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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7화

Author: 윤지
유주아는 어쩔 수 없이 소기업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소기업 대부분은 경영에 대해 잘 모르는 개인 사장들이 운영하고 있었다. 그들은 유주아가 오천만 원이 넘는 연봉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비웃었다.

유주아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소기업에 취업하면 그녀의 월급은 기껏해야 이삼백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나마도 그녀가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해 해외통 번역이 가능하여서 받을 수 있는 높은 금액이었다.

그녀는 원래 하고 싶지 않았지만 당장 돈이 없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소기업의 비서 자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유주아에게서 이 사실을 들은 강재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아 씨, 일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주아 씨를 먹여 살릴 수 있어요.”

강재민은 유주아가 평범한 직장에 취업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소기업에서 일하는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억울함과 불공정을 겪는지도 잘 알고 있다.

유주아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저를 부양하겠다고 말하지 말아요. 절대 하지 말아요. 정말 듣기 싫어요.”

그녀는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하며 덧붙였다.

“저는 무능력자가 아니에요. 저도 일해서 돈 벌 수 있어요. 제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요.”

“재민 씨와 함께하는 건 저를 부양해 주길 바라서가 아니에요.”

강재민은 그녀가 화났다는 것을 알아채고 바로 입을 다물었다.

“알았어요. 앞으로 절대 그런 말 하지 않을게요.”

“네.”

유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함께 성장해야 해요.”

...

유씨 가문 옛 저택.

박민정은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고 그녀의 시어머니 고영란은 사모님들과 화투를 치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한 사모님이 유주아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요즘 주아의 소개팅이 어떻게 됐어요? 우리 조카가 얼마 전 유학하고 돌아왔는데 분명 주아와 잘 통할 거예요.”

최영선은 화투 한 장을 내던지며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애가 말을 안 들어요. 소개팅도 거부해요. 우리는 그냥 포기했어요.”

최영선은 유주아가 가난한 남자와 사귄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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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란과 유지욱이 무언가 더 말하려고 하는 순간 유남우는 간신히 버티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형 말이 맞아요. 이제는 신경 쓰지 마세요.”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고영란이 다가가 그를 부축하려고 하자 유남우는 귀찮다는 듯 그녀의 팔을 뿌리쳤다.“하지 마요.”고영란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남우야, 엄마 말 좀 들어, 고집부리지 마.”어릴 때부터 병약한 유남우였기에 고영란은 그가 가장 마음에 쓰였고 걱정스러웠다.‘원래는 순하고 다정한 성격인 아이가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했을까?’유남우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엄마, 정말 제가 잘 지내시길 바라신다면 사람을 시켜 감시하는 건 그만두세요.”유지욱이 황급히 말을 이었다.“알았다. 알았어. 네 몸만 더 이상 혹사하지 않는다면 뭐든 다 들어줄게.”고영란이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제야 유남우의 표정이 평온을 되찾았다.유남우가 쉬겠다고 하자 그들은 병실에서 나와 휴게실로 자리를 옮겼다.밖에 나온 후 고영란은 유남준을 꾸짖었다.“남준아, 남우는 네 동생이야. 앞으로는 말을 좀 더 부드럽게 해.”유남준은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몇 분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평생을 양보하고 도와줘야 해요? 너무 불공평하잖아요!”지금껏 그는 속으로 불만이 가득했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그러나 남우가 몸이 안 좋은 건 너도 알잖아...”고영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남준이 단호히 잘라냈다.“엄마, 전 남우에게 빚진 거 없어요.”그의 말에 고영란은 말문이 막혔다.유남준은 부모님에게 더 이상 상처 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남우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민정이가 집에 혼자 있어서 저 먼저 가볼게요.”“알았어.”고영란은 고개를 끄덕였다.유남준이 떠난 후 고영란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유남우의 병실 문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를 어떡하지?”유지욱이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남준이의 말대로 남우를 자유롭게 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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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옷 혹시 재고 있나요?”유주아는 핸드폰 앨범을 열어 손상된 옷 사진을 보여주며 매장 직원에게 물었다.매장 직원은 사진을 유심히 살펴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있기는 한데, 이 옷은 세탁 불가능한 제품이에요. 어떻게 이렇게 되셨죠?”그 말에 유주아는 죄책감이 들었다.“몰랐어요.”“옷에 다 표시되어 있는데 라벨을 안 보셨나 보네요.”매장 직원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 옷 한 벌에 몇천만은 넘어요.”“몇천만이라고요?”유주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과거였다면 몇천만이란 금액은 그녀에게 하루 용돈도 되지 않을 액수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 손에 남은 건 고작 몇백만 원뿐이었다.강재민이 그녀에게 돈을 줬지만 그녀는 전부 쓰지 않고 대부분을 강재민의 창업 자금으로 썼다.매장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래서 안타깝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똑같은 걸로 새로 하나 구매하시겠어요?”유주아는 새 옷을 사고 싶었지만 현재의 경제적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게다가 설령 산다 해도 결국 강재민의 돈을 쓰는 것이었다.“한번 생각해 볼게요.”말을 마친 유주아는 매장을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매장 문을 나서려던 순간 문득 불안해진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매장 직원에게 말했다.“그런데...일단 그 옷은 제발 놔뒀으면 해요. 조금 이따 사러 올 테니까.”유주아는 강재민이 돈을 함부로 쓰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재민 씨는 분명 이 옷을 중요한 자리에서 입으려고 산 거야. 그 옷을 내가 망가뜨렸으니 재민 씨는 지금 분명 속상해하고 있을 거야.’밖으로 나온 유주아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민정 언니, 오천만 원만 빌려주실 수 있나요? 아...아니다 몇천만 원을 더 빌려주세요.”그녀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오천만 원을 빌리면 손에 남은 돈이 바닥날 텐데, 좀 더 빌려야 해.’박민정은 그녀의 부탁에 깜짝 놀랐지만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네, 알았어요. 지금 바로 이체해 줄게요.”박민정은 돈을 유주아에게 이체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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