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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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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 사위 제2942화
“다른 일은 얘기 안 할게.”“어젯밤, 네가 네 기사를 보내서 사모님을 암살하려고 했던 일 하나만으로 나는 당장이라도 널 여기서 쳐 죽이고 싶어.”“장담컨대 네가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영국 왕실이 감히 나한테 까불 수 있을 것 같아?”“못 믿겠으면 한 번 해볼래?”김예훈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살벌했다.영국 왕실이라는 작자들이 다른 곳에서는 얼마나 고귀하고 대단한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김예훈의 앞에서는 일개 외국인에 불과했다.“장공주인 빅토리카의 체면을 봐서라도 내가 기회 하나 줄게.”“내 앞에서 무릎을 꿇든가, 싫으면 꺼지든가.”“선택은 네 몫이야.”“한국인 주제에, 잘도 건방을 떨어대는구나!.”금발의 신전 기사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날을 세웠다.조금 전, 자신의 동료들이 김예훈의 발에 나가떨어지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지만 공주가 이런 수모를 겪는 걸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적어도 그들은 공주를 지키겠다고 왕실에 맹세한 신전 기사들이었다. 자신들의 공주가 타국에서 모욕을 당하는 것만큼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로스웰, 물러나!”공주는 로스웰이 손을 쓰기도 전에 급히 나서서 제지했다.그녀는 김예훈의 전투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데리고 온 신전 기사들 따위는 감히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공주는 싸늘한 얼굴로 한 발 나서서 말했다.“김예훈, 너 정말 나랑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내 체면도 좀 생각해주면 안 돼?”“여기서 네 체면이 어딨어.”김예훈은 무덤덤한 얼굴로 공주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인내심이 없어서 말이지. 성격도 좋은 편이 아니라. 딱 10초 줄게. 그 안에 선택 안 하면 내가 너 대신 선택 해주지.”“이 개자식이! 적당히 해야지!”참다못한 로스웰이 입을 열었다. 감히 공주를 위협하려는 김예훈의 태도에 분을 참을 수 없었다.그는 허리에 찬 검은 뽑아 들더니 매서운 기세로 김예훈을 향해 달려들었다.성광십자참.신전 기사단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필살기로서 일격으로 소 한
지존 사위 제2941화
모두가 멍한 얼굴로 그 장면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진주가 영국의 지배를 받던 그 시절엔 영국의 공주가 온다는 말 한마디면 총독부터 시작해서 평민들까지 대로변으로 나와 무릎을 꿇으며 공주를 영접하려 애썼다.하지만 김예훈은 지금, 다름 아닌 무려 영국의 넷째 공주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명령을 내렸다.그의 목소리에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여왕이 직접 행차해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태도였다.김예훈의 이런 언행은 단순히 공주의 자존심을 짓밟은 걸 넘어 영국 왕실 체면 자체를 바닥으로 내리꽂아 버린 셈이었다.그 순간, 넷째 공주는 분노에 휩싸인 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녀 역시 김예훈 이 개 같은 놈이 죽기 살기로 덤비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고 정말 여기서 무릎을 꿇기라도 한다면 김예훈의 손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약점만 넘겨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김예훈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장면이 세상에 퍼지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자국으로 돌아가서도 고개를 들고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네깟 놈이 감히 날 모욕해?”넷째 공주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차갑게 비웃음을 한 번 흘린 그녀는 김예훈의 앞에 놓여 있던 식탁을 발로 힘껏 걷어차 버렸다.“난 지금 당장이라도 군사를 일으켜서 네가 세운 이 부산 팰리스 따위는 철저히 짓밟아버릴 수 있어.”눈 깜짝할 사이에 컵과 접시가 바닥으로 산산조각이 나더니 정갈하게 잘 차려진 아침 식사가 엉망진창이 되었다.김예훈과 함께 온 김청미의 표정 역시 묘하게 변했다. 설마 넷째 공주가 정말로 식탁까지 걷어차며 강경하게 대응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얼굴이었다.허순재와 강준은 식탁에서 쏟아지는 커피를 뒤집어쓴 채 초라한 몰골로 가만히 서 있었다.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넷째 공주는 그제야 속이 후련하다는 듯 입꼬리를 씨익 올려 미소지었다.어젯밤부터 계속 당하기만 하다가 드디어 판을 뒤집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풀린 것 같았다.“짝!”김예훈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무
지존 사위 제2940화
“무릎 꿇고 빌어.”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릎 꿇으면 사람 구할 기회를 줄게...”‘무릎 꿇고 빌라고?’이 말이 나오는 순간, 현장은 충격에 휩싸였고, 김예훈과 함께 식사 중이던 허순재와 강준도 눈이 휘둥그레졌다.‘무슨 상황이지? 지금 넷째 공주한테 무릎 꿇으라고 한 거야? 영국은 한때 세계 최강국이었는데? 아무리 네 번째 상속자라 왕위와는 평생 인연이 없을지라도 그래도 신분이 높은 사람이잖아.’평소에 넷째 공주는 영국을 대표하여 각국을 방문하면서 국가 원수급의 대우를 받았다.귀족으로부터 평범한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녀에게 공손히 예의를 갖춰야 했다.심지어 그녀와 말 몇 마디라도 나누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연설문을 작성하는 자들도 있었다.모두가 그녀를 실수로 불쾌하게 하거나 영국을 모욕할까 봐 두려웠다.그런데 그런 사람한테 무릎을 꿇으라 하다니.이건 도발이 아니라 무시였다.겪여본 것이 없는 넷째 공주도 어떤 상황이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김예훈이 자신을 공손하게 대하든, 예의 없게 대하든 모두 상응한 대책을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그가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할 줄은 절대 상상하지 못했다.이제는 미친놈이라고 욕해도 모자랄 판이었다.바로 이때, 넷째 공주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방금 뭐라고 했어.”“무릎 꿇고 사과하라고.”김예훈은 여전히 태연한 모습이었다.“대한민국에 있으면서 한국말도 못 알아들어? 못 알아들으면 꺼지든가. 한국말을 배우고 나서 다시 나랑 얘기해.”하늘을 찌르는 김예훈의 기세에 넷째 공주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감히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네가 뭔데. 내가 말해주는데. 여왕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내 무릎을 꿇릴 수 없어. 눈치가 있으면 당장 내 부하들을 풀어줘. 아니면 끝까지 싸울 거니까. 이건 순식간에 외교 문제로 전환될 수도 있어. 그때 가서 어떻게 책임질 건지 지켜볼 거야.”이곳이 김예훈의 구역만 아니
지존 사위 제2939화
“너희 넷째 공주도 왕실 측근으로서 무서운 사람이라는 거 인정해. 이재승이 실수한 틈을 타 과감히 공격을 개시할 정도면 말이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상대는 김예훈 도련님이야.”박연서은 김예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분명 장모가 사위를 흐뭇하게 생각하는 그런 느낌이었다.박연서의 말을 들은 로자크는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그의 이번 행동은 겨우 반 시간 전에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었으며 신의 한 수라 할 만했다.그런데 뜻밖에도 김예훈 그 자식한테 간파당할 줄 몰랐다.심지어 차라리 김예훈이 파놓은 함정으로 볼 수도 있었다.이 순간, 로자크는 갑자기 유라시아 전쟁에서 느꼈던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그는 지금 대한민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심지어 총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총 내려놔.”박연서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난 나이가 많아서 살생을 즐기지 않아. 하지만 살생을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도 아니야. 너희들이 먼저 나를 죽이려고 했으니까. 나랑 맞서려던 사람한테 본때를 보여줄 수밖에. 어차피 카펫도 이미 더러워졌으니까.”박연서의 말과 함께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정예들은 살기가 가득한 모습으로 로자크 일행을 겨냥했다.로자크는 이미 함정에 빠졌음을 깨닫고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하지만 혼혈외국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은 항복을 허락하지 않았다.피융.박연서는 그에게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부하들에게 손짓했다.그 순간, 총알이 총을 뚫고 나오면서 두 명의 신전기사단을 바닥에 쓰러뜨렸다.“항복할게요.”“항복.”눈꺼풀을 파르르 떨고 있던 로자크는 순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이 모습을 본 박연서는 피식 웃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도련님, 사람은 이미 확보했어요. 잠시 후에 밀양으로 보내드릴게요. 별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 딸 혼수하고 생각해요.”전화기 너머의 김예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인질을 혼수로 삼는다고? 받아야 해? 말아야 해?’...김예훈은 추문성에게 부산
지존 사위 제2938화
이들은 손에 총알 장전한 총을 들고 있었고, 적외선 조준기로 로자크 일행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각 신전기사단 몸에는 적어도 네다섯 개의 붉은 점이 박혀있었다.원래 살기가 충만하던 이 신전기사단들은 하나같이 몸이 굳어져서 꼼짝하지도 못했다.이들은 이 붉은 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허튼짓을 했다가 상대방이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결말은 오직 죽음밖에 없었다.그중 한 신전기사단은 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정예들이 정말 방아쇠를 당길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박연서가 있는 곳으로 굴러가 그녀를 생포하려 했다.피융. 피융. 피융.사방에서 수많은 총알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 막 굴러가기 시작한 그는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다.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로자크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눈앞에 피투성이가 된 사람이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피비린내가 진동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로자크 일행의 의지도 꺾이고 말았다.“방금 산 카펫을 버리게 생겼네.”박연서는 아쉬운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조심스레 내려놓았다.그녀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로자크 일행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오래 기다렸는데 이제야 왔네. 날 새면 피부가 얼마나 망가지는데. 너희가 너무 늦게 와서 내 휴식만 방해했잖아. 이 죄를 어떻게 갚을 건데?”박연서의 담담한 말투는 마치 이웃집 사람과 담소를 나누는 듯했다.하지만 그런 말투에 로자크 일행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었다.주변을 둘러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정예들을 바라보던 로자크는 눈꺼풀을 떨면서 힘겹게 말했다.“박연서 씨, 보아하니 우리가 당신을 너무 과소평가했네.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이 자기 경호팀을 남겨둘 정도로 당신을 그렇게 아낄 줄 몰랐어. 가는 도중에 습격당할까 봐 두렵지도 않는 건가?”“우리 남편은 엄연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이야. 너희들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보여?”박연서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대한민국
지존 사위 제2937화
김태훈과 김서하가 계획을 꾸미고 있을 때.어두운 불빛의 가든 별장에 한 무리의 불청객이 들이닥쳤다.진주·밀양이 혼란스러운 관계로 평소에 상엄하던 경계도 다소 느슨해진 상황이었다.가든 별장 본관. 이곳에는 몇몇 정예 호위들만 오가고 있었다.대다수의 호위는 김승준이 데려갔기에 이곳에 남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어두운 불빛 아래, 기사 복을 입은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그는 소리 없이 총알을 장전하고 CCTV를 모조리 박살 냈다.이와 동시에 그는 별장을 한 바퀴 돌면서 호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확인해서야 신호를 보냈다.잠시 후, 열몇 명의 기사 복을 입은 신전기사단이 손에 검을 들고 나타나 예리한 모습으로 본관에 접근했다.이 순간, 이들의 움직임은 가볍다 못해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움직여.”앞장선 사람은 다시 한번 상황을 확인하고서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변했다.이 사람은 바로 영국 왕실 넷째 공주의 호위무사 로자크였다.과거에 그는 유라시아 전쟁에서 공을 세운 신전기사단 부단장이었다.그러나 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총사령관에게 겁먹은 이후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했다.은퇴하고 나서는 넷째 공주의 호위무사로 임명받았다.지금의 그는 좌절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오히려 활기가 가득 차 있었다.그가 봤을 때는 이런 국제 대도시에서 다시 일어설 희망이 보이는 모양이다.진주·밀양을 짓밟아버리기만 하면 아마 대한민국 총사령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것 같았다.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본관을 쳐다보던 로자크가 명령했다.“계획대로 박연서부터 체포해. 인질로 삼아 이재승 도련님을 구해내는 거야.”“네.”그의 옆에 있는 신전기사단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우두머리인 이재승이 없으면 신전기사단은 결국 무너질 것이 뻔했다.그래서 지금 이들은 하나같이 온 정신을 집중하고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폭풍우 속에서, 이들은 별장 본관 문을 걷어차고 빠르게 안으로 진입했다.누군가는 총을 꺼내 앞을 막는 자가 있으면 주저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