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아이의 웃음소리가 복도에 다시 울려 퍼졌다.작고 부드러운 웃음소리였다.거의 기쁨에 찬 듯했다.그런데도 아무도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아버지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으로 0층의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 찾아온 유령을 눈앞에 마주한 사람 같았다.그의 입술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그 아이는 죽었어…”나는 그에게 다가갔다.“그 여자아이는 누구예요?”그는 대답하지 않았다.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팔에 손을 올렸다.“아빠.”그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그의 얼굴에는 너무나 깊은 고통이 드러나 있었다.“아이의 이름은 안나였다.”빅토리아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안나요?”알렉산더가 갑자기 뒤로 물러났다.그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아드리안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내가 그를 알게 된 이후 처음으로, 알렉산더는 마치 사라지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아드리안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너, 그 아이를 알고 있군.”알렉산더는 대답하지 않았다.아드리안이 그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안나는 누구지?”“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확신은 부족했다.아드리안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바로 지금이야말로 그럴 때야.”알렉산더는 시선을 돌렸다.아버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마치 다음 말을 꺼낼 용기를 찾아야 하는 것처럼 보였다.“안나는 내 딸이었다.”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몇 초 동안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딸이라고요?”그가 고개를 끄덕였다.“너보다 어린 아이였어.”목이 꽉 막혔다.동생…나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여동생이 있었다.“왜 나는 그 아이에 대해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요?”아버지가 나를 바라보았다.그의 눈에는 너무나 큰 슬픔이 담겨 있어서, 나는 오히려 그가 어떤 대답을 할지 두려워졌다.“안나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돋았다.뒤에서 클라크가 다가왔다.“설명해 주세요.”아버지는 0층의
나는 더 이상 단 한 번도 움직일 수 없었다.내 눈은 그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아니…그럴 리가 없었다.그 사람이었다.똑같은 눈.눈썹 바로 위에 있는 똑같은 흉터.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어깨를 살짝 곧게 세우고 있는 그 특유의 자세까지도 똑같았다.12년 동안 나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애썼다.눈을 감고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그의 얼굴에 있는 모든 세세한 부분을 떠올릴 수 없었다.그런데 지금 그는 여기 있었다.내 앞에.살아 있었다.“아빠…”그 말이 거의 들리지 않는 숨소리처럼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남자가 걸음을 멈췄다.몇 초 동안 그의 얼굴은 평온했다.그러다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그의 눈이 살짝 젖어 빛났다.“많이 컸구나.”내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나는 거의 균형을 잃었지만, 클라크가 곧바로 나를 붙잡았다.“마리…”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내 눈에는 이제 아버지만 보였다.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내가 그리워했던 남자.그의 죽음이 우리 가족을 무너뜨렸다고 믿었던 남자.그리고 수많은 비밀이 시작된 중심에 있었던 남자.“살아 있었구나…”그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그래.”따뜻한 눈물 한 방울이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왜요?”그는 침묵했다.나는 그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클라크가 내 손을 잡은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었다.“잠깐만.”나는 천천히 그의 손에서 내 손을 빼냈다.“내 아버지야.”클라크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그러니까 더더욱 그래.”나는 다시 내 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목이 꽉 막혔다.“왜 우리가 당신이 죽었다고 믿게 내버려 뒀어요?”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돌아왔다면 알렉산더가 너희 모두를 죽였을 테니까.”나는 재빨리 알렉산더를 돌아보았다.그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평소의 오만함은 사라져 있었다.“거짓말이야.”그가 낮게 중얼거렸다.아버지는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정말 그녀 앞에서도
“드디어… 네가 집으로 돌아왔구나.”그 목소리는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나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그만해…”다리에 힘이 풀렸다.클라크가 내가 쓰러지기 직전에 나를 붙잡았다.“마리!”나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짧고 가쁜 숨만 내쉬었다.그리고 그 순간, 방이 사라졌다.벽도.스크린도.경보음도.클라크마저도.모든 것이 내 주위에서 지워졌다.눈부신 하얀 빛만이 남아 있었고, 그 목소리는 마치 사방에서 동시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기억해 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나는 고개를 저었다.“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리고 목소리가 차분하게 대답했다.“바로 그게 문제란다.”빛 속에서 한 형체가 나타났다.한 여자였다.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눈을 가늘게 떴지만, 끝내 알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긴 흰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그녀의 품에는 한 아기가 안겨 있었다.나는 몇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조여 왔다.그 얼굴은…나는 알고 있었다.그 아기는 나를 닮아 있었다.“저 아이는 누구죠?”여자가 천천히 나를 바라보았다.“너란다.”나는 즉시 뒤로 물러났다.“아니에요.”“네 첫 번째 기억이 지워졌을 때, 너는 네 살이었다.”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요.”그 형체가 사라졌다.그리고 또 다른 장면이 나타났다.이번에는 어두운 방이었다.알렉산더가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지금보다 훨씬 젊은 모습이었다.그의 옆에는 한 여자가 있었다.나는 그녀를 즉시 알아보았다.이사벨라.내 어머니였다.그녀는 내 작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그녀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알렉산더, 이 아이는 너무 어려요.”“적합하다.”이사벨라는 고개를 저었다.“이 아이는 아직 어린애예요.”하지만 알렉산더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직 정신이 유연하지.”이사벨라는 내 앞을 가로막았다.그녀는 자신의 오빠로
02:58. 나는 더 이상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화면에는 여전히 내 이름이 떠 있었다. MARIE — 호환성: 100%.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었다. — 말도 안 돼… 내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졌다. 떨리고 있었다. 아드리안은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를 미친 듯이 움직였고, 데이터가 빠른 속도로 화면을 스쳐 지나갔다. — 이해가 안 돼… 클라크가 다가왔다. — 방금 네가 시스템을 안다고 했잖아. 아드리안이 잠시 눈을 들었다. — 그래. — 그렇다면 설명해.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 이건 나도 몰라. 그 짧은 말이 오히려 내 등골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 나는 알렉산더를 돌아보았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히 화면에 떠 있는 내 이름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변해 있었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그런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두려움. 의심도 아니었다. 분노도 아니었다. 진짜 두려움이었다. 빅토리아 역시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한 걸음 다가갔다. — 당신은 알고 있었어. 알렉산더는 침묵했다. — 알렉산더! 그는 결국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시선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 나는 그녀가 다른 존재라는 걸 알고 있었어. 가슴이 조여 왔다. — 어떻게 다른데요? 그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 우리가 오로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무언가를 발견했어. — 뭘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 유전적 이상.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데요? 알렉산더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 넌 원래 살아남을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어. 그의 말에 온몸이 얼어붙었다. 클라크가 즉시 내 앞을 막아섰다. — 말조심하세요. 알렉산더는 그의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그의 시선은 다시 화면으로 향했다. — 처음 선택된 아이들은 오로라 표식을 가진 보유자들이었어. 하지만 너는… 그가 말을 멈
카운트다운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었다.08:47.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방 안의 침묵은 너무 무거워서, 내 심장 뛰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거대한 유리창 너머에서 1층에 갇힌 아이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아이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어떤 아이들은 조용히 울고 있었고, 다른 아이들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너무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목이 꽉 조여 오는 느낌이 들었다.아이들은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도와줄 수 없었다.— 저 아이들을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 해요.나는 낮게 중얼거렸다.알렉산더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메인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08:31.클라크가 그에게 다가갔다.— 이 정화를 어떻게 멈추는 겁니까?알렉산더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방금 설명했잖습니까. 후계자 한 명이 연결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클라크가 이를 악물었다.— 그건 대답이 아닙니다.그가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어떻게 멈추냐고요?알렉산더는 자신이 더 이상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길게 숨을 내쉬었다.— 시스템에는 호환 가능한 뇌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내부에서 오리온의 통제권을 가져가야 합니다.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다음은요?알렉산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은 고작 몇 초에 불과했지만, 영원처럼 느껴졌다.클라크가 무언가를 깨달았다.그의 눈빛이 변했다.— 그 사람은 다시 나올 수 없는 거군.나는 알렉산더를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뜻이죠?그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이번에는 빅토리아가 입을 열었다.— 연결은 되돌릴 수 없어.심장이 방금 한 번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요?빅토리아가 시선을 내렸다.— 연결된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어.등을 타고 차가운 전율이 흘러내렸다.나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클라크.노아.루시아나.엘리즈.그리고 나.우리 모두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화면에는 여전히 그 이름이 떠 있었다.빅토리아 델코트.알렉산더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마치 숨 쉬는 법조차 잊어버린 사람 같았다. 그는 마치 무덤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이라도 본 것처럼 여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넌 죽었잖아.빅토리아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계속 그렇게 말하네.알렉산더가 주먹을 꽉 쥐었다.— 난 네 시신을 봤어.빅토리아의 입술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아니. 네가 본 건 의회가 네게 보여주고 싶었던 시신이었어.아무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침묵이 무겁게 내려앉았다.에이드리언은 오직 자신의 어머니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눈에는 혼란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엄마?빅토리아가 곧바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리고 그녀가 나타난 이후 처음으로 표정이 변했다.그 모든 냉정함이 사라졌다.그녀의 눈에 내가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감정이 차올랐다.— 에이드리언…그녀는 두 사람을 가로막고 있는 유리벽으로 다가갔다.그녀의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내 아들.에이드리언은 움직이지 않았다.그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왜?빅토리아가 고개를 숙였다.— 왜 나를 여기에 두고 갔어?그녀가 눈을 감았다.가슴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이 질문…클라크가 이미 엘레나에게 했던 질문이었다.그리고 이제 에이드리언도 어머니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빅토리아가 낮게 속삭였다.에이드리언이 작게 웃었다.씁쓸한 웃음이었다.— 물론 그랬겠지.노아가 거의 혼잣말처럼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 가족은 정말 이 말을 금지해야겠어.아무도 웃지 않았다.노아조차 웃을 마음이 없어 보였다.빅토리아가 아들을 바라보았다.— 돌아오려고 했어.에이드리언이 고개를 저었다.— 25년 동안?— 숨어 있어야 했어.— 내가 여기 갇혀서 자라는 동안?빅토리아가 고개를 숙였다.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난 그들이 널 죽였다고 생각했어.에이드리언이 굳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