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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유남준은 다급히 당근을 밥과 함께 입에 떠넣었다.

옆에 앉은 예찬이는 그 당근이 제 입안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보고는 몸서리를 쳤다.

저렇게 맛없는 당근을 한꺼번에 다 먹어 치우다니. 쓰레기 아빠에 대해 감탄이 절로 나왔다.

당근을 깨끗이 비운 유남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와이프가 해주는 밥은 그게 뭐든 다 맛있어요.”

박민정은 천천히 시선을 거둬들였다.

와이프라는 호칭에 연지석의 기분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젓가락으로 유남준의 밥그릇에 반찬을 또 얹어주며 그가 말했다.

“이 당근 볶음은 내가 한 거예요. 그렇지, 민정아?”

“아... 응, 그렇지.”

박민정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러나 한편 유남준이 골탕먹는 듯한 처지에 놓이자 왠지 우습기도 하고 속이 약간 후련한 것 같기도 했다.

아무튼 항상 고고한 부잣집 도련님한테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다.

당근을 집어 또 한 번 그의 밥그릇에 올려놨다.

“맛있으면 많이 먹어요.”

유남준의 밥그릇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당근을 보며 예찬이는 동공 지진을 일으켰다.

갑자기 유남준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아저씨, 당근 좋아하면 제 것도 드릴게요.”

천진난만한 얼굴의 예찬이는 마음속에 작은 악마가 살고 있었다.

‘쓰레기 아빠, 날 탓하지 마요. 사나이는 독하고 모진 맛이 있어야 하는 거래요.’

자기 밥그릇 안에 있는 당근을 유남준한테 넘겨놓으려 하는 그때, 유남준이 귀신같이 알고 시선을 그아이한테로 돌렸다.

“예찬아, 오늘 유치원에서 뭘 배웠어?”

예찬이의 손에 쥐고 있는 젓가락이 당근을 잔뜩 집은 채 유남준한테로 향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때 유남준은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

“너도 당근 좋아하지? 내 것 다 너 줄까?”

예찬이가 즉시 거절 의사를 표하려는데 유남준이 또 입을 열었다.

“민정아. 너 모르지, 오늘 예찬이가...”

“아, 네! 당근 다 제게 주세요. 저 당근 좋아해요.”

예찬이는 유남준의 밥그릇에 담긴 당근을 얼른 다 집어와 자기 밥그릇에 담았다.

박민정과 은정숙은 경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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