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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Author: 금붕어
“역시 관직에 앉아 있는 분답네요.”

주민혁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냉정한 기운이 감도는 얼굴로 주기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은 직장이 아니라 집입니다. 그런 방식은 저한테 통하지 않아요.”

말을 마치자 그는 걸음을 옮겼다.

“멈춰.”

주기훈이 손에 든 담배를 짓이겨 끄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좀 능력 있다고 생각하나 보지?”

그는 주민혁의 등을 보며 낮게 말했다.

“지금 네가 가진 게 누가 준 건지 생각은 해봤어?”

주민혁이 고개를 돌리며 비웃듯 입꼬리를 씩 올렸다.

“뭘 주셨는데요?”

그가 받은 건 주씨 가문의 장남이라는 명분, 그뿐이었다.

주기훈의 눈빛이 잠시 굳어졌다.

“금수저로 태어나고도 아직 부족하다는 거냐? 복을 알아보지 못하는 놈이군.”

그의 목소리는 침착하지만 단호했다.

“난 너랑 싸우러 온 게 아니다. 수빈이랑 이혼하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박하린을 아내로 맞는 건 절대 안 돼. 주씨 가문은 청렴과 공정함의 대표인데 그 여자는 온갖 루머에 휩싸여 있고 세간의 말도 많다. 그런 사람과 결혼하면 주씨 가문의 앞길에 해가 될 거야.”

주기훈은 평생을 청렴하게 살아온 사람이었기에 그의 눈은 가문의 그 누구보다도 냉철했다.

누군가 규율을 어기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되면 가장 먼저 잡아들이는 것도 언제나 가족이었다.

주민혁은 문을 향해 걸으며 냉담한 목소리로 한마디만 남겼다.

“그럼 아예 저를 주씨 가문에서 지워버리시죠.”

...

한편, 최수빈의 돌봄을 받고 있던 원금영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수빈아, 미안해. 주씨 가문이 너한테 너무 미안한 일을 저질렀구나.”

원금영의 목소리는 힘이 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러자 최수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할머니. 사람마다 자기 인생의 과제가 있는 거예요. 누구 탓도 아니에요.”

원금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네 외할머니한테 약속했었단다. 너를 잘 보살피고 주씨 가문에서 행복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구나.”

최수빈은 언제나 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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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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