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경다솜은 정신이 들자 지난밤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 듯, 머리맡에 놓인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잠시 후, 경다솜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입술을 꾹 다문 채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웅크렸다.유순자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경다솜이 깨어 있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씻고 내려가서 아침 먹을까요?”경다솜은 천장만 바라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유순자는 경다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린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사모님께서 오늘 아침에 솜이 아가씨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는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경민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아버지, 그 부분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경문세는 경민준과 임지유의 관계를 처음 알았을 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민준을 만류한 적이 있었다.당시에도 경민준은 똑같이 대답했었다.경문세는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는 뜻임을 알고 있었다.경민준은 평소 아버지인 경문세를 깍듯하게 대했지만,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에는 좀처럼 경문세의 말을 듣지 않았다.경민준이 이미 뜻을 굳힌 이상 경문세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게다가 공적인 일만큼은 경민준이 잘 처리하리라는 믿음도 있었기에, 경문세는 더 이상
‘연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이 잘됐고 녹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하필 이 일이 벌어지는 동안에만 이런 상황이 생겼다는 건...’김태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단순한 사고일까요? 아니면 오늘 밤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누군가 미리 손을 써 둔 걸까요?”구진원은 고개를 저었다.“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온라인에 글을 올린 사람들 말로는 저희가 행사장을 떠나고 한참 뒤에야 실시간 송출이 다시 가능해졌다고 했습니다. 참, 녹음도 그때부터 다시 제대로 됐다고 합니다.”대화를 나누는 사이 세 사람은 어느새 위층
임지유는 복잡한 마음을 애써 추스른 뒤 경민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다솜이는 지금 어때?]한편, 구진원은 차 안에서 연미혜 일행과 잠시 업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다가 연미혜와 김태훈이 다른 대화를 나누는 사이 친구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너 오늘 저녁 연회장에 있었지?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 진짜야? 미쳤다, 완전 대박인데!”구진원은 잠시 멈칫했다가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구진원은 뒷좌석에 앉은 연미혜와 김태훈을 힐끗 바라보고는 휴대전화 화면을 켰다.간단히 검색해 보자 연미혜와 경민준, 임지유에 관한
손아림과 이금자도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법원 소장이라니요?”넋을 놓고 있던 임지유도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 다가왔다.법원 소장에는 제이이노텍이 엘리스 그룹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임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엘리스 그룹과 제이이노텍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도 없었다.‘제이이노텍이 왜 갑자기 엘리스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거지? 그것도 영업비밀 침해로...’그러나 당장 중요한 건 소송 사유가 아니었다. 손수희는 소장 부본에 적힌 청구 금액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언성을 높였다.“여
“알고 있었을 거야.”하승태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경민준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라는 건 정범규도 내심 짐작하고 있었다.다만 경민준이 연미혜와 임지유의 관계는 물론, 손씨 가문과 연씨 가문 사이의 악연까지 알고도 임지유를 향한 마음이 한결같다는 것이 놀라웠다.임지유가 나타난 뒤, 경민준이 사랑에 빠졌다는 건 진작 알아챘지만 그 감정이 이토록 깊을 줄은 몰랐다.정범규가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었지만, 하승태는 질문을 듣는 순간 정범규의 속마음을 알아챘다.하승태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하승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