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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불쾌한 시비

진유라는 축 늘어져 있는 친구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리며 물었다.

“멍하니 어딜 보고 있어? 불러도 반응도 없고.”

신연지는 약간 어지럼증을 느끼며 힘없이 말했다.

“나, 박태준을 본 것 같아.”

“뭐라고?”

진유라는 눈을 크게 뜨고 바깥을 살폈지만 사람은커녕,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술을 너무 마셔서 환각이 보이는 거 아니야? 박태준이 엔조이에 왔으면 최상층으로 올라갔겠지, 여기 있을 이유가 없잖아.”

진유라는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잘나가는 자본가들은 맨 위층에서 내려다보는 걸 좋아하잖아!”

신연지는 그런가 보다 하고는 눈앞에 선 남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네가 불렀어?”

“맞아. 술 혼자 부어 마시기 귀찮으니까 부른 거지 뭐.”

원래는 신연지의 이혼 축하 파티를 해주려고 일부러 잘나가는 선수들만 선별해서 예약했는데 안타깝게 이혼을 못 했으니 옆에 앉혀 놓고 구경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연지는 이런 분위기가 불편했지만 물릴 수 없다는 진유라의 단호한 말에 어쩔 수 없이 두 명을 자리에 앉혔다.

이날 둘은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고 선수들의 부축을 받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러는 도중에 신연지가 마주 오는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혔다.

상대는 4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자였는데 음흉한 눈빛으로 신연지를 바라보며 인사를 건넸다.

“이게 누구야? 신 비서 아니야? 나 WH 마태훈, 기억하지? 지난 번에 재경에 갔을 때 우리 만난 적 있는데!“

그때 회사 자금줄에 문제가 생겨 살려달라고 박태준에게 찾아간 적 있었다. 그때 신연지를 만났는데 그녀의 미모는 여태 기억에 남았다.

신연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마태훈의 손을 뿌리쳤다.

“이런 곳에서 뵙네요.”

“신 비서도 친구랑 술 마시러 왔나 봐?”

마태훈은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의 얼굴을 힐끗 보고는 음흉하게 말했다.

“차라리 우리 방으로 와서 합석하는 게 어때? 마침 신 비서랑 이야기할 것도 있고.”

하지만 신연지는 단박에 거절했다.

“죄송합니다만, 회사 일이라면 저는 일개 비서일 뿐이라 도움을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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