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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지금 상황에서 경주가 아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사모님이 갑자기 왜 여기 온 거지? 이씨 가문이 결혼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도련님을 구하러 온 건가?’

아람은 검은 벨벳으로 디자인된 검은 정장을 입고 해초 같은 흑발을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붉은 입술은 저속하지 않고 아름답지만 카리스마도 보였다. 모순되는 두 기질은 항상 아람에게 어울렸고, 심지어 감탄을 일으켰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만으로도 이유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졌다.

고상아는 갑자기 나타난 아람을 보자 위축된 가슴을 가리기 바빴다. 심장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아람의 영광스러운 업적을 떠올렸다. 온 가족이 연합해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할, 할아버지. 제가 말씀드리던 그 사람이에요. 구아람!”

이소희는 이상철의 귀에 대고 불안하게 중얼거렸다.

“에전에 저를 많이 괴롭혔어요. 할아버지, 꼭 화풀이해주세요.”

이상철은 어두운 눈빛으로 아람의 아름답고 고귀한 얼굴을 쳐다보며 기분이 복잡해졌다. 아람은 처음 만나지만, 아버지인 구만복과는 오랜 지인이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는 아니다. 하지만 구만복은 인품이 최고로 꼽히는 정의로운 거물이다. 신광구와의 사이는 틀어질 수 있어도 구만복의 딸을 마주했을 때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었다.

“신 회장님,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실례합니다. 아, 어르신도 계셨네요.”

아람은 웃으며 비굴하지도 않고 거만하지도 않게 이상철을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씨 어르신.”

‘도량이 넓고 대범하며 교양이 있네, 역시 구만복의 딸이야!’

이소희는 불안한 마음에 낮은 목소리로 재촉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왜 아무 말씀 안 하세요! 저를 괴롭혔을 뿐만 아니라 저의 연적이에요. 저와 둘재 오빠를 빼앗아요!”

이상철은 입을 꾹 다물었다. 손녀를 대신 화풀이를 할 수 없었다. 이런 대단한 큰 인물이 계집애와 따지는 건 도량이 좁아 보인다.

경주는 불처럼 타오르는 시선으로 아람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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