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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강이준?”

하현은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나서 웃었다. ‘그 xx는 그저 하엔그룹에서 키운 개 한마리일 뿐이야. 강이준이 쫓겨나고 말고는 내 한마디 말에 달린거 아닌가.'

“어머님, 저는 이혼 안 합니다. 설령 저희가 정말 이혼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건 어머님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입니다. 참견하지 말아 주시길 바라요.” 하현은 가볍게 웃고나서 이 한마디를 내뱉은 뒤 스쿠터를 타고 떠났다.

“하현, 너 이 자식이 어딜 감히!” 희정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차로 들이받고 싶었다. 하지만 주위에 사람들이 둘러싸인 걸 보고 그녀는 화를 억누르며 얼른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퇴근시간이 되어 은아는 회사 안내 데스크로 걸어갔다.

안내 데스크에는 여직원 두명이 뭐가 좋은지 까르르 웃어대며 얘기하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설 대표님 남편은 머저리야. 프라하 장미들을 선물하네 마네 떠벌이다니. 평소 거울은 안 보고 다니나봐?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주제에.심지어 슬리퍼까지 해졌잖아. 그런 거지는 구걸이나 하는게 적성에 맞아…”

“맞아, 설 대표님은 왜 저런 머저리랑 결혼했는지 몰라!”

“머저리가 아니라면 데릴사위도 안됐겠지!”

“나였으면 한참 전에 이혼했겠다…”

“설 대표님에게 마음있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니…그 많은 남자들을 제쳐두고 뭐하는 짓이래...”

은아는 할 말을 잃었다.

“당신들…”

은아는 의논 소리에 빨간 입술을 깨물며 얼굴을 붉혔다. 그 순간 그녀는 너무너무 쪽팔렸다.

“설 대표님…” 안내 데스크에 있던 두 여자는 은아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대표님, 저희는 그냥 헛소리하고 있었습니다. 부디 화내지 마세요…”

“닥쳐!” 은아는 몸을 살짝 떨며 소리쳤다.

두 눈 빨개진 은아는 금세 울것만 같았다. 왜 자신은 이렇게 쓸모없는 남편을 둔 걸까?

다른 여자들 남편은 비즈니스 엘리트거나 부유한 집안 출신인데 자신의 남편은 아무것도 아닌 그저 데릴사위였다. 그런 하현은 은아를 지켜주기는 커녕 그의 존재로 인해 항상 남들 앞에서 그녀에게 모욕감을 줬다.

바로 그때, 안내 데스크에 있던 전화기가 울렸다. 겁먹은 여자는 전화를 받고나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경비가 운송 업체에서 한 트럭만한 물건을 대표님 앞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들여보낼까요?”

“나한테?” 은아는 잠깐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은아는 잘생기고 엘리트처럼 보이는 남자가 수트 차림으로 걸어들어오는 걸 보았다.

그는 정중하게 말했다. “혹시 설 대표님이신가요?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글로벌 익스프레스 배송 서비스입니다. 프라하에서 배송된건데 서명해주세요.”

“프라하?!”

은아는 놀란 얼굴로 서명을 끝냈다. 잘생긴 남자가 손을 흔들자, 짐꾼 몇 명이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나무 상자를 조심히 들어 로비에 놔뒀다.

상자에는 조명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반짝반짝한 수정들이 빼곡이 박혀있었다.

주위의 직원들의 눈이 모두 휘둥그래졌다.

“와! 이거 프라하에서 온 건가?”

“그리고 상자가 너무 정교해, 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대표님, 혹시 열어서 저희에게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광고대행사에는 워낙 여직원들이 많은터라 이 순간, 모두들 직원이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로 기대하고 있었다.

은아도 의아했지만, 다들 흥분된 모습을 보고 그 잘생긴 남자에게 나무 상자를 열어보라고 손짓했다.

바로 다음 순간, 모두들 숨을 죽이고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이것들은… 이것들은 프라하에서 온 장미들이야…”

“확실해? 뉴스에서 올해 프라하 장미 생산량이 감소했다 하지 않았어? 이게 대체 몇 송이야?”

잘생긴 남자는 여자들이 흥분에 들뜬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장미 다발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그는 말했다. “설 대표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프라하에서 온 장미들입니다. 올해 최고의 장미들이죠.”

“그런데, 이건 제일 값진 물건이 아닙니다, 여기를 보세요...”

잘생긴 남자는 커다란 장미 다발 한가운데를 가리켰는데, 거기에는 브로치 정도 크기의 작은 장미꽃 하나가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것은 장미가 아니였다, 대신, 여러 가지 색의 다이아몬드와 보석들로 이루어진 물건이엿다.

“프라하의 심장!” 은아는 매우 놀랐다. 그녀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프라하의 심장은 프라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예술가 몇 명이 디자인하고 조각한 것으로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희귀한 예술작품이였다. 프라하의 심장은 프라하의 상징으로 가격이 너무 비인간적이라 판매로 내놓은 적은 절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누군가가 이렇게 은아의 앞으로 보내왔다.

“와! 이거 누가 보냈어요?”

“대표님, 분명 대표님을 좋아하시는 분이 보내신 걸 거예요!”

"대단하시네요, 강 부장님께서 보내신 게 아닐까요?”

“대표님의 쓸모없는 남편도 프라하의 장미들을 선물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풉, 웃겨 죽겠네. 그 사람이 어떻게 그 장미값을 감당해? 자기 자신을 판다고 해도 그자는 여전히 프라하 장미를 살 돈이 없을걸!”

은아는 본인도 완전 어리둥절해졌다. 도대체 누가 그녀에게 저 장미들과 프라하의 심장을 선물한 것일까?

은아는 하현의 재정 상태를 제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에 하현의 용돈도 그녀가 주고 있었기에 그런 하현이 프라하의 장미는 커녕 일반 장미를 살 돈조차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혹시… 설마 진짜 이준 씨가 보낸 건가?

이런 생각이 미치자 은아의 마음속에는 미묘한 감정들로 가득 찼다. 그녀는 감동이 되기도 하는 한편 살짝 부끄럽기도 했다.

서울시 플래티넘 호텔.

이 호텔은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서울에서 유명한 장소이기도 했고 비용도 낮지 않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였기에 호텔 밖 게이트에는 항상 럭셔리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하현의 동기 모임은 이곳에서 주최되기로 돼있다.

하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게이트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 자신의 스쿠터를 주차해놓았다. 비록 지금은 부자가 된 그였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하현은 지난 3년 동안 함께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맛본 스쿠터를 버리기 싫었다.

하지만, 하현이 스쿠터를 제대로 주차하기도 전에 뒤에서 빵빵 경적이 울렸다.

“당신 바보야?! 배달 기사야 발레파킹 주차요원이야? 규칙들 몰라? 낡아빠진 스쿠터로 감히 주차 자리를 차지해? 정신 나갔어?!”

아우디 A4 한 대가 하현 뒤에 멈췄다. 어떤 남자가 머리를 내밀더니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하현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둘 다 순간 놀랐다.

“과대?” 하현은 반응했다.

그 사람은 몇 년 동안 과 대표를 했던 같은 과 동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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