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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Author: 주광
심지어 에진이 과거에 납치당했던 사건조차 전부 조작된 홍보였을 거라고 떠들어대기도 했다.

결국 사람들은 단 하나의 사건으로 ‘고예진’이라는 사람 자체를 부정했고, 예진이 그동안 해왔던 모든 일들까지 모조리 지워버리려고 했다.

간혹 반박하는 글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대부분 예진의 과거 의뢰인들이었다. 게다가 그 사람들의 목소리는 너무나 미약했다.

그 사람들도 악성 댓글의 표적이 되거나, ‘알바 계정’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일쑤였다.

더 황당한 건, 타로 카드나 점술을 한다는 유튜버들까지 이 사건을 소재로 영상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예진을 위해서 특별히 점을 봤다면서, ‘남자를 홀리는 상’이라거나, ‘사주와 카드가 평범하지 않다’고 떠들어댔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나였다. 예진이 남자를 유혹하는 교활한 불여우 같은 여자라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치밀한 수법을 가진!

은주는 볼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선아가 옆에서 말렸다.

“이 인간들 다 미친 거 아니야? 감히 우리 예진이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다니! 안 되겠어, 이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은주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병상에 누워 있던 영호가 몸을 일으키려다 결국 실패한 채, 선아를 향해서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선아가 급히 앞으로 나서서 은주를 붙잡았다.

“은주야, 지금 나가서 뭘 할 수 있겠어? 이 일은 이미 너한테도 불똥이 튀었잖아. 온라인에서는 네가 민혁이랑 예진을 이어준 장본인이고, 불륜을 도왔다고까지 말하고 있어.”

“심지어 네 오빠가 맡았던 이혼 소송도 수상하다고 몰아가고 있는 걸. 지금 나가서 아무 말이나 했다가는 오히려 상황만 악화될 거야.”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은주는 답답함에 발을 굴렀다.

“그럼 어떡해? 이건 누가 봐도 조직적으로 몰려와서 예진이를 공격하는 거잖아. 이건 완전히 사이버 폭력이야. 그런데도 우리가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해?”

선아는 은주를 자리에 앉게 하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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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674화

    통화 버튼을 누르고 예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반대편에서 선아와 은주의 목소리가 연달아 쏟아져 나왔다.먼저 선아였다.[예진아, 지금 어디야? 괜찮아?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 다 봤어?]이어서 은주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우리 오빠가 이 사실을 알고 있어? 부윤제 그 새끼는 도대체 뭐야? 두꺼비 같은 괴물 새끼! 그냥 콱 죽어 버리면 좋겠어!]예진은 은주와 선아가 뉴스를 보고 크게 놀랐을 거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곧바로 차분하게 두사람을 달랬다.“두 사람 다 너무 걱정하지 마. 난 지금 회사에 있고, 안전해. 지금 모두 다 같이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선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내가 바로 너한테 갈게.]은주도 바로 덧붙였다.[나도 갈래!]말을 하고 나서야 뒤늦게 영호 생각이 난 은주가 쳐다보자, 영호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난 괜찮아. 혼자서도 있을 수 있어. 가고 싶으면 조심해서 다녀와.”선아가 재빨리 말을 끊었다.“사람이 많이 간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야. 이건 전문적인 홍보 파트가 필요한 문제인데, 민혁 씨 회사에도 미디어 담당팀이 있잖아. 다들 방법을 찾고 있을 거야.” “넌 괜히 갔다가 상황만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여기서 영호 씨 잘 돌보고 있어. 지금 예진이 혼자 움직이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내가 데리러 갈게.”은주는 자신이 성격이 급한 편이라는 걸 아는 데다가, 무엇보다 영호를 혼자 둘 수 없었기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무슨 일 생기면 바로바로 연락해!”선아는 고개를 끄덕인 선아는 곧장 로펌으로 향했다.하지만 은주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미간을 찌푸린 채 병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서성거렸다.“뭔가 이상하지 않아? 오빠가 J시에 간 지 꽤 오래됐는데 아직도 안 돌아오잖아. 연락도 거의 없고, 집도 요즘 너무 조용해.” “제일 수상한 건, 평소엔 예진이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오빠가, 이렇게 큰 일이 터졌는데도 곁에 없다는 거야.”영호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6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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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672화

    예진의 말에 윤제는 순간 멍해졌다.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예진이 지나치게 냉정하고 무정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는 점점 커져 갔다.“아니, 말을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거야? 저 정도로 공감 능력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스타 변호사가 된 거지? 다 이미지 메이킹 아니야?”“그러게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윗어른이 무릎까지 꿇었는데, 그 정도 체면도 안 세워주다니 말이야.”“애가 우는 거 좀 봐. 저렇게 애가 울고 있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잖아. 자기 자식도 안 챙기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 리가 없지.”“내가 보기엔, 둘이 이혼한 데는 분명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는 것 같아.”기자들과 구경꾼들은 원래부터 사실 확인보다는 이야기를 키우는 데 익숙했다. 처음부터 시비를 가릴 생각도 없었다.“방금 법정에서 나왔는데, 저 여자 장난 아니더라. 법정에서 얼마나 독하게 굴었는지 알아? 칼날 같은 말발로 상대 변호사 말문을 막아버리더니, 결국 무기징역까지 받아냈어.”“저 정도면 절대 만만한 인물이 아니지. 부씨 집안 사람들도 참 고생이 많겠어.”이 수많은 말들이 예진의 귀에만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윤제도 또렷하게 듣고 있었다.예진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왜 이혼했는지, 윤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악의적인 비난 앞에서 그는 단 한마디 해명조차 하지 않았다. ‘이게 네가 말하던 반성과 사과야?’ 예진은 속으로 씁쓸하게 생각했다.예진이 차분한 눈빛으로 윤제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이런 유치한 행동은 그만해. 나는 이미 분명히 말했어. 우리 사이에 다시 가능성은 없다고.” “이럴수록 나는 또다시 여론의 한가운데로 끌려 나올 뿐이야.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내 인내심을 더 시험하지 말고 제 삶을 방해하지 마.”말을 마치고 돌아선 예진은, 모든 언론의 질문을 거절한 채 곧장 차에 올라 현장을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671화

    언론 매체들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움직였다.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 불빛이 마치 클럽의 조명처럼 번쩍거리면서 빛나고 있었다.윤제가 오늘 이렇게까지 대대적인 연출을 준비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예진이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곳에서 자신의 얼굴을 그렇게까지 망가뜨리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마지못해 동의할 거라고 확신했다.하지만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에, 예진이 이렇게까지 변했을 줄은.이토록 단호한 거절의 대답이 돌아오자, 윤제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지면서 억지로 짓고 있던 미소도 그대로 굳어버렸다.이안 역시 옆에서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가장 빠르게 반응한 사람은 도순희였다. 곧장 앞으로 달려 나와서 예진의 팔을 붙잡고, 얼굴 가득 억울함을 담은 표정으로 애원했다.“예진아, 정말 우리에게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거니? 전에 우리가 너한테 잘못한 거, 다 알아. 내가 너한테 무릎 꿇을게, 그래도 안 되겠니?”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안은 아직 어려! 엄마 없이 살 수는 없잖아!”그렇게 말하면서 도순희는 그대로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 예진의 성격이라면, 말리면서 자신을 붙잡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면서.그러나 예상과 달리, 예진은 그저 그녀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말릴 이유가 없다는 듯이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담겨 있지 않았다.이미 수많은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도순희는 이를 악물고 결국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면서, 이 장면은 그야말로 대형 참회 드라마처럼 보였다.“엄마가 너한테 이렇게 무릎 꿇을게... 네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여기서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어!”도순희가 스스로 완벽한 약자를 자처하자, 예상대로 곧바로 주변의 동정이 쏟아졌다.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람들은 일제히 예진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어른이 저렇게 무릎을 꿇는데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670화

    “오늘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네가 나한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줬으면 해서야. 내가 예전에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도 이제는 제대로 깨달았어.” “앞으로는 반드시 너하고 이안에게, 그리고 우리 작은 가정에 전부 보상하도록 할게.”이런 쓸모없는 말들을 예진은 이미 셀 수 없이 들어와서, 지금은 그저 속이 답답하고 신경만 거슬릴 뿐이었다. ‘정말 날파리처럼 물지는 않지만, 옆에서 계속 윙윙거리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드네!’참다 못한 예진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입을 열려고 했다. 그 순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도순희가 서둘러 이안을 안고 앞으로 나섰다.“이안아, 엄마한테 잘 얘기해 봐야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잖아. 아빠 말대로 우리하고 같이 집에 가자고 하렴. 그러면 앞으로 계속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잖아. 응?”그 말을 듣자 도순희의 품에서 내려온 이안은, 종종걸음으로 달려가서 예진의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엄마... 이안이 잘못했어요. 앞으로 말 잘 들을게요. 아빠 말대로, 우리 같이 집으로 가면 안 돼요?”이안이 퇴원한 뒤, 예진이 아이를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아이의 모습은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 빠졌던 살도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앙상한 몸은 마치 뼈만 남은 듯했다. 크고 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들어 눈물 어린 시선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예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이기에, 그런 모습을 마주한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 정도의 동요로, 자신의 남은 인생을 다시 걸 수는 없었다. ‘이젠 절대로 그럴 수 없어!’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순희가 말을 이었다.“예진아, 예전엔 다 우리가 잘못했다는 걸 이제야 정말 깨달았단다. 아이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렴. 너랑 윤제가 그래도 그렇게 오래 함께했잖니.” “이안도 이만큼 컸고... 아이를 위해서라도, 완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면 안 되겠니?”그 말을 듣자 예진은 비웃듯이 코웃음을 쳤다.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669화

    윤제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도순희가 예진의 회사에 찾아갔다는 사실은 정말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도순희는 윤제가 고열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사이에 예진을 찾아갔기에, 자신이 깨어났을 때는 예진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윤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안을 안은 도순희가 앞으로 나서며 말을 이어갔다.“내가 예진이 앞에 무릎을 꿇는 게 뭐가 대수겠어요. 우리 아들을 용서해 주고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우리 가족 전부가 무릎을 꿇어도 괜찮아요. 그렇지, 이안아?”이 자리에 오기 전부터, 도순희는 이안에게 단단히 일러 두었다. 엄마를 다시 데려오고 싶다면, 반드시 자신의 말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고.영리한 아이인 이안은 그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억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울음을 터뜨렸다.“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가 다시 저하고 같이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엄마 아빠가 이혼하는 거 싫어요!”기자들은 원래 작은 단서 하나만 가지고도 이야기를 부풀리는 데 능하다. 그 순간, 이미 기자들의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실시간 검색어 제목이 만들어지고 있었다.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화제성 넘치는 제목들이었다. 흔히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이 장면은 드라마보다도 훨씬 더 극적일 정도였다.그때, 예진이 법원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그녀를 발견한 윤제가 도순희와 이안을 데리고 바로 달려가자, 기자들도 순식간에 그 뒤를 따르면서 이 가족을 둘러쌌다.예진은 이미 도순희가 또다시 회사에 찾아와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게다가 윤제 일가가 기자들까지 대동한 채 한꺼번에 다가오자, 어떤 상황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또 이 수법이네.’ 예진의 마음속에서 곧바로 혐오감이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부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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