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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하하하, 이 녀석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진루안의 말을 듣자 주변의 하객들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뻔뻔하게 잘난 체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진루안이 곧 망신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의 말을 들은 서경아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다가갔다.

"저 녀석, 이제 죽었다!" 안명섭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가서 거울이나 좀 보고 그런 말을 하지, 감히 서경아가 약혼녀라고 해?" 장근수도 조롱 섞인 비웃음을 흘리며 진루안이 망신당하기를 기다렸다.

주위의 빈객들도 모두 뱁새의 말로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서경아는 천천히 진루안의 팔짱을 끼더니 모든 사람들 앞에서 냉담한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 "이 사람은 확실히 제 약혼자, 서씨 가문의 사위가 맞아요!"

삽시간에, 구경하고 있던 주위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게다가 서경아의 말은 마치 커다란 손이 되어 그들의 뺨을 세게 내리치는 듯 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안명섭을 비롯한 사람들 역시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진루안을 쳐다봤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여태까지 믿고 살아온 세계가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 녀석이… 정말로 서씨 가문의 사위라고? 그럴 리가?

등을 돌려 진루안을 쳐다본 서경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명령하듯 말했다. "조금 이따가 저와 함께 가문 본가로 가서 할아버지에게 인사해요."

진루안은 여신 같은 약혼녀를 바라봤다. 이 사람이 바로 스승님이 그에게 찾아준 약혼녀였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미래의 아내의 말이니 당연히 들어야 했다.

"아, 기억났어. 저 사람 서씨 가문의 그 데릴사위잖아!"

바로 그때, 호텔 안에서 별안간 울린 탄성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한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진루안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더니 번뜩 깨달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내 그 남자는 한껏 비아냥대며 말했다.

"서씨 가문 사람에게,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아가씨에게 데릴사위를 찾아줬다고 들었는데, 바로 저 진루안이었어!"

"하지만 서씨 가문 사람은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던데!"

"인제 보니, 저 사람이었구나!"

휙!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이 두 눈을 크게 뜬 채 진루안을 쳐다봤다.

이내, 그들은 경멸 어린 웃음을 터트렸다.

알고 보니, 저 녀석은 아무런 능력도 없이 빌어먹기만 하는 데릴사위였다니!

"아무 능력도 없는 데릴사위 였구나. 뭐, 그래도 서씨 가문의 사위이기는 하지. 하하!"

"비굴한 데다 뻔뻔하기까지, 데릴사위라니? 남자의 수치가 따로 없네!"

"퉤, 사내자식이 패기 없긴!"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분노에 차 진루안을 향해 침을 뱉었다. 진루안을 향한 눈빛에는 멸시와 무시가 가득했다.

"이만 가죠!" 그 광경을 본 서경아는 이곳에 더 머물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진루안에게 그만 가자고 눈짓했다.

진루안이 계속 이곳에 있는다면 그저 체면만 깎일 것이 분명했다.

"서경아 씨, 잠시만요!" 서경아가 가려고 하자 안명섭은 얼른 그녀를 막아서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진루안은 그런 안명섭을 쳐다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안명섭은 진루안을 무시한 채 서경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서경아 씨, 준서 도련님 좀 기다리시지요. 곧 있으면 도착하실 겁니다."

한준서의 이름을 들은 서경아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졌다.

말을 마친 안명섭은 조롱하듯 진루안을 흘겨보며 냉소를 흘렸다. "네가 어떻게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서경아 씨에게는 열렬한 구애자가 있다고!"

"한씨 가문에 대해 알아? 한씨 가문 도련님은 알고? 한준서 도련님은 알아?"

"한준서 도련님은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널 평생 고개도 못 들게 만들 수 있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건방을 떠는 거야?" 안명섭은 진루안을 향해 두 눈을 부릅뜨며 코웃음을 흘렸다.

자신의 여자를 눈앞의 저런 쓰레기가 한때 차지했었다니, 안명섭은 그 사실이 내내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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