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이 냉정하게 선언했다. 범연희 등은 지금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검게 변하여 사색이 되었다. “아아, 카이엔까지 새 차로 뽑았는데, 이번에 실직하면 어떻게 대출금을 갚아!” 곧 회의실 곳곳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이 사람들을 모두 쫓아버리세요!” 동혁은 가차 없이 손을 흔들어 범연희 등을 회의실에서 끌어내게 했다. 몇 분 후,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직원 앞에서 20명의 임원들이 그룹 건물에서 끌려 나와 내일 개명식을 준비하기 위해 무대를 만들고 있는 문 앞 광장에 던져졌다. 이번에는 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창피함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범연희는 자신의 처지를 달가워하지 않으며, 비명을 질렀다. 다른 임원들은 모두 그녀를 바보처럼 쳐다보았다. 그들 역시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이 달갑지 않게 여겨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동혁은 항난그룹의 회장이었고, 말 한마디가 곧 그룹의 결정이었다. 동혁이 그들을 해고한다 하면, 그들은 저항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범연희가 갑자기 악에 받쳐 말했다. “내 말 좀 들어보세요. 이동혁이 백항서로 개명했는데 3대 가문에게 복수하려고 그렇게 했다기보다, 내가 보기에 단지 죽은 사람의 이름을 빌려, 자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3대 가문에 겁을 주려는 의도 같아요” 이 말을 듣고 모두들 일제히 잠시 침묵했다. ‘일리 있는 얘기야!’ ‘H시에서 3대 가문은 최고의 위세를 가지고 있잖아.’ ‘이동혁이 그 3대 가문에게 복수하겠다고 큰소리쳤는데, 그가 그럴만한 실력이 있을까?’ ‘정말 실력이 있었으면 진작에 복수했을 거야.’ ‘굳이 백항서라는 가명도 쓸 필요도 없어.’ ‘그래, 가명을 쓰는 것은 3대 가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허세를 부려 겁만 주려는 게 틀림없어!’ “하지만 네 말이 맞더라도,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이 있어?” 경호부 천지훈 부장은 이미 의기소침해졌다. “왜 소용없어? 우리가 이걸로 이동혁을 협
“개X식, 차에서 내려!” “당장 내려!”하강원 등은 이미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퍼티 가루가 범벅이 되어 있었다. 쏜살같이 달려가 탱크 트럭과 세미트레일러를 막고 운전자를 내리라고 소리쳤다. 차에서 두 운전자가 내리자 사람들이 다시 그들을 겹겹이 에워쌌다. “솔직히 말해! 이동혁 그 개X식이 우리에게 복수한다고, 당신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지시했지?” 하강원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 “이동혁이 누구죠?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운전기사가 생글생글 웃고, 양팔을 벌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하자, 둘러선 사람들이 더 화가 났다. “좋아, 우리를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지금 웃음이 나오지?” “분명 시치미를 떼는 거야. 이동혁 그 개X식이 시키지 않았더라면, 저 사람이 퍼티 가루를 이곳으로 싣고 왔겠냐고!” “다 필요 없어. 이동혁 그 자식이 지시했든 안 했든 간에, 지난 일이든 지금 일이든 다시 싹 다 돌려주면 돼. 일단 지금 당장 이 자식들부터 무릎을 꿇고 우리에게 사과하라고 하자.” 범연희는 분노하여 두 운전기사를 가리켰다. “여기 우리들은 모두 사회엘리트야. 막노동이나 하는 너희들 같은 운전기사들이 감히 우리를 함부로 대하다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우리도 이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 “무릎을 꿇지 않으면요?” 한 운전자가 냉소했다. 짝! 범연희는 상대의 뺨을 후려갈기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무릎을 꿇지 않겠다고? 감히? 내가 너희들을 H시에서 취직도 못하게 해서, 너희 가족들이 모두 당해봐야 정신 차릴래?” 그 기사는 범연희가 때리려고 시늉만 했지 정말 때릴 줄은 몰랐다. 그래서 미처 피할 틈이 없었다. 그 운전기사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렸다. “젠장, 이 버릇없는 여자가 감히 나를 때려? 너 오늘 죽었어!”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형님, 제가 미친 계집애한테 맞았어요, 빨리 사람 좀 데리고 오세요!” “흥, 화물차나 운전하는 악취 나는 운전기사
“우선 송소빈 씨를 회장 비서로 임명하고, 범연희가 맡았던 인사부 부장을 겸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동혁의 말이 떨어지자 회의실의 사람들 사이에서 적잖은 파문이 일었다. 송소빈도 항난그룹의 오랜 직원이지만, 이전에는 인사부의 과장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 뜻밖에도 회장 비서가 되었다.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송소빈이 단숨에 동혁의 최측근 직원이 되었으니 가히 고속승진이라 할 수 있었다. 거기에 그녀는 젊은 나이에 인사부 부장으로 승진까지 했지만, 그건 오히려 아무것도 아니다. 회장 비서는 이미 그룹의 고위층 임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장을 겸하는 것은 놀라울 것도 없었다. 동혁은 강한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롭고 용감하게 행동한 송소빈의 행동을 높이 샀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젊기 때문에, 아직 경험과 훈련이 필요했다. 갑자기 그녀를 그룹 부사장으로 앉히는 것은 오히려 그룹 내 분란을 조성할 수 있었다. 가만히 자리에 있던 임원들은 송소빈에게 부러움과 질투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동혁의 임명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 다 범연희 등의 덕분이다. 동혁이 처음으로 그룹 임원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20명의 임원을 단숨에 해고했다. 회장의 말 한마디에 힘이 생겼고, 회장의 결정권에 아무도 토를 달수 없었을 정도로 권위가 세워졌다. 송소빈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고, 길에서 금덩이를 줍는 것과 같은 좋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뜻밖에도 하늘이 돌보는 행운아가 되었다. ‘방금 전까지, 난 사람들 앞에서 범연희에게 조롱을 받으며 인사부에서 쫓겨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와 범연희의 운명이 바뀌었어.’ ‘이 모든 것이 회장님 덕분이야!’ “감사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송소빈은 감격에 겨워 동혁에게 허리 굽혀 인사를 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제 그녀는 해고되어 병든 어머니를 치료할 돈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전에 동혁은 고동성에게 백야특수부대를 전역한 특전사들을 불러 9호 단독주택을 안전하게 지키라고 했다. 사실 고동성에게 그 후보자가 굉장히 많았었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지키는 일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 없어서 4명만 보냈다. 지금 동혁의 지시를 들은 고동성은 오히려 기뻐했다. 전역한 다른 선임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남그룹처럼 큰 기업에, 회장님이 전신이야.’ ‘대우 면에서 당연히 우리 병사들을 푸대접하지 않을 테니, 다른 곳에 취업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고동성은 부하 병사들을 형제처럼 대했다. 동혁이 형제들에게 갈 곳을 잘 마련해 주어서, 고동성은 감사하기 그지없었다. [네, 교관님,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고동성은 기쁘게 승낙했다. “이미 해결됐어요.” 동혁은 수소야에게 휴대폰을 흔들었다. 동혁이 전화 한 통으로 백야특수부대에서 제대한 특전사들을 불러 모으는 것을 보고, 수소야는 동혁이 보여준 인맥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동혁을 뒤덮은 의문 가득한 후광이 신원이 드러나면서 어두워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강렬해졌다. “그럼 전 개명식을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수소야는 동혁에게 고개를 숙여 가볍게 인사를 하고 회장실을 떠났다. 아래층 그룹 앞 광장에는 내일 개명식을 위한 단장이 한창이었다. “3대 가문, 내일 너희가 어떤 수작을 부릴지 한번 두고 보자고!” 동혁은 회장실 유리벽 앞에 서서 차분히 밖의 상황을 보았다. 곧 다음날이 되었다. 광도그룹이 정식으로 항난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는 날이다.이는 최근 며칠 동안 H시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항난그룹은 한때 눈부신 영광을 누리던 기업이었다. 백항남 회장이 그룹을 세우고 성공한 후 금의환향하여, 항난그룹을 데리고 H시로 돌아와 고향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 기세가 대단해 당시 비교대상이 없었다. 전직 시장이었고, 지금은 도지사로 승진한 부용성은 백항남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개명식에 앞서 선우설리가 초대할 손님 명단을 작성했다. 9시 반이 되자 그 손님들이 속속 도착했다. “소윤석과 오종천?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직접 오다니!” “그리고 대신투자개발의 류진광 사장, 천공그룹 H시 담당의 원소강 사장!” “오광그룹, R시 원경그룹 사장...” “항난그룹 인맥이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는데?” 놀란 기자들은 플래시를 미친 듯이 깜박거리며 카메라를 멈추지 않았다. 카메라 빛으로 초대된 거물들의 얼굴이 온통 새하얗게 비쳤다. 그룹 빌딩의 꼭대기 층, 회장실. 수소야는 이 전례 없이 성대한 광경을 보고 감격하여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회장님, 정말 개명식에 직접 나서지 않을 생각이신가요?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회장님 때문에 온 거잖아요? 왜 이런 좋은 기회를 사용해 H시의 모든 사람들에게 회장님이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쓸모없는 인간, 능력 없는 데릴사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요?” 수소야는 선우설리가 직접 전화를 걸어 항난그룹으로 불렀다. 동혁이 백항서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녀는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많았다. ‘최근 H시를 들썩거리던 건축자재협회를 2조 원에 인수한 성세그룹 회장도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동혁 씨야.’ ‘H시의 모든 사람들이 경멸하고 비웃는 동혁 씨가 사실 H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니.’ ‘H시의 갑부 황지강조차도 동혁 씨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지시를 따를 정도야.’ 그런 동혁이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고 계속 몸을 낮추고 있다는 사실을 수소야는 정말 믿기 어려웠다. “소야 씨, 항난그룹은 항남과 당신이 함께 힘들게 세운 거예요. 오늘은 소야 씨와 항남이 주인공입니다. 그러니 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습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내가 나타나면 사람들의 이목이 모두 내게 향할 것이 분명해.’ ‘그리고 지금은 내 모습을 드러낼 때가 아니야.’ “현재 항난그룹 주변에서 3대 가문의 첩자들이 몇 명이나 제 정체를 알아낼 기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개명식을 하는 현장으로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올 때였다. 무대 상공에는 여러 대의 드론이 띄엄띄엄 날며 여러 각도에서 현장을 녹화하고 있었다. 녹화된 장면들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에메랄드정원으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었다. 3대 가문 가주들은 고급스러운 홍차를 마시며 벽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 생방송을 보았다. “조 회장, 우리가 이렇게 많은 인원을 투입해 항난그룹에서 소란을 피우게 했는데, 만약 그 백항서의 전화 한 통으로 군대나 경찰이 온다면, 괜히 우리가 자발적으로 그에게 약점을 잡히는 게 되지 않을까?” 개명식 현장에 나타난 무리를 본 허윤재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오늘 항난그룹에 사람을 보내 소란을 피운 것은 모두 조구영이 혼자 꾸민 일이었고, 다른 두 가주는 단지 그 일을 전해 들었을 뿐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몇 백 명을 보내서 소란을 피운다면 분명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보통 상대는 이런 큰 규모의 싸움을 보면 놀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백항서였다. 백항서는 군부에 연줄이 두터웠다. ‘이전에 H시 군부 병참부의 황현동은 우리 3대 가문도 모두 아첨을 해야 했던 인물이었어.’ ‘하지만 백항서의 미움을 산 후 바로 해고되었지.’ ‘듣자니 국외 전쟁터로 보냈다고 하던데, 이번 생에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험하다고 했어.’ ‘괜히 백항서가 전화 한 통으로 군대라도 부르면 큰일인데!’ ‘총이 있는 전투 부대에 비하면 우리가 보낸 사람은 바로 집에서 키우는 개나 닭보다 못해.’ ‘그러다 정말 백항서에게 약점이라도 잡히면 어쩌지?’ 천정윤도 허윤재와 같은 걱정을 했고, 조구영을 쳐다보았다. “허 회장, 천 회장 걱정 마라고. 내가 오늘 배치한 이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깨끗하고 합법적이라, 그 누구도 약점을 찾을 수 없으니까!”조구영은 웃으며 말했다. “백항서가 쓸데없이 군대를 불러도 어쩔 수 없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국가안
“항난그룹의 수소야 사장입니다. 왕 교장님이 용비무술학교 학생들과 함께 항난그룹을 성원하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수소야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당당하게 말했다. “오, 당신이 백항남의 아내 수소야였군? 역시 H시에서 유명한 미인이야!” 왕용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수소야의 아름다운 몸매를 잠시 살폈다. 지금 그는 수소야를 당장이라도 침대에 눕히지 못해 한스러웠다. 왕용비는 유명한 색마이다. 예전에 한 무술학교 여학생을 임신시켜 H시에서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왕용비의 배경이 든든했고, 인맥도 넓어서 그 일을 잘 무마했다. 그래서 용비무술학교의 설립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소야는 일찍부터 남자들의 이런 추잡한 눈빛에 익숙해져 있어서, 안색이 평소와 같이 차분했다. “그럼 내가 용건을 말하지.” 왕용비는 단도직입적으로 뒤에 있는 거의 200명에 달하는 무술학교 학생들을 가리켰다. “백항남은 일찍이 내게 무술학교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오늘 내가 내 학생들과 함께 항난그룹에게 그 약속의 이행을 요구하러 왔어.” “듣자 하니 항난그룹이 경호부를 재편성하고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어제도 모든 경호부 직원들을 해고했다고. 마침내 학생들은 수년간 무술을 연마했고, 하나같이 싸움은 잘하니까. 항난그룹의 안전을 지키라고 하면, 그러면 누가 감히 항난그룹을 괴롭히겠어?” 수소야는 동혁이 그룹의 모든 경호원을 해고해 경호부를 보안부로 개편한다는 어제의 소식이 이렇게 빨리 퍼질 줄은 몰랐다. 오늘 바로 그 기회를 이용하여 왕용비가 찾아왔다. “왕 교장님, 백항남 회장님이 언제 그런 약속을 했길래, 제가 그 사실을 아직까지 모를 수 있죠?” 수소야는 약속은커녕, 항남이 왕용비를 안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왕용비의 체면을 깎아내리지 않으려고 이 말은 하지 않았다. “흥, 수 사장은 지금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건가?” 왕용비의 말투가 좋지는 않았지
200명의 무술학교 학생들이 모두 팔을 흔들며 소리쳤다. 천지를 흔들고, 그 소리가 그룹 빌딩을 진동시켰다. 학생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격앙되었고 눈빛은 험악하게 변했다. 왕용비의 명령이 떨어지면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당장이라도 그룹 건물로 뛰어들어 항난그룹 전체를 위에서 아래로 산산조각 낼 기세이다. 이 미성년자 무술학교 학생들은 암흑가 깡패들보다 더 무섭다. 암흑가 깡패들도 법을 어기면 감옥에 가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약자는 괴롭히지만, 강자는 두려워하고, 배경이 있는 사람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무술학교 학생들은 한번 피가 끓어오르면 다른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무기를 들고 수련하고 무술을 익히기 때문에, 말 한마디라도 맞지 않으면 크게 싸우는 것이 다반사였다. “수 사장, 처음에 항난그룹이 H시로 돌아오면서, H시의 건설과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자부하지 않았나? 이를 위해 시청으로부터 많은 우대 지원 혜택도 받았잖아.” “그러니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바로 당신들이 할 일이 아니겠어? 공연히 백항남이 죽었다고, 모른 척 잡아떼지 마! 잘못해서 여기 학생들이 소란이라도 피우면, 그땐 나도 정말 막을 수가 없다고!” 왕용비는 측은한 어조로 위협했다. ‘이래서 왕용비가 감히 대놓고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소란을 피운 거야.’ ‘어차피 항남이 죽은 지 2년이 지났으니, 증거도 없고.’ ‘이 무술학교 학생들은 정말 일을 크게 벌여도 아무런 두려움이 없으니까.’ ‘깡패들이 난동을 부리면, 우리 항난그룹이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가게 할 수 있어.’ ‘그런데 지금 소란을 피우는 건 무술학교 학생인데, 뭘로 저들을 제지하지?’ 수소야는 바로 이 점을 깨닫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자리에 가만히 서서 눈앞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기업의 상술이라면, 그녀의 능력으로는 당연히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필이면 이런 편법을 동원해 농간을 부리자, 수소야는 아무런 대처를 할 수
“어?”순간 생기가 없어진 우대평의 눈빛에서 광채도 사라졌다.‘이동혁이 이렇게 절대적이고 포악한 방식으로 행동해서 나를 이 H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쓸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하지만 이제 어떻게 할 수 있겠어?’‘H시상공회의소의 회원들이 모두 이동혁의 말에 따라서 움직이는데.’‘게다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인 강경영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끊임없이 자신의 따귀만 때리고 있어.’우대평은 절망했다.동혁의 이 한마디는 바로 우대평의 운명을 가르는 선고였다.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네 조카딸과 졸개를 데리고 꺼져.”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동혁은 한 마디를 던지고 바로 강경영에게 갔다.지금 사람들을 등지고 있는 강경영의 얼굴은 퉁퉁 부었고 입가에선 피가 흘렀다.그러나 동혁이 멈추라고 하지 않았기에 잠시도 멈출 수가 없었다.“이제 됐어.”바로 그때 뒤에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경영에게는 천상의 목소리나 다름없었다.시큰시큰한 손을 내려놓은 강경영이, 동혁을 향해 퉁퉁 부은 얼굴을 내밀면서 말했다.“이 선생님,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차 명의 변경은 어떻게 됐어?”동혁이 차를 마시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강경영이 굽실거리며 대답했다.“아직, 아직 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결국 백억 원 이상 하는 슈퍼카라서 처리에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웃으면서 쳐다보던 동혁은, 강경영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손짓했다.“너도 꺼져.”강경영 혼자라서 동혁이 더 이상 혼을 내기도 어려웠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일어난 강경영은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떠났다.H시상공회의소 본부에서 나오자마자, 1초라도 더 머물게 될까 싶어서 바로 도망쳤다.“여러 선배님들, 이번에 100년 만에 닥친 엄청난 폭우로 H시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우리 H시상공회의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그래서 회장
강경영마저 무릎을 꿇자, 우대평의 마음속에는 이미 동혁에게 계속 대항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그러나 동혁은 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중앙에 우뚝 서서, 세 가주와 100명에 달하는 전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을 뵙습니다!”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이 한마디를 외쳤다.이 장면을 본 세화는 눈시울을 붉혔다.‘예전에 동혁 씨는 H시에서 여전히 모든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폐물 데릴사위였어.’‘그런데 지금은 H시의 가장 뛰어난 기업가들이 동혁 씨한테 이렇게 예의를 갖추다니.’“여보, 오늘 너무 멋있어!”입을 가린 채 세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뒤에 있는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한 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여러분께서 이동혁의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많은 H시 재계의 친구분들도 알게 되었습니다.”“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사람들이 분분히 말했다.동혁의 손짓에 장내가 다시 조용해지자, 동혁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여러분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하셔서, 제 체면을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응?’동혁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앞서 동혁과 우대평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지금 이동혁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나 어쨌든 체면은 반드시 세워줘야겠지.’“우리 소씨 가문은 즉시 H시상공회의소에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오씨 가문도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정씨 가문도...”세 가문의 가주들이 태도를 표명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따라서 가입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은 이 말에 크게 기뻐했다.“이 선생님은 정말 대인이십니다. 이 늙은이가 이렇게 미움을 샀는데도, 이전의 원한을 따지지 않으시는군요.” “H시 재계의 발전을 생각하시는 모습에 정말 제가 부끄럽습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이 동혁에게 계속 아부 멘트를 날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세 가문의 가주들조차 인정하지 않고 폄하했던 강경영!그랬던 그가 지금 뜻밖에 동혁의 말 한마디에 깔끔하게 무릎을 꿇었다.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헛!”세화조차 믿기지 않아서 입을 딱 벌렸다.‘동혁 씨가 블루라군 별장에 간 다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강경영이 동혁 씨를 이렇게 두려워하지?’우대평은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었다.새 가주들도 멍한 표정이었다.다른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도 마찬가지로 멍한 표정이었다.‘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잖아.’‘사해상공회의소라는 거대 단체를 배경으로 N도 전체를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존재인데, 이렇게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었단 말이야?’“이 선생님, 우대평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겁니다.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지금 강경영은 주위의 의아해하는 시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울상을 지으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동혁에게 소리쳤다.여기에서 동혁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강경영은 놀라서 자빠질 지경이었다.‘블루라군 별장 사건의 전체 과정을 목격한 사람만 이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고귀한 가문 태생인 사성우조차도 인간의 모습이 아닐 정도로 이동혁에게 호되게 시달렸어.’‘강경영 내가 뭐라고...’세화 옆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이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사해상공회의소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었지.”“네가 들어온 뒤 쓸모 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시치미를 떼는 말만 할 줄은 몰랐네.”“강 대표, 아주 잘난 척하던데?”놀란 강경영은 곧 울음을 터뜨릴 듯이 부들부들 떨었다.“아, 아닙니다. 이 선생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감히 잘난 척할 수 있겠습니까!”“안 그랬어?”동혁은 코웃음을 쳤다.“세 가문의 가주님들은 모두 나의 오랜 친구분들인데, 네가 인간쓰레기라고 했잖아?”세 가문의 가주들은 줄곧 동혁의 편에 확고히 서 있었다.제씨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