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호는 동혁에게 급하게 돈부터 요구하지 않았고 먼저 무릎을 꿇고 다시 얘기하라고 했다. 그가 보기에 천미는 부하 몇 명을 방화로 잃은 후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 같았다. 그리고 세화 가족은 서둘러 돈을 모아 동혁을 시켜 가져다주려 한다고 생각했다. “제원화가 네게 시킨 건가?” 동혁은 당연히 무릎을 꿇지 않았고 그저 사방을 둘러보았다. ‘제원화가 여기 있다면 같이 한 번에 해결하고 좋을 거 같은데?’ “찾을 거 없어. 제원화은 여기에 없으니까.” 천대호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말 조심해. 제원화는 아직 내게 무언가를 시킬 정도는 못돼. 난 그저 약간의 협력을 할 뿐이야.” “그가 우리 대동사채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나 역시 그의 딸의 복수를 해줘서 감사를 표현해야 하지 않겠어?” ‘제원화가 여기 없다고?’ 동혁은 아쉬움을 느꼈다. 동혁이 물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그렇다면 제원화가 너희들에게 말해서 지원 자금을 신청한 회사를 갈취하게 했다는 건가?” ‘보아하니.’ ‘예전에 대동사채가 진씨 가문을 찾았을 때에도 제원화가 뒤에서 부추긴 거겠구먼.’ ‘그 일로 진씨 가문이 강제로 성을 바꾸고 진성그룹을 넘겨주었는데.’ ‘제원화, 정말 음흉한 놈이야.’ “맞아. 보기보단 똑똑한데.” 천대호는 의외라는 듯 동혁을 쳐다보았다. ‘H시에서 그 유명한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내 한마디로 사실을 눈치채다니.’ “처음에 3대 가문과 왕조희가 연줄을 만들겠다고 우리 대동사채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 전신 때문에 모두 헛수고가 됐지.” “그러니까 이 전신만 우리 대동사채의 돈으로 자선을 베풀어 좋은 명성을 얻었다 이거야. 손해 본 것은 우리 대동사채이고, 그러니 자금을 당연히 하나하나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어?” “우리 대동사채는 여태껏 밑지는 장사를 한 적이 없어.”천대호는 이 전신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동혁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전신이 네 말을 듣고 너를 혼내주면 어쩌려고? 두렵지도 않아?”
“꼬마야, 그 선글라스 벗어라.” 천대길은 무섭게 웃는 얼굴로 설전룡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그는 칼을 들고 설전룡의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네가 직접 벗겨보던지.” 설전룡이 씩 웃으며 말했다. 천대길은 설전룡이 전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자 화가 나 크게 소리쳤다. “내가 네놈의 선글라스를 벗기고 네 눈알을 파서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마.” 천대길은 말과 동시에 손을 뻗어 설전룡의 선글라스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반쯤 손을 뻗었을 때 설전룡에게 손목을 잡혔다. “이거 못 놔? 으아!” 천대길이 설전룡의 펜치 같은 큰 손에 손을 잡혀 비명을 질렀다. “이봐? 좋은 말 할 때 가만히 놔라.” 천대호는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보다 더 심한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조카인 천대길이 붙잡혀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어쨌든 천대호가 있는 곳은 그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래 봤자, 이동혁과 저놈은 여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호, 늙은 개 주제에 침착하네.” 설전룡이 빙그레 웃으며 가만히 손을 자신의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꺼냈다. 그의 손에는 이미 반짝이는 총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설전룡은 바로 천대길의 이마에 총부리를 겨누었다. “너, 너 지금 무슨 짓이야? 함부로 나대지 마.” 조금 전까지 오만했던 천대길이 금방이라도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이동혁의 친구에게 저런 물건이 다 있다니.” 천대호 안색이 마침내 변했다. 그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설전룡이 총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총은 천대호조차도 함부로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해외가 아닌 이상. 일단 국내에서 총기와 관련된 사건은 아주 중대한 사건으로 비쳤다. “야, 당장 그거 못 내려놔? 지금 그딴 걸로 누굴 겁주냐?” 홀의 양쪽. 많은 사내들이 벌떡 일어나 설전룡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설전룡은 아무 말 없이 방아쇠에 집게손가락을 걸었다. 그는 단순한 동작으로 주변 사내
마치 사람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한 무리의 특전사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무런 기척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대동사채 H시 지부로 돌진해 들어왔다. 순간 천대호와 도망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모두 꼼짝 마!” “손에 든 거 다 버려!” 특전사의 호통 소리에 한 무리의 도망자들이 완전히 온순한 양으로 변했다. 천대호는 특전사들의 리더가 뜻밖에도 젊은 대장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고동성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와 설전룡 앞에 서서 차렷 자세를 취했다. “대도독께 보고합니다. 백야특수부대가 명을 받고 도착했습니다.” 그는 설전룡에게 경례를 하고는 다시 동혁에게 경례를 했다. “뭐? 대도독? 당신이?” 천대호은 놀라서 휘둥그레 뜬 눈으로 설전룡을 쳐다보았다. “너희 대동사채가 우리 형수 가족에게 나와 이웃이라 해도 죽여버릴 거라고 말했었지?” “그래, 내 앞에서도 어디 그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설전룡이 선글라스를 벗었다. “설전룡!” 얼굴을 확인한 천대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사람이 H시 군부 설 대도독이었다니.’ 설전룡은 인상을 쓰고 살기등등하게 말했다. “늙은 개, 네놈이 우리 형님을 네 앞에 무릎을 꿇게 하겠다고? 정말 죽고 싶어?” “뭐? 형님?” 천대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혁을 쳐다보았고, 그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설마? 이 전신?’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천대호는 죽어도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교관님, 앉으십시오.” 고동성이 직접 동혁에게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동혁은 기세 좋게 앉으며 약간의 미소와 함께 천대호를 바라보았다. “넌 내가 대동사채의 2조를 자선사업에 쓴 것에 꽤나 불만이 많은 것 같던데, 지금 네게 기회를 줄 테니 내게 돌려달고 한번 해봐.” “네가 말만 하면 내가 한 푼도 빠짐없이 갚아주지
하드디스크 하나와 비밀번호가 천대호로부터 전달되었다. 동혁은 하드디스크를 받아서 설전룡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졌다. 그는 웃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대호에게 물었다. “그래, 지금도 제원화에게 고마워?” “아니요, 산 채로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천대호가 인상을 구겼다. ‘만약 내가 제원화의 말만 듣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전신이 여기까지 와서, 내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추며 살길을 찾을 필요도 없었을 텐데.’ ‘우리 대길이도 죽지 않았을 거고.’ “그럼 네 형님께 제원화에게 조카의 복수를 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어때?” 동혁이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맞습니다. 저희 형님한테 복수를 부탁하겠습니다.” 천대호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큰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전송한 전대호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사색이 된 얼굴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 선생님, 저, 저를 죽이실 생각이신가요?” 천대호는 순간 드는 생각으로 뒷골이 오싹해졌다. ‘왜 전신은 내게 형님에게 특별히 제원화를 찾아 복수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게 했을까?’ ‘만약 나를 살려줄 생각이었다면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 없었을 텐데.’ ‘내가 제원화에게 바로 복수하면 되니까.’ “넌 아주 똑똑하지만, 아쉽네. 누가 전에 우리 가족을 몰살하겠다고 협박했는지 잊었어?” 동혁은 웃으며 일어섰다. 몸을 돌린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몰살시켜.” 냉혹하고 무정한 목소리가 마치 사신의 선고처럼 들렸다. “안 됩니다.” “제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처량하게 울부짖으며 용서를 비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천대호는 자신의 현실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발포 소리가 들렸다. 곧 진한 피비린내가 대동사채 H시 지점 전체에 진동했다. 동혁이 지부의 계단을 내려가자 많은 수의 인영이 갑자기 사방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더니 곧바로 대동사채 H시 지부의 모든 출구를 막았다.
“꺼져!” 천미는 못마땅하게 눈을 부릅뜨고 밤에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설전룡을 쳐다보았다. ‘동혁이와 늘 붙어 다니던 놈 아니야?’ ‘건들건들하기는.’ ‘딱 봐도 별로 좋은 인간은 아니야.’ “이 계집애가? 형님 앞에서 괜히 시비 걸지 마라. 형님 체면 봐서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확 그 주둥이를 어떻게 하는 수가 있어.” 설전룡이 동혁에게 손짓을 했다. “형님, 차에 타요.” “내가 보니까 너하고 꽤 잘 어울리는데? 네가 천미 씨 버릇을 한번 고쳐보든지.” “됐어요. 저런 성질 더럽고, 안하무인으로 잘난 체하는 여자는 딱 질색이에요.” 차가 출발하기 전 동혁과 설전룡의 대화가 들려왔다. 천미는 그것을 듣고 화가 나서 하마터면 부하들에게 차로 박아버리라고 지시할 뻔했다. H시 정형외과병원. 제원화는 그날 밤 다리가 부러진 양정석을 찾아왔다. “이동혁, 그 개X식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얼굴을 때리고 제 다리를 걷어차서 부러뜨릴 줄 몰랐습니다. 제가 나이가 많다고 이렇게 무시를 당하네요.” “막내 회장님, 부디 제 이 억울함을 갚아주세요.” 제원화를 보자마자 양정석은 울부짖기 시작했다. 제원화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양 집사, 걱정 마. 양 집사는 수십 년 동안 우리 제씨 가문에서 일하면서 아버지와 내게 충성을 다했지. 난 양 집사의 억울함을 절대 모른척하지 않을 거야.” 양정석은 제원화의 말에 크게 기뻐했다. 그는 제원화가 시킨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거기다 하원종을 놓쳤다. 그래서 그 속을 알 수 없는 제원화가 자신을 벌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야 안심하며 한숨을 돌렸다. “막내 회장님, 이동혁, 그놈이 얼마나 건방을 떨었는지 아십니까?” “제씨 가문은 별거 아니라며, H시에 와서 정당하게 사업을 하겠다면 환영하겠지만, 또다시 진세화를 노리고 H시에서 위세를 부리면 3대 가문처럼 될 거라고 했습니다.” 양정석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동혁의 말을 전했다. 심
“J시 교도소로 가서 쌍살을 데려와.” 제원화가 무표정한 얼굴로 현병운에게 지시했다. 양정석과 뒤에 있던 부하들이 그의 말에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네? 회장님. 쌍살을 쓰시려고 그러십니까? 쌍살이 나서면 그게 어디든 걷잡을 수 없이 피바람이 불것입니다.” 양정석이 놀라며 외쳤다. 그의 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이마의 핏줄은 마구 뛰었다. 마치 이미 끔찍한 일을 본 것만 같았다. “내 호의를 무시하고, 강오그룹이 나와 맞서 세화 가족을 지키겠다고 한다면 피바람이 좀 불어도 상관없지 않겠어?” 제원화는 뒷짐을 지고 서서 뒤에 있는 현병운에게 손짓을 했다. “출발해.” “예, 회장님.” 현병운은 몸을 굽혀 인사를 하고서 즉시 병실을 떠나 J시로 떠났다. J시 교도소. 따로 떨어진 감방 안에 두 명의 범죄자가 수감되어 있었다. 감방 안 사방 벽. 겉벽이 부서져내려 쑥대밭이 되었다. 어떤 부분에는 움푹 파인 구멍이 가득했다. 누군가 주먹으로 빠르게 두드린 것 같았다. 작은 구멍들도 여럿 있었는데 여러 개의 구멍이 한 번에 뚫린 듯 보였다. 이것은 누군가 다섯 손가락으로 단번에 지른 것 같았다. 벽에는 핏자국도 가득했다. 일부는 오래된 듯 검게 변했고 일부는 방금 만들어진 듯 새빨갛다. 지금 두 명의 범죄자는 모두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고, 감방 입구에 나타난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바로 제원화가 보낸 현병운이었다. “아시지요? 회장님께서 요 몇 년 동안 특별히 보살펴주시지 않았다면 두 분은 암흑가의 원수들에게 이미 죽임을 당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회장님께서 두 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현병운이 철문 밖에 서서 안을 향해 말했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다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암흑가의 쓸모없는 놈들이 우리를 죽이러 사람들을 보냈어도 그놈들은 모두 죽었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두 회장님께서 손을 쓰지 않았다면 두 분이 안에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밖에 있는
제원화의 지시가 떨어졌다. 초대장이 한 장 한 장 밤새 각 사람에게 보내졌다. 곧 H시 각계각층의 모든 거물들이 그 초대장을 받았다. “제원화가 내일 오전 청운각에서 차를 마시자고 우리를 초대한다는데? 이게 무슨 속셈일까?” 지존유원지. 김대이와 박용구는 손에 든 초대장을 들고 생각에 잠겼다. 두 사람은 예전에 동혁을 위해 일했을 때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일 처리가 좋지 않아 동혁이 천미를 사용한 후. 두 사람은 깊은 실의에 빠졌다. 거기다 김대이는 동혁의 말 한마디에 은퇴해야 했다. 그는 모처럼 자신의 본거지에서 박용구와 술을 마시며 울적한 기분을 달래던 참이었다. “그의 속셈이 무엇이든 명문가이니 체면을 봐서라도 참석해야 하지 않을까?” 박용구가 고민하며 말했다. “우리 3대 가문이 망한 지가 언제인데 제원화가 차를 대접하겠다니.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초라해진 3대 가문의 가주들도 초대장을 받고 즉시 작은 카페에 모였다. 그들은 얼마 전 동혁에게 호되게 혼난 터라 행동이 매우 조심스러웠다. 같은 시간. 소씨, 오씨, 정씨 등 일류 가문의 가주들도 초대장을 받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제원화의 딸이 이 선생에게 채찍질을 당해 죽을 지경인데 지금 차를 대접할 여유가 어디 있지?” 시청, 하세량 역시 초대장을 받아 골치가 아팠다. ‘이제 막 위세를 부리던 3대 가문이 무너졌는데, 이씨와 제씨 같은 명문가가 또 H시에 오다니.’ 하세량은 시장으로서 여전히 곤란을 겪었다. 그는 제원화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밤. H시의 많은 명망 있는 거물들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모두 어찌할 바를 몰라 불안에 떨었다. ‘유서 깊은 명문가 제씨 가문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초대를 한다는 것은 반드시 뭔가 큰일이 있다는 뜻이야.’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도저히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막내 회장님, 가볍게 다과회를 열어서 H시의 모든 세력들을 압박해 이동혁 그 잡종 놈을 견제하게 할
제원화가 보낸 초대장이 곧바로 항난그룹에 도착했다. 이 초대장은 매우 특이했다. 그 안에 단 한마디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튀어와서 사죄해라!” 초대장을 보낸 사람은 동혁이 직접 초대장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수소야는 이 초대장을 받고서 놀라서 낯빛이 어두워졌다. ‘동혁 씨와 제씨 가문 사이에 벌어진 최근의 충돌들은 모두 나와 마리 때문에 일어난 거야.’ ‘지금 제원화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걸 보니 내일 분명 동혁 씨를 겨냥해 뭔가를 하려는 게 틀림없어.’ “수 사장님, 초대장을 회장님께 전달할까요?” 항난그룹 수소야 사장의 비서인 송소빈이 물었다. “아뇨, 내가 대신 갈 거예요. 이런 사소한 일까지 회장님께 전할 필요 없어요.” 수소야는 이를 악물며 마음속으로 이미 결심을 했다. 하늘 거울 저택. 세화는 전화를 받고 걱정스러워하며 동혁에게 말했다. “동혁 씨, 내 친구가 방금 전화를 해서 알려줬어. 제씨 가문에서 H시의 유력 인사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대. 청운각에서 차를 대접하겠다고 하던데 어쩐지 우리를 상대하려고 일을 꾸미는 것 같아.” 동혁은 제설희를 반죽을 정도로 때렸다. 세화는 그 때문에 제원화가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마음속으로 줄곧 걱정을 했다. 동혁은 자신에게도 제원화가 초대장을 보낸 지 모르고 태연하게 말했다. “여보 걱정 마. 제원화가 뭘 어쩌겠어?” 세화는 여전히 걱정이 많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지금 하늘 거울 저택 밖으로도 감히 나가지 못했다. “천미 언니도 방금 전 나한테 소식을 전했는데 R시에 일이 생겼대. 전에 하 선생님을 납치한 그 이정산 부자가 죽었다는데? 그래서 밤새 그곳으로 달려갔어.” 동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정산 부자가 죽었다고?’ ‘암흑가의 원수에게 당했나?’.동혁은 그렇게 추측했다. 그는 이정산 부자의 처지를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정산의 일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 H강변의 청운각. 거물들이 많이
‘스타공익재단 이 자식들은 일부러 도시락을 숨기고 나눠주지 않았어. 구조대원들을 굶기려고.’빨리 구조대원들에게 도시락을 먹여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동혁은 바로 조동래에게 이들을 체포하라고 연락했을 것이다.“뭐야, 일부러 도시락을 숨기고 안 나눠준 거야?”“이 개자식들, 이건 고의로 우리에게 보복한 거야. 우리가 배를 곯게 말이야!”“너희들 왜 이래? 일은 안 하더라도 엉망으로 만들진 말아야지!”동혁의 말에 화가 난 구조대원들이 달려와서 스타공익재단사람들을 겹겹이 에워쌌다.여자 구조대원들은 화가 나서 눈물마저 흘렸다.충돌은 곧 폭발할 것만 같았다.동혁은 자신에게 붙잡힌 직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말해봐, 너희들 스스로 도시락을 나눠줄 거야, 아니면 내가 너희들이 나눠주게 만들까?”“우, 우리가 나눠줄게!”격앙된 군중을 보자, 좀 무서워진 주태하가 창백해진 표정으로 말했다.“나를 놔줘. 정말로 도시락을 감추고 나눠주지 않은 게 아니야!”“밥차도 온 지 몇 분 밖에 안 됐어. 우리 직원들이 아직 도시락을 집계하는 중이라...”“그럼 빨리 나눠줘!”이 작자의 허튼소리도 듣기 귀찮아서 동혁이 바로 풀어주었다.“가! 차에 가서 도시락을 옮겨!”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동혁을 힐끗 본 뒤, 주태하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옮기러 갔다.그 사이 틈을 타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삼촌! 그 이동혁이 또 소란을 피우고, 저도 때렸어요. 아저씨가 제 화를 좀 풀어주세요!”그의 삼촌인 주상화는 스타공익재단의 부회장이자 우시연의 오른팔로, 스타공익재단의 일상 사무를 책임지고 관리했다.시 전체의 구조대원들에게 도시락을 일괄적으로 나눠 주는 업무도 바로 스타공익재단에서 담당하는 것이다.지금 조카의 말을 듣자 곧바로 가장 먼저 달려오겠다고 했다.“이동혁 이 자식 기다려. 우리 삼촌이 도착하면 끝까지 책임을 지게 만들겠어!”주태하는 매섭게 욕을 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도시락을 옮겨야 했다.‘지혜로운 사람은 불리한 상황에 손해를 보지
그 자리에 있던 구조대원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 분노했다.그러나 그 직원은 여전히 개의치 않은 채 심지어 눈을 희번덕거리기도 했다.“하기 싫으면 하지 마. 어차피 나를 구조하는 것도 아닌데 뭐.”확실히 그 직원을 도와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만약 긴급구조가 아니라면, 구조대원들은 정말 화를 참지 못하고 바로 레드 재킷을 벗어 던지고 가버렸을 것이다.멀지 않은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동혁도,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다.곧바로 앞으로 걸어가서 차가운 목소리로 그 직원에게 말했다.“3분 동안 시간을 주겠어. 모든 구조대원에게 도시락을 나눠 주도록 해. 하나라도 적다면 따귀를 때릴 거야!”“어, 동혁 오빠, 왜 또 돌아왔어!”“우리와 함께 구조하려고 다시 돌아온 거야?”“잘됐어! 동혁 씨는 별일 없을 줄 알았어!”갑자기 다시 눈앞에 나타난 동혁을 보고 구조대원들은 놀라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했다.비록 함께 지낸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서로 이미 두터운 전우애를 맺었다.동혁을 알아본 스타공익재단의 직원들도 갑자기 표정이 바뀌었다.앞서 천용훈을 쫓아냈던 이 남자에게 모두 깊은 인상을 받았다.그러나 이전의 일을 떠올린 직원은 여전히 콧방귀를 뀌었다.“이동혁, 당신은 해고된 사람인데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능력이 있으면, 우리 우시연 회장님 앞에 가서 떠들어!”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회장이다.앞서 우시연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직접 동혁을 해고했다.그래서 스타공익재단 직원들도 모두 믿는 바가 있기여, 동혁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우시연? 내가 이미 쫓아냈어.”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또 이렇게 고집을 피우고 도시락을 나눠주지 않겠다면, 너도 꺼지게 해 줄게!”“우시연 회장님을 네가 쫓아냈어? 허!”동혁의 말을 전혀 믿지 않은 직원이 냉소하며 말했다.“어차피 내가 할 말은 다 했어. 도시락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먹고 싶다고? 기다려!”짝!말이 끝나자마자 동혁이 따귀를 한 대 갈겼
세화가 목적을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수재의연금을 내겠다고 했다.모두들 H시의 시민이고, 게다가 H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H시가 빨리 정상을 회복하고 일상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그래서 모든 회원들의 목적은 단순했고 열정도 대단히 높았다.세화가 생각지도 못한 것은 엠퍼러의 사장인 임홍성이 뜻밖에도 그 자리에서 백억 원이나 내겠다고 한 것이다.세화가 재빨리 만류했다.“임 사장님, 형편대로 내시면 됩니다.” “모두 엠퍼러의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적게 내셔도 됩니다.” “이런 일은 원래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니까요.”임홍성은 줄곧 겸손하고 사업에만 전념하는 사람이라서 우대평에 비할 수가 없었다. 세화는 이 노선배를 마음속으로부터 존경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임홍성에게 권고했다. 모두 임홍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모두 내가 이렇게 많이 기부한다고 만류할 필요 없어요.”임홍성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엠퍼러는 이미 더 이상 지속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미 인수하려는 구매자와 접촉하고 있으니, 여러분은 엠퍼러가 팔렸다는 뉴스를 곧 보게 될 겁니다.”“이렇게 여러 해 동안 몸부림쳤지만, 저도 지쳐서 이젠 고향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네요.”“나중에 제가 돈을 보내지요. 고향을 위한 제 마지막 공헌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이 말을 마치고 임홍성은 바로 나갔다. 모두에게 쓸쓸한 뒷모습만 남긴 채.세화는 숙연하게 경의를 표했지만, 마음도 좀 언짢았다.세화가 재빨리 이 새로운 신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자, 동혁은 아주 만족스러웠다.H시상공회의소에서 나온 동혁은 구시가지의 구조 현장으로 갔다.어젯밤에 밤새도록 구조 작업을 펼쳤고, 오늘 또 반나절 동안 작업을 계속했다. 갇혀 있던 시민들도 마침내 긴급 대피를 마칠 수 있었다.그러나 도로에는 여전히 물이 차서 진흙탕이었다.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열기가 대단해서 식사 시간도 나눠서 작업할 정도였다.
“어?”순간 생기가 없어진 우대평의 눈빛에서 광채도 사라졌다.‘이동혁이 이렇게 절대적이고 포악한 방식으로 행동해서 나를 이 H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쓸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하지만 이제 어떻게 할 수 있겠어?’‘H시상공회의소의 회원들이 모두 이동혁의 말에 따라서 움직이는데.’‘게다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인 강경영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끊임없이 자신의 따귀만 때리고 있어.’우대평은 절망했다.동혁의 이 한마디는 바로 우대평의 운명을 가르는 선고였다.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네 조카딸과 졸개를 데리고 꺼져.”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동혁은 한 마디를 던지고 바로 강경영에게 갔다.지금 사람들을 등지고 있는 강경영의 얼굴은 퉁퉁 부었고 입가에선 피가 흘렀다.그러나 동혁이 멈추라고 하지 않았기에 잠시도 멈출 수가 없었다.“이제 됐어.”바로 그때 뒤에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경영에게는 천상의 목소리나 다름없었다.시큰시큰한 손을 내려놓은 강경영이, 동혁을 향해 퉁퉁 부은 얼굴을 내밀면서 말했다.“이 선생님,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차 명의 변경은 어떻게 됐어?”동혁이 차를 마시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강경영이 굽실거리며 대답했다.“아직, 아직 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결국 백억 원 이상 하는 슈퍼카라서 처리에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웃으면서 쳐다보던 동혁은, 강경영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손짓했다.“너도 꺼져.”강경영 혼자라서 동혁이 더 이상 혼을 내기도 어려웠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일어난 강경영은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떠났다.H시상공회의소 본부에서 나오자마자, 1초라도 더 머물게 될까 싶어서 바로 도망쳤다.“여러 선배님들, 이번에 100년 만에 닥친 엄청난 폭우로 H시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우리 H시상공회의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그래서 회장
강경영마저 무릎을 꿇자, 우대평의 마음속에는 이미 동혁에게 계속 대항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그러나 동혁은 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중앙에 우뚝 서서, 세 가주와 100명에 달하는 전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을 뵙습니다!”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이 한마디를 외쳤다.이 장면을 본 세화는 눈시울을 붉혔다.‘예전에 동혁 씨는 H시에서 여전히 모든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폐물 데릴사위였어.’‘그런데 지금은 H시의 가장 뛰어난 기업가들이 동혁 씨한테 이렇게 예의를 갖추다니.’“여보, 오늘 너무 멋있어!”입을 가린 채 세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뒤에 있는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한 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여러분께서 이동혁의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많은 H시 재계의 친구분들도 알게 되었습니다.”“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사람들이 분분히 말했다.동혁의 손짓에 장내가 다시 조용해지자, 동혁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여러분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하셔서, 제 체면을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응?’동혁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앞서 동혁과 우대평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지금 이동혁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나 어쨌든 체면은 반드시 세워줘야겠지.’“우리 소씨 가문은 즉시 H시상공회의소에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오씨 가문도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정씨 가문도...”세 가문의 가주들이 태도를 표명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따라서 가입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은 이 말에 크게 기뻐했다.“이 선생님은 정말 대인이십니다. 이 늙은이가 이렇게 미움을 샀는데도, 이전의 원한을 따지지 않으시는군요.” “H시 재계의 발전을 생각하시는 모습에 정말 제가 부끄럽습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이 동혁에게 계속 아부 멘트를 날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세 가문의 가주들조차 인정하지 않고 폄하했던 강경영!그랬던 그가 지금 뜻밖에 동혁의 말 한마디에 깔끔하게 무릎을 꿇었다.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헛!”세화조차 믿기지 않아서 입을 딱 벌렸다.‘동혁 씨가 블루라군 별장에 간 다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강경영이 동혁 씨를 이렇게 두려워하지?’우대평은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었다.새 가주들도 멍한 표정이었다.다른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도 마찬가지로 멍한 표정이었다.‘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잖아.’‘사해상공회의소라는 거대 단체를 배경으로 N도 전체를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존재인데, 이렇게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었단 말이야?’“이 선생님, 우대평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겁니다.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지금 강경영은 주위의 의아해하는 시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울상을 지으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동혁에게 소리쳤다.여기에서 동혁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강경영은 놀라서 자빠질 지경이었다.‘블루라군 별장 사건의 전체 과정을 목격한 사람만 이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고귀한 가문 태생인 사성우조차도 인간의 모습이 아닐 정도로 이동혁에게 호되게 시달렸어.’‘강경영 내가 뭐라고...’세화 옆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이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사해상공회의소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었지.”“네가 들어온 뒤 쓸모 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시치미를 떼는 말만 할 줄은 몰랐네.”“강 대표, 아주 잘난 척하던데?”놀란 강경영은 곧 울음을 터뜨릴 듯이 부들부들 떨었다.“아, 아닙니다. 이 선생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감히 잘난 척할 수 있겠습니까!”“안 그랬어?”동혁은 코웃음을 쳤다.“세 가문의 가주님들은 모두 나의 오랜 친구분들인데, 네가 인간쓰레기라고 했잖아?”세 가문의 가주들은 줄곧 동혁의 편에 확고히 서 있었다.제씨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