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안전이요?" 그녀가 기가 차다는 듯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을 막아섰다. "당신이 절 신경 쓰기나 하는지 모르겠네요. 난 당신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진정한 안전이란 나한테 진실을 말해주는 거였어요. 진정한 안전이란 날 이 일에 아예 얽히지 않게 빼두는 거였다고요!"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지며, 나지막이 덧붙였다. "날 안전하게 지키고 싶었다면 날 밀어내지도 않았겠죠."두 사람은 거친 숨을 내쉬며 무거운 정적 속에 서 있었다. 그녀의 마지막 문장이 그들 사이에 먹구름처럼 맴돌았다. 어떻게 제 자신을 이 지경까지 내몰 수 있었단 말인가? 어쩌다 양심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걸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만 한다면 상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하지 않는 남자. 타인을 진심으로 아끼는 법조차 아마 이해하지 못할 남자와.리오는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으나, 수전은 고개를 젓고 몸을 돌려 버렸다. 더 이상 그를 바라볼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공간이 필요했다—생각할 공간, 감정을 추스릴 공간, 어쩌다 그와 함께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는지 되짚어볼 공간이."그 형사들한테 뭐라고 말했어?" 뒤편에서 리오의 목소리가 물었다."아무것도요." 그녀가 다시 그를 향해 몸을 돌리며 대답했다. "당신한테 먼저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 사람들, 내가 협조하지 않으면 나까지 잴 거라고 확실하게 경고했어요. 지금 당장은 당신을 노리고 있지만요."리오는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낮고 치명적일 만큼 차분했다. "그자들과 협조하는 일은 없어.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수전이 씁쓸하게 웃었다. "당신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리오. 이제 더 이상은 안 돼요. 당신 때문에 이 난장판에 얽혔으니, 이제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갈지는 내가 결정해요.""나 때문에 이 난장판에 얽힌 게 아니야." 그가 더 바짝 다가서며 반박했다. "네가 스스로 얽히기로 선택했기 때문
그녀의 인내심이 마침내 한계를 넘어섰다. "길 비켜요, 코너."코너는 한숨을 내쉬며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한결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 "지금 타이밍이 안 좋아. 날 믿어.""타이밍이 좋은지 나쁜지 따위 상관없어." 수전이 목소리를 높이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당장 그 사람하고 이야기해야겠으니까."코너가 더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그를 옆으로 비껴 지나쳐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코너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다독이듯 잡았으나, 그녀는 그 손을 털어내고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수전!" 코너가 답답함이 섞인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멈춰 서지 않았다.계단 꼭대기에 다다르자 라운지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안에서는 나지막한 웅성거림과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수전은 속이 거북하게 꼬여오는 것을 느끼며 잠시 주저했다. 그러고는 문을 밀어 열었다.어스름한 조명의 방 안, 샹들리에의 피어오르는 골드빛이 폭신한 가죽 소파와 유리 커피 테이블 위로 긴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리오가 유유자적한 태도로 몸을 파묻은 채 안자 있었다. 그의 양옆에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두 여자가 기어들어갈 듯 몸을 밀착시킨 채 깔깔거리고 있었는데, 한 여자는 그의 팔을 따라 손가락을 쓸어내리고 있었고 다른 여자는 그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그 광경에 수전은 발걸음을 멈추었고, 숨이 목구멍에 턱 하고 막혀왔다. 순간 몸을 움직일 수도, 입을 뗄 수도 없었다. 지난 2주 동안 억눌러왔던 모든 분노와 상처가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리오의 예리한 눈동자가 문 쪽을 향했고, 그곳에 서 있는 그녀를 발견하자 느긋했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가 천천히 상체를 곧게 세웠고, 그녀의 뒤로 코너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의 얼굴에서 장난스러운 미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막으려고 했는데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코너가 말했다."됐어, 코너. 나가봐." 리오가 대답했지만, 그의 시선은 수전에게서
수전의 하루는 길었지만 성과가 있었다. 그녀는 방금 의욕 넘치는 신혼부부에게 매력적인 2층 집을 보여주는 일을 마친 참이었다. 집 밖으로 나와 차가운 가을 공기를 마시자, 조만간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확신에 작지만 뿌듯한 자부심이 밀려왔다. 실연의 상처 외에 다른 감정을 스스로에게 허락한 지 참 오래되었기에, 오늘은 자신을 회복해 가는 작은 발걸음처럼 느껴졌다.리오를 보지도, 그와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한 지 길고 긴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새뮤얼은 그녀가 리오 및 그의 돈과 완전히 인연을 끊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반면 캐롤라인은 그저 그녀를 안타깝게 여길 뿐이었다. 하지만 수전은 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쓰는 중이었고… 계속해서 실패하는 중이었다.오늘 그녀는 한결 상태가 좋았지만, 자신의 차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주차된 검은색 세단에 기대어 있는 두 남자를 발견한 순간 성취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심장이 더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그들에게 다가갔다."죄송한데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그녀가 큰 소리로 물었다.그들은 저스틴 베크와 콜린스 홀먼이었다. 몇 주 전 리오를 심문했던 바로 그 두 형사였다. 그들은 수전을 발견하자마자 베크 형사가 차에서 몸을 일으켜 다가왔고, 홀먼 형사가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두 사람이 신분증을 제시하며 자신들을 소개하는 순간, 수전은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살짝 구겨진 슈트, 차갑고 사무적인 표정, 그리고 그들의 존재감만으로도 척추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수전은 가방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고,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는 가운데 억지로 다리를 움직였다. 돌아서서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갈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때가 늦어 있었다."조던 양," 베크 형사가 눈가에는 닿지 않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잠깐 시간 좀 내주시죠?"수전은 주저하면서도 표정을 무덤덤하게 유지하려 애썼다. "제가 지금 다른 약속이 있어서 이동하는 길이라서요." 가슴을 할퀴는 두
리오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제 생각을 정리하려는 듯 시트를 가다듬고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위험하니까."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수전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내 안전을 챙기셨는데요?" 그녀가 물었다.리오는 움찔했다. 그녀가 그런 질문을 던진다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처음 만나 그가 제 일을 도와달라 요청했을 때만 해도 그녀의 안전은 그의 고려 대상 중 최하위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도 모르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곤란에 처하는 것, 특히 최근 주변을 기웃거리기 시작한 경찰들과 얽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난 이미 널 내 세계에 너무 깊이 끌어들였어. 이번 주말만 해도… 네 말이 맞아. 우리가 거기 왜 가는지 미리 말해줬어야 했어. 넌 알고 있었어야 했고, 이번 일은 이 삶이 너한테 얼마나 위험한지 나한테 똑똑히 보여줬지. 난 더 이상—적어도 앞으로는—네가 다치는 위험을 무릅쓸 수 없어. 아니, 안 할 거야."그의 말에 수전의 가슴이 알뜰히 아려왔다. 감당할 수 있다고 반박하며 따지고 싶었지만, 그의 목소리에 담긴 진심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이 삶을 오랫동안 버텨낼 수 없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건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던 삶의 방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과 리오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 바로 이 삶이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 일을 그만둔다면, 두 사람 사이에 남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녀는 이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그 역시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리오…"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나한테 이번 주말은 단순한 비즈니스나 뭐 그따위 것이 아니었어요. 당신한테도 그랬나요?"그가 다시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 어두운 눈동자 속에 가득 차 오른 강렬함에 그녀는 숨이 턱 막혔다. "아니, 나한테도 아니었어."
그의 눈빛에 담긴 명백한 찬사에 용기를 얻은 그녀는 가리던 손을 놓았다.그가 침대에서 벗어나 손으로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하자 그의 얼굴에 욕망이 번뜩였다. 단추를 반쯤 풀었을 때 그는 인내심을 잃고 남은 단추들을 그대로 찢어발겼다. 소매를 벗어던진 그는 이번엔 바지를 향해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바지와 함께 팬티가 흘러내리고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그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녀는 숨을 헉 하고 들이쉬며 멈춰 섰다. 그가 침대 쪽으로 다가오는 동안 조용한 방 안에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잘게 이어졌다. 그가 침대 위로 올라와 그녀의 무릎을 벌리고 허벅지 사이에 자리를 잡으며 몸을 밀착시켜 왔다. 뜨겁고 부드러우면서도 남성다운 거친 감촉을 품은 그의 살결이 그녀의 몸에 바짝 밀착되어 온몸을 타오르게 만들었고, 그녀는 그의 아래서 끊임없이 몸을 뒤척였다.그들은 다시 키스를 나누었고, 그녀는 그의 목에 팔을 감아 올려 혀의 엉킴을 이어갔다. 부드럽고 촉촉하게, 밀착하고 교차하며, 앞으로 두 사람의 몸이 펼쳐낼 관능의 춤을 예고하고 있었다."날 이렇게 통제력을 잃게 만드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그가 고백했다. "이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다니. 넌 날 미치게 만들어, 수지. 널 가져야겠어.""네."부풀어 오른 입술 사이로 부드럽게 속삭이는 굴복의 말이 흘러나왔다. 그의 입술은 목덜미로, 이어 어깨의 능선을 따라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가 몸을 낮추자 입술이 그녀의 가슴에 다다랐다. 쾌감이 온몸을 덮쳐오자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았고, 정교한 천장화가 아른거리며 흩어졌다. 오랫동안 그는 단단해진 봉오리를 여유롭게 핥아 올리더니, 혀끝으로 촉촉한 궤적을 그리며 몸 중앙을 지나 아랫배로 내려갔다. 그는 잠시 배꼽을 간지럽히듯 장난치다가 훨씬 더 아래로 내려갔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 여성성 그 자체이자 핵심인 그곳에 닿자 그녀의 몸이 순간 긴장했다. 그녀는 그의 대담한 혀를 더 느끼고 싶어 제어할 수 없이 몸을 활처럼 꺾어 올렸
수전은 그의 목소리에 담긴 고통을 느끼며, 그의 말이 가슴속 깊이 파고들자 가만히 침묵을 지켰다.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필요와 환경에 의해 단단하게 무장한, 또래보다 훨씬 강인했던 어린 시절의 리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어조가 한층 어두워지며 말이 이어졌다. “난 더 깊이 빠져들었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권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인간들을 만났지. 그리고 그 맛을 한 번 보고 나니, 더 이상 돌아서는 건 불가능했어. 맨손으로 수년간 싸워오다 마침내 손에 무기를 쥐여준 꼴이었으니까. 더 이상 구걸하거나 찌꺼기를 얻기 위해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었어.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된 거지. 그리고 내가 속한 세계에서 그 통제력—즉, 권력은—모든 것이야.”그가 그녀를 내려다보자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네가 이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 위험하고, 잔인하지. 그리고 사람을 변화시켜. 수전, 내가 저지른 일들 중엔…” 그의 목소리가 뒤끝을 흐리며 차마 뱉지 못한 말들이 공중에 맴돌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차가운 겉모습 너머에 숨겨진 무언가—후회, 약함, 그를 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그 어떤 흔적이라도 찾으려 애썼다.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뺨을 감싸 쥐었고, 엄지손가락으로 턱에 자란 거친 수염을 살며시 문질렀다.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널 심판하려고 물어본 게 아니에요, 리오. 난 단지… 당신을 이해하고 싶어서 물어본 거예요.”그는 손을 올려 그녀의 손을 감싸 쥐고 부드럽게 힘을 주며 오랫동안 그녀를 살폈다. “알다시피, 난 평생 나한테서 무언가를—돈, 보호, 권력 따위를—원하는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왔어. 하지만 넌…” 그가 시선을 돌리며 목소리를 속삭임처럼 낮췄다. “ 넌 나한테서 뭘 원하는 거냐, 수지?”“당신이요…” 그가 이 말을 믿어줄지, 믿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그녀가 부드럽게 대답했다.“그저 나만을 원한다… 음.” 그가 투박하게 되뇌었다.그 고백은 가공되지 않은 솔직함과 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