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마음에 불만이 있어도. 왕조희는 감히 털끝만큼도 티를 내지 못했다. ‘기분 나빠도 저 사람과 같이 돈을 종이처럼 막 쓸 수 있는 사람에게 괜히 미움을 살 수 없지.’ ‘듣자 하니 돈만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미수 언니가 이 엠퍼러 홀에 발을 들여놓는 것 자체가 저 사람이 H시 군부 대도독 설전룡보다 지위가 높은 것이라고 했어.’ ‘틀림없이 대단한 권력자일 거야.’ 왕조희는 선생님 앞의 어린 학생처럼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숨도 못 쉴 정도의 적막이 감돌았다. “왕조희 씨, 오늘 당신을 만나러 온 것은 사촌 여동생에게 당신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외에도 물어볼 것이 있어서예요.” 갑갑한 분위기 속에서 동혁이 차갑게 말했다. 왕조희는 긴장이 되었다. “이 선생님, 편하게 물어보세요.” “내 형제는 백항남인데, 정말 항남이 당신을 성폭행했습니까?” 이 말을 들은 왕조희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어 신기한 듯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동혁, 백항남과 형제라고?’ “이 선생님, 저, 전...” 왕조희의 두 눈에 짙은 공포가 퍼졌다. 그녀는 두 다리에서 힘이 빠지며 무릎을 꿇었다. 작은 몸이 폭풍우에 흔들리는 작은 배처럼 끊임없이 떨렸다. “일어나서 얘기해요.” 동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왕조희는 전전긍긍하며 일어섰다. 동혁이 다시 말했다. “전 당신에게 진실을 묻는 겁니다. 백항남이 정말 당신을 성폭행한 겁니까?” “아니요, 그는 저를 성폭행하지 않았습니다!” 왕조희는 몸에 힘이 빠져 손을 뻗어 옆 의자 등받이를 잡고서야 겨우 서있을 수 있었다. 동혁은 그녀를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며 침묵을 지켰다.그는 왕조희 스스로 사건의 경위를 말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이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모두 3대 가문이 저에게 그렇게 하라고 강요했습니다.” “그 당시 오빠는 교통사고를 당해 퇴원해도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항난그룹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기분이 좋지
왕조희는 동혁이 한 말의 의미를 분명히 알았다. ‘이 선생은 내가 어떻게 되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는 거야.’ ‘내가 한 짓이 천리에 어긋난 것이지만 나도 시켜서 어쩔 수 없었는데.’ ‘그렇다고 이 선생의 신분을 생각하면 거절할 수 도 없고 어쩌지?’ 왕조희는 동혁의 제안을 거절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현소야, 가자.” 동혁은 더 이상 왕조희라는 징그러운 여인을 보고 싶지 않아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그대로 엠퍼러 홀을 떠났다. 장현소도 떠나면서 경멸스럽게 왕조희를 보았다. 방금까지 들은 말들은 그녀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왕조희에 대한 상상을 모두 무너뜨렸다. ‘왕조희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속물이었어.’ ‘거기에 자신의 성공을 위해 천인공노할 일까지 저지르다니.’ 다이너스티호텔을 나온 후 동혁은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우 사장, 백효성에게 항남의 진짜 사인을 조사하라고 해. 아무리 봐도 내가 보기에 항남은 투신해서 죽은 것이 아닌 거 같아.” 공식 발표에 따르면 백항남의 사인은 교통사고와 사업 실패의 이중 충격으로 감정의 어려움을 겪고 투신해 숨진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백항남이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동혁은 처음부터 그 일에 뭔가 수상한 것이 있다고 느꼈다. ‘항남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하지혜에 의해 누명을 쓰고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어.’ ‘당시 아직 소년이었던 항남은 희망이 모두 사라졌다는 느낌에 가장 절망적이었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큰 타격을 받고도 항남은 잘 버텼어.’ ‘이후 단신으로 남쪽으로 떠나 온갖 고생과 좌절을 겪으며 항난그룹까지 만들었어.’ ‘이런 시련을 겪고 이겨낸 백항남이라면 그 마음은 얼마나 단단하고 강하겠어?’ ‘고작 교통사고와 항난그룹이 받는 압박 때문에 의기소침해져서 투신까지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돼.’ 동혁은 항남의 죽음과 관련된 소문을 믿지 않았다.그 자신도 수많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항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여자는 곧 천우민을 만났다. 왕조희가 가냘프게 우는 모습을 보고 천우민의 마음속에 갑자기 음흉한 불이 타올랐다. “조희야, 무슨 일이야?” 천우민이 물었다. 왕조희는 다시 한번 호텔에서의 일을 말했다. 천우민은 가만히 듣고 표정이 굳었다. ‘엠퍼러 홀을 다시 열었다면 최고 가문들도 건드릴 수 없는 거물이라는 소리인데.’ ‘하물며 우리 천씨 가문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천우민은 궁금해하며 말했다. “H시에 언제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왔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도 너무 궁금하군.” 동미수는 즉시 USB를 꺼냈다. 그녀는 이런 쪽에서 경험이 풍부했다. 오기 전에 미리 다이너스티호텔의 보안을 찾아 엠퍼러 홀의 CCTV 영상을 요청하고 직접 증거를 보관했다. “하하하!” CCTV에서 동혁이 나온 화면을 본 후, 천우민은 바로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도련님, 이 사람 아시는 분인가요?” 왕조희와 동미수는 그가 왜 이렇게 웃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답답하게 쳐다보았다. 천우민은 웃음을 멈추고 자연스레 말했다. “조희야 우리 관계가 더 가까워지면 뭐든 내가 돕지 않겠어? 난 이 2년 동안 네 작고 예쁜 몸을 다시 가질 기회가 없었지?” “내가 네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다시 나와 함께 잠자리를 하겠어?” 2년 전 항난그룹에서 지면 광고를 찍었던 왕조희는 예전과 달리 지금은 스타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천우민의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 왕조희는 천우민의 말을 듣자 눈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다. 2년 전 천우민과 잠자리를 했던 그날 밤이 생각났다. “난 배가 고파서 나가서 뭐 좀 먹어야겠네.”동미수는 돌아서며 자신의 뜻을 내비치었다. 왕조희는 엠퍼러 홀에서 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욕실로 향했다. “샤워하고 올게요.” 얼마 후. 세 사람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 이동혁이란 놈은 H시에서라면 아마 조희, 네 이름보다 더 유명하고 잘 알려
동미수는 왕조희를 데리고 다이너스티호텔로 바로 돌아왔다.행사장에서 팬미팅에 참석해 기다리던 팬들은 왕조희가 다시 온 것을 보고 기뻐했다.“조희 언니가 옷을 갈아입었네?”“샤워한 지도 얼마 안 됐나? 머리도 안 말리고 이렇게 급하게 다시 오다니 우리 팬들 생각을 정말 많이 해준다니까.”팬들은 감동하여 계속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상황은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흘러갔다.왕조희는 무대에 오른 후 심각한 표정으로 즉시 인터넷 동시 생중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했다.곧이어 각 언론사의 H시 주재 기자들이 속속 입장했다.바로 기자회견이 열렸다.흠없이 잘 편집된 영상이 그대로 방영되었다.화면 속.왕조희는 젊은 남자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무언가를 설명했다.와!사람들은 놀라 다이너스티호텔이 발칵 뒤집힐 듯한 쓰나미 같은 큰소리를 질렀다.왕조희는 원래 인터넷에서 가장 검색이 많은 것으로 상위권에 있는 여자 스타였다.1분도 안 되어 전체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왕조희가 의문의 남자에게 무릎을 꿇다]이 문구가 동미수의 계획에 따라 주요 플랫폼의 인기 검색어 1위에 즉시 올랐다.하늘 거울 저택.“형부, 빨리 이것 좀 보세요. 왕조희가 기자회견을 연 것을 보니 공개 사과를 하려나 봐요.”장현소의 외침은 세화 가족과 류혜연 가족을 놀라게 했다.“왕조희가 누군데?” 류혜진과 류혜연 둘 다 궁금해서 물었다. “가식덩어리 여자 스타예요.” 장현소는 혐오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이 왕조희가 누구한테 사과를 해야 해?” 세화는 이해가 되지 않아 동혁과 장현소를 보았고, 갑자기 장현소가 동혁에게 왜 이렇게 살갑게 대하는지도 의아스러웠다. 동혁은 차가운 눈으로 장현소가 켠 TV화면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백항남에게 사과해야 해. 2년 전부터 저 여자가 항남에게 성폭행을 했다는 누명을 씌어 모함했거든. 그래서 오늘 밤 저 여자에게 찾아가 그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 “난 단지 공개 사과문을 보내라고 했을
왕조희가 말을 다 마쳤다.곧바로 기자회견 현장 전체는 완전히 들끓었다.인터넷에서도 역시 바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특히 전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그 어떤 최고의 스타도 능가했다.이제 동미수가 이끄는 홍보팀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사는 데 돈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검색어 1위 검색어가 금세 바뀌었다.[왕조희 울면서 이 전신에게 무릎 꿇다.]다른 관련 단어 검색도 눈에 보이는 속도로 점차 증가했다.[정현과 마소진 불륜.][도명한과 심해수 결혼.][마훈석과 조영미 이혼.]평소 실검을 점령하고 있던 이슈들이 네티즌들의 실증을 자아내며 곧바로 순위에서 밀려났다.[이 전신 형제인 백항남이 왕조희 성폭행][드러난 이 전신의 실체.]이번에 생긴 일과 관련된 각종 검색어들이 모든 차트를 직접 차지했다.거의 모든 H국 사람들이 이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주요 플랫폼의 서버는 바로 마비될 정도였다.네트워크 엔지니어들은 밤새 소리를 지르며 야근을 해야만 했다.주요 언론사들도 모두 야근을 하며 댓글 관련 뉴스를 전달했다.한마디로 인터넷이 폭주했다.“왕조희 씨, 그럼 항난그룹에 사과하실생각입니까? 상복을 입고 백항남 씨 묘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실 건가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가 물었다. “그래야겠죠.” 왕조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와!” 현장이 이미 몇 번째 소란스럽게 변했는지 몰랐다. 기자가 물었다. “그렇다면 왕조희 씨는 2년 전 정말 백항남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것을 인정하시는 겁니까?” 왕조희는 침묵을 지켰다. 그녀의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기자는 그녀가 억울해서 그러는 건지 참회를 하는 것인지 의아해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이 전신입니까? 저 사람은 이류 가문의 데릴사위에다 속임수를 쓰는 가짜입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고함소리가 장내를 진동시켰다. 이어서 한 젊은이가 노기등등하게 무대 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좌영석이었다. 모든 스포트
오늘 밤. 온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이동혁’이라는 이름이 하룻밤 사이에 뜨거운 이슈가 되어 전국을 가득 채웠다.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이 전신을 사칭하다니? 이 놈이 어떻게 이렇게 무식하게 배짱을 부리는 거죠? 이 놈은 이 전신 신발의 떼 만도 못해요.” “이건 이 전신에 대한 모독이자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입니다.” “위에 말씀하신 분들 말에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 데릴사위 놈은 총살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이동혁은 전체 데릴사위의 수치예요. 데릴사위인 저 역시 총살에 동의합니다.” 인터넷 곳곳에 이와 비슷한 댓글들이 넘쳐났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분노에 휩싸인 채 밤을 보냈다. 착하고 정의감이 넘치는 그들이었다. ‘국가의 영웅인 이 전신의 명예가 일개 데릴사위에 의해 이렇게까지 먹칠당하고 모욕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심지어 밤새 한 청원사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사이트에서 수천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동혁이 응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는 연명 청원을 했다. 밤새 H시행 비행기표를 이미 끊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는 네티즌들에게 함께 H시 중심에 가서 현장에서 집회라도 할 것을 호소했다. ... “이동혁, 이 죽일 놈의 화상아, 어째서 또 말썽을 피웠어?” 분노의 포효 소리가 갑자기 온 하늘 거울 저택 고요를 깨뜨렸다. 거실에서는 류혜진이 외친 소리가 너무 커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귀에 맴돌았다. 세화의 작은 이모 류혜연도 화를 참지 못했다. “이게 동혁 씨가 말한 왕조희 씨한테 사과하라고 했다고 한 그일 인가요? 내가 보기에 곧 당신이 전국적으로 공개 사과할 것 같은데?” 왕조희의 기자회견이 이런 식으로 끝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좌영석 등의 폭로로 온 국민은 분노에 휩싸였다. 동혁뿐만 아니라 항난그룹도 인터넷에서 표적이 되어 모두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다. 세화 가족, 심지어 모든 진씨 가문 사람들의 개인정보도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에게 조사되어 인터넷에 올라왔다.인터넷
모두가 이를 갈며 동혁을 쳐다보았다. 이번에 진씨 가문 사람들은 정말 억울함을 느꼈다.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날아온 돌에 머리를 맞은 기분이다.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동혁과 함께 전 국민에게 욕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저 바보가 우리 진씨 가문에게 피해를 입힌 일이니, 당장 세화와 이혼시켜!” “이혼뿐만 아니라 저 바보를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야 우리 진씨 가문이 더 이상 저 놈과 연루되지 않을 거예요.” 진씨 가문의 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떠들어댔다. 그들은 바로 달려와서 동혁에게 진씨 가문을 떠나라고 강요했다. “세화야, 너도 더 이상 요행은 바라지 마라. 이 바보와 이혼하든지 아니면 이 할아버지가 무정하다고 탓해도 어쩔 수 없이 너도 함께 진씨 가문에서 쫓아낼 거야.” 진한영이 냉정하고 무자비하게 말했다. “세화야, 어서 알았다고 해. 지금 상황이 이 지경인데 뭘 망설여?” 류혜진과 류혜연도 따라 다그쳤다. 오로지 천화와 장현소만 세화가 동혁과 이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그들을 어린애 취급했기에 그 둘이 반대해도 아무 소용없었다. “알았어요, 저 결정할게요.” 세화는 동혁을 바라보며 섬뜩한 쓴웃음을 지었다. “저는 동혁 씨 함께 진씨 가문을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이제부터 저는 이 진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세화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말을 마쳤다. 그녀는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온몸 힘이 모두 빠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거실 안이 순간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세화가 동혁과 이혼하지 않고 고집을 피울 줄은 아무도 생각 못했다. 세화는 동혁과 이혼하느니 차라리 진씨 가문에서 자결이라도 할 기세였다. “세화야 미쳤어?” 류혜진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분노하여 울부짖기 시작했다. “이 바보는 네가 어떻게 되든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는데 넌 왜 아직도 저놈과 함께 하겠다는 거야?” “가족을 떠나고 나면 어떨지 상상해 봤어? 넌 결국 너 자신을 망가뜨
“이 전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동혁은 아연실색했다. ‘내가 나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흠, 이건 좀 그런데!’ “왜, 이 전신에게 사과하는 게 억울해요?” 천화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매형, 전 매형이 매우 우직하다는 거 인정해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쓸모없는 사람도 아니고요. 하지만 매형과 이 전신을 비교하면...” “아, 됐어. 당연히 비교가 안 되지.” 동혁은 옆에 있는 세화의 사촌 동생 장현소 바라보며 물었다. “현소, 너도 그렇게 생각해?” “네.” 장현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전에는 이 전신에 대한 이미지가 모호했는데 이번에 보니 이 전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됐어요.” “왕조희는 말할 것도 없고, 김전이나 소진용 같은 연예계 톱클래스라도 그분과 비교하면 발끝에도 못 미쳐요.” 장현소는 말할수록 흥분하더니 마지막에는 아주 심각하게 외쳤다. “제게는 앞으로 이 전신이 저의 유일한 아이돌이에요.” “됐어, 나는 너희들 같은 그 팬클럽? 그런 거 싫어.” 동혁은 즉시 손을 흔들었다. 장현소는 참지 못하고 눈으로 동혁을 째려보았다. ‘형부가 설마 자신을 진짜 이 전신으로 여기는 건 아니겠지?’ 동혁은 천화와 현소가 자신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말싸움하기도 귀찮았다. 그래서 혼자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전룡아, 당장 국가안전본부에 전화를 걸어서 물어봐라. 어떻게 나와 우리 가족의 사진이 이렇게 오랫동안 인터넷에 퍼지도록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지.” 동혁이 차갑게 말했다. “이로 인해 H시가 폐허가 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지도 물어.” [알겠어요.]전화 맞은편에서 설전룡의 심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전룡은 단번에 동혁이 이번에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았다. 전화를 끊은 설전룡은 즉시 국가보안본부에 연락했다. 국가보안본부 최고 책임자는 전화를 받고 설전룡의 질문에 대답했다. [대도독님, 그건 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