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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Author: 도도화
하도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강아지가 사고를 쳤나 봐요.”

하지만 차주헌은 전혀 믿지 않았고 오히려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하도원을 바라봤다.

“서율이가 하 대표님 집으로 들어가는 걸 누군가 봤다고 합니다.”

“잘못 봤겠죠. 그 사람 안 되겠네. 눈이 잘못된 거 아니에요? 임서율 씨가 왜 여길 오겠어요?”

하도원은 전혀 추궁당하는 긴장감 없이 태연하게 답했다.

그러나 하도원이 이렇게 말할수록 차주헌은 더 믿지 않았고 재빨리 말을 돌렸다.

“화장실 좀 쓸게요.”

그는 알고 있었다. 하도원의 집에는 위층 방에만 화장실이 있다는 것을.

한밤중에 남녀가 같이 있다면 숨을 곳은 방뿐이다.

하도원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싸늘하게 거절했다.

“알다시피 제가 결벽증이 있어서요. 볼일은 집 가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하도원은 말하며 졸린 듯 하품을 두 번 하고는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차주헌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의 등에 난 상처를 보았다. 붕대는 방금 감은 듯 새것처럼 보였고 하도원은 샤워까지 했으니 의심할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상처에 약을 바르고 붕대까지 감는다는 말인가?

임서율이 위층에 있는 게 분명하다.

하도원이 계단을 오르는 순간 차주헌이 뒤따라가며 말했다.

“너무 급해서 참을 수가 없네요.”

그러자 하도원이 팔을 뻗어 그의 앞을 막아섰다.

방금까지 온화하던 눈빛은 순식간에 날카로워졌고 이 급격한 변화를 알아챈 차주헌은 온몸이 그대로 얼어붙어 차마 걸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하도원은 마지막 쐐기를 박듯 싸늘한 눈빛으로 차주헌을 쳐다봤다.

“내가 방금 한 말, 못 알아들었어요?”

차주헌도 물러서지 않고 단호한 눈빛으로 하도원을 마주 보자 분위기가 살벌하게 변했다.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는 와중에 갑자기 또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하도원은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차 대표, 대체 내 집에 몇 명이나 불렀어요?”

차주헌 역시 당황한 표정이었다.

“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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