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석은 원래 돈을 좀 써서 소씨 가문을 보내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벌집을 건드렸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와서 빚을 독촉했는데, 합치면 4000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방씨 가문은 방금 진성그룹으로부터 4000억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돈을 갚으려고 하면 당연히 갚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수중에 들어온 돈을 다시 써야 해서, 방준석은 그리 달갑지가 않았다. “너희들의 요구는 억지야. 진성그룹이 너희에게 빚을 졌으니, 진성그룹을 찾아가서 돈을 갚으라고 해.” 방준석은 화를 내며 말했다. “진성그룹의 부동산 회사 자산을 세방그룹에 헐값으로 매각한 것은 그들 사이의 문제야. 우리 방씨 가문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진성그룹은 이미 방준석에 의해 아주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방준석은 그 진성그룹을 더 비참한 상황으로 만드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책임을 진성그룹에게 전가하는 것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었다. “진성그룹을 네 방씨 가문이 다 털었는데, 진성그룹이 돈을 갚을 수 있다면, 우리가 굳이 네 방씨 가문을 찾겠어?” “어쨌든 네 방씨 가문에서 돈을 갚아! 갚기 싫어도 갚으라고!” “만약 방씨 가문이 돈을 갚지 않으면, 이후에 H시에 있을 생각도 하지 마. 여기 있는 우리의 미움을 사고도, 네 방씨 가문이 집 한 채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아?” 이미 모두가 방씨 가문이 비열한 수단으로 진성그룹의 돈을 턴 사실을 아는 만큼, 방준석에게 억지를 부려도 상관없었다. 방씨 가문이 강압적으로 나오면, 소윤석 등도 똑같이 강압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20여 명의 거물들은 20여 명의 세력을 대표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소윤석 등이 함께 연합해서 H시 은행 체계까지 무너뜨렸고, 결국 주요 은행장들이 해임되는 것으로 일이 끝났다. 방씨 가문이 아무리 일류 가문이라 해도, 감히 소윤석 등의 미움을 동시에 살 수는 없었다. 여기까지 말을 들은 방준석은 큰 충격에 하마터면 숨이 멎고, 피를 토할 뻔했다. 만약 소송을 한다면, 방준석은 대처
주요 은행 중 어느 곳도 방씨 가문 사람에게 대출을 제공할 의사가 없었다. 그럼 다른 곳은 말할 여지도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커다란 우려의 그림자가 온 가족을 덮치면서 공포가 퍼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미움을 산 그 사람과 관련이 있는 거 아니야?” 방준석은 이를 갈고 물으며 두 손을 떨었다. 처음 20여 명의 거물들이 나타나 빚 독촉을 하고 떠나니, 뒤이어 은행들은 또 대출을 중단했다. 예전에 진성그룹이 대출 중단 위기에 처했을 때, 방씨 가문 사람들은 농담을 들은 듯 비웃었었다. 하지만 이제 자신들의 상황이 되자 그 당시 진성그룹의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방준석은 연유를 알게 되었다. 가란은행 사장인 선우설리가 그동안 각 은행의 은행장들에게 직접 연락하여 입김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방씨 가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완전히 끊어졌다. “할아버지, 이제 어쩌지요? 곧 분양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서...” 방씨 가문 사람들은 다급해져서 계속해서 방준석만을 바라보며 방준석의 결정을 기다렸다. “분양, 분양을 코 앞에 두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다니!” 방준석은 화를 내며 외쳤다. “일단 계좌에서 돈을 빼서 소씨 가문에게 갚아주고, 눈앞의 위기부터 넘기고 다시 얘기하자!” 방씨 가문 사람들은 실망을 느끼며,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돈을 갚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일단은 진씨 가문에서 가져온 4000억 원 이상의 돈을 찾아 상환해야 했다. 그래서 원래 오늘 오후에 예정되었던 향방주택 분양도 시작하지 못했다.돈을 갚은 후, 소씨 오씨 가문 등의 빚쟁이들은 더 이상 방씨 가문을 추궁하지 않았다. 방준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4000억 원이 넘는 돈을 찾았을 때 방준석은 피눈물을 흘렸지만, 결국 그 돈도 진씨 가문의 돈이었다. “돈은 없어졌지만, 진성그룹의 부동산은 아직 우리 손에 있어.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방씨 가문이 여전히 이득이야. 이 부동
최원우는 지금 신세를 갚으러 왔다. 앞서 동혁은 최씨 집안에서 2조 원을 주고 금우자동차센터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하라고 요구했다. 최원우는 가문에 이 일을 말한 후, 최씨 가문 사람들의 일치된 반대에 부딪혔다. 최씨 가문에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큰 어려움에 부딪힌 것도 아니었다. 최씨 가문은 2조 원에 달하는 돈으로도 동혁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이 일을 통해 최씨 가문은 동혁의 욕심이 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동혁에게 계속 매달리는 것이 더더욱 싫었다. 그래서 최씨 가문은 최원우에게 H시에 남아서 방법을 찾아 동혁에게 신세를 갚으라고 지시했는데, 이때부터 빚을 청산할 방법을 찾았다. 진씨 가문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최원우는 지금이 신세를 갚을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고 즉시 진씨 가문의 집으로 달려왔다. 최원우의 말을 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크게 기뻐했다. ‘최원우라는 명문가 도련님이, 뜻밖에도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주겠다고 하다니.’ ‘살다 보니 이런 좋은 일도 있네!’ 진한영은 흥분하며 물었다. “원우 도련님, 정말 어떤 일이든 도와주실 수 있나요?” 진한영이 사양하는 말 한마디 없는 것을 보고, 최원우는 속으로 약간 혐오감을 느꼈다. ‘역시 똑같은 사람들끼리 모인다더니, 가족들이 전부 똑같네.’ ‘진씨 가문 사람들이 이동혁처럼 욕심이 끝이 없어!’ 이전의 경험으로 얻는 교훈이 있어서 최원우는 이번에 감히 함부로 보증부터 하지 않았다. “먼저 말해보시지요. 2조 원을 주고 금우자동차센터를 사는 것 같은 일이 아니라면,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겠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아니에요. 어떻게 저희가 이동혁 그 바보 같은 놈처럼 욕심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진한영은 태휘로부터 동혁이 최원우에게 금우자동차센터를 요구했다는 말을 들어 알고 있었고,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했다.그런 다음 진한영은 진씨 가문이 방씨 가문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진씨 가문이 몽땅 약탈당한 일을 설명했다. “원
“이동혁은 전에 절 보러 병원에 왔긴 했습니다만, 지금 원우 도련님이 만나시려고요? 그럼 저희가 빨리 찾아서 바로 이리로 오라고 하겠습니다.” 진한영이 얼른 말했다. “아닙니다. 나중에 제가 직접 연락할게요.” 최원우는 진한영 등이 자신의 비위를 맞추는 꼴이 보기 싫어서 그냥 몸을 돌려 떠났다. 진한영은 최원우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서야 아쉬운 듯 시선을 거두며 탄식했다. “뜻밖에도 이번에 이동혁이 진씨 가문을 구할 줄은 몰랐어.” 진한영은 마음속으로 세화 가족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동혁이 B시 최씨 가문과 관계를 맺은 이상, 이제 더 이상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야.’ ‘어쩐지 그놈이 전에 단호한 목소리로 회사를 돌려주겠다고 하더라니.’ ‘그때는 다들 믿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이동혁이 최원우에게 도움을 청해서, 전화 한 통으로 진씨 가문을 구했어.’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동혁을 부러워하면서 한편으로 질투했다. ‘그 바보에게 무슨 운이 있어서, 우연히 구해준 사람이 B시 최씨 가문의 딸이라니.’ 최원우는 진시 가문의 집을 떠난 후 곧바로 세화와 함께 법률사무소에 온 동혁을 찾았다. 동혁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최원우가 경호원과 함께 오는 것을 보았다. “이동혁, 네 아내에게 변호사와 얘기할 거 없다고 해, 이런 사소한 일로 소송까지 하다니, 그러다 어느 세월에 해결하겠어?” 동혁 앞에 와서 최원우는 동혁을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역시 전에 이동혁, 이놈은 허세를 부린 거야.’ ‘2000억 원도 거들떠보지 않던 놈이.’ ‘지금 방씨 가문이 대놓고 아내의 회사를 빼앗으니까, 소송을 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니.’ ‘만약 이놈이 정말 실력이 있다면.’ ‘방씨 가문이 감히 이놈 아내의 회사를 강탈할 수 있겠어?’ “너하고 관계없으니 신경 쓰지 마!” 동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동혁은 당연히 이 일이 변호사와 의논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만,
“감히 나보고 꺼지라니, 네가 뭔데?” 최원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겨우 분노를 억누르고는 심드렁하게 손을 내젓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최원우는 동혁이 자신의 여동생을 구한 만큼, 동혁에게 따지지 않기로 했다. 법률사무소를 나온 후, 최원우는 그의 큰아버지이자, B시 최씨 가문의 현재 가주인 최진웅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큰아버지, 그 이동혁에게 신세를 갚았어요. 오늘 신혜를 데리고 B시로 돌아가겠습니다.” 최원우는 자연스럽게 진씨 가문의 일을 설명했다. 최신혜의 아버지인 최진웅은 최원우의 설명을 듣고는 대답했다. [원우 네가 잘 처리했구나. 하지만 넌 아직 B시로 돌아오면 안돼.] “큰아버지, 왜요?” 최원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사실 최원우는 오히려 H시에 남고 싶었다. 여기에는 최원우의 여신 선우설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원우는 선우설리가 자신을 거의 상대해 주지도 않고, 매일 회장님을 위해 사소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 영 달갑지 않았다. 최원우는 이런 것들을 눈여겨보고 마음이 매우 언짢아져서 그냥 B시로 돌아가고 싶었다. 최진웅이 말했다. [새로 부임할 남강군부 총지휘관 심석훈 알지? 며칠 뒤 심석훈의 취임식이 H시에서 있을 예정이야.] [우리 최씨 가문이 남강군부의 군수품 하나를 수주하려고 하는데, 심 총지휘관을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해. 그러니 이번에 원우 네가 우리 최씨 가문을 대표하여 그 취임식에 참석해야 해.] 최진웅이 최원우에게 말했다 이번 취임식에는 소수의 인사만 참석할 수 있으며, 자리 하나당 가격이 2000억 원이었다. B시 최씨 가문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그 자리를 하나 샀다. “2000억 원짜리 자리라니, 이 심 총지휘관이 너무 재물을 탐내는 것 아니에요?” 최원우는 듣고 깜짝 놀랐다. ‘아무 이득도 없는, 단지 취임식에 참석하려고 2000억 원을 쓴다니.’ 일면식도 없는 심석훈은 최원우의 마음속에는 탐욕스러운 이미지의 인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최원우는 지금 자신이
한표국은 동혁의 의향을 물었다. 동혁은 대답했다. “좋아요. 그럼 내가 지금 방씨 가문에 가보죠. 한 팀장은 체포할 사람들을 배치하고 제 지시를 기다려 주세요.” 최원우가 일방적으로 끼어든 일로, 동혁은 원래 세화를 집에 데려다주고 가장 먼저 방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 방씨 가문이 회사를 진씨 가문에게 돌려주기 전에, 직접 회사를 세화의 명의로 돌려주라고 하기 위해서다. [알겠습니다.] 한표국이 공손히 말했다. 전화를 끊고 동혁은 세화에게 외출하겠다고 말하고 바로 차를 몰고 하늘 거울 저택을 떠났다. 이때 방씨 가문에는 암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아까 전 4000억 원 이상의 돈을 갚고서, 방씨 가문 사람들은 아직도 아쉬움의 쓰라린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그때 다른 나쁜 소식이 이어졌다. 방금, 방씨 가문은 3대 가문을 대표하여 천정윤이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천정윤은 전화로 방준석에게 부동산 회사를 진씨 가문에 돌려주라고 말했다. 방씨 가문은 크게 당황했다. 3대 가문은 처음에 방씨 가문이 진씨 가문을 공격하는 것을 지지했었다. 그리고 특별히 연줄을 동원하여 도경찰청의 한표국이 세화를 조사하도록 처리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3대 가족까지 태도를 바꿨다. 방씨 가문 사람들은 정말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년 동안 힘들게 계획을 세웠는데, 결국 헛수고가 되어 아무것도 얻지 못하다니, 너무 화가 나는구나.” 방세한의 아버지, 방무한이 격노하여 소리쳤다. 방씨 가문의 둘째인 방우양은 콧방귀를 뀌었다. “화를 낸들 무슨 소용이 있어? 이번에 우리는 H시의 각 가문에게 밉보였고, 3대 가문도 더 이상 우리를 지지하지도 않아. 회사를 돌려주는 문제는 이미 우리가 뭐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그래, 이미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방무한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순간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아버지, 이러시면 어때요? 진씨 가문의 부동산 회사는 우리가 돌려주지만, 빈 껍
“이 바보가 무슨 뜻이야? 지금 우리를 저주하는 거야?” 방세한은 화가 나서 동혁을 노려보았다. “됐어, 세한아, 바보와 괜히 말다툼해서 힘 빼지 마!” 방준석은 손을 내저으며 방세한을 말리고 동혁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돌아가서 진한영에게 회사는 우리가 돌려줄 테니 가만히 기다리라고 해.” “난 진씨 가문을 대신해 회사를 요구하러 온 게 아니야.” 동혁은 고개를 저었다. 방세한은 화를 내며 물었다. “그럼 네가 여기 왜 온 거지? 우리랑 장난하러 왔어?” “내가 온 건, 방씨 가문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야.” “거래라니?” 방준석은 표정을 찡그렸다.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 주제에, 진씨 가문의 그 쓸모없는 것들도 무시하는 놈이.’ ‘감히 무엇을 가지고 우리 방씨 가문과 거래를 한다는 거야?’ 동혁은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서 무심히 던지자, 동전이 날아가 방세한의 얼굴에 부딪혔다. 툭! 동전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방그룹을 100원에 인수하겠어.” 방세한의 얼굴에 동전 자국이 붉고 선명하게 찍혔다.그는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 “개X식, 감히 동전을 나에게 던져... 잠깐? 뭐라고? 세방그룹을 100원에 인수한다고?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방세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동혁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모두들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잘못 들은 게 아니야! 돈은 냈으니 이제 세방그룹은 내 것이야.” 동혁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가리켰는데, 이것이 바로 동혁이 세방그룹을 인수한 돈이다.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방씨 가문은 진성그룹에서 회사를 가져갈 때 한 푼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혁이 100원으로 세방그룹을 인수하는 건, 이미 방씨 가문보다 더 양심적이다. 이 모습을 본 방씨 가문 사람들은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100원에 세방그룹을 인수하려고 한다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 “이 바보
“허허, 네 놈이? 너는 그것을 볼 수 없을 거야. 내가 지금 네 눈을 뽑아버릴 거거든!” 방연문은 칼로 사람을 쉽게 해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방연문은 동혁의 말 한마디에 놀라지 않고 칼을 들어 동혁의 얼굴을 향해 찔렀다. 빵! 바로 그때 갑자기 고막이 터질 듯한 총성이 동혁의 뒤편 거실 입구에서 울려 퍼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무슨 소리지?” 방씨 가문 사람들은 놀라서 온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였지만, 이 소리가 도대체 무엇인지 아직 확실히 알지 못했다. 풀썩! 방연문의 손에 있던 칼이 갑자기 땅에 떨어졌다. “아, 내 다리!” 방연문은 바닥에 쓰러져 다리를 껴안고, 처량한 비명을 질렀다. 미세한 땀방울이 피부 아래에서 빠르게 스며 나왔고, 온몸이 씰룩거리며 움직이는 것을 보니, 고통이 극에 달한 것이 분명했다. 방연문의 허벅지에 있는 총알구멍에서 피가 흐르는 모습이 정신을 아찔하게 했다. 총에 맞은 사람이 방연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방씨 가문 사람들 모두 그 자리에 굳어버린 채 놀라 멍해졌다. “이 선생님을 보호해!” 그때 큰 고함소리가 현관에서 들리더니, 총을 든 한표국이 먼저 뛰어들어왔다. 뒤따라 몰려든 경찰들이 동혁을 겹겹이 에워쌌다. “이 선생님, 다치지 않았습니까?” 한표국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방금 그 총은 한표국이 급하게 쏜 것이다. ‘만약 이 전신이 내 코앞에서 범죄자들에게 피해를 입는다면.’ ‘난 그 책임을 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 직속상관이라도 감당할 수 없어!’ “이 정도로는 저놈이 나를 다치게 할 수 없어요.” 동혁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방연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놈에게, 나를 습격했다는 죄명을 덧붙이세요.”방연문이 지금까지 저지른 일만으로는 죽을 때까지 감옥에 있기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죄명을 더하면, 반드시 감옥에서 썩게 될 것이다. “예!” 한표국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경찰관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먼저 방연문을 잡아!” 방연
“어?”순간 생기가 없어진 우대평의 눈빛에서 광채도 사라졌다.‘이동혁이 이렇게 절대적이고 포악한 방식으로 행동해서 나를 이 H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쓸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하지만 이제 어떻게 할 수 있겠어?’‘H시상공회의소의 회원들이 모두 이동혁의 말에 따라서 움직이는데.’‘게다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인 강경영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끊임없이 자신의 따귀만 때리고 있어.’우대평은 절망했다.동혁의 이 한마디는 바로 우대평의 운명을 가르는 선고였다.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네 조카딸과 졸개를 데리고 꺼져.”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동혁은 한 마디를 던지고 바로 강경영에게 갔다.지금 사람들을 등지고 있는 강경영의 얼굴은 퉁퉁 부었고 입가에선 피가 흘렀다.그러나 동혁이 멈추라고 하지 않았기에 잠시도 멈출 수가 없었다.“이제 됐어.”바로 그때 뒤에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경영에게는 천상의 목소리나 다름없었다.시큰시큰한 손을 내려놓은 강경영이, 동혁을 향해 퉁퉁 부은 얼굴을 내밀면서 말했다.“이 선생님,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차 명의 변경은 어떻게 됐어?”동혁이 차를 마시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강경영이 굽실거리며 대답했다.“아직, 아직 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결국 백억 원 이상 하는 슈퍼카라서 처리에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웃으면서 쳐다보던 동혁은, 강경영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손짓했다.“너도 꺼져.”강경영 혼자라서 동혁이 더 이상 혼을 내기도 어려웠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일어난 강경영은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떠났다.H시상공회의소 본부에서 나오자마자, 1초라도 더 머물게 될까 싶어서 바로 도망쳤다.“여러 선배님들, 이번에 100년 만에 닥친 엄청난 폭우로 H시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우리 H시상공회의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그래서 회장
강경영마저 무릎을 꿇자, 우대평의 마음속에는 이미 동혁에게 계속 대항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그러나 동혁은 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중앙에 우뚝 서서, 세 가주와 100명에 달하는 전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을 뵙습니다!”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이 한마디를 외쳤다.이 장면을 본 세화는 눈시울을 붉혔다.‘예전에 동혁 씨는 H시에서 여전히 모든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폐물 데릴사위였어.’‘그런데 지금은 H시의 가장 뛰어난 기업가들이 동혁 씨한테 이렇게 예의를 갖추다니.’“여보, 오늘 너무 멋있어!”입을 가린 채 세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뒤에 있는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한 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여러분께서 이동혁의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많은 H시 재계의 친구분들도 알게 되었습니다.”“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사람들이 분분히 말했다.동혁의 손짓에 장내가 다시 조용해지자, 동혁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여러분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하셔서, 제 체면을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응?’동혁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앞서 동혁과 우대평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지금 이동혁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나 어쨌든 체면은 반드시 세워줘야겠지.’“우리 소씨 가문은 즉시 H시상공회의소에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오씨 가문도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정씨 가문도...”세 가문의 가주들이 태도를 표명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따라서 가입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은 이 말에 크게 기뻐했다.“이 선생님은 정말 대인이십니다. 이 늙은이가 이렇게 미움을 샀는데도, 이전의 원한을 따지지 않으시는군요.” “H시 재계의 발전을 생각하시는 모습에 정말 제가 부끄럽습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이 동혁에게 계속 아부 멘트를 날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세 가문의 가주들조차 인정하지 않고 폄하했던 강경영!그랬던 그가 지금 뜻밖에 동혁의 말 한마디에 깔끔하게 무릎을 꿇었다.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헛!”세화조차 믿기지 않아서 입을 딱 벌렸다.‘동혁 씨가 블루라군 별장에 간 다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강경영이 동혁 씨를 이렇게 두려워하지?’우대평은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었다.새 가주들도 멍한 표정이었다.다른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도 마찬가지로 멍한 표정이었다.‘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잖아.’‘사해상공회의소라는 거대 단체를 배경으로 N도 전체를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존재인데, 이렇게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었단 말이야?’“이 선생님, 우대평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겁니다.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지금 강경영은 주위의 의아해하는 시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울상을 지으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동혁에게 소리쳤다.여기에서 동혁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강경영은 놀라서 자빠질 지경이었다.‘블루라군 별장 사건의 전체 과정을 목격한 사람만 이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고귀한 가문 태생인 사성우조차도 인간의 모습이 아닐 정도로 이동혁에게 호되게 시달렸어.’‘강경영 내가 뭐라고...’세화 옆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이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사해상공회의소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었지.”“네가 들어온 뒤 쓸모 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시치미를 떼는 말만 할 줄은 몰랐네.”“강 대표, 아주 잘난 척하던데?”놀란 강경영은 곧 울음을 터뜨릴 듯이 부들부들 떨었다.“아, 아닙니다. 이 선생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감히 잘난 척할 수 있겠습니까!”“안 그랬어?”동혁은 코웃음을 쳤다.“세 가문의 가주님들은 모두 나의 오랜 친구분들인데, 네가 인간쓰레기라고 했잖아?”세 가문의 가주들은 줄곧 동혁의 편에 확고히 서 있었다.제씨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