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은밀한 처방전

대표님의 은밀한 처방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09
By:  데이지Completed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Not enough ratings
57Chapters
4.7K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SCAN CODE TO READ ON APP

"당신의 불면을 잠재울 유일한 처방전은, 나여야만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잠'조차 마음대로 잘 수 없는 남자, 이준. 그의 서늘하고 딱딱한 비즈니스 세계에 향기와 온기를 처방하는 여자, 서윤이 찾아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로맨스를 넘어, '치유'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가장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결국 서로를 구원하는 어른들의 감성 멜로입니다.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정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하고도 섬세한 관계를 통해, 읽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설렘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View More

Chapter 1

1화. 당신에게만 허락된 시간

불이 꺼진 방 안은 숨을 죽인 듯 고요했다. 

차가운 바닥 위로 촛불이 뿜어내는 따뜻한 불빛이 일렁이고 있었고, 

그 작은 조명들만이 이 공간의 유일한 온기처럼 흔들렸다. 

깊은 밤, 시곗바늘은 자정이 훌쩍 넘은 시점을 가리키고 있었고, 

바깥의 세상은 모두 잠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방의 가장 깊숙한 곳, 침대 위에 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이준. 이레제약의 대표이사. 성공한 청년 CEO, 냉정하고 완벽한 경영인. 

그러나 지금 그의 얼굴엔 그러한 수식어들이 어울리지 않았다. 

눈꺼풀은 닫혀 있었지만 이마엔 미세한 긴장감이 남아 있었고, 

입술은 말없이 단단히 다물려 있었다.

그는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잠드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의 머리맡에 조용히 다가온 사람은 서윤이었다. 

긴 코트를 벗어 의자에 걸쳐두고, 방 안으로 성큼 들어오며 공간을 가볍게 둘러보았다. 

그녀의 발걸음은 무척 조심스러웠다. 그가 깨지 않도록. 

그러나 동시에, 그가 자신을 인식하길 바라는 것처럼.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그림자도 벽에 부드럽게 퍼졌다. 

마치 그의 불안한 심장을 감싸는 어떤 형체 없는 감촉처럼.

서윤은 조용히 침대 곁으로 다가가, 천천히 몸을 굽혔다.

“이준 대표님.”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단정했다. 

그러나 어딘가 낮고 부드러운 결이 섞여 있었다.

말보다 숨결이 더 가깝게 닿는 거리.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서윤은 조심스럽게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작은 오일병을 꺼냈다. 라벤더, 샌달우드, 

베르가못이 섞인 조합이었다. 진정과 안정, 

그리고 미세한 각성. 그녀가 직접 만든 조향이었다.

손끝에 오일을 떨어뜨리고, 따뜻한 체온으로 덥힌 손바닥을 

이준의 관자놀이 근처로 가져갔다.

처음으로 이준의 숨소리가 조금 길어졌다.

“오늘은 아무 말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다시 한번 방 안을 스치고 흘러갔다. 

마치 처방처럼. 그녀는 말을 하되, 

그것을 언어로서가 아닌 자장가처럼 풀어냈다.

“단지 여기 있다는 걸 느끼게 해드릴게요.”

그의 손가락이 아주 천천히, 작게 움찔했다. 저항은 없었다. 

대신, 그 안에는 어딘가 절박한 의존이 숨어 있는 듯했다.

서윤은 그 손을 감싸쥐지 않았다. 다만 손등 위에 손을 올리고, 

체온을 전달할 뿐이었다. 감각 중심의 치유. 

그녀는 말보다 온도가 더 많은 것을 해결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녀의 온도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그 순간, 그녀는 조심스럽게 눈을 감았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그의 불안한 리듬에 자신의 숨을 맞추었다. 이 공간 안엔 오직 둘만 존재했다. 

시간은 더디게 흘렀고, 공기마저 두 사람을 가만히 감싸고 있었다.

그렇게 첫 번째 밤이 흘러갔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가장 많은 감정이 오간 밤.

침묵 속에서, 그들의 관계는 이미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    *    *    *    *    *    *    *    *    *    *    *    *    *    *    *

방 안은 여전히 어둠에 잠겨 있었다. 

창밖으로 스며든 희미한 도시의 불빛도 닿지 않는 깊숙한 밀실, 

커튼은 빛 한 줄기 새어 나오지 않게 단단히 닫혀 있었고, 

어젯밤 그녀가 밝혀놓은 촛불들만이 조용히,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불빛으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서윤은 침대 끝자락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손등 위에 얹힌 촛불의 노란 그림자가 이준의 윤곽을 어루만졌다. 

그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고, 밤새 땀이 약간 맺혔는지 

이마 근처엔 작은 습기가 맴돌았다. 그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뺨 끝과 목덜미 주변의 긴장은 아직 풀리지 않은 듯했다.

“잠은 좀 주무셨을까…”

혼잣말이 낮게, 거의 숨결처럼 흘러나왔다. 

그는 어젯밤, 서윤의 손끝 아래에서 잠시나마 고요한 안정을 찾은 듯 보였다. 

허락되지 않은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그녀는 다시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 애썼다. 

하지만 이미 첫날 밤부터 모든 경계는 예상보다 더 쉽게 침투당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서윤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팔목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체온, 맥박, 미세한 떨림. 감각은 숫자보다 먼저 반응했다. 

그는 아직 깨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몸은 그녀의 접촉을 기억하고 있었다. 

거부하지 않았고, 긴장도 이전보다 덜했다.

“2회차 감각 반응, 안정화 상태로 진입 중.”

마치 실험 노트를 정리하듯 혼잣말을 되뇌며, 

그녀는 자신의 감정이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를 가늠해보았다. 

이 남자는 환자다. 그것이 그녀가 붙잡고 있는 마지막 선이었다. 

하지만 그 선 너머에서 자꾸만 속삭이듯 이준의 존재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움찔했다. 마치 꿈결처럼.

“……윤서윤.”

그가 낮게, 아주 천천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직 눈을 뜨지 않은 채로. 서윤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준은 분명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 

그 목소리는 감정이 들어 있지도, 의식적인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너무 깊은 곳에서 올라온 속내처럼.

서윤은 침대 옆에 놓인 조그마한 아로마 오일 통을 집었다. 

라벤더와 머틀, 로즈우드. 이 조합은 진정과 무의식 유도를 동시에 끌어내는 데 적절했다. 

그녀는 손끝에 소량을 덜어, 그의 관자놀이와 목덜미 근처에 아주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이건 그저 처방의 일환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그런데도 이준은 다시금 그녀의 손길을 느낀 듯, 아주 미세하게 숨을 내쉬었다. 

그 소리가, 이상하게도 서윤의 심장 쪽에서 먼저 반응했다. 

무게중심이 어긋났다. 이 공간, 이 온도, 이 거리. 

모든 것이 너무 쉽게 그녀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오늘은…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서윤은 조용히 속삭였다. 눈을 감은 그에게 말하듯, 

아니 어쩌면 자신에게 말하듯. 오늘은 의무감도, 

과거도 내려놓고 단지 한 사람의 감각을 위해 존재해도 괜찮다고. 

그렇게라도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으면 그녀는 

이 공간 안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의 눈꺼풀이 천천히 떨렸다. 아마도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그의 무의식은 그녀의 손길을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윤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처방인지, 

감정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촛불 하나가 바람도 없이 툭 꺼졌다. 

그녀는 그 조용한 사라짐마저도 이 공간에서는 이준의 감정처럼 느껴졌다.

그날 밤, 이준은 깊은 잠을 잤고, 서윤은 단 한숨도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알았다. 그가 내뿜는 불안의 온도에 이미 자신의 체온이 물들고 있다는 걸.

Expand
Next Chapter
Download

Latest chapter

More Chapters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No Comments
57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