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네 배 속의 쌍둥이도, 네 몸도 전부 내 거야.” 이모의 수술비를 위해 비밀 알바를 시작한 시골 대학생 강수아. 그곳에서 태어나 처음 여자에게 눈이 뒤집힌 명문대 냉혈한 교수, 지완을 만난다. 위험한 약물과 하룻밤의 실수가 불러온 강제 혼인신고. 의무라는 핑계 뒤에 숨겨진 츤데레 교수 아저씨의 지독하고 달콤살벌한 집착 로맨스!
View More강의가 어떻게 끝났는지 수아는 기억나지 않았다. 지완이 칠판에 적는 수식도, 그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도 그저 거대한 소음처럼 귓가를 맴돌 뿐이었다. 지완은 강의 내내 단 한 번도 수아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철저한 무시. 그것이 수아를 더 숨 막히게 했다.“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합니다. 그리고…….”지완이 출석부를 정리하며 차갑게 덧붙였다.“강수아 학생은 수업 끝나고 교수 연구실로 오도록.”백여 명의 시선이 수아에게 꽂혔지만,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가방을 움켜쥐었다.강의실을 빠져나가는 학생들 사이에서 수아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본관 4층의 교수 연구실 앞으로 향했다.‘서지완 부교수’라는 명패가 붙은 문 앞에서 수아는 심호흡을 했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치면 정말로 죄를 지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딸칵.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고 깔끔하게 정돈된 연구실 안쪽에 지완이 안경을 벗은 채 책상에 기대어 서 있었다. 수아가 걸음을 멈추자, 지완은 말없이 걸어와 연구실 문을 거칠게 닫고 잠금장치를 돌렸다.철컥.불길한 금속성이 폐쇄된 공간에 울려 퍼졌다. 수아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지만, 지완은 무서운 기세로 다가와 수아의 가녀린 어깨를 붙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강수아.”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분노와 집착이 뒤섞여 있었다. 지완의 뜨거운 숨결이 수아의 이마를 적셨다.“너였어? 내 눈을 피해 도망쳐 온 곳이 고작 여기였나?”“……손 놓으세요, 교수님.”수아는 턱을 치켜들며 독하게 벋디뎠다. ‘교수님’이라는 단어가 지완의 귀를 찌르듯 파고들었다. 지완의 미간이 거칠게 구겨졌다.“교수님? 한 달 전 호텔 방에서는 내 밑에서 울며 매달리던 네가, 이제 와서 나한테 교수 소리가 나와?”“그날 일은 사고였다고 메모에 적어뒀을 텐데요. 전 돈을 빌린 것뿐이고, 매달 꼬박꼬박 상환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수로서 사적인 감정 섞고 싶지 않아요
서울의 공기는 시골의 그것과 달리 차갑고 매연 냄새가 났다. 수아는 신촌의 허름한 고시원 방 한구석에 짐을 풀었다. 한 사람이 겨우 누우면 꽉 차는 좁은 공간이었지만, 투덜거릴 여유 따위는 없었다. 낮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밤에는 편의점과 독서실 총무 알바를 뛰어야 이모의 남은 병원비와 서울에서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그 지옥 같았던 호텔 방의 기억이 달아오르듯 떠올랐지만, 수아는 그때마다 제 뺨을 세차게 때리며 정신을 차렸다. ‘다 잊는 거야. 그 아저씨가 빌려준 돈은 매달 꼬박꼬박 갚으면 돼. 난 공부하러 서울에 온 거니까.’ 수아는 매달 첫 주에 지완의 계좌로 50만 원씩 송금하기 시작했다. 통장 잔고가 처참하게 깎여 나갔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제 무너진 자존심의 뼛조각이라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대망의 한국대 첫 등교일. 캠퍼스는 화려하고 활기가 넘쳤다. 수아는 잔뜩 긴장한 채 전공 필수 과목인 수업이 열리는 본관 301호 대강의실로 향했다. 지방대에서 온 교환학생이라는 열등감을 지우기 위해, 수아는 일부러 칠판과 가장 가까운 맨 앞자리 정중앙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필기 도구를 정렬하고 교재를 펼치는 그녀의 손길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웅성거리는 학생들의 말소리가 강의실을 채웠다. “야, 이번 학기 개론 수업 서지욱 교수가 맡았다며?” “대박. 그 까칠하고 잘생긴 부교수? 학점 짜게 주기로 유명하잖아.” “은테 안경 쓴 날선 얼굴이 진짜 미쳤다던데, 완전 AI 같대.” 주변의 잡담을 한 귀로 흘리며 수아는 노트에 날짜를 적었다. 시계 바늘이 정각 9시를 가리키는 순간, 거대한 강의실의 앞문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탁, 탁, 탁. 단정하고 일정한 구두 굽 소리가 교단 위로 울려 퍼졌다. 학생들의 수군거림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아는 습관적으로 고개를 들어 강단 위를 바라보았다.
형의 살벌한 전화를 끊은 서현우는 외제차 운전대를 잡은 채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형이 저렇게 이성을 잃고 날뛰는 건 태어나서 처음 보네. 아주 명약이었어, 명약.” 사실 지우는 형이 사람을 풀 필요도 없게 이미 김 실장을 통해 은채원의 동선을 완벽하게 파악해 둔 상태였다. 수아가 호텔을 나서자마자 향한 곳은 그녀가 일하던 ‘골드 노래광장’이었다. 마담에게 그동안 일한 수당을 정산받고, 짐을 챙겨 나오기 위함이었다. 지우는 채원이 살고 있다는 옆 도시 외곽의 낡은 동네로 차를 몰았다. 허름한 낡은 농가, 녹이 슬어 삐걱거리는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채원의 뒷모습이 보였다. 마스크를 썼지만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걸음걸이가 불편한 것이, 밤새 형에게 호되게 당해 몸조리가 필요한 상태임이 분명했다. “쯧쯧, 우리 형 성격에 약까지 먹었으니 얌전하게 넘어가진 않았겠지. 미안해요, 형수님. 가문을 위한 대의였다고 생각해 줘요.” 지우는 차 안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수아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 사이 걸려온 전화..... 호텔을 정리하던 김실장의 아랫사람이 급하게 김실장에게 전한 말.. 강수아가 처녀 였다는 증거.... 서지우는 섬여한 핏자국이 있는 침대 시트의 사진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아... 이걸 생각 못했었네. 순박한 시골 아가씨였네, 형수님...어쩌지..." 약 두 시간 뒤, 수아는 커다란 이민 가방을 양손에 든 채 지친 기색으로 다시 대문을 나섰다. 가방의 무게가 무거운지 몇 걸음 걷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그녀가 향한 곳은 시외버스터미널이었다. 서울행 버스 표를 끊는 모습을 확인한 현우는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실장, 그 아가씨 서울로 올라가네? 짐 다 싸 들고 가는 거 보니까 아예 정착하려나 봐. 서울 쪽 거처 확인되면 바로 보고해.” 수아를 태운 버스가 출발하자, 지우는 유유히 차를 돌려 수아가 살던 빈집으로 향했다. 허술하게 닫힌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두통이 머리통을 깨부술 것처럼 밀려왔다.지완은 신음을 내뱉으며 간신히 눈을 떴다. 낯선 천장, 사방을 메운 이질적인 공기. 그리고 코끝을 스치는 지독하리만치 선명한 강수아의 잔향. 정신이 들자마자 지난밤의 조각난 기억들이 해일처럼 밀려와 그의 뇌리를 강타했다.자신의 술잔에 약을 탔던 동생 서지우의 가증스러운 얼굴, 온몸의 피를 끓게 만들던 비정상적인 열기. 그리고 위험하다며 자신을 끝까지 부축해 이 방으로 데려왔던 강수아.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지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상체를 일으켰다.“강수아 씨……!”급하게 소리쳐 불렀지만 돌아오는 것은 적막뿐이었다.내가 그 어린 여학생에게 잘 버텼던가?단편적으로 돌아오는 기억에 소름이 돋는 서지완..."아....내가...내가...결국은..."넓은 호텔 방 안에는 오직 지완, 한 사람뿐이었다. 침대 옆자리는 이미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 간밤의 격정적인 흔적으로 엉망이 된 하얀 시트, 그 한가운데에 붉고 선명한 핏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가녀린 몸으로 버티던 그녀를 지켜 주고 싶었다.그런데 결국은 자신이 그녀를 ...그녀의 순결을 강제로 짓밟았다는 증거....“아…….”지완은 마른세수를 하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평생 이성과 절제를 최고의 가치로 배우며 자라온 그였다.가끔 찾아간 화류계의 여자들에게도 예의를 지키던 그였는데..어제로 다 허물어 졌다..자신을 가슴 깊은 뿌리부터 요동시킨 작고 어린 새..아무리 가문의 음모와 약물 때문이었다고 해도, 처참한 환경 속에서 악착같이 버티던 어린 학생에게자신이 저지른 짓은 명백한 범죄이자 폭력이였다. 지독한 죄책감과 혐오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그때,침대 옆 협탁 위에 덩그러니 놓인 찢어진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지완은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집어 들었다.호텔에 구비된 메모지 위에 정갈하지만 꾹꾹 눌러 쓴 글씨가 적혀 있었다.[처음엔 절 구해주신 좋은 분이라 생각했어요. 어젯밤 일은…… 약에 취해 괴로워하시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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