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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Author: 소경절
배기훈은 미소를 띤 채 배다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근우 아저씨 체격으로는 혼자 어린이 세트 삼 인분 먹어도 모자라.”

황근우는 어이가 없었다.

대표님 눈에 본인이 걸어 다니는 밥통으로 보일 줄은 몰랐다.

배기훈과 배다울이 차를 탄 후 두 부자를 태운 마이바흐는 배기훈의 저택을 향해 달렸다.

“다울아, 오늘 네 생일이긴 하지만 아빠가 한마디 해야겠어.”

긴 다리를 꼰 채 곧은 자세로 앉은 배기훈은 편안해 보였지만 맑았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오늘, 말썽부린 거 인정하지? 앞으로 그런 말 다시는 이모 앞에서 하지 마. 이모를 다시 보고 싶으면...”

깜짝 놀란 배다울은 금세 눈시울을 붉히며 다짐했다.

“아빠, 잘못했어요... 앞으로 절대 안 그럴게요.”

배기훈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래, 잘못을 알고 고치면 돼. 그래야 착한 어린이지.”

“아빠, 이모 좋아해요?”

배다울이 갑자기 진지하게 물었다.

운전석에 앉은 황근우도 귀를 쫑긋 세운 채 백미러를 힐끔거리며 배기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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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혁의 말투는 음침하면서도 차가웠다.“배 대표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솔직히 말하시죠. 여기서 허세 부리지 마시고.”“임지민 씨, 고나은이라고 아세요?”배기훈은 자연스러운 말투로 물었다.하지만 이 한마디에 임지민은 극도로 긴장했다.강시원은 배기훈의 뛰어난 심문 기술에 내심 감탄했다. 그는 모은 증거를 다 꺼내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카드를 많이 꺼낼수록 임지민에게 거짓말하고 반박할 여지를 더 주기 때문이다. 단계적으로 압박하며 천천히 괴롭히는 게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이다.“지민아, 고나은이 누구야?”서정혁이 의아한 얼굴로 묻자 임지민은 온몸에 땀을 뻘뻘 흘렸다. 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나은은 해외 유학 시절 동창이야...”“동창이면 사이가 꽤 좋을 텐데 개인적인 연락도 자주 했겠군요.”임지민은 말끝을 흐렸다.“사실... 그렇게 친하지 않아서 연락도 거의 안 했어요.”“그래요?”배기훈은 미소가 점차 깊어졌다.“그렇게 친하지 않다면 어떻게 고나은을 시켜서 유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문서를 훔치게 했죠?”이 말이 나오자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다.특히 줄곧 임지민 편을 들었던 서정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서정혁뿐만 아니라 심지경도 충격을 받은 듯한 눈빛이었지만 즉시 나서서 임지민 편을 들었다.“배기훈 씨, 그쪽이 강시원 편을 드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함부로 소문내고 모함하면 안 되죠! 증거라도 있어요!”“증거요?”배기훈은 미소를 지었지만 눈빛에 감도는 차가운 기운에 저도 모르게 주위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너무 많아서 문제일 정도죠.”“전 그런 적 없어요... 고나은 시킨 적 없어요!”임지민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남자의 팔을 잡고 힘껏 흔들었다.“오빠, 나 믿지?”“대표님,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숨을 가다듬은 서정혁은 확고한 시선으로 말했다.“지민이와 오랜 시간 알고 지낸 만큼 지민이가 어떤 사람인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다른 사람을 시켜 유 변호사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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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을 들은 서정혁은 표정이 눈보라가 휘몰아칠 듯 음침해졌다. 깊은 모욕을 당한 게 분명했다.서정혁 품 안의 임지민은 많이 놀랐는지 가슴이 움찔했다. 표정 관리도 못 할 지경이었다.‘배기훈 말이 무슨 뜻이지? 혹시 뭔가 조사해 낸 건가? 말도 안 돼! 엄마가 엊그제 그 남자랑 연락했을 때 아무 일 없을 거라고 했어! 그 남자만 들키지 않으면 나는 절대 문제 있을 리가 없어. 설마 그냥 허세를 부리는 건가?’“시원아, 저기 봐! 네 부적이 왔어!”성수연은 신이 나서 팔꿈치로 강시원을 계속 쿡쿡 찔렀다.“말 함부로 하지 마. 기훈 씨는 다울이 때문에 온 거야.”긴 속눈썹을 살짝 떤 강시원은 배기훈이 자기 때문에 나타났다고 함부로 착각하지 않았다.그래도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기훈 씨, 프로젝트 논의 때문에 출장 간 거 아니었어요? 어떻게 갑자기...”강시원을 빤히 쳐다보던 배기훈은 눈빛이 점차 깊어졌다.“그쪽과의 약속을 취소했어요. 일정을 취소했어요.”강시원은 예쁜 눈을 동그랗게 떴다.“하지만 그렇게 큰 프로젝트인데...”“어떤 게 더 중요한지는 비교하는 상대에 따라 다르겠죠.”배기훈이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아무리 큰 프로젝트라도 더 큰 일 앞에서는 하찮아 보일 뿐이에요.”입술을 깨문 강시원은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아빠, 이렇게 빨리 온 거, 내 말 생각나서 그런 거죠?”배다울은 신처럼 위풍당당한 자기 아빠를 올려다보며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배다울의 말 또한 모두들 똑똑히 들었다.“시원 이모가 위험에 처하면 언제든, 어디에 있든, 가장 빨리 나타나서 시원 이모를 지키고 응원해 주세요!”그 말에 서정혁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어린애 말이지만 심장이 찔리는 듯했다.자기 여자를 다른 남자가 지켜주다니, 이보다 황당하고 모욕적인 일이 있을까?그 말을 들은 성수연은 기분이 아주 좋아서 입이 다물지 못했다.심장이 쿵쾅거린 강시원은 손바닥에 땀이 나도록 어색했다. 바로 그때 머리 위에서 남자의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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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핵심을 찌르며 서정혁의 마음속을 후려쳤다.남자의 눈동자에는 점차 어두운 그늘이 졌다.서정혁이 망설이는 사이 심지경이 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성수연 앞에 섰다. 그러고는 긴 팔로 성수연의 뒷목을 감싸고는 가느다란 다섯 손가락을 머리카락 사이로 넣었다.남자의 어두운 눈빛을 바라본 성수연은 몸이 저절로 떨렸다.혼란스러웠던 수많은 밤, 그들이 침대에서 뒤엉켜 있을 때마다 심지경은 늘 이랬다. 땀에 젖은 손가락으로 성수연의 검은 머릿결을 쓸어 넘기거나 손가락 깎지를 끼고는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며 열 손가락을 꽉 맞잡았다.그건 꿈같으면서도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영원할 것만 같은 환상이었다.성수연이 잠시 생각에 잠긴 찰나, 심지경은 눈을 날카롭게 부릅뜨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뒷머리를 움켜쥐었다.그러고는 머리를 물에 빠뜨리듯 세게 아래로 눌렀다.억지로 김설연에게 허리 숙여 인사할 수밖에 없는 성수연은 너무 굴욕적인 상황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심지경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제가 훈육을 못 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부디 넓으신 아량으로 이 하찮은 사람의 잘못을 덮어주시고 그냥 넘어가 주세요.”그제야 김설연은 거만한 태도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심지경이 누가 뭐래도 심씨 가문 상속자였기에 김설연도 더는 심한 요구를 할 수는 없었다.다만 마음속 강시원에 대한 원한은 하나도 줄지 않았다.이 한 대, 꼭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천 배 만 배로 갚아줄 것이다!“수연아!”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진 강시원은 바로 달려가 성수연의 허리를 잡은 뒤 안타까운 마음으로 꽉 끌어안았다.“사과할 필요 없어. 넌 아무 잘못도 없었어. 개소리 같은 사과 따윈 안 해!”남자다운 성격의 성수연이 강시원 품 안에서는 물처럼 녹아들더니 눈시울이 점차 촉촉해졌다.심지경을 원망스럽게 쳐다본 강시원은 한 글자 한 글자 싸늘하게 내뱉었다.“심지경 씨, 그쪽은 남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이제 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319화

    등에 식은땀이 흐른 서정혁은 온몸이 순식간에 흠뻑 젖었다.젊었을 때 서근호의 전속 경호원이었던 지동훈이 얼마나 흉포하고 난폭한지 서정혁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연약한 강시원이 거친 한 대를 버틸 리가 없었다. 분명 큰일이 날 것이다.볼을 감싸고 있는 김설연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야말로 겉으로는 재벌가 사모님인 척 온갖 행세를 다 했지만 마음은 악독하기 그지없었다.온몸을 확 움츠린 강시원은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을 꽉 감았다.퍽!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어두웠던 지동훈의 눈빛도 동공 지진이 인 듯 흔들렸다. 성수연이 번개처럼 손을 뻗어 그의 손목을 꽉 잡으며 강시원 앞을 막아선 것이다.너무 빠른 속도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경시는 물론 전국에 내로라하는 경호원을 지동훈은 다 만나 봤다. 하지만 그보다 빠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런데 여자가 그의 손을 막아내다니!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순간 목멘 소리로 성수연의 이름을 불렀다.“수연아...”“와... 수연 이모... 진짜 슈퍼우먼이에요!”배다울은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아주 흥분한 모습이었다.긴장이 풀린 서정혁도 드디어 길게 숨을 내쉬었다.“덩치 큰 남자가 감히 여자에게 손을 대? 정말 김설연 여사가 키운 하이에나답군. 대단해.”빨간 입꼬리를 싸늘하게 올린 성수연은 온몸에서 차갑고 살기 어린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일개 경호원 주제 왜 잘난 척이야.”어금니를 꽉 깨문 지동훈은 손을 빼내려 했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남녀라면 마땅히 힘 차이가 나야 하지만 몸매가 야윈 성수연이 생각보다 힘이 너무 셋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이 손으로 나무 한 그루도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나는 심 대표님 경호원이긴 하지만 시원이 사람이기도 해.”성수연은 눈동자에 핏발이 선 채 지동훈을 세게 밀쳤다.“앞으로 누구든 시원이 건드리면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놈을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 내 말 못 믿겠으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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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17화

    “서도훈, 너는 아빠랑 잘 먹어. 엄마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그러나 두 걸음 떼자마자, 서정혁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힘은 섬뜩할 만큼 세찼다.“강시원, 너 지금 나한테 삐진 거야?”강시원은 아파 어깨를 떨고 손을 뿌리치려 하며 낮게 깔린 목소리에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아이 앞이야. 서 대표, 자중해.”‘자중이라니?’서정혁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애매하게 얽혀 같은 식탁을 마주하고도, 감히 그에게 자중하라 했다.‘그 입으로 그 말을 어떻게 내뱉지?’“저 남자,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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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217화

    강시원의 입은 헝겊으로 막혀 있었고 목구멍에서는 울먹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속눈썹에는 아직도 굳은 핏덩이가 매달려 있었고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으며 시야는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하지만 절망적이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강인한 의지를 내보였다. 수정처럼 맑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몸부림치면서 주변 상황을 끊임없이 살폈다.비록 불빛이 어두웠지만 희미하게나마 여기의 구조가 폐공장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챘다.게다가 구석에 흩어진 부품들도 몇 개 보였다.강시원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천천히 그 부품들 옆으로 기어갔다.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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