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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втор: 황시후
슥슥슥!

청룡의 뒤에 있는 수백 명의 부하가 일제히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

“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

“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

...

소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행동에 임찬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당신이 제 사부의 부하입니까?”

“맞습니다. 지존 어르신께서 명령하시길 앞으로 당신이 대용문파의 새로운 지존이시며 대용문파 백만 군중을 호령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청룡이 임찬혁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

“그 영감탱이가 확실히 저를 속이지는 않았네요.”

임찬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혀를 찼다.

감옥에 있는 동안 그는 한 어르신을 알게 되었다.

상대는 하늘을 거스르는 무예와 의술에 능통했고 임찬혁에게 그것들을 아낌없이 가르쳤다.

그가 있었기에 임찬혁은 감옥에서 공을 세워 감형을 받아 출소할 수 있었다.

감옥에서 나오기 전, 그 어르신은 자신이 대용문파의 주인이라고 했고 지금은 임찬혁을 대용문파의 차세대 지존으로 임명한다고 했다.

사실 임찬혁은 이 어르신이 미친 소리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 보니 진짜 사실이다.

“이 약재들을 구할 방법을 알아봐 주세요!”

임찬혁은 약재들이 적혀있는 리스트 한 장을 꺼내 청룡에게 내밀었다.

“알겠습니다.”

청룡은 두 손으로 리스트를 받았고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속으로 내심 놀라는 눈치였다.

리스트에 있는 약재들은 모두 천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보물들이었다. 그리고 어떤 약재는 심지어 그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역시 새로 오신 지존의 요구사항은 특별했다.

사실 이것은 그 어르신이 임찬혁에게 꼭 모으라고 당부한 약재이다.

그 어르신의 말에 의하면 임찬혁의 경맥이 후천적으로 손상되어 무술 영역에서는 종사의 경지밖에 머물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러한 약재가 있어야만 손상된 경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비록 종사의 경지로도 무술 고수의 정상에 우뚝 서기에 충분하지만 더 높이 올라갈수록 실력이 더 향상될 것이고 이것은 대용문파의 새로운 지존으로서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임찬혁이 이 약재들을 어떻게 찾을까 고민 중이던 찰나 마침 청룡이 나타났고 임찬혁 또한 새로운 대용문파의 주인으로서 충분히 청룡에게 찾으라 지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옥에서 만난 어르신은 임찬혁이 평범한 집안의 자식이라는 말을 듣고 절대 불가능하다고 연신 고개를 저었고 그더러 자신의 신상을 다시 조사해 보라고 했다.

평범한 집안의 자식은 무술에 이토록 눈에 띄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을 리도 없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의 경맥을 해치려 할 일도 없다고 했다.

“이 안에 대용문파의 모든 자산이 있습니다. 어서 받으십시오.”

조금 전 약재 리스트를 건네받은 청룡이 두 손으로 블랙 플래티넘 카드를 건넸다.

“이 안에 얼마 들어있습니까?”

임찬혁은 블랙 플래티넘 카드를 받아 건성건성 손가락으로 돌리며 물었다.

이제 임찬혁이 새로운 지존이 되었으니 대용문파의 재정권 또한 자연히 그가 장악하게 된다.

“구체적인건 이 소인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작은 나라 몇 개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이 들어있습니다.”

청룡이 조심스럽게 대답하자 임찬혁은 깜짝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그 영감탱이가 이렇게 부자였다니! 완전 재벌이네! 재벌!

“알겠어요, 이만 물러가세요. 궁금한 게 있으면 제가 부를 테니 저를 굳이 찾아오지 않으셔도 돼요. 방해만 되니까.”

임찬혁은 갑자기 거창해진 분위기가 어머니를 놀래킬까 봐 걱정되었다. 그는 청룡의 전화번호를 남기고 그들을 떠나보냈다.

반 시간 후, 임찬혁은 한 도시 외곽의 마을 입구에 나타났다.

이곳의 집들은 많이 낡았고 길은 대부분 비포장도로이기에 도로면이 울퉁불퉁했다. 또 거리 곳곳에는 값싼 포장마차가 있었다.

5년 만에 다시 마주한 이런 광경에 임찬혁은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꼈다.

여기가 바로 그가 어릴 때부터 자란 곳이다.

임찬혁은 곧장 자신의 집 마당 앞까지 왔고 집은 대문과 마당 담장이 조금 허름해진 것 외에 5년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어머니! 저 왔어요!”

임찬혁은 웃으며 나무 대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눈앞의 광경은 그를 극도로 화나게 했다.

손에 몽둥이를 든 사나이 7, 8명이 사나운 얼굴을 한 채 어머니 양홍선을 에워싸고 있었고 그 사이에 있는 양홍선은 겁에 질려 온몸을 떨고 있었다.

상대 팀의 두목은 임찬혁도 잘 아는 정우명의 동생 정우준이었다.

“정우준, 뭐 하는 짓이야?”

임찬혁은 몇 걸음 앞으로 나가 온몸으로 양홍선을 막으며 그녀를 보호했다.

“이 쓸모없는 놈이 생각보다 일찍 출소했네?”

정우준이 의아한 얼굴로 임찬혁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 노인네가 사채를 2천만 원 넘게 썼어. 나는 당연히 빚 독촉을 하러 왔고. 아들이 돌아왔으니 어머니가 진 빚을 네가 갚으면 되겠네.”

정우준은 돈을 내놓으라는 듯 손바닥을 임찬혁의 앞에 내밀며 비아냥거렸다.

그가 보기에 갓 출소한 임찬혁은 2천만 원은커녕 2만 원도 없을 것 같았다.

“그 입 닥치지 못해? 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너 같은 인간에게 빚을 질 수 있어?”

임찬혁이 의아한 얼굴로 어머니 양홍선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머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양홍선은 아들이 일찍 출소한 것을 보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찬혁이 빚에 대해 묻자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네가 감옥에 들어간 다음 날 정연이가 나를 찾아와 너와 이혼하겠다고 했어. 한참 설득한 끝에 매달 용돈 2백만 원만 주면 네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거라고 했어. 그래서 나는 정연이에게 저금했던 돈을 모두 줬고 나중에는 받는 월급으로도 부족해 사채를 썼어...”

양홍선의 주름투성이인 얼굴에 잠깐 슬픔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아들을 위해 그의 아내를 지켰다는 생각에 그동안 자신의 노력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순간 임찬혁의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

이 독사 같은 여자가 자신을 속인 것도 모자라 어머니까지 괴롭히다니!

“괜찮아요, 어머니. 2천만 원이잖아요. 저 돈 있어요.”

임찬혁은 칼로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았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한 얼굴로 어머니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오늘 이혼한 걸 알면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에게 돈이 있으니까 나와 함께 은행에 가! 내가 돈 찾아서 줄 테니!”

임찬혁은 청룡이 준 블랙 플래티넘 카드를 꺼내 정우준 코앞에 내비치며 말했다.

“차라리 귀신을 속여! 너 이 카드, 길에서 주운 거지?”

정우준은 감옥에서 막 나온 임찬혁에게 돈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말을 마친 정우준은 다시 시선을 양홍선에게 돌리더니 조롱하듯 입을 열었다.

“이 망할 노인네, 아직도 헛된 꿈을 꾸고 있네? 하정연이 이 폐물 같은 인간을 기다릴 것 같아? 솔직히 말할게! 하정연은 곧 우리 형과 결혼해! 3일 뒤, 멜튼 호텔에서. 사채를 빌려준 것도 당신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려고 그런 거야, 하하! 정말 노인네나 젊은 인간이나 둘 다 쌍으로 멍청하네. 하하하!”

정우준은 한심한 눈빛으로 임찬혁과 양홍선을 쳐다봤다.

“당신... 당신 방금 뭐라고 했어?”

양홍선은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고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

그녀가 몇 년 동안 뼈 빠지게 고생한 이유는 오로지 아들을 위해 아내를 지키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지키려 했던 그 여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할 줄이야!

“재밌지?”

임찬혁은 미간을 찌푸렸고 순간 눈빛이 번뜩이더니 정우준의 얼굴을 향해 주먹 한 방을 날렸다.

어머니가 옆에 없었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이 쓰레기 같은 인간을 반쯤 죽여놨을 것이다.

“악!”

순간 정우준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고 앞니 두 개가 부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입을 가린 채 바닥을 뒹굴었고 입안의 피는 그의 손가락 틈새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순간 옆에 있던 건달들은 깜짝 놀라 자리에 얼어붙었다.

지난 몇 년간, 이들은 자신의 세력만 믿고 많은 사람을 괴롭혔지만 그들에게 반항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임찬혁이 때린 사람은 다름 아닌 정진 그룹의 둘째 도련님이다.

상류층 도련님에게 임찬혁이 주제도 모르고 감히 주먹을 휘두르다니!

“너희들 뭐해! 빨리 가서 때려눕히지 않고!”

정우준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임찬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놈을 죽여, 당장!”

“건방진 놈! 본인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날뛰다니!”

그제야 건달들은 정신을 차리고 사냥개처럼 임찬혁을 향해 돌진했다.

퍽퍽퍽!

임찬혁은 요리조리 피하면서도 그들에게 끊임없이 주먹을 휘둘렀고 곳곳에서는 비명이 난무했다.

10초도 안 되는 사이 건달들은 임찬혁의 옷깃도 스치지 못하고 모두 쓰러졌고 그저 깜짝 놀라 입만 떡 하니 벌린 채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보잘것없을 줄 알았던 임찬혁의 주먹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쓰레기들을 거느리고 감히 내 앞에서 위세를 부린 거야?”

임찬혁이 바닥에서 뒹구는 정우준 옆에 다가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정우준은 순간 겁에 질려 몸을 움츠렸다.

“너 웃는 거 잘하잖아. 계속 웃어봐.”

임찬혁은 정우준의 입을 발로 밟으며 말했다.

타다닥!

정우준의 이가 순식간에 전부 빠졌다.

“감히 우리 어머니를 욕해? 어디 계속해봐!”

임찬혁은 계속 발로 정우준의 턱뼈를 짓밟았다.

“흑흑...”

정우준은 마치 한 마리 벌레처럼 얼굴이 바닥에 짓밟힌 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돌아가서 하정연과 정우명에게 알려! 빚진 돈은 원금과 이자까지 합쳐 돌려받을 거라고.”

정우준과 건달들은 임찬혁에게 톡톡히 혼쭐이 났고 한참 후 그의 허락이 떨어져서야 안도의 한숨을 겨우 내쉬며 정우준을 부축해 재빨리 그곳을 도망쳤다.

“찬혁아, 괜찮아?”

양홍선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임찬혁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괜찮아요, 어머니. 감옥에서 무술을 좀 배웠어요. 저 사람들은 나를 해치지 못해요.”

임찬혁은 웃으며 양홍선을 위로했다.

“하지만 정씨 가문은 세력이 막강한 집안이야. 너 혼자서 절대 감당할 수 없어. 만약 저 사람들이 다시 와서 너를 귀찮게 하면 그때 꼭 신고해야 해. 알겠지?”

양홍선은 아들이 아무리 무술을 잘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절대 여러 명과 맞서기 어려울 거로 생각해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알겠어요. 어머니.”

임찬혁은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그녀의 말대로 하겠다고 일단 약속을 했다.

하지만 임찬혁의 현재 지위로 하찮은 정씨 집안쯤은 말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멸망시킬 수 있었다.

“양씨 아주머니? 아주머니 집에 계세요?”

그때 은구슬을 굴리는 듯한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170㎝는 족히 돼 보이는 키에 오피스룩을 입은 늘씬한 여자가 집 대문으로 들어왔다.

핏이 딱 맞는 오피스룩은 그녀의 쭉쭉빵빵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고 스커트 아래에 드러난 백옥 같은 다리는 검은 망사 레이스에 잘 감겨 그녀의 다리를 더욱 늘씬하게 보이게 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공예품과 같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에 낀 뿔테안경은 그녀의 우아한 분위기에 시크함을 더해 줬고 마치 TV 화면에서 튀어나온 여신 같았다.

그녀 뒤에는 덩치 큰 경호원 몇 명이 따라다니며 그녀가 내뿜는 아우라에 힘을 실어줬다.

“너무 예뻐!”

임찬혁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학교 다닐 때는 하정연도 학교에서 얼짱이라 불렸다. 하지만 지금 이 눈앞의 여자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정도로 상류층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여인이 임찬혁의 집에 온 이유가 무엇일까?

“유 대표님... 오셨어요?”

양홍선은 다급히 그녀 앞으로 다가가더니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

이 여인은 다름 아닌 경주 제일의 미녀 대표 유효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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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 지존님은 딸바보   제649화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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