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들이 모두 흥이 나면 제가 또 체면이 서지 않겠습니까? 사실 시정 문제는 작은 문제예요.” 이 말을 들은 동혁은 얼굴을 찡그렸다. ‘시정 문제가 작은 문제라고? 그럼 저 원 이사라는 놈은 자신이 일부러 항난그룹을 괴롭히는 거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모두 이런 사실쯤은 충분히 예상했다. 하지만 원강조가 직설적으로 말을 하니 더 오만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수소야는 분노를 참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럴까요? 그럼 제가 존경의 의미로 술 한 잔씩 돌릴게요.” 그녀는 이어서 앉아 있는 주성모 등에게 한 잔씩 술을 권하며 자연스러운 웃음과 함께 좋은 말들을 나누었다. 원칙적으로 여자에게 이 정도까지 하게 하는 것은 이미 무례한 일이었지만 원강조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다. 그는 수소야에게 담배 연기를 내뿜고 웃으며 말했다. “수 사장님, 계속 술을 따라주셔야 할 겁니다.” “주 차장, 노 과장 저분들이 모두 우리 업계에서 유명한 술꾼들이거든요. 술 한 잔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거예요.” 수소야는 잔을 든 손을 떨며 얼굴색이 약간 창백해졌다. 그녀는 먼저 벌주를 3잔 마시고 그다음 원강조 등에게 술 한 잔씩을 따르며 마셔서 사실 이미 술기운이 올라 좀 불편했다. 그런데 원강조는 이런 그녀에게 계속 술 시중을 들게 했는데 이건 그녀에게 죽을 정도로 술을 마시라는 소리와 같았다. “왜 그래요? 우리 수 사장님께서 그건 싫은가 봐요?” 원강조는 안색을 굳히며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천천히 말했다. “그럼 항난그룹의 제약 공장은 계속 멈춰있을 수밖에...” “원 이사님!” 수소야의 눈에서는 분노가 잠깐 일었지만 곧 다시 수그러들었다. 그녀의 얼굴에 한 줄기 슬픈 미소가 떠올랐다. “원 이사님이 그렇게 술을 좋아하시니, 제가 여러분과 함께 마셔드리지요. 분명 여러분들도 좋을 겁니다. 남자들이 여자 하나를 괴롭혀서 뭐 합니까?”바로 그때 동혁이 갑자기 일어나 수소야의 어깨를 눌러 앉히며 말했다. 원강조는 동혁의 말속의 비아냥을
“좋아, 젊은이, 내기를 받아주지. 우리 몇 명이 젊은이를 이기지 못하면 두말없이 제약회사의 생산을 재개하도록 하겠어.” 이렇게 말하며 원강조는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우린 술 내기를 할 때 규칙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입으로 패배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엎드려 기어서 문밖으로 나가든지, 아니면 누워서 나가야 하지.” “누가 찌질하게 패배하고 누가 어른인지 확실히 판가름하는 거야.” 원강조는 냉랭하게 말하며 눈에는 한가득 독기를 품었다. ‘이 젊은 놈이 감히 나를 여러 번 도발하다니, 아주 죽고 싶나 보군.’ ‘그렇다면 소원대로 이놈을 술로 죽여주지.’ ‘죽진 않아도 최소 위가 뚫려서 나갈 거야.’ 수소야는 원강조의 말을 듣고 안색이 갑자기 나빠졌다. ‘이건 이미 단순한 술 내기의 수준이 아니야. 완전 목숨을 걸고 하는 거지.’ ‘게다가 저 원강조는 아주 잔인하기 짝이 없네.’ ‘자기 쪽의 사람들이 모두 오랫동안 술통에 틀어박혀 있던 술꾼이라는 것을 믿고 단 한 사람뿐인 동혁 씨와 생사를 건 내기를 벌이려 하다니.’ “이런 내기는 할 거 없어요.” 수소야는 동혁이 흥분해 원강조의 충동질에 제대로 넘어갈까 봐 두려워 재빨리 말했다. 하지만 동혁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린 후, 웃으며 원강조를 바라보았다. 다만 그의 미소가 약간 싸늘하게 느껴졌다. “좋습니다. 누가 찌질하게 패배하고 누가 어른인지 보자고요.” “원 이사님, 그럼 이사님부터 시작하시죠.” 동혁은 두말없이 56도의 양주 한 병을 가져와 작은 술잔도 사용하지 않고 바로 큰 사발에 술을 따랐다. 사발 안에 술이 한가득 찰 때까지 술병을 내려놓지 않았다. 동혁은 고개를 치켜들고 단숨에 술을 마시고는 빈 사발을 들어 이미 약간 멍해진 원강조에게 신호를 보냈다. “원 이사님 뭐 하고 계세요? 찌질한 거 인정하시게요?” 원강조뿐만 아니라 주성모 등 자칭 술꾼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좀 멍해졌다. ‘술 한잔을 해도 뭘 저렇게 무식하게 마셔?’ ‘그냥 물 먹듯이
3라운드까지 술을 마시자, 동혁이 더욱 과감해졌다. “이렇게 마시니 영 술맛이 안 나네요.” 그는 원강조 등과 차례차례 마시기가 지루했는지 뜻밖에도 직원에게 사발 다섯 개를 가져다 달라고 해 사발 모두에 술을 가득 부었다. 그리고는 사발 하나씩을 이어서 들고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원강조 등은 동혁의 눈빛에 담긴 무시에 자극을 받았습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어린놈이 감히 우리를 대놓고 무시해?’ 몇 번이나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동혁 앞에 놓인 다섯 개의 빈 사발을 보고 그들의 얼굴은 다시 파랗게 질렸다. ‘연거푸 다섯 사발을 마셨으니, 지금까지 마신 것을 다 합치면 거의 다섯 병의 양주를 마신 거야.’ ‘그런데도 안색 하나 안 바뀌고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다니.’ ‘저놈은 도대체 무슨 술의 신이라도 되나?’ “자, 저놈은 분명 한계에 왔을 거야. 지금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우리를 겁주려고 버티는 거야.” “그러니 다들 겁내지 말고 마시자고.” 원강조는 동혁의 상태를 믿지 않았고 단지 심리 전술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다시 술 한 사발을 비웠다. 주성모, 노주현 등도 무리하게 계속 술을 마셨다. “좋아요. 계속 마셔요.” 동혁은 입가에 상대를 무시하는 비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원강조 등은 동혁에게 심리 전술을 쓸 자격도 안 돼 보였다. 잠깐 사이에 또 술 다섯 사발을 비웠다.그러자 원강조 등이 눈알을 휘둥그렇게 떴다. 만약 동혁의 사발에서 술 냄새를 맡지 못했다면 그들은 모두 동혁이 무슨 마술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술이 사발에 들어가서 맹물이 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마시는 거지?’ 이렇게 동혁은 또 연속 두 차례 술을 마셨다. 수소야는 처음에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중에는 충격받은 표정으로 변하더니, 지금은 의아해하며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술을 마시는데도 동혁 씨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지?’ 반
“우리가 신분을 따지지 않고, 젊은이와 술을 마신 것만으로도 이미 자네를 충분히 높이 평가해 준 거야.” “평소 같으면 자네 같은 젊은이는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술도 마실 기회조차 없었을 테니까.” “그러니 우리 앞에서 적당히 고집을 부려.” 원강조는 테이블에 기대어 눈을 부릅뜨고 동혁을 바라보며 거만한 어조로 말했다. 말을 마치고 그는 사발을 뒤집어 테이블 위에 겹겹이 쌓았다. 이제 동혁이 무슨 말을 해도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을 기세였다. 동혁이 냉소하며 말했다. “지기 싫으니까 다른 식으로 억지를 부리네요. 이게 소위 신분 높은 사람들의 모습인가요?” “권하는 술을 안 마시겠다고 하니 벌주도 안 마시려 할 테고, 그럼 제가 먹여드릴 수밖에요.” 말이 끝나자 동혁은 갑자기 술 사발을 들고 다가갔다. “쾅!” 위생과 차장인 주성모가 즉시 테이블을 내리치더니 손을 내밀어 동혁을 막았다. “야, 이 자식이, 너 뭐 하려고 이래?” “내 말 잘 들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모두 책임자 급이야. 네가 감히 우리를 열받게 하면 앞으로 네놈과 네놈 가족들은 H시에서 생활이 어려워질 거야.” 동혁은 거들먹거리는 주성모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손을 뻗어 그 사람의 멱살을 잡았다. “이 개X식이, 너 뭐 하는 거야... 윽! 윽!” 주성모는 필사적으로 몸을 흔들며 저항했지만 동혁의 큰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동혁은 한 손으로 그의 턱을 움켜쥐고는 그의 악취 나는 큰 입을 열어 손에 든 술 한 사발을 그의 입에 바로 부었다. 그 순간 주성모의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했다. “욱!” 동혁이 손을 놓자 주성모는 비틀거리며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주성모는 너무 고통스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수치스럽고 화가 나 떨리는 손으로 동혁 가리키며 소리쳤다. “이 자식, 감히 내게 억지로 술을 먹이다니.” “내게 이런 짓을 하고도 네놈이 잘 살 거 같... 우웩.”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성모는 갑자기 속이 뒤집혀 방금까지 먹
“원 이사님, 도와줄 마음이 없으신 거 아닌가요? 서류를 보내려면 지금 보내지 나중은 또 뭐예요?” “술 한 잔도 떼먹으려는 분을 제가 어떻게 믿어요?” 동혁이 비웃으며 말했다. 원강조는 동혁이 일부러 자신을 조롱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그저 불만스럽게 말했다. “젊은이가 속고만 살았나? 한 번밖에 물어보라고. 나 원강조는 한번 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이야.” “단지 모든 공무에는 절차가 있어. 지금 나 혼자서 일을 처리할 순 없잖아. 일단 의약품관리청의 청장님과 부청장님의 허락부터 구해야 돼.” 원강조는 핑계를 대며 처리를 미루었다. ‘그래, 아직 말할 기운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그만, 됐어요.” 동혁은 상대방의 쓸데없는 말을 끊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제 전 이사님에게 어떤 서류도 보내라고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내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그러니 계속 마시죠.” 말을 마치고 동혁은 술 사발을 들고 원강조의 앞으로 갔다. “그만하세요. 그러나 만약 사람이라도 죽으면...” 수소야는 급히 다가와 걱정하며 동혁을 말렸다. “이놈이 감히?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네 가족들이 단단히 각오해야 할 거야.” 원강조는 동혁이 자신의 말에 넘어가지 않자 얼굴빛이 불안해져서, 이제는 동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는 확실히 술 때문에 이미 정신이 없었다. 위생과 주성모를 보고도 그는 감히 동혁을 위협했다. 하지만 그는 동혁이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나올수록 강하게 반응한다는 걸 몰랐다. “그러네요. 만약 사람이 여기서 취해 죽는다면,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겠어요.” 동혁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원강조를 잡아당겼다. “술을 마시기 싫다면 뺨으로 대신하시죠. 술 다섯 사발에 뺨 다섯 대 어때요?” 말을 마치고 동혁은 즉시 손을 휘둘러 원강조의 뺨을 후려쳤다.짝! 짝! 짝! 깔끔하게 뺨 맞는 소리가 룸에서 울려 퍼졌고 원강조는 고통에 비명소리를 질렀다. 곧 그는 맞아
원강조와 같은 조직 내의 인물에 대해 수소야는 마음속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2년 전 항난그룹이 하룻밤 사이에 파산했을 때, 비록 3대 가문이 그 일을 주도했었지만, H시의 전임 시장도 그 일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고위 공무원의 개입이 없었다면, 항난그룹처럼 큰 기업이 하룻밤 사이에 해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H시 고위 공무원이요? 그 사람이 시장보다 더 대단하데요?” 그러나 동혁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웃음을 터뜨리며 계속 밖으로 걸었다. 그런데 그때 한 일행이 급히 입구로 들어왔다. 동혁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놀라며 말했다. “여보, 여기는 어떻게 왔어?” 급히 들어온 이 일행에는 바로 세화, 진창하 부부, 그리고 세화의 작은 이모 류혜연 등이 있었다. 세화와 류혜진은 각각 손에 포장된 선물을 들고 있었는데, 마치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이곳에 온 것처럼 보였다. “수 사장님 아니세요? 동혁 씨는 여기 어쩐 일이야? 동혁 씨, 술 마셨어?” 세화는 동혁을 보고 약간 놀랐고, 다가와 수소야에게 인사하며 물었다. 동혁은 지금 수소야를 부축해 가고 있었다. 그는 세화가 오해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재빨리 설명했다. “항난그룹의 제약공장에 문제가 생겼는데, 여기서 H시 의약품관리청 이사님께 식사 대접을 했어.” 세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동혁과 수소야의 관계를 의심한 적이 전혀 없었다. ‘아마 동혁 씨가 수 사장님에게 끌려와 술을 마신 것 같네.’ ‘두 사람 모두에게서 술 냄새가 나. 동혁 씨는 꽤 많이 마셨나 본데?’ 세화가 보기에 이건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동혁은 예전에도 줄곧 수소야의 운전기사로 일했기 때문이다. 동혁이 물었다. “여보, 당신은 여기 왜 왔어?” “우리 외삼촌 때문에 왔지. 엄마가 꼭 나보고 외삼촌에게 사과하라고 해서 끌려온 거야. 그래야 외삼촌이 엄마가 류씨 가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할 테니까.” 세화는
원강조의 말을 듣고 세화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역시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어. 동혁 씨가 또 사람을 때렸어.’ ‘게다가 때린 사람이 H시 의약품관리청의 이사라니.’ ‘그 정도위치라면 분명 H시에서도 꽤 명망 있는 인물이야.’ ‘정말 큰일 났는데?’ “맙소사, 동혁이 이놈, 네놈이 어떻게 감히 사람을 때려?” 류혜진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안색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원 이사님이 어떤 분이신데, 네놈이 감히 손을 대?” “이 개X식, 빨리 원 이사님에게 사과 안 해?” “사과요? 하하...” 원강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 “날 이렇게 때린 게 단지 몇 마디 사과로 해결될 수 있을 거 같아요?” “감히 이곳에서 폭력을 쓰다니.”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바로 시청 산하 게스트호텔입니다.” “평소 이곳은 시장님은 물론이고 시청의 고위 공무원들이 중요한 손님들과 만나서 자주 식사를 하는 곳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저 젊은 놈이 감히 여기서 폭력을 쓰다니요? 이게 시청의 공무원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면 대체 뭡니까?” 상대가 적반하장으로 큰소리를 치자 동혁은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러나 세화 등은 모두 놀랐다. 특히 세화는 오늘 H시에서 시장 대행이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시장 대행이 부임한 첫날인데, 누군가가 시청 산하 게스트호텔에서 의약품관리청의 이사를 폭행했다?’ ‘만일 이 소식이 그 시장 대행의 귀에 들어가면 얼마나 큰 폭풍이 일어날지 몰라.’ ‘그리고 그렇게 되면 먼저 때린 동혁 씨가 감당할 수도 없을 테고.’ 세화는 심호흡을 하고 원강조 앞으로 나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원 이사님, 먼저 이사님이 맞으신 것에 대해 저희 남편 대신 이렇게 사과드릴게요.” “제 남편은 이전에 종종 정신병 증상이 나타나곤 했어요. 이전에 H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도 있고요.” “그래서 동혁 씨가 이사님을 때린 건 고의가 아니라 아
“원 이사님, 그게 대체 무슨...” 세화의 미소가 굳어지면서 예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을 보였다. 류혜진 등도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그들은 원강조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놓고 세화와 함께 자자고 제안할 줄은 몰랐다. 원강조는 콧방귀를 뀌며 다시 음산한 어조로 말했다. “왜요? 진 회장님은 제가 맘에 들지 않나 보죠?” “회장님의 저 쓸모없는 남편 놈도 회장님과 잘만 자잖아요? 전 결코 저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보다 뒤떨어지지 않을...” 원강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동혁이 갑자기 나와 강하게 발차기를 날렸다. 퍽! 날카로운 비명 소리와 함께 원강조의 뚱뚱한 몸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는데 마치 벽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아 보였다. 바닥에 떨어진 후에도 원강조는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지르며 입에서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원 이사님!” 원강조를 따라 나온 다른 두 공무원은 놀라서 즉시 술이 반쯤 달아났고 재빨리 달려가 원강조를 부축했다. “동혁 씨, 왜 또 때리고 그래?” 세화는 멍하니 있다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끝났네, 끝났어, 이제 돌이킬 여지가 완전히 없어졌어.” 류혜진 등도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동혁이 말했다. “여보, 저런 사람은 꼭 스스로 매를 번다니까. 그러니 당신은 신경 쓰지 마. 내가 저 사람을 얌전하게 만들어 줄게.” 방금 원강조가 세화를 모욕한 것에 비해 동혁의 발길질은 아주 약했다. 만약 동혁이 류혜진 등 가족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힘을 빼지 않았다면 상대방은 이미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끊어졌을 것이었다.원강조는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 그는 입가에 피를 머금고, 얼굴은 극심한 통증으로 일그러져 마치 무서운 귀신처럼 흉악해진 모습이었다. 원강조는 동혁의 말을 듣고 분노가 너무 치밀어 웃음이 나왔다. “이 개X식, 네놈이 아주 건방지구나? 뭐? 날 얌전하게 만들어? 너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는 아냐?” “난 네놈이 그 누구든 간에, 설사 대통령의 친아들이라고 해도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