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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8화

Author: 낭아감자
류서우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

“제가 집법 부대를 대표해서 알려드리는데 무기를 내려놓고 나오키 씨한테 용서를 비세요. 그리고 저희 집법 부대에서 회장님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마음대로 행동했다간 체면이고 뭐고 바로 체포할 거예요. 어차피 나오토 씨도 죽이고 세이이치로 씨도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증거가 확실하고 사실도 명백하니 당신을 죽여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아요.”

이때, 류서우의 손짓하나에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이 활을 꺼내 김예훈을 겨냥했다.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뒤돌아 류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듯 공격성이 강했다.

하지만 집법 부대라는 말에 김예훈은 조금이나마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

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해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번 만남에서 집법 부대를 짓밟아버렸는데 그런 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

짓밟힌 상황에서도 류서우가 이렇게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면 신분이 심상치 않거나 용문당 몇몇 장로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컸다.

일반적인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면 김예훈 앞에서 아마 기침도 하지 못했다.

이때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나오토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확실한 증거도 있고, 증인과 물증도 충분한데 어떻게 내가 죄를 지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거야? 세이이치로는 내가 나오토를 죽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 핑계로 나를 공격하려고 했고, 나는 그저 정방 방위했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오키도 복수심에 불타서 고수들을 조직해 나를 포위하려고 했고, 이 많은 사람이 나 하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것도 내 잘못이야? 루미코 역시 의사로 가장해 나를 암살하려고 했어. 타케이 가문에서 자꾸만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해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고. 집법 부대 제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넌 도대체 한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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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20화

    퍽.김청미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김예훈이 갑자기 재떨이를 집어 들어 테이블 위로 던졌다.현장을 압도하는 소리에 방금까지 큰소리로 따지던 고위층들은 하나같이 멍해졌다.결국 여기는 고위층 회의 장소라 보통은 말로만 다투는 곳인데 누군가가 재떨이를 던지면서 위협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고위층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쓸모없는 자식들. 재단 고위층이라는 사람들이 그깟 일본 기업 하나 해결하지 못해?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라 하더니 어떻게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없어. 이런 쓸모없는 자식들이 뭐가 필요하다고. 명품 옷을 입고, 명품 시계를 하고,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면 어때. 밖에서는 떳떳하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지. 회사에 보답하기는커녕, 어떻게 일이 생기면 책임만 회피하고 있어. 재단에서 너희같이 쓸모없는 인간들을 왜 키운다고 생각해? 그깟 일본 회사 대리권조차 따내지 못하면서 감히 이걸로 사장님께 책임을 물어? 너희들은 맨날 뭐 하는데. 밥만 처먹고 하는 일이 없어?”김예훈의 질책에 고위층들은 모두 당황하고 말았다.김청미마저도 흠칫할 정도였다.그녀는 이제야 김예훈이 왜 계속 김현민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지 이해되는 것 같았다.고위층들은 김예훈이 감히 직접 나서서 모두에게 맞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지금은 거의 욕설을 퍼붓는 정도이니 말이다.“이봐. 우리한테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맹정남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면서 김예훈에게 삿대질했다.“내가 말해주는데 지금 당장...”쨕.김예훈은 말하기도 귀찮은지 바로 그의 뺨을 때렸다.뺨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맹정남은 비명과 함께 처참한 꼴로 테이블에 쓰러지고 말았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닌지 확인하려고 자기 뺨을 꼬집어보기도 했다.그런데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이 욕설을 퍼붓는 것도 모자라 사람을 때릴 줄 몰랐다.그것도 김태훈의 신임을 얻고 있는 집사의 아들

  • 지존 사위   제2819화

    이 말을 듣자 자리에 있던 재단 고위층 모두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들은 맹정남이 이 기회를 틈타 김청미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시카 그룹의 가전제품이 품질 좋고 잘 팔린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이시카 그룹 가전제품은 한때 해외에서 시장을 휩쓸었다.지금은 대한민국 시장 진출을 노리며 각지에서 대리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었다.아무리 5대 문호라고 해도, 진주·밀양 재단이라고 해도 이 대리권을 따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에 김태훈 비서가 직접 나서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맹정남이 어떻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겠는가.게다가 설령 계약을 체결한다고 해도 이시카 그룹에서 이런 핑계로 계약을 취소할 리도 없었다.그런데 마침 김청미가 사장직을 맡게 되는 바람에 대리권을 따내지 못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것도 어느 정도 말이 되었다.어차피 사장인데 이런 책임을 그녀가 지지 않으면 누가 지겠는가.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재단 고위층들은 결국 맹정남과 한통속이라 이 순간 나서서 그녀를 위해 말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위층들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청미가 어떻게 뒷수습할 건지 지켜보고 있었다.만약 이것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마 사장직은 여기까지일 것이다.김예훈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김청미는 맹정남을 바라보다 핸드폰을 꺼내 자료를 확인하려 했다. 분명 맹정남의 말을 100% 신뢰하지 못하겠는 모양이다.하지만 맹정남은 애초부터 그녀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 시가를 피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사장님, 왜요? 인터넷에 해결 방법을 검색해보려고요? 말도 안 돼. 문제를 해결하진 못해도 어느 정도 사과는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사장님께서는 저희 마케팅부서에서 몇 달간 쏟아부은 노력을 망쳐버렸다고요. 재단의 이익을, 나아가 안동 김씨 가문의 이익을 해친 거라고요. 사장님께서는 저희 마케팅부서뿐만 아니라 전체 재단, 그리고 안동 김씨 가문

  • 지존 사위   제2818화

    명품 정장을 입은 남자가 도발했다.“이 일을 책임지지 못하면 사장님 자리도, 기생오라비 자리도 지키지 못할 거예요.”김예훈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정말 거침없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첫 회의에서 이렇게 체면을 깎아내리다니. 안동 김씨 가문 사람의 손에 죽을까 봐 두렵지도 않나?’어쨌든 김청미의 신분이 심상치 않으니 누군가 일부러 무시하려 해도 제대로 무시할 수 없었다.김예훈은 손에 든 자료를 대충 훑어보고는 그 남자가 바로 진주·밀양 재단 마케팅부서의 부장, 맹정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에게는 꽤 흥미로운 신분이 하나 더 있었는데 듣자하니 어릴때부터 보고자란 김태훈 집사의 아들이라 꽤 신임을 얻고 있다고 했다.김현민마저도 그를 만나면 형이라고 부를 정도였다.이 신분만으로도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을수 있었다.맹정남이 미쳐서 김승준과 맞서 싸우지만 않으면 재단에서 그를 건드릴 사람이 없었다.게다가 그의 이력을 보면 두세달만 지나면 재단 대표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김청미의 갑작스러운 부임에 그가 그렇게 불만을 드러낸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맹 부장님, 말 똑바로 하시죠.”김청미는 당연히 맹정남을 알고 있었고, 이 순간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제가 방금 부임했는데 어떻게 저희 재단에 손해를 끼쳤다는 거죠?”“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거예요? 그러고 사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맹정남의 얼굴에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얼마전에 이시카 그룹과 손잡고 대한민국에서 이시카 그룹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거든요. 모두 알다시피 이시카 그룹은 가전제품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제품은 늘 해외 여러 시장을 휩쓸고 있죠. 저희가 이시카 그룹과 손잡기만 하면 이번 기회를 통해 해외시장을 진출할 수 있고, 나아가 안동 김씨 가문이 다시 최정상 위치로 올라갈수 있었어요. 합의도 끝났고, 아침에 계약서를 체결하려는데 불과 두시간 전에 저희 재단 내부에 인사 변동이 있다

  • 지존 사위   제2817화

    김예훈은 별말 없이 보디가드처럼 김청미 뒤를 지켰다.그는 자기가 남자를 상대로 전혀 뒤처질 것이 없다고 말한 김청미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 사람들을 설득할지 궁금했다.김청미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사장 지정석에 앉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김청미라고 합니다. 많은 분이 저를 아실 테니 굳이 자기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뵙자고 한 이유는 수장님께서 직접 저한테 사장 자리를 맡겨줬다는 사실을 여러분께 한 가지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들 안동 김씨 가문과 가깝게 지내는 분들인데 서로 도우면서 어려움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김청미는 여러분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김예훈 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분은 아직 진주·밀양 재단에서 맡은바 업무가 없지만 저의 고문으로서 김예훈 씨가 하는 말은 곧 제 말과도 같고, 김예훈 씨의 요구는 곧 제 요구와도 같으며, 김예훈 씨를 건드리는 것은 곧 저를 건드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다들 이해하셨나요?”김청미는 거침없이 김승준이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것을 말해주면서 김예훈에게 명분을 주기도 했다.이건 평범한 여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현장 분위기가 잠시 조용해지고, 사람들의 시선은 김예훈에게로 향했다.진주·밀양 재단 사람들은 평소 안동 김씨 가문과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한 가족이라 할 수 있지만 경계는 분명 나뉘어 있었다.그래서 김예훈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그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만 들었을 뿐 정확히 어디서 봤는지는 떠오르지 않았다.그들 눈에는 김예훈이 무능할 사람 일뿐, 그저 운이 좋아서 여자 등이나 처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잠자리 스킬까지 좋아서 김청미의 마음에 쏙 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김청미가 그에게 고문이라는 직책을 맡겨주지도 않았을 것이고, 김예훈의 말이 곧 그녀의 말과 같다고까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사람들은 김예훈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부럽기도 하고 질투 나기도 했다.명품 정장을

  • 지존 사위   제2816화

    토요타 프라도 한대가 진주·밀양 재단 본사 건물 앞에 멈추어 섰다.오는 길에 김청미 전화 한 통에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걸음에 달려왔다.반 시간쯤 지났을 때 김청미는 다시 세련된 도시 여성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김청미의 신속하고 단호한 스타일을 봤을 때 수장 자리에 오르려면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시간을 쪼개서 써야 했다.오는 길에 김청미는 자기가 맡은 사장 자리가 얼마나 높은 위치인지, 그리고 전체 진주·밀양 재단 내부에서 절대적인 2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인사팀과 재무팀은 여전히 김태훈이 꽉 쥐고 있었다.김청미는 사장으로서 시장을 장악해야 했다.김태훈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진주·밀양 재단의 진정한 지배자이자 이사장이며 회장님이었기 때문이다.김승준 전화 한 통에 사장 자리를 마련해 준 것도 이미 큰 배려였다.김청미는 서둘러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비록 수장의 양딸이긴 하지만 첫째 집안에서 오랫동안 진주·밀양 재단을 꽉 장악하고 있었기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손에 쥔 권력을 이용해 진주·밀양 재단의 상황을 최대한 빨리 파악해서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김청미는 사장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재단의 모든 고위층을 소집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김태훈 쪽에서는 김청미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지만 마침 중요한 일이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없다고 전했다.모든 것은 김청미가 직접 주도하면 된다고 했다.간단히 말해 김청미는 곧 진주·밀양 재단의 수십 명 고위층을 단독으로 대면해야 했다.김예훈은 쉽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김청미는 오히려 의욕이 넘쳐났다.김청미가 기세등등하게 차 문을 발로 차고 차에서 내렸을 때,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오전 10시.진주·밀양 재단 회의실에는 36석의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가운데 있는 이사장 겸 회장인 김태훈의 자리만 비

  • 지존 사위   제2815화

    퍽.“정말 기막히네. 진주·밀양 재단을 이용해서 나를 무너뜨리려고 하다니.”김현민은 차가운 기운을 풍기면서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진주·밀양 재단은 우리 첫째 집안 것이었어. 언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우리 집안 영역에서 함부로 날뛰어도 되는 자격이 생긴 거지? 우리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김현민은 김태빈과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그를 집까지 데려다준 뒤에야 서둘러 빅토리아 항구에 있는 자기 사무실로 향했다.그가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김서하는 어느샌가 드레스로 바꿔입고 피아노 앞에서 연주하고 있었다.그녀는 피아노곡에 끝없는 살기가 한기를 담고 있었다.하지만 이 순간 감상할 마음이 전혀 없는 김현민은 앞으로 다가가 건반 덮개를 쿵 닫아버렸다.“고모, 지금이 언제라고 아직도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어요. 김태빈을 풀어주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제가 환영회까지 열어줬다고요. 모든 게 셋째 삼촌 계획대로 흘러가는 거 아니에요?”김서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셋째 집안에서도 김태빈을 구하기 위해 분명 큰 대가를 치렀을 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10년 전 사건의 비밀이 모두 김승준 손에 들어갔을 거야. 다만...”김서하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10년 전 사건은 김승준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진실을 드러내는 걸 더 두려워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말인데 10년 전 사건은 이제 오히려 중요하지 않아. 최소한 이번 일로 인해 셋째 집안은 더 이상 뒤흔들 히든카드가 없어진 거고, 김태빈도 반쯤 쓸모없는 인간이라 당분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어. 기회를 봐서 그냥 죽여버리자고. 지금 유일한 골칫거리는 김청미야.”김서하는 크루즈 계류장에 가지는 않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김현민이 냉랭하게 말했다.“청미는 원래 그냥 입양된 아이에 불과했어요. 그냥 넷째 삼촌 양딸이라 다르게 대했는데 삼촌이 청미를 앞세워서 저랑 대결하

  • 지존 사위   제2814화

    김청미는 한참 동안 김예훈을 바라보다 그가 정말로 자신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 감옥에서 나올 때부터 아버지께서 나한테 임무를 줬어. 바로 어르신 생신 전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재단을 완벽히 장악하는 거 말이야. 내가 재단을 손에 넣어야만 김현민과 대결할 자격이 생기는 거지.”“그러면 잘해봐. 나도 뒤에서 응원할게.”김예훈은 진주·밀양 재단 사무실 위치를 검색하면서 추문성에게 빨리 그쪽으로 보내주라고 했다.김청미를 보내버리고 슬쩍 빠져나가려는 것이다.김청미는 태블릿으로 메일 하나를 확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아침 아버지께서 진주·밀양 재단의 모든 주식을 내 명의로 돌렸어. 딱 30%야. 그런데 계약서에 사인할 때 한 가지 제안하더라고. 바로 그중 15%의 지분을 선배한테 넘기는 거였어. 간단히 말하자면 진주·밀양 재단을 통합시키는 데 선배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또 한 가지 말해줄 게 있어. 진주·밀양 재단 이사장은 바로 김현민의 친아버지이자 내 큰아버지인 김태훈이라는 사람이야. 지금 진주·밀양에서 선배를 가장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지.”김예훈은 원래 거절하려다 김태훈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결국 승낙하기로 했다.김청미가 아무리 뛰어나도 아직은 조금 미숙한 면이 있었다.앞으로 그녀가 마주해야 할 상대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이 될뻔한 첫째 집안의 김태훈이었다.김예훈은 진주·밀양 사태를 빨리 수습하려면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다....김예훈과 김청미가 진주·밀양 재단을 논의하고 있을 때, 뒤쪽에서 벤츠 G클래스 몇 대가 느긋하게 앞서가는 토요타 프라도를 따라가고 있었다.김현민은 태블릿 화면으로 이 순간 서로 웃고 떠드는 김예훈과 김청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비록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현민을 경계하게 했다.김현민은 이미 소식을 접했기에 이번에 김청미가 풀려나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김

  • 지존 사위   제2813화

    “선배 말이 맞아. 예전에는 여자라서 항상 아쉬웠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김청미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또 어때. 다들 남자만이 큰일을 이룬다고 하는데 여장부도 남자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난 내가 잘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십몇 년이나 기다렸어. 난 모든 사람에게 내가 여자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역시 안동 김씨 가문 양녀는 달라. 김현민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너와 화해하려 애쓰는 것도 당연하지. 심지어 안주인 자리까지 내세워 너를 유혹하려 했으니까. 김현민도 분명 알고 있을 거야. 너 같은 출신의 여자는 돈이나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네가 원하는 건 오직 권력뿐인데 말이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는 수장님이나 안주인이어야 모든 걸 얻을 수 있을 거야. 만약 김현민이 너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네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야.”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엔 내가 걸림돌에 불과했겠지만 이번에는 달라.”김예훈은 피식 웃을뿐 더 이상 말싸움하지 않았다.김승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이때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비록 수장님께서 오늘 나더러 픽업오라고 했지만 너랑 나 사이에는 불가능해. 밥은 안 먹어도 될 것 같고. 어디로 갈래? 데려다 줄까?”김예훈은 빨리 이 골칫거리를 떼어내고 김청미가 김현민과 싸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싶었다.“방금 감옥에서 나왔을 때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 왔었어.”김청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출소해서 어르신 생신날까지 선배만 따라다니면 된다고 했어.”“나를 따라다니라고 했다고?”김예훈은 멈칫하다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를 따라다녀서 뭐할 건데?”비록 김청미는 예쁜 것도 모자라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이번에 감옥에서 나온 목적은 김현민과 대결하기 위함이었다.김예훈은 그녀를 곁에 둘 생

  • 지존 사위   제2812화

    그녀를 바라보며 김현민의 표정은 조금 복잡미묘했다.상대방은 그들과 합류할 생각이 없었고,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야 천천히 내려왔다.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한참 바라보다 앞으로 다가가면서 웃으며 말했다.“청미야, 돌아온 걸 환영해. 지금 태빈이 환영회를 준비 중인데 같이 할래?”김청미는 흥미롭게 김현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김태빈과 달리 이미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고 있었다.지금 풀려난 것은 김현민과 싸우기 위해서였다.그리고 그녀는 김현민도 분명 이 소식을 알고 있을 거로 믿고 있었다.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김현민이 여전히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 김청미는 다소 놀라웠다.“오빠도 내가 이 타이밍에 돌아온 이유를 알고 있을 텐데 환영회에 초대하고 싶다고?”김청미는 태연하기만 했다.김현민도 김청미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미리 소식을 들었든 못 들었든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만한 문제였다.김승준은 자식이 없었기에 김현민과 겨룰만한 사람은 양녀인 김청미뿐이었다.‘양녀인 주제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직계가족인 나랑 대결할 자격이나 있겠어? 기껏해야 나를 지치게 하겠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청미야, 너도 이 타이밍에 나타난 목적을 알고 있겠지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을 거야. 그럴 바에 우리가 힘을 합치는 게 낫지 않을까?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결국 우리 손에 들어올 거야. 네가 원한다면 안주인 자리를 너한테 주겠다고 약속할 수도 있어.”“안주인 자리?”김청미가 이때 손을 휘두르자 신문 한 장이 김현민 앞으로 날아갔다. 마치 악귀가 발톱을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는 것 같았다.“선재 스님한테도 똑같이 말했겠지. 나 김청미는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억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아.”김청미는 뒤돌아 옆에 나타난 토요타 프라도에 올라탔다.차량이 천천히 이곳을 벗어나고 있을 때, 김현민은 뒷좌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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