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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Author: 도도화
임서율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성이안은 고개를 젖히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그 사람이 당신을 바라볼 때의 눈빛을 봤거든요. 그건 누가 봐도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눈이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씁쓸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몰입한 얼굴은 처음 봤어요. 같이 일할 때도 도원 씨를 좋아하는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그 사람은 단 한 번도 관심을 준 적이 없었죠.”

“그래서 물어봤어요. 왜 그렇게 능력 있고 예쁜 여자들이 다가가는데, 단 한 명도 마음을 안 주냐고요. 우리끼리 한동안은 혹시 성적 취향이 다른 거 아닐까 하고 의심했어요.”

“일하면서 제일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은 전부 남자들이니까요.”

그 말을 들은 임서율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이해해요.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그 사람 주변엔 여자가 늘 북적이는데,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안 보이니까 의심 안 하기가 더 어렵죠.”

요즘은 동성 간의 연애도 흔하니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성이안의 표정이 단번에 진지해졌다.

“누군가가 호기심에 물어봤대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어요. 오래전부터 짝사랑해온 여자라면서.”

성이안은 ‘오래전부터’라는 말을 유난히 또박또박 되뇌었다.

“그 말을 들은 여자 동료들도 다 포기했어요. 다들 그랬죠. 하도원 같은 사람은 쉽게 사랑 같은 감정에 휘둘릴 리 없다고.”

임서율의 가슴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럼 도원 씨가 그때부터 이미 어떤 여자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뜻이에요?”

“그래요. 꽤 오래전부터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됐을지도 모르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요 며칠 지켜본 바로는 그 여자는 아마 서율 씨일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임서율의 표정이 순간 흔들렸다.

“...저요?”

성이안은 이제 거의 진정된 상태였다.

감정이 가라앉자 그녀는 이성적으로, 그리고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도원 씨 집안 사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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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이안은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감옥이나 경찰서를 생각만 해도 질색인 그녀에게 하도원이 직접 신고했다는 말은 청천벽력처럼 들렸다.그녀는 그의 셔츠 끝자락을 부들부들 움켜쥐며 애원했다.“도원 씨, 제발 이번 한 번만 봐줘. 나 정말 그런 뜻 아니었어. 난 그저 박지안 말에 속았을 뿐이야. 서율 씨를 해칠 생각은 없었어. 진짜야.”하도원은 성가시다는 듯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그만해, 성 대표.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본인이 더 잘 알 거야.”어떤 말은 대놓고 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었다.성이안 역시 사심이 있었다. 하도원이 임서율을 사랑한다는 것도, 그녀가 그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사람 마음이란 참 묘해서 자기가 얻지 못한 건 남에게도 절대 주기 싫은 법이다.잠시 후, 경찰이 도착했다. 놀랍게도 어제 송두식 사건을 담당했던 바로 그 두 명이었다.그들은 하도원과 임서율, 그리고 성이안을 보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그들은 이미 진명진에게서 하도원의 정체를 전해 들었다. 이 사람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던 찰나, 또다시 그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뒤돌아 나가려 했지만 하도원이 그들을 불렀다.“두 분, 신고 접수 못 받으셨나요?”그 말에 두 경찰은 얼어붙었다. 그들은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돌아섰다.“아... 예, 신고하신 분이셨군요. 그럼 이 두 분 맞습니까?”그들은 눈치가 빨랐다. 어제 이미 하도원과 임서율의 관계를 눈여겨봤기에 하도원이 자기 여자 친구를 경찰에 신고할 리 없다고 확신했다.결국 시선은 성이안에게로 향했다.성이안은 질겁하며 급히 뒷걸음질 쳤는데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새하얗게 질렸다.“이건 오해예요!”그러나 경찰은 담담히 말했다.“조사는 우리가 합니다. 오해라면 밝혀지겠죠.”순식간에 수갑이 채워졌고 박지안도 예외가 아니었다.끌려가던 박지안은 마지막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오빠, 너무해! 어떻게 이렇게까지 잔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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