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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윌리엄스는 어안이 벙벙했다.

백아영의 솜씨는 정말 놀라웠다. 그녀의 기묘한 침을 꽂는 기술이 더욱 놀라웠다.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워지는 백아영의 몸에는 빛이 보였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남달라서 비길 것도 없이 아름다웠다.

백아영은 여전히 은침을 손에 들고 윌리엄스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만 좀 건드리세요. 알아들으셨죠?”

“저는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윌리엄스의 의욕 넘치는 말은 눈앞으로 가까워져 오는 침에 놀라 목이 메었다. 순식간에 덮쳐 온 위험과 두려움이 그를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게 했다.

백아영은 다시 경고했다.

“잘 가세요. 바래다 드리지는 않을게요.”

젊고 고집스러운 윌리엄스는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위협은 그를 이성적으로 뒤로 물러나 타협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백아영은 바늘을 다시 집어넣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네 부하는 경련을 일으키다가 10여 분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그들은 서로를 부축하며 몸을 일으키자 멀리 떨어진 곳에 백아영이 보였다. 비록 뒷모습뿐이었지만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폐하,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부족했어요.”

윌리엄스는 백아영을 탐욕스럽게 바라보았다.

“너희 탓이 아니야. 저 소녀가 너무 강할 뿐이야. 가자. 이제 내려가야지.”

부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여왕님을... 그냥 이렇게 포기하시려고요?”

윌리엄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럼 내가 지금 뭘 할 수 있겠어?”

말이 통하지도 않고 싸워서 이기지도 못하니 부하는 조용히 입을 꾹 닫았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미소를 띠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이야.”

이성준은 열매 한 봉지 가득 따왔다. 그는 열매를 깨끗이 씻은 뒤 쟁반에 담아 백아영 앞에 대령했다. 하지만 안색이 좋지 않았다.

“방금 돌아오는 길에 들었는데 누가 너를 귀찮게 했다면서?”

백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도리도리 저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문제를 일으켰어.”

이성준은 자초지종을 듣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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