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그룹은 원래 S시에 있었다. 현재는 세화에게 인수되어, 사무실을 임대한 다음 각종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사무실 임대는 그리 큰 일도 아닌데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거지?’ 동혁은 한번 직접 가보려고 했다. 그는 밖으로 나가면서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내셔널센터. H시에 새로 지은 사무실 빌딩인데 아직 입주한 회사는 없었다. 세화는 회사 임원들과 회의를 한 후, 지하 주차장을 포함한 이 사무실 건물 전체를 임대해 세방그룹의 사무공간으로 사용할 준비를 했다. 이틀 동안 세방그룹은 내셔널센터의 임대를 담당하는 부동산 회사와 기본적인 의논을 마쳤다. 1년 임대료는 40억 원이고, 이미 4억 원의 계약금을 냈다. 오늘 오전에 세화 대신 세방그룹의 다른 직원이 계약서에 서명하러 왔는데, 세화는 천미를 따라 항난그룹 개명식에 참석하느라 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계약에 별 문제가 없어야 정상이다. 뜻밖에도 세화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비서인 서인영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와 일이 잘못됐음을 알렸다. 세화가 내셔널센터에 도착했을 때 서인영은 이미 계약하러 온 직원 몇 명과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 된 일인가요?” 세화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직접적으로 물었다. “진 회장님, 부동산 회사에서 저희가 계약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고, 회장님께서 직접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직접 서명을 진행하겠다고 해서요. 제가 이미 회장님으로부터 세방그룹을 대표할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했지만, 저들이 계속 고집을 부리네요.” 서인영이 약간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그녀는 세화와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세화가 진성그룹의 사장에서 이제 세방그룹의 회장으로 변신함에 따라 세화의 카리스마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전에는 아무 느낌이 없었지만, 지금은 세화 앞에 서면 자기도 모르게 압박을 받았다. 세화는 서인영의 말을 듣고 다른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내가
“진 회장님, 무슨 말씀이신가요?” “그 계약서는 저희 두 회사의 법무팀이 함께 작성한 겁니다. 전혀 문제없어요. 근데 지금 와서 서명하지 않겠다고 하다니, 제 시간을 이렇게 낭비하게 하고, 전 뭐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나요?” 범대경의 말투는 약간 좋지 않았다. 그의 오만불손한 얼굴은 한 회사의 사장 같지 않고, 오히려 암흑가의 깡패 같았다. 툭! 세화는 계약서를 책상 위에 던지더니 차갑게 말했다. “내가 범 사장님의 시간을 낭비하게 한 것이 아니라, 범 사장님의 일처리가 잘못된 겁니다. 분명히 이미 약속했던 40억 원의 계약서가 어떻게 400억 원의 계약서가 된 거죠?” 400억 원! 임대료가 단숨에 10배나 올랐다. H시의 시장 가격으로 보면, 그 가격에 400억 원을 더 주면, 내셔널센터 빌딩 전체의 소유권을 살 수 있었다. 세화의 뒤에 있던 서인영 등은 모두 놀랐다. 서인영은 얼른 앞으로 나와 계약서를 직접 살펴보았고, 계약서에 적힌 400억 원의 금액을 확인했다. “범 사장님, 갑자기 이렇게 변덕을 부리다니, 좀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요?” 서인영은 화가 나서 계약서를 탁자 위에 내던졌는데, 너무 분해 울음이 나오기 직전의 표정이었다. 아까 그녀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그냥 서명했을 것이다. 그리고서 서인영이 죽더라도 회사에 가져온 손실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얕은 수작이 사람들 앞에서 들통났지만, 범대경은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뒤로 의자에 기대어 구두 밑창을 세화에게 향하고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진 회장님, 말을 함부로 하시면 안 되죠. 회장님이 한번 아무 데나 가서 물어보세요. 저 범대경은 여태껏 사람을 속이는 일 없이 양심껏 살았습니다.” “요즘 내셔널센터를 임대하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는데, 제가 다 거절했어요. 왜 그런 줄 아십니까?” “저는 오로지 진 회장님에게만 임대해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앞으로 매일 여기서 일하시게 되면, 저도 회장님
‘어떻게 저럴 수가?’ ‘저건 너무 한 거 아니야? 세화는 범대경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직접 회사 직인이 찍힌 송금 명세서를 찢어버릴 줄은 몰랐다. “범 사장님, 송금 명세서를 찢어버렸다고 해서 증거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세화는 너무 화가 나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고, 이를 악물었다. 찰칵! 범대경은 지포라이터를 꺼내 송금 명세서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진 회장님, 진정하세요. 전 한눈에 이 송금 명세서에 찍힌 직인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그런 겁니다. 아무래도 누군가 우리 회사의 직원을 사칭하여 계약금 4억 원을 사기 친 것 같은데요?” “회장님이 원하는 그 4억 원은 그 사람을 찾아서 받으세요. 저희 회사와 아무 상관없으니까요.” 범대경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송금 명세서도 잿더미로 변했다. ‘그러니까 범대경, 이 사람은, 계약금 4억 원도 돌려줄 생각이 없다는 거군!’ 범대경의 뜻은 분명했다. 세화가 굴욕을 참고 그 높은 가격의 계약을 체결하거나, 아니면 계약금 역시도 포기하는 것이다. “범대경 씨, 한번 두고 보죠. 소송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세화는 한마디 던지고 그대로 돌아서서 나갔다. 서인영 등도 화가 나서 그 자리를 떠났다. “소송하려면 하라지, 어차피 사무실 임대가 급한 건 내가 아니니까.” 범대경은 득의양양하게 휘파람을 불며,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뒤에 있는 부하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각 부동산 회사에 전해. H시에서 누가 감히 사무실 빌딩을 진세화에게 임대해 주면, 바로 나 범대경에게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흥, 진세화, 그 여자가 감히 내게 경고를 한다고?’ ‘아직 나 범대경의 실력을 본 적이 없으니 그런 거겠지?’ ‘그럼 진세화, 네가 직접 다시 와서, 비굴하게 내게 부탁하도록 만들어 주지!’ ... “인영 씨, 전에 우리가 봤었던 그 몇 곳의 사무실 빌딩을 임대하는 부동산 회사에 연락해서 그들과 계약해야겠어요. 일단 급한 데로 먼저 임대해서
‘이렇게 좋은 일이 있다고?’ 세화는 휴대폰을 든 채 약간 놀란 듯 입을 벌렸다. 그녀는 할아버지인 진한영이 자신을 생각할 때가 있다는 것이 잠시 믿기지 않았다. ‘할아버지, 진성그룹 빌딩을 저보고 쓰라고 하면, 진성그룹은요?” 세화는 약간 의심스러운 듯이 물었다. [진성그룹은 곧 껍데기만 남게 될 텐데, 그렇게 큰 빌딩이 있으면 뭐 해? 차라리 네 사업을 도와주는 게 낫지.] [어쨌든 지금 집에 한번 들러. 네 큰아버지한테 너하고 상의하라고 하마.] 휴대폰을 들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세화는 진씨 가문의 고택을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세화는 진한영의 말에서 진심을 느꼈다. “잠시 할아버지 집에 다녀와야겠어요. 여러분들은 먼저 회사로 돌아가세요. 임대 문제는 제가 돌아오면 다시 이야기하죠.” 세화는 직원들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차를 몰고 진씨 가문 고택으로 갔다. 직원들은 풀이 죽어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인영 씨, 가시죠. 자책할 거 없어요. 범대경, 그놈이 고의로 일을 꾸민 거니까요. 인영 씨랑은 상관없어요.” 서인영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것을 보고 한 직원이 말했다. “먼저 가세요, 일이 좀 있어서요.” 동료들을 떠나보내고 서인영은 휴대폰을 꺼내 녹음 기능을 켰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천성부동산의 간판을 바라보았다. “진 회장님이 저렇게 열심히 일하시고, 내게도 잘해주시는데. 난 우리 회장님이 범대경 같은 놈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볼 수 없어! 적어도 그 4억 원은 내가 되찾을 거야!” 서인영은 심호흡을 하고 휴대폰을 잘 챙겨 다시 들어갔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붉은색의 페라리 488 한 대가 도착했다. 동혁은 차에서 내려 천성부동산의 간판을 올려다보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이 계집이, 감히 내 앞에서 수작을 부리려 해? 난 이미 네가 다시 찾아온 걸보고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사무실에서 범대경은 서인영의 뺨을 후려갈겼다. “아!” 서인영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다. 덩치 큰 남자가 뒤에 서서 서인영
“닥쳐!” 범대경은 다시 벨트를 매면서 고개를 돌려 소리를 질렀고, 놀란 서인영은 벌벌 떨며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그제야 동혁이 혼자 왔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범대경에게는 몇 명의 부하들이 있었는데, 모두 체격이 건장한 사람들이었다. 서인영은 동혁이 자신을 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동혁도 자신과 같이 위험에 처해질까 봐 걱정됐다. “동혁 씨, 그냥 빨리 도망가요. 가서 경찰에 신고하고, 회장님 사람들을 찾아요!” 그녀는 동혁이 얼마 전 정신병원에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했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모를 것 같아, 재빨리 동혁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이 계집애가 귀먹었어? 내가 닥치라고 했잖아!” 범대경은 험상궂은 얼굴로 고개를 돌려 손을 들어 서인영의 뺨을 때리려 했다. 동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발을 뻗어 의자 하나를 세웠다. 그리고 다시 발끝으로 의자를 범대경 쪽으로 찼다. 의자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가 범대경의 어깨를 강타했다. 퍼벅! “푸!” 의자는 부서져 흩어졌고 범대경의 어깨에서 피를 뿜어졌다. 범대경의 육중한 몸이 오른쪽으로 쓰러져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것 같고, 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서인영의 얼굴에는 선혈이 낭자했는데, 범대경의 어깨의 피가 그녀의 얼굴에 튄 것이다. 서인영은 이 모든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동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처음 보는 동혁의 모습을 신기하게 여겼다. 범대경의 몇몇 부하들도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두려움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으아!” 그때, 온몸에 고통을 느끼는 범대경이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그는 책상을 잡고 몸을 돌려 동혁을 노려보았다. “누구야? 네 놈의 정체가 뭐냐고?” “나? 진세화의 남편! 네가 내 아내를 괴롭혔다면서?” 동혁이 천천히 걸어왔다. “진세화의 남편이라고? 그럼 네 놈이 진씨 가문의 그 바보 사위?” 범대경은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지우며 노기등등하게 말했다. “그래,
피식! 시가가 혀를 달구고, 하얀 연기가 입 사이를 뚫고 나왔다. “윽윽!” 범대경은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는 동혁에게 강제로 입이 막혀 고통스러운 오열 소리만 낼 수 있었다. 너무나 큰 고통에 범대경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는 두려움으로 눈동자가 한없이 작아지더니, 눈이 가득 핏줄로 뒤덮인 채 애원하 듯 동혁을 바라보았다. 동혁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김학수 등 6명과 사무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이 모습을 지켜봤다. 뒷골이 쭈뼛거리고 온몸이 떨렸다. 서인영도 지금 동혁이 보여주는 냉혹함과 잔인함에 놀랐다. 범대경의 입에서 시가 머리의 불이 완전히 꺼지자 동혁은 그를 놓아주었다. 범대경은 즉시 땅에 쓰러져 목을 감싸 쥐고 고통스러운 숨을 몰아쉬었다. 동혁은 그를 상관하지 않고, 진동하는 휴대폰을 꺼내어 살펴보았는데, 선우설리였다. [회장님, 내셔널센터는 황 사장이 투자한 부동산 프로젝트입니다.] [다시 말해, 내셔널센터 전체가 회장님의 자산이고, 그 외에 H시에서 천성부동산이 맡은 모든 대형 프로젝트의 다수가 회장님의 자산입니다.] 동혁은 약간 멍해졌다. ‘이렇게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였는데, 범대경이 내 자산을 가지고 거짓으로 위세를 부려 세화를 괴롭힌 거였어?’ [회장님, 그럼 어떻게 할까요? 바로 천성부동산의 구천성 회장에게 바로 회장님께 찾아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동혁은 천성부동산의 큰 고객이나 다름없었다. 바로 동혁 명의의 이런 큰 프로젝트들을 위탁받았기 때문에, 천성부동산이 이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동혁은 범대경을 힐끗 쳐다보았다.두 사람은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범대경은 어렵지 않게 선우설리의 말을 들을 수 있었고, 지금 그의 마음속은 당혹감으로 몹시 번잡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가득해 동혁을 쳐다보았다. ‘내셔널센터가 정말 이 놈의 자산이라고?’ ‘이 놈이 대체 누구길래?’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그럴 것 없어. 범대경 같은 인간이 그 밑에
원래 범대경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네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 동혁의 담담한 한마디에 범대경은 얼굴빛이 어두워지며 좌절했다. “이렇게 하지. 내가 네게 좋은 곳을 추천해 주겠어, 네가 계속 살 수 있을지 여부는 3대 가문의 손이 닿지 않는 것에 달려 있으니까!” 동혁은 조동래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아래층에서 귀를 찌르는 경보음이 울렸다. 동혁은 방금까지 녹화한 영상을 넘겨주었고, 범대경과 그의 부하들의 죄가 명확했기 때문에 바로 연행되었다. “그들을 지켜보세요. 3대 가문이 경찰서 시스템에 손을 대 사람을 죽이려 한다면, 그만큼 죄에 대한 증거가 하나 더 생기는 겁니다.” 동혁은 조용히 조동래에게 당부했다. 조동래는 공손하게 승낙했다. 곧 내셔널센터는 블루스카이부동산 회사에 위탁되었다. 블루스카이부동산은 블루스카이그룹 산하의 사업이었다. 회장 이름은 안풍천, H시에서도 쟁쟁한 인물로 손꼽힌다. 안풍천이 직접 동혁을 만나러 와서 공손히 감사를 표했다. “안 회장님, 원래 낯이 익은 분이셨군요. 사소한 일로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동혁은 손사래를 쳤는데, 알고 보니 안풍천을 동혁도 본 적이 있었다. 이전에 진성그룹에 투자한 20개 이상의 투자자 중 한 명이었다. 동혁은 방금 그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 선생님에게는 사소한 일이지만, 저 안풍천에게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습니다!” “천성부동산의 구천성은 3대 가문의 도움을 등에 업고 미친 듯이 저희의 생존을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선생님이 저희를 선택해 주시지 않았다면, 저희 블루스카이그룹은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안풍천은 동혁의 은혜에 감사하며 말했다. 전에 안풍천이 동혁의 요청을 받고 진성그룹에 투자했던 것도, 좋은 인연을 맺어 언젠가 동혁과 손을 잡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풍천의 그런 투자가 10배, 100배의 수익을 얻었다. “3대 가문은 확실히 H시에 암적인 존재군요.” 동혁은 고개를 저었다. H시의 비즈니스
“예, 할아버지, 말씀하세요.” 세화는 진씨 가문의 가족들에게 아직도 마치 사막에서 우물을 만난 것 같은 감동에 빠져서 별생각 없이 말했다. 진한영이 탄식하 듯 말했다. “세화야, 네가 가장 어려울 때 우리 진씨 가문이 네게 손을 내밀었어. 우리가 가족이기 때문에, 모두 몸에는 진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그렇지?”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니 좋습니다.” 세화는 매우 뿌듯했다. 그녀는 이전 방씨 가문에서의 일을 겪은 후 진한영 등이 마침내 가족과 혈육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우리 가족에 대한 태도만 바꾸면 원이 없지.’ ‘그럼 나도 진씨 가문 사람들을 용서하겠어.’ ‘결국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 진한영은 세화가 말하는 것을 듣고 기뻐하며 말했다. “지금 세화 네가 세방그룹을 거느리고 자립하는 것은 우리 가족들에게도 유감일 뿐 아니라 외부 사람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고 있어.” “그래서, 이 할아버지는 네가 세방그룹을 진성그룹에 합병시켰으면 해.”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열망 가득한 뜨거운 눈빛으로 세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세화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 그룹의 합병 시, 지분이나 인사구조 변경 등이 좀 번거로운 일이긴 해요. 그러니 이 얘긴 나중에 다시 하시죠.” 세방그룹이 진성그룹에 합병하는 것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어쨌든 모두 내 사람이니까.’ ‘진씨 가문 가족들은 그저 회사를 소유한 것으로 만족하게 하고, 결국 구체적인 업무 운영은 내가 통제해야 해.’ 그녀는 진씨 가문 사람들의 능력을 믿지 않았다.거기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당분간 두 그룹의 합병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세화의 말은 진씨 가문 사람들의 귀에는 핑계로 들렸다. “그게 뭐가 번거로워서? 세화, 넌 우리가 싫어서 괜히 그러는 거 아니야? 아님 우리 기분이 상하면 진성그룹 빌딩을 못쓰게 할까 봐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