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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Penulis: 금붕어
최수빈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상자 안에 담긴 물건들을 바라봤다.

그녀는 심종연에게 자신이 어떤 건강식품을 좋아하는지 말한 적도 없고, 율이가 블라인드 박스를 갖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세심하게 챙겨 두었다.

저녁 무렵.

학교에서 돌아온 율이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거실에 놓인 상자들을 발견하더니 눈빛이 반짝 빛났다.

“엄마, 이거 뭐예요?”

“종연 아저씨가 우리한테 보낸 거야. 안에 너한테 줄 깜짝선물도 있대.”

최수빈이 웃으며 말하자 율이는 곧장 달려가 작은 상자 하나를 열었다.

안에는 정말로 아이가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블라인드 박스 인형들이 들어 있었다.

율이는 환성을 지르며 바닥에 앉아 하나씩 뜯기 시작했다.

잠시 후 가장 좋아하던 토끼 인형이 나오자, 조심스럽게 거실 진열대 위에 올려두고는 인형이 한눈에 잘 보이도록 몇 번이나 각도를 바꿔 가며 자리를 잡아 주었다.

최수빈은 딸이 그토록 좋아하는 모습을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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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6화

    취조실 안에서 주나연은 끝내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이미 모든 것이 늦은 뒤였다.도씨 가문의 일을 마무리한 뒤, 주민혁은 주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다.주성철은 술병을 든 채 정원에 있는 계수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주민혁이 다가오자 그는 그저 무심히 시선을 들어 물었다.“다 처리했니?”“네.”주민혁은 주성철의 곁으로 다가가 그가 건네는 술잔을 받아 들더니 단숨에 들이켰다.술은 독하게 목을 태웠지만 마음 깊은 곳에 쌓인 피로까지 씻어내지는 못했다.주성철은 그런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했어. 주씨 가문의 기반을 벌레 같은 놈들 손에 무너뜨릴 수는 없지. 다만...”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피붙이 아니냐. 저 아이들이 저 지경까지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주민혁은 술잔을 쥔 손에 힘을 주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할아버지, 모두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에요.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닙니다.”주성철은 더는 말하지 않고 고개를 젖혀 술 한 잔을 비웠다.계수나무 꽃잎 하나가 술잔 위로 떨어졌다. 은은한 향이 번졌지만 그 끝에는 묘한 서늘함이 남아 있었다.가문의 이익과 혈육의 정을 두고 벌어진 이 싸움은 결국 단호한 처단으로 막을 내렸다.하지만 주민혁은 알고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해외 세력은 여전히 틈을 노리고 있었고 심종연의 잔당도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때문에 그의 어깨에 놓인 짐은 여전히 무거웠다....주민혁은 신혼집으로 돌아왔다.셔츠 깃은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넥타이는 목에 대충 걸쳐져 있었다. 평소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던 머리카락도 이마 위로 흐트러져 내려와 있었다.눈에는 핏발이 가득한 것이 며칠 밤을 꼬박 새운 사람처럼 지쳐 보였다.거실에는 따뜻한 음식 냄새가 퍼져 있었다.최수빈은 앞치마를 두른 채 주방에서 나오다가 그의 모습을 보고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빠르게 다가가 금방이라도 쓰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5화

    주나연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주성철을 바라보았다. 눈물은 더 세차게 흘러내렸다.“할아버지,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 할아버지 친손녀잖아요.”주성철은 눈을 감으며 더는 그녀를 보지 않고 곁에 있던 하인에게 손짓했다.“아가씨를 모셔다드려.”주나연은 저택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도 계속 울부짖었다. 그 비명 같은 울음소리는 피를 토하는 새소리처럼 처절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주성철에게서도 문전박대를 당한 주나연이 도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가 본 것은 초라하게 짐을 싸고 있는 도지석의 모습이었다.도지석은 주나연이 돌아오자마자 짜증 가득한 얼굴로 쏘아붙였다.“뻔뻔하게 집은 돌아왔네? 할아버지도 당신 안 도와준다며? 이제 됐네. 도씨 가문은 완전히 끝났어.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 난장판 수습 안 해. 우리 이혼하자.”“이혼?”주나연은 그 말에 자극을 받은 듯 곧장 달려들었다.“도지석, 이 양심도 없는 인간아! 예전에 울고불고 나랑 결혼하겠다고 매달린 게 누구였는데? 주씨 가문 등에 업고 출세하려고 한 게 누구였는데? 이제 와서 도망가겠다고? 어림도 없어!”두 사람은 그대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애정 가득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바닥에 널브러진 짐과 추한 민낯뿐이었다.그리고 이 모든 일은 전부 주민혁의 손바닥 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주민혁은 도지석이 자산을 빼돌린 증거를 익명으로 세무 당국에 넘겼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도씨 가문은 거액의 탈세 혐의까지 적발되었다.세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은행은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도씨 가문의 회사는 완전히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궁지에 몰린 도지석은 결국 위험한 선택을 했다. 바로 심종연의 뒤에 있던 해외 세력과 접촉한 것이다.그는 주씨 가문의 핵심 기술을 넘기는 대가로 해외로 도주할 자금을 받아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소식은 오래 지나지 않아 주민혁의 귀에 들어갔다.깊은 밤.주상 그룹 지하 주차장.희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4화

    “할아버지가 지금 가장 지긋지긋해 하는 게 바로 누나네 부부의 그 탐욕스러운 얼굴이야. 누나가 가서 난리를 쳐 봤자, 할아버지 마음만 더 차갑게 식을 뿐이지. 그리고 회사 앞에서 떠들겠다고 했나?”주민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주나연을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노골적인 비웃음이 어려 있었다.“마음껏 해. 대신 나도 사람을 시켜서 누나와 도지석이 그동안 주씨 가문의 공금을 빼돌리고 자산을 은닉한 증거를 하나 하나 게시판에 붙여 두지. 사람들이 직접 보게 말이야. 대체 누가 주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지.”그 말은 주나연의 기세를 단숨에 꺼뜨리는 찬물 같았다.그녀의 몸이 세차게 떨렸다.얼굴은 순식간에 종잇장처럼 새하얗게 질리고 입술은 파르르 떨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공금 횡령과 자산 은닉, 그 일들을 주나연과 도지석은 누구보다 은밀하게 처리했다고 믿고 있었다.그런데 주민혁은 이미 모든 증거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었다.“너...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주나연은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차마 숨길 수가 없었다. 눈동자에는 공포가 가득했다.주민혁은 코웃음을 치더니 더는 그녀와 말을 섞을 가치도 없다는 듯, 경호원에게 손짓했다.“내보내.”그의 목소리는 무심했다.“그리고 오늘부터 이 여자는 주상 그룹에 한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해.”경호원들이 곧바로 주나연을 붙잡았다. 그러자 힘이 풀린 그녀는 거의 축 늘어진 채 엘리베이터 쪽으로 끌려갔다.발버둥 치며 울부짖어 보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더니 이내 복도 끝에서 사라졌다.사무실은 마침내 다시 조용해졌고 바닥에는 흩어진 서류들만 남아 있었다.주민혁은 허리를 굽혀 발자국에 더럽혀진 서류 한 장을 주워들었다.손끝으로 구겨진 부분을 쓸어내리던 그의 눈빛에서 서늘하던 기운이 서서히 걷혔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피로감이었다.그는 통유리창에 몸을 기대고 아래에 끝없이 이어지는 도심의 차량 행렬을 내려다보았다.그러다 휴대폰을 꺼내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나야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3화

    주민혁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은 뒤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는,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낯선 사람을 바라보듯 차갑게 주나연을 쳐다보았다.“난 이미 충분히 말한 줄 알았는데.”“충분히? 뭘 충분히 말했는데?”주나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이윽고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집어 들어 바닥에 거칠게 내던지자 종이들이 사방으로 흩날리며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졌다.“말해 봐! 대체 뭘 충분히 말했다는 건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한테 이래? 우리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기어이 우리를 끝장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잘못?”주민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두 사람은 주씨 가문의 기반을 탐냈고 외부 사람들과 손잡고 나를 끌어내린 뒤 그 자리를 차지하려 했어.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그건 원래 우리가 받아야 할 몫이야!”주나연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나는 주씨 가문의 장녀야. 주씨 가문의 재산에는 당연히 내 몫도 있어. 네가 무슨 자격으로 다 독차지해?”“당연한 몫?”주민혁이 차갑게 웃었다.“누나는 도지석과 결혼한 뒤에도 주씨 가문의 자원을 등에 업고 호의호식하며 살았어. 도씨 가문 회사가 여기까지 큰 데 주씨 가문의 지원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몰라? 그동안 두 사람이 받아 간 이득이 적었다고 생각해? 주씨 가문의 돈을 끌어다 정체도 불분명한 사업에 투자하고 손해가 나면 주씨 가문 탓을 했지. 돈을 벌면 자기들 주머니에 쏙 집어넣었고.”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내가 그걸 모를 줄 알았어? 욕심이 지나치면 결국 제 발등을 찍는 법이야. 두 사람이 원하는 건 그 정도가 아니었지. 주씨 가문 전체를 원한 거였잖아. 안타깝게도 두 사람에게는 그럴 능력도, 그럴 운도 없었지만.”“난 상관 안 해!”주나연은 미친 사람처럼 앞으로 달려들어 주민혁의 옷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곁에 있던 경호원이 곧바로 그녀를 막아서는 탓에 주나연은 발버둥 치며 소리쳤다.“주민혁, 똑똑히 들어! 오늘 그 명령 철회하지 않으면 나 여기서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2화

    “주민혁이 미쳤어. 정말 도씨 가문을 건드릴 줄이야. 우리를 아주 죽이려는 거라고!”이 말을 듣자 주나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슨 일이야? 대체 무슨 일인데?”도지석이 고개를 들어 주나연을 바라보았다.“주민혁이 명령을 내렸어. 도씨 가문의 모든 자금줄을 막고 우리와 주씨 가문 사이의 협력 사업을 전부 끊어버리라고. 비공식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까지 전부. 지금 회사 자금이 돌지 않아. 몇몇 대형 프로젝트도 강제로 멈췄고 은행도 갑자기 대출금을 회수하겠다고 나섰어. 이대로 가면 도씨 가문은 사흘도 못 버티고 파산이야!”“뭐?”주나연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그 자식이 감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난 걔 친누나잖아! 이렇게까지 매정하게, 일말의 정조차 안 남긴다고?”한참 멍하니 서 있던 주나연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소파 위에 있던 명품 가방을 집어 들고 문 쪽으로 향했다.“가서 따질 거야! 주민혁 찾아가서 직접 물을 거라고. 무슨 자격으로 우리한테 이런 짓을 해? 내가 누나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독하게 굴 수 있어? 그 자식한테 양심은 어디 뒀냐고 물어볼 거야!”도지석이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주나연은 거칠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막지 마! 오늘 반드시 그 자식하고 끝장을 볼 거야! 명령을 철회하지 않으면, 나도 같이 죽을 각오로 맞설 거고!”도지석은 그녀가 뛰쳐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힘없이 소파에 주저앉았다.눈빛은 텅 비어 있었다.이번에는 정말 끝장이 났다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철저하게, 완전히 당한 것이었다.주나연은 곧장 차를 몰았다.액셀을 끝까지 밟은 차는 도로 위를 마구잡이로 질주했고 행인들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민혁이를 찾아가야 해. 가서 그 명령을 철회하게 해야해. 그리고 내 몫도 돌려받고.‘주상 그룹 본사 앞.보안요원들은 주나연이 사나운 기세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앞으로 나섰다.“고객님, 예약하셨습니까? 예약 없이는 출입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1화

    “네, 대표님.”휴대폰 너머로 들려온 비서의 목소리는 공손했고 조금의 소홀함도 없었다.전화를 끊은 뒤, 주민혁은 눈을 뜨고 차창 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거리를 바라보았다.도씨 가문? 주나연?고작해야 그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일 뿐이었다.스스로 분수를 모르고 불구덩이로 뛰어들겠다면 그가 매정하게 굴어도 원망할 자격은 없었다.한편, 도씨 가문의 별장.주나연은 소파에 앉아 값비싼 고급 마스크팩을 붙인 채, 휴대폰 너머의 피부관리사를 향해 이것저것 지시를 늘어놓고 있었다. 말투에는 짜증과 오만함이 가득했다.지난번 주씨 가문에서 수모를 당한 이후, 그녀의 속은 한 번도 가라앉은 적이 없었다.어떻게든 최수빈과 율이에게 복수를 하고 겸사겸사 주민혁 손에 들어간 제 몫까지 되찾고 싶었다.도지석은 저택으로 가기 전, 이번에는 반드시 주성철을 앞세워 따지고 주민혁에게서 원하는 답을 받아내겠다고 큰소리를 쳤었다.그런데 그때, 도지석이 잔뜩 굳은 얼굴로 문을 밀고 들어오더니 손에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소파 위에 거칠게 내던졌다.묵직한 소리가 울리며 테이블 위의 유리잔까지 흔들렸다.깜짝 놀란 주나연은 마스크팩을 확 떼어내고 그를 노려보았다.“지금 뭐 하는 거야? 사람 놀라게! 마스크팩 다 구겨졌잖아. 당신이 물어낼 거야?”분노로 인해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도지석은 주나연의 그 뻔뻔하고도 거만한 태도를 보자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서 문밖을 가리키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다 당신 그 잘난 동생 때문이잖아! 오늘 내가 저택에 간 것도, 할아버님 힘을 빌려서 그놈하고 제대로 한번 얘기해 보려던 거였어. 우리한테 사업 일부라도 넘기게 하려고 했다고. 그런데 그놈이 뭐라는 줄 알아?”도지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주씨 가문은 자기가 혼자 일으켜 세운 거라면서, 우리 몫은 없대. 아주 대놓고 나를 내쳤어! 그놈은 할아버님도, 당신도 안중에 없어!”주나연은 순식간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주민혁, 정말 너무하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05화

    모든 건 최수빈이 끼어들었기 때문이었다.이처럼 거창한 자리에서 이런 식의 돌발 인터뷰가 터져 나오자 현장에 있던 주요 인사들의 표정도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모든 시선은 온통 최수빈을 향해 쏠려 있었다.그녀 혼자만이 아니었다.딸까지도 ‘사생아’라는 모욕적인 꼬리표가 붙어 거센 여론의 중심에 서 있었다.한지원은 얼굴이 굳더니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오늘 막 우상으로 모시겠다고 다짐한 사람인데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다니 그녀는 도무지 믿고 싶지 않았다.최수빈이 그런 비열한 짓을 할 사람일 리 없다고 그건 절대 아니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22화

    최수빈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너 지금 준비해도 이미 늦었어.”송미연은 밖에 나갈 때면 꼭 예쁘게 꾸미고 준비도 완벽해야만 했다.그녀 스스로 말하길, 제대로 갖추지 않은 모습으로 나가는 건 ‘재벌가 딸’답지 못하다고 했다.“내가 뭘 챙겨? 이틀 정도 나가 있는 건데 필요한 건 가서 사면 되지.”요즘 송미연은 최수빈의 정신 상태가 영 신경 쓰였다.겉으로 보기에는 다 내려놓은 것처럼 보여도 그녀는 최수빈이 정말로 다 놓은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최수빈은 조금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미연아, 어떤 일들은 너무 상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19화

    그의 시선이 느릿하게 최수빈 쪽으로 향하자 최수빈은 눈을 피하듯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조용히 주민혁을 스쳐 지나가려던 찰나, 그가 최수빈의 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소송, 취하하지? 하린이랑 법정 싸움 해봤자... 설령 네가 이긴다 해도 넌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하린이는 여전히 하린이니까. 의미 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지 마.”그 말 한마디에 최수빈의 걸음이 딱 멈춰 섰다.그는 지금 박하린의 편을 들고 있었다.표절, 도용 같은 사안은 판단 기준도 모호하고 법적으로도 긴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그러니까 이 말은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31화

    주민혁은 깊고 검은 눈동자로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남자는 고개를 돌려 병상 위에 누워 있는 주예린을 한 번 바라보고는 이내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주민혁의 목소리는 느리면서도 차분했다.“따라 와.”간단한 세 글자의 말에서는 그 어떠한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최수빈은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큰 보폭으로 걸어 나가는 주민혁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뒤늦게 발걸음을 옮겨 그를 따라갔다.주민혁은 세 글자에 불과한 단답으로 최수빈과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그가 최수빈을 데리고 도착한 곳은 한 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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