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5화

진루안은 미소를 띤 채 서재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한눈에 책상 뒤에 앉아 있는 손하림과 손하림의 곁에 서 있는 손태경을 보았다.

진루안을 본 손태경은 무의식적으로 가슴이 떨리면서 두 걸음이나 뒤로 물러섰다. 여기가 손씨 가문이고 자신의 아버지가 곁에 있다는 게 생각난 뒤에야 걸음을 멈추었다.

진루안은 손태경을 상대하지 않았다.

‘내 입이 더럽히지 않도록 이런 사람과는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아.’

책상 앞으로 걸어간 진루안은 손하림의 초청을 받지 않은 채 바로 책상 반대편에 앉아서 손하림과 마주했다.

진루안이 자리에 앉자 서재 전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이런 분위기를 느낀 손태경은 마치 바늘에 찔린 것처럼 온몸이 불편하면서 괴로웠다.

“태경아, 내가 서랍속에 소중히 간직해 둔 벽라춘을 꺼내서 임페리얼왕을 위해 차를 끓이거라!”

손하림은 미소가 가득 찬 표정으로 손태경을 바라보며 분부했다.

손태경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놀랐다.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벽라춘은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하면서 아껴 마시던 차야. 그런데 오늘 뜻밖에도 특별히 진루안을 위해서 이 차를 준비해?’

그러나 손태경도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용국 홍보부의 대신으로 있으면서 손태경은 당연히 아무런 기색도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서가의 서랍에서 소중히 간직해 둔 벽라춘 차를 꺼낸 뒤 서재를 나섰다.

조심스럽게 서재의 문을 닫았다.

이제 서재 전체에는 진루안과 손하림 두 사람만 마주한 채 앉아 있었다.

“임페리얼왕의 정신력이 대단하군요. 지금 이 망가진 늙은이를 만나러 올 수 있다니 말이예요!”

미소를 지은 손하림은 진루안을 바라보면서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진루안도 활짝 우슨 표정으로 조금도 노기가 없었다. 마치 두 사람이 나이를 초월한 친구인 것 같았다. 누구도 마음이 맞지 않는 모습을 전혀 발견하지 못할 정도였다.

“손 영감님은 무슨 말씀이십니까? 왜 정신력과 지금을 말씀하신 건가요?”

진루안은 리듬감 있게 손으로 책상을 ‘톡톡, 톡톡’ 두드렸다.

손하림은 미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