓말을 했을 뿐입니다.”

라며 정면으로 부인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신우석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NPO 법인에 몸담았던 시기가 겹쳤을지는 몰라도, 신우석은 비상근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면식은 없습니다.”

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심예련이 어떤 식으로 신우석과 얽혀 있었는지 다 아는 것처럼 말하며 공범 관계를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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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36. 뜻밖의 마주침②

    최준혁의 시점.무기질적인 병원 복도를 도망치듯 빠르게 걸었다. 구두의 마른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하지만 아무리 걸음을 재촉해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떠나지 않는 그 광경을 떨쳐 낼 수는 없었다.병실 문을 열기 직전 들려왔던 두 사람의 은밀한 대화와, 성시우의 품에 조용히 안겨 있던 서해인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성시우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서해인의 가느다란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서해인도 놀란 기색은 보였지만, 성시우를 거부하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해인 씨…… 정말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요.’'함께 집으로 돌아가자고? 소식을 들었다고……?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해인이 성시우에게 연락한 건가? 그래서 성시우가 데리러 온 거야? 게다가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니…… 설마 이미 같이 살고 있는 건가……?'서해인의 상태가 걱정돼 견딜 수가 없어 밤새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라도 조금 가져다주고 싶어 병문안 선물까지 사 들고 왔다. 그런데 나는 오늘이 퇴원일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내가 서해인의 인생에서 완전한 ‘외부인’이라는 사실을 이보다 더 잔인할 수 없는 현실로 들이민 것만 같았다.'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어제 서해인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나 때문에, 내가 경솔하게 그녀를 불러내 사건에 휘말리게 한 탓에 또다시 서해인을 죽음의 위험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에 자신의 무력함과 절망으로 미쳐 버릴 것 같았다.병실에서 서해인의 모습을 본 순간, 억눌러 두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치솟아 체면도 잊은 채 그녀를 끌어안고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렸다. 서해인도 그런 나를 거부하지 않고 다정하게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 순간만큼은 잃어버렸던 부부의 유대가 되돌아온 듯 달콤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 혼자만의 환상이었고, 다친 서해인이 잠시 보여 준 정에 불과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35. 뜻밖의 마주침

    서해인의 시점.“준혁 씨…….” 목에서 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발치에 나뒹군 고급 과일 전문점 종이봉투에서는 싱싱한 멜론과 젤리 컵 몇 개가 흘러나와 병실 바닥을 무정하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최준혁은 그것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어 보였다. 크게 뜬 그의 눈동자는 나와 성시우를 번갈아 격렬하게 헤매고 있었다. 어제 내 사고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걱정하며 가장 먼저 병실로 달려와 나를 힘껏 끌어안았던 최준혁. 커다란 손으로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려주었던 최준혁이――지금은 마치 배신당한 아이처럼, 처절한 눈빛으로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해인아……. 성시우 씨……? 왜, 여기에…….” 억지로 짜내듯 내뱉는 최준혁의 목소리는 극심한 혼란과 끝을 알 수 없는 절망으로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최준혁 씨. 오랜만입니다. 저는 오늘 해인 씨가 퇴원하셔서 모시러 왔습니다. 설마 대표님도 병문안을 오실 줄은 몰랐네요…….” 얼어붙은 듯한 어색한 침묵을 가장 먼저 깬 것은 성시우였다. 성시우는 내 앞으로 한 걸음 나서더니, 자연스럽게 나를 감싸듯 최준혁의 날카로운 시선을 가로막았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부드럽고 온화했지만, 나를 감싸고 선 그의 모습에서는 여기서부터는 한 발짝도 지나가게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퇴원하러…… 왔다고요?” 최준혁의 시선이 성시우의 손에 들린 내 보스턴백과, 침대 옆에 가지런히 정리된 퇴원 짐으로 내려갔다. “왜 서 씨 가문 사람도 아닌 당신이 해인을 데리러 온 겁니까……?” 최준혁의 목소리와 말끝에는 미세한 가시가 배어 있었다. 하지만 성시우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미소를 띤 채 차분하게 대답했다.“최준혁 씨는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해인 씨의 전담 운전기사인 전민수 씨가 어제 사고로 타박상을 입으셨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으셨지만 안정을 위해 당분간 쉬시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온 겁니다.”“대신…… 왔다고요?”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34. 퇴원

    서해인의 시점.다음 날, 오전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어두컴컴한 검사실로 이동했다. MRI의 비좁은 장치 위에 누워 몸을 고정하자, 검사대가 천천히 새까만 원통 안으로 들어갔다. 머리 위에서는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안대를 썼는데도 카메라 플래시처럼 번쩍이는 빛의 잔상이 느껴졌고, 귓가에서는 마치 공사 현장 한가운데 던져진 것처럼 가가가, 쿵쿵하는 거센 굉음이 불규칙하게 울리며 귀마개 너머로 머릿속을 흔들었다. 보통이라면 숨이 막힐 것 같은 그 소란스러운 공간 속에서, 나는 그저 어제저녁 병실로 달려왔던 최준혁의 온기를 필사적으로 떠올리고 있었다. “해인아……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최준혁은,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손을 대면서도 힘껏 나를 끌어안았다. 최준혁의 목덜미에서는 땀 냄새와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다. 그리고 정장 너머로 느껴지는 가늘지만 단단하게 다져진 팔의 감촉. 그 모든 것이 너무도 그리워 내 심장은 순식간에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최준혁의 얼굴에서 눈물이 서서히 흘러나와 내 피부를 적셨다. 그 눈물은 얼어붙어 있던 내 가슴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따뜻한 물결처럼 천천히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준혁 씨, 정말 급하게 달려와 준 거구나. 약속에 늦은 데다 사고까지 났으니 걱정했겠지. 목소리도 조금 떨리고 있었어…….'내 손을 잡고 있던 그의 손끝도 줄곧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언제나 냉정하고, 기업의 대표로서 당당한 최준혁이 저토록 어린아이처럼 필사적으로 체면도 잊은 채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첫 번째는 이동현의 아파트에서 나를 데리고 나와 구해 줬을 때였다.그때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아버지와 최준혁의 모습을 보고 안도한 순간 의식이 어둠 속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 자리에서 무너지려던 나를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붙들어 안아 주었다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33. 공통점

    최준혁의 시점.병실 문 앞에 서서 가볍게 노크한 뒤 조용히 문을 열었다.“……해인아.”서해인의 무사함을 빌며 진료실 앞에서 줄곧 기다렸던 나는 팽팽하게 이어진 긴장과 목마름 탓에 목소리가 완전히 쉬어 있었다. 병실 침대 위에는 머리에 흰 붕대를 감은 서해인이 누워 있다가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았다. 팔의 상처에는 거즈가 붙어 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분명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준혁 씨……?”희미하게 쉰 서해인의 목소리.그 모습을 본 순간, 오랜 세월 쌓여 온 후회와 사랑스러움, 그리고 ‘해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에서 한꺼번에 해방되며 이성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조용히 침대 곁으로 다가가 서해인의 가느다란 어깨를 끌어당긴 뒤, 감싸 안듯 힘껏 품에 안았다. 품에 안긴 서해인의 몸은 붕대를 감고 있어서인지 예전보다 훨씬 작고 너무도 연약하게 느껴졌다. 내가 조금이라도 힘을 과하게 주면 그대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해인아……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전 기사님에게 전화로 상황을 듣고, 네가 너무 걱정돼서…… 혹시라도 네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정말 무서웠어…….”서해인의 체온, 머리카락에서 희미하게 풍기는 찻잎 향, 그리고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소리. 그 모든 것을 온몸의 감각으로 확인하자, 둑이 무너지듯 눈물이 쏟아져 멈추지 않았다. 내 눈물이 서해인의 뺨을 조용히 적셨다.서해인은 놀란 듯 순간적으로 몸을 굳혔다. 하지만 곧 긴장이 풀린 것처럼 숨을 내쉬더니, 가느다란 두 팔을 내 등에 조심스럽게 두르고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준혁 씨…… 울어요?”다쳐서 아픈 것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무서운 일을 겪은 것도 서해인일 텐데, 그녀는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처럼 내 등을 일정한 박자로 부드럽게 두드리고 있었다. 그립고 다정한 울림이 담긴 서해인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편안하게 떨렸다.조심스럽게 팔의 힘을 풀자, 서해인은 몸을 조금 뒤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32. 기도

    최준혁의 시점.“더 속도를 내! 긴급 상황이야. 서둘러 줘!” “사장님, 이 이상은 위험합니다! 저희까지 사고가 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운전석 뒤에서 고함을 쏟아 내는 나를 향해, 평소 온화한 운전기사가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 말에 간신히 남아 있던 이성이 머릿속을 찔렀다. 운전기사의 말이 맞았다. 여기서 우리까지 사고가 나 도착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초조함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고, 심장은 갈비뼈를 뚫고 나올 듯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손에 땀이 차 미끄러질 것 같은 휴대폰을 세게 움켜쥐고 응급실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게 했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도심의 풍경은 지나치게 빠르게 감기는 필름처럼 보이면서도, 끔찍할 만큼 길게 늘어진 느린 화면처럼 느껴졌다. '해인아…… 해인아, 제발. 무사해 줘. 나에게서 더는 아무것도 빼앗아 가지 마……!' 마지막으로 통화에서 들었던 전민수의 떨리는 목소리가 몇 번이고 귓속에서 반복되었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히신 것 같아 의식이 흐려져 있었고…….’ ‘마지막으로 최 사장님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내 이름을 불렀다고? 이혼한 뒤 그토록 상처를 주고 멀어지게 만든 내 이름을, 왜 서해인은 불렀던 걸까. 나와 만나기로 약속했기 때문인가? 돌이켜 보면 늘 그랬다. 나는 언제나 오만함과 나약함 때문에 서해인이 가장 절실하게 도움을 원하던 순간에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 결혼했을 때도, 이혼하고서야 서해인의 소중함을 깨달은 뒤에도 나는 서해인을 단 한 번도 제대로 돕거나 지키지 못했다. 이제야 비로소 “모든 것을 말하겠다”, “곁에서 지키겠다”라고 맹세했는데,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만약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이…… 서아영이나 신우석이 해인을 노리고 일부러 사고를 일으킨 거라면…….”문득 머릿속을 스친 최악의 가설에 분노로 어금니가 맞부딪치며 떨렸다. 신우석은 도주했고, 서아영은 그 뒤에서 움직이고 있다. 내가 서해인에게 접근하려던 이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31. 청천벽력

    최준혁의 시점.'해인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군……. 늦는 건 정말 드문 일인데.' 약속한 오후 세 시가 지나고도 십오 분이 흘렀지만 호텔 로비 라운지 어디에도 서해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항상 성실하고, 약속 시간보다 훨씬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사람이 바로 서해인이었다. 결혼 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약속 시간에 늦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시간과 약속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그녀가 아무 연락도 없이 십오 분이나 늦는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서해인을 기다리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려고 휴대폰 화면을 켜 뉴스 사이트를 넘겨 보았지만, 화면에 떠 있는 글자들은 그저 의미 없는 기호처럼 보일 뿐 머릿속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평소라면 열심히 챙겨 보던 해외 축구 경기 결과나 이적 기사조차 지금의 나에게는 그저 소음일 뿐이었다. 다시 시계를 확인하니 어느새 삼십 분이 지나 있었다. “이 정도면 정말 이상한데…… 길이 막히는 건가? 아니, 그렇더라도 '조금 늦어요' 정도는 해인이라면 반드시 미리 연락했을 텐데.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가슴을 짓누르는 불길한 예감에 더는 참지 못하고 나는 서해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하지만 귓가에는 신호음만 허무하게 울릴 뿐, 서해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심장이 불길한 박자로 뛰기 시작했다. 열몇 번째 신호음이 끝난 뒤 자동응답으로 넘어가려는 순간―― 딸깍. 작은 연결음과 함께 통화가 이어졌다. “해인아!? 나야…… 지금 어디야?” 튀어나오듯 다급하게 물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서해인의 맑고 가느다란 목소리가 아니었다.“……최 사장님이십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낮고, 분명히 동요를 감추지 못하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잘못 건 줄 알고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 화면을 확인했다. 하지만 화면에는 분명히 '서해인'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해인이…… 휴대폰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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