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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다음날 아침 일찍 김예훈은 덥수룩한 머리로 눈이 몽롱한 채 전기 스쿠터를 타고 남해시에서 가장 번화한 상권에 도착했다.

YE 투자 회사는 이 지역의 중심부에 있었다.

어젯밤에 김연철한테 전화해서 회사 인수인계를 다 마쳤으니 오늘 가서 서명만 하면 되었다.

어쨌든 2조 원으로 바꾼 회사였기에 김예훈은 신경이 쓰여서 아침부터 아침도 못 먹고 달려왔다.

회사 로비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여기 직워들은 하나같이 엘리트들이었고, 하나같이 양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일상복을 입은 김예훈은 아무리 봐도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

김예훈은 앞으로 자신의 직원이 될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김예훈, 너야? 네가 어떻게 여기 있어?"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김예훈 곁을 지나다가 약간 의아한 듯 물었다.

송문영은 마음이 급해났다. 김예훈은 어젯밤에 화이트골드 호텔에서 친구들에게 사기를 치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자신을 찾아왔다.

송문영은 김예훈이 자신을 스토킹하는 스토커라고 여겼다.

자신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몰랐다.

송문영이 김예훈을 보는 눈빛은 마치 변태를 보는 눈빛과 같았다.

저 미친놈이 회사까지 찾아와서 자신을 괴롭힌다고 여겼다.

"김예훈, 여기가 어딘지 알아? 네가 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 거야?"라고 물었다.

송문영은 기세등등해서 사람을 몰아붙였다.

“YE 투자회사 아니야?” 김예훈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건데 네가 뭔 상관이야?"

"무슨 일이시죠?" 이때 중년의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는 회사의 경호팀장으로서 한 무리의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기세등등했다.

송문영을 발견한 경호팀장은 깍듯이 경례를 한 뒤 얼굴을 찌푸리고 물었다.

"송 부장님, 무슨 일이시죠?"

송문영이 대표로 승진한다는 소문이 무성했기에 보안팀장는 그녀에게 아부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어떻게 보안 유지를 한 거예요? 어떻게 이런 사람이 회사로 막 들어오죠?" 송문영은 손가락으로 김예훈의 코를 가리키며 쌀쌀맞게 말했다.

경호팀장은 죄송한 듯 웃어보였다.

"송 부장님, 저희가 일을 소홀히 했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 가난뱅이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그는 김예훈에게 다가가서 아래위로 몇 번 훑어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뭐 하는 사람입니까? 여기가 YE 투자 회사라는 거 모르세요? 이곳은 그쪽처럼 가난뱅이들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

"우와, 아주 당당하시네요, 그런 규정은 누가 세웠죠?"

김예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던 김예훈은 경호팀장의 당당한 잣대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정한다뇨? 당연히 제가 정한 거죠!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당장 나가세요,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라며 경호팀장이 싸늘하게 말했다.

경호팀장의 말에 송문영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됐어요, 쟤 삶도 만만치 않은데 그냥 내쫓아 버리세요, 경찰에는 신고하지 말고요."라고 말했다.

송문영은 김예훈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김예훈, 앞으로 눈 뜨고 다녀, 네가 들어갈 수 있는 곳에만 들어가, 자업자득하지 말고!"

경호팀장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가난뱅이가 동정을 구하고 싶으면 길거리를 활보해야지, 여기에 들어올 궁리나 하고, 당신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예훈은 웃으며 "당신들이 여기서 일한다고 해서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다른 사람 함부로 무시하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그럼요! YE 투자 회사에 출근하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경호팀장은 이렇게 대꾸하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나도 마침 이 회사에 출근하는 중인데 왜 이 망할 회사가 대단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건지." 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김예훈의 말에 경호팀장은 어리둥절해 했고, 이내 회의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신이 나간 겁니까, 함부로 입 열지 마세요."

"확실합니다."

"여기서 일한다는 사람이 감히 송 부장님에게 미움을 사는 겁니까? 그녀의 말 한마디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 모르세요?"

경호 팀장은 측은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궁상맞아 보이는 몰골에 허름한 옷을 입고 전기 스쿠터를 타는 꼴을 보니 청소부 같았다. 송부장의 미움도 샀으니 이젠 화장실 청소도 어려워 보였다.

"저 사람 누구야? 왜 모르는 사람이지? 송 부장님한테 미움을 살까 봐 두렵지 않은 거야?"

"그러게, 다 같은 사람인데 왜 사서 고생하는 거지?"

"저걸로 송 부장님의 관심을 끌려는 건지도 몰라!"

"일리가 있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고 했구나! 자신의 꼴은 보지 않고, 싸구려로 온몸을 휘감은 주제에."

옆에서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YE 투자 회사 직원들이었는데, 그들은 낮은 소리로 수군거렸다,

송문영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네가 우리 회사에 다닌다고? 누가 널 채용했는데? 내가 왜 모르고 있지? 근데 너 이런 태도로 누가 너를 채용했든 내가 널 해고할 거야. 당장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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