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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Author: 도도화
“그 일 때문에 학교 전체가 다 알게 됐고 결국 전학을 가야 했어요. 그래야 겨우 잠잠해졌죠.”

“나중에야 알았는데, 사실 그 선생님이 절 완전히 침범한 건 아니었어요. 성추행이었죠. 그게 불행 중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임서율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부터 하도원의 미간은 깊게 찌푸려졌다. 칼처럼 날 선 얼굴선 때문에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이 흘렀다.

임서율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고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맺힐 듯 촉촉해졌다.

“우리 관계가 가짜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당신한테는 영향이 갈 수 있잖아요. 이 일이 밖으로 새어나가면 성추행이든 성폭행이든 결국 당신한테도 좋을 건 하나도 없어요.”

“나중에 누군가 이걸 빌미로 협박이라도 하면 당신 입장에서는 곤란해질 거예요.”

잘나가는 하도원의 여자친구가 과거에 그런 일을 당했고 게다가 이혼녀라는 소문까지 겹쳐진다면? 임서율은 그 끔찍한 뒷말들이 어떤 모양일지 이미 짐작이 갔다.

그녀야 상관없다 해도, 하도원은 집안도 크고 회사도 있는데 그런 소문이 쌓이면 버티기 힘들 터였다.

하지만 정작 하도원은 태연하기만 했다. 긴 다리를 소파에 걸치고 팔꿈치로 턱을 괸 채 임서율을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은퇴한 노인네처럼 여유로웠다.

“서율아, 너 날 뭐로 보는 거야? 네 눈엔 내가 이런 일 하나도 못 해결할 것처럼 보여?”

“당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알아요. 근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지금 회사가 해외랑 중요한 프로젝트 진행 중이잖아요. 굳이 이런 시점에 문제를 만들 필요가 없어요.”

하도원은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쓱 쓸어올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래서, 네 결론은 뭐야. 나랑 헤어지자는 거야?”

‘헤어지자’라는 말에 임서율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그런데, 우리 계약 관계 아니었어요? 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거예요?”

“헤어지나 계약해지나, 그게 그거지. 지금 나랑 말장난하는 거야?”

하도원의 말에 임서율은 뒤늦게 자신이 또다시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쨌든, 내가 말하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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