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 네놈과 네 아내의 가족들이 모두 땅을 치며 후회하게 만들 거야. 최악이 뭔지 알려주마.” 시청의 홀. 하동해가 동혁을 가리키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동혁이 말했다. “어, 마침 말 한번 잘했어. 나도 너와 하씨 가문 전체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 동혁은 하동해의 말에 완전히 격노했다. ‘분명 잘못은 하선일이 했어. 이번에 하마터면 세화가 빌딩에서 뛰어내려 죽을 뻔했고.’ ‘그런데 지금 하동해, 이 인간이 세화가 죽어도 싸?’ ‘그리고 내가 건드리지도 말았어야 했고 그놈을 3층에서 떨어뜨리지도 말았어야 했다고?’ ‘이게 무슨 헛소리 같은 논리야?’ “하하하, 이동혁, 네놈도 지금 내 손에 잡혀있는 주제에? 네놈이 아직 그런 말을 할 여유가 있나 보네.” 하동해는 미친 듯이 웃으며 동혁의 말을 무시했다. “나는 시장이고 두 명문가가 내 뒤를 받치고 있어. 그럼 넌 무엇으로 이런 나와 싸우겠다는 거지? 공권력 앞에 장사 없다는 말 알아? 곧 내가 너에게 잘 이해시켜 줄 게. 시장의 눈 밖에 나게 되면 너와 네 가족들이 얼마나 처참하고 절망적인지 똑똑히 보라고.” ‘이곳에 잡혀온 주제에, 이동혁, 네놈이 감히 내게 대들어?’ 하동해는 마음속에 원한이 컸고 세화 가족에 미친 듯이 복수하기로 결심했다. “왕 경사, 잠깐 이리 와봐.” “예, 시장님, 뭐 다른 지시라도 있으신가요?” 왕양건이 알랑거리며 다가와서 굽실거렸다. 하동해가 동혁을 보고 냉소했다. “저놈에게 천화라는 처남이 있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지? 지난번에 사람들과 싸움이 일어나서 너희 경찰서에 잡혀간 적이 있어. 가서 그놈을 잡아와.” “네?” 왕양건은 어리둥절했다. “시장님, 말씀하신 천화의 사건은 지난번에 이미 종결된 일입니다. 다시 잡아들일 명분이 없어요.” “명분? 명분은 만들면 그만 아니야?” 하동해는 바보 같다는 듯이 왕양건을 쳐다보았다. “아무 깡패나 찾아서 시비를 걸게 해. 그러다 저쪽에서 때리면
동혁은 죽일 듯이 하동해를 노려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동해는 동혁에게 무시당하는 것 같아 화가 나서 다시 한마디 말을 하려 했다. 바로 그때 도청 행정부 부장 나건호가 냉정한 얼굴의 사람들 몇 명을 데리고 다가왔다. “하 시장님, 지금 죄수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빨리 심문을 시작하세요. 사건처리를 빨리 끝내고 저도 도청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나건호가 동혁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그의 눈에는 경멸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치 보잘것없는 징그러운 벌레 한 마리를 보는 듯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심문을 시작하죠.” 하동해는 몇몇 부하 직원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이놈 데리고 들어가.” 그러자 몇 사람이 와서 동혁을 붙잡았다. 동혁은 그들이 대체 무엇을 심문하고 싶어 하는지 보고 싶어서 그들이 임시로 마련한 심문실에 순순히 끌려갔다. 옆쪽에도 다른 심문실이 있었는데 경찰 두 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동혁을 데리고 도착했을 때 정장을 입은 직원이 문을 열고 안에서 나왔다. 무표정한 얼굴에 근엄한 표정이 H시 군부 사법부 사람들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문이 닫히기 전 이 직원은 문 안쪽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하세량 씨, 당신이 우리 도청 형사부의 업무에 잘 협조하고 많은 것들을 자백했지만 우리가 지금 당신의 동료를 통해 모두 사실인지 검증할 겁니다. 만약 그 사람이 말한 것과 맞지 않으면 당신에 대한 처벌이 더 무거울 테니 그렇게 아세요.” 문안에서는 다른 응답이 없었다. 동혁은 다른 심문실로 끌려갔다. 방금 전 그 직원이 들어와서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동혁을 냉정하게 쳐다보았다. “먼저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도청 형사부 부장 오민수입니다.” 동혁은 수갑을 찬 채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민수가 심문서류를 집어 들며 말했다. “이번에 당신이 하세량에게 뇌물을 준 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잠깐만요.” 동혁이 갑자기 그의
심문실 전체가 동혁의 큰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오민수 등은 그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특히 웃음소리보다 더 귀에 거슬리는 것은 동혁의 무관심한 말투였다. 화가 난 하동해, 나건호, 오민수 세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 “왜 웃는 겁니까?” 동혁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오민수가 크게 화를 냈다. “당신이 하는 짓이 너무 웃기잖아요.” 동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게 죄수의 딜레마 수법을 쓰려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어.’ ‘이런 어설픈 방법으로 내 심리 방어선을 뚫어서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게 하려고?’ 군대에서의 훈련 중 정찰과 심문이 필수 과목인 것은 둘째 치고, 그의 전신부는 다양한 인재들을 통해서 관련된 기술들을 극도로 연구했다. 그러나 예전 동혁이 군대 가기 전에도 이런 심문 기술들은 통하지 않았다. 동혁은 처음에 H시로 도망 와서 죽음을 피하기 위해 미친 척할 수밖에 없었을 때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미친 척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최고 심문 전문가와 심리 전문가를 초청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의 시도는 모두 헛수고로 끝났다. “건방진 놈!” 오민수가 더욱 분노했다. 그는 동혁의 무덤덤한 말투 때문에 더 모멸감을 느꼈다. ‘난 심문 분야의 전문가야. 경찰학교에서도 나를 어떻게든 명예교수로 모시려고 하는데, 이런 나를 감히 이동혁, 저놈이 무시해?’ ‘완전 열받네.’ 동혁은 이내 웃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세량이 아무것도 자백하지 않았죠? 그러니 죄수의 딜레마 심리방법으로 내가 순순히 자백하게 하려는 거잖아요?” “그런데 어쩌죠? 저와 하세량 사이에는 어떠한 대가성 거래도 없었는데. 괜히 힘 빼지 마세요. 당신들이 하는 일은 모두 헛수고니 까요. 제 눈에는 그저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입니다.” 동혁의 말은 오민수뿐만 아니라 하동해와 나건호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이었다. 순간 당황한 두 사람의 안색이 새파래졌다.동혁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어떤
심문실 안이 마치 온풍기를 켠 것처럼 매우 후텁지근했다. 바닥에 허세량이 힘없이 누워있었는데 온몸이 흠뻑 땀으로 젖었고 입술이 말라 껍질이 벗겨져서 극심한 탈수 징후를 보이고 있었다. “이 선생님, 전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하세량이 실눈을 뜨고 동혁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와 함께 힘없이 말했다. “하동해, 나건호 너희들이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동혁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러다간 하세량이 완전히 탈수돼서 죽겠어.’ 푸식! 바로 그때 한 직원이 물통을 들고 들어와 나무바가지로 물 한 바가지를 떠서 옆에 있는 바비큐 오븐에 뿌렸다. 뜨거운 김이 순식간에 피어올랐다. 작은 심문실 안은 순식간에 찜통으로 변했다. “이동혁, 우선 이안에서 찜질을 즐기고 있어. 하세량은 밖으로 데리고 나가, 죽지 않게 조심하고.” 하동해가 음흉하게 웃고 땀을 닦으며 말했다. 찜질은 적당히 하면 몸에 좋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사람을 죽일 수 도 있었다. 사실 이건 원래 가혹한 고문 수단 중 하나였다. “좋은데요?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오기 전에 여기서 찜질이나 하면서 몸의 독기나 빼야겠군요.” 동혁은 태연하게 앉았다. “흥, 자기가 지금 무슨 상황인 줄도 모르는 구만.” 하동해는 콧방귀를 뀌며 나갔고 문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지시했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알지?” 하동해는 천천히 동혁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할 생각이었다. ‘이건 시작이야.’ 동혁이 그렇게 찜질을 당하고 있을 때였다. 한편 N도 도청. 도지사 곽원산이 외부 시찰을 다녀왔다. 그는 도청 안의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모든 직원들이 자신을 보는 눈빛이 이상했다. “주 실장, 무슨 일 있었어?” 곽원산이 비서 실장인 주무진을 불러 물었다. 주무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누군가가 지사님 개인 앞으로 부동산과 자동차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어떤 놈이 감히 건방지게 이렇게 대놓고 도청에 뇌물을 보내?” 곽원산의 진중한 얼굴이 갑자기 분노로 일
“설마요? 도지사님께서 이런 작은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고요?” 하동해는 이해가 안 됐다. 나건호가 말했다. “지사께서 관심만 가지고 계신 게 아니라 이동혁의 이름까지 언급하시며 비서 실장에게 자세히 알아보라고 하셨답니다.” “예? 혹시 이동혁이 도지사님에게까지 줄을 대서 도와달라고 한건 아니겠죠?” 하동해는 놀라면서 불안했다. 그는 원래 마음속에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도지사까지 개입하게 돼서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이 되었다. “이동혁, 그놈이 확실히 연줄이 있어서 도지사님에게 연락을 한 거 같기는 해요. 하지만 도지사께서는 그놈을 도와주려고 하시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나건호가 살짝 웃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하동해가 물었다. “이동혁이 무슨 멍청한 짓을 했는지 아십니까?” 나건호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 쓸모없는 놈이 뜻밖에도 사람을 통해 부동산과 자동차를 도청에 보내서 공개적으로 뇌물을 지사님에게 드렸답니다. 그 일로 도지사께서 노발대발하신 거고요. 하하하,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나건호는 도청에 있는 그의 측근으로부터 그 일을 들어 알게 되었다. “그런 바보 멍청이 짓을 했다고요? 하하하...”하동해가 어리둥절해하더니 배꼽을 잡고 눈물이 나도록 웃었다. 그가 부하 직원을 불러들여 악랄하게 말했다. “그 쓸모없는 놈에게 찜질을 계속해. 죽지 않게만 괴롭혀 주는 거야.” 동혁이 도지사에게 뇌물을 바친 일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하동해는 지금 동혁을 대하는 일에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곧 동혁이 도지사에게 선물을 보낸 일이 시청에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완전히 어이가 없네.’ ‘새 시장에게 공격을 당했으니, 이동혁이 도지사께 도움을 구하려고 선물을 보내려고 한 건 그렇다 쳐.’ ‘그런데 그걸 저렇게 대놓고 도청으로 선물을 보냈다고?’ ‘게다가 부동산과 자동차라니? 도지사가 돈을 밝힌다고 완전히 광고하는 거
‘도지사께서 H시에 오셨냐고?’ 하동해와 나건호는 모두 어리둥절했다. ‘사안이 그 정도로 심각한 거야? 도지사께서 직접 H시에 와서 이동혁에게 죄를 물을 정도로?’ “이동혁, 넌 이제 끝났어. 감히 도지사님을 모욕하다니. 이번에는 아무도 너를 구할 수 없어. 네 잘난 아내도 마찬가지고.” 하동해가 흥분하여 말했다. “이 바보 같은 놈하고 말 섞지 말고 어서 지사님이나 맞이하러 갑시다.” 나건호는 동혁을 무시하며 하동해와 함께 심문실을 나갔다. 시청 입구에 차 두 대가 도착했다. 하동해는 그것이 도지사의 전용차라는 것을 알았다. 차가 두 대뿐이라 그리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도지사님 오셨습니까?” 곽원산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하동해와 나건호는 앞으로 나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동혁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곽원산이 상기된 얼굴로 물었고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시청 안으로 들어갔다. “지사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이동혁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심문에 응하지 않아 아직 심문실에 남겨 놓았습니다.” 하동해는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앞에서 안내를 했고 심문실 밖에 도착하자 시청의 직원에게 지시했다. “들어가서 이동혁을 데리고 나와.” “이동혁 씨, 도지사님께서 오셨습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하시니 우리와 함께 나가시죠.” 두 명의 직원이 심문실로 들어가며 차갑게 말했다. “곽원산이 날 만나고 싶다고요? 그럼 혼자 이리로 들어오라고 하세요.” 의자에 앉아있는 동혁은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건방지게, 당신이 뭔데? 빨리 안 일어납니까?” 두 명의 직원이 화를 터뜨리며 다짜고짜 동혁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했다. 퍽! 퍽!동혁이 두 발로 이 두 사람을 걷어찼고 그대로 곽원산 발 밑으로 날아가 넘어졌다. “이동혁, 네놈이 간도 크구나. 감히 도지사님 앞에서 사람을 때려?” 놀란 하동해가 화를 냈다. 나건호가 이때를 틈타 곽원산을 자극했다. “지사님, 이거 보세요. 이동혁, 이놈이 이렇게 계속 건방
하동해와 나건호 둘 모두 어리둥절했다. ‘도지사님이 왜 우리에게 화를 내시는 거지?’ 그들은 동혁에 대한 곽원산의 태도가 의아했지만 별일 아닐 것이라 여겼다. 나건호가 재빨리 말했다. “지사님, 이동혁이 공개적으로 지사님께 선물을 보내고도 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 시장도 지사님의 명예를 지켜드리려고 부득이하게 극단적인 수단을 쓴 겁니다.” 나건호는 자신의 말을 들고 곽원산이 동혁에 대해 분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지사님께서는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H시에 오셨으니 이동혁을 가만 두실리가 없으실 거야.’ “내게 선물을 보냈다고요? 그게 다 당신들 두 사람이 H시에서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혀 내 얼굴에 먹칠을 했기 때문에 두고 볼 수 없어서 그런 거 아닙니까?” 곽원산이 나건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말해보세요. 이번에 H시에서 저 하동해가 대체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을 줬습니까?” 이 말이 나오자. 나건호뿐만 아니라 하동해의 안색이 변했다. ‘그럼 도지사님이 이동혁이 아니라 우리 둘을 처리하려고 오신 거야?’ 나건호는 창백해진 얼굴로 핑계를 생각하며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도지사님, 전 받은 게 없습니다. 그저 제씨와 이씨 가문에서 찾아와 하동해를 시장으로 임명하라고 했습니다. 지사님께서 이곳 명문가들과 관계를 잘 맺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승낙한 거고요.” 나건호는 조심스럽게 곽원산의 눈치를 살폈지만 상대방의 얼굴에는 냉소가 가득했다. 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다. ‘난 이제 끝이야.’ “나 부장, 당신 누굴 바보로 알아?” 곽원산이 냉정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이 두 명문가와 결탁하여 이 전신을 모함한 것이 모두 나를 위해서였단 말입니까?” ‘이 전신은 또 모야?’ 나건호는 어리둥절했고 당황하여 몸을 부들부들 덜며 말했다. “지사님, 제가 아무리 간이 부었어도 어떻게 감히 이 전신을 모함할 수 있겠어요? 두 명문 가는 단지 이동혁을 상대하라고만 했습니다.”여기까지 말한 나건호가 갑자기
나건호는 동혁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친 듯이 머리를 바닥에 박았고 몇 번 만에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그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지금 자신이 무슨 변명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자신의 운명이 모두 동혁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씨와 이씨 두 가문이 제게 선생님의 가족을 공격하라고 했습니다. 만약 제가 선생님께서 이 전신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동해 역시 나건호를 따라 동혁 앞에 무릎을 꿇고 다리를 붙잡으며 울부짖었다. 아까까지 H시에서 군림하던 시장이 지금 개처럼 바닥에서 기면서 미친 듯이 애원했다. 퍽! 동혁은 역겨워하며 발로 그를 걷어찼다. 그러나 하동해가 일어나 다시 미친개처럼 달려들었다. “이 선생님, 용서해 주십시오. 제 아들도 선생님에 의해 위층에서 떨어져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 대가를 치르지 않았습니까?” 퍽! 동혁은 다시 그를 차버리고 냉소했다. “마치 꼭 내가 당신에게 빚진 것처럼 말하네요. 그거 압니까? 내가 만약 한 발 늦게 그곳에 갔더라면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내 아내였을 겁니다.” “그럼 이 시장직만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앞으로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제가 물불을 가리지 않겠습니다.” 하동해가 울부짖으며 동혁에게 매달리려고 했다. 그때 곽원산이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 네놈이 아직 시장직을 가지고 조건을 제시할 면목이 있어? 이제부터 당신은 H시 시장이 아니야. 밖에 누구 있습니까?” “예, 지사님.” 곽원산의 부하 직원들이 들어왔다. 곽원산이 나건호와 하동해를 가리켰다. “이 두 사람을 즉시 보직에서 해임하고 끌고 가서 조사하세요. 대충 하지 말고 아주 철저히 해요.”곽원산은 나건호와 하동해 두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 생각이 없었다. 나건호와 하동해는 완전히 절망했다. “왜 내가 쓸데없이 나서서 제씨와 이씨 가문에게 빌붙었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