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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Author: 율희
말이 나오자마자 고아린은 바로 후회했다.

아이 체험에 보호자가 함께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나 지금 상대는 강도윤이 아닌가.

고아린의 시선이 무심결에 그의 고가 수트 위아래를 훑었다.

이런 쓰리피스 차림은 이 공방 분위기와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다.

행동 하나, 말 한마디도 세상의 이목을 끄는 사람이 진흙을 만진다니...

전지훈조차 도자기를 ‘지저분한 짓’이라며 천하게 여겼는데 강도윤은 오죽할까.

고아린은 마음속으로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럼 고맙겠네요.”

낮게 깔린 그의 목소리에 고아린은 눈이 번쩍 뜨였다.

강도윤은 이미 안경다리에 손을 올린 상태였다.

곧 그가 여유롭게 수트 상의를 벗자 셔츠 아래로 넓은 어깨와 탄탄한 허리 라인이 드러나 눈에 들어왔다.

벗은 수트를 팔에 걸친 채 길고 뚜렷한 손가락으로 소매 단추를 툭 풀었다.

그리고 천천히 소매를 걷어 올리자 선명한 팔 선과 함께 잔잔한 핏줄이 드러났다.

고아린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은은하게 퍼지는 설송 향이 그의 움직임을 따라 허공에 감돌았고 그 향은 마치 교묘하게 틈을 비집고 코끝을 파고들었다.

‘이런 재벌가 도련님들은 외투 하나 벗는 것도 다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나?’

“아린 씨?”

강도윤의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조금 전까지 고아린이 뚫어져라 바라보던 그 손이 지금은 허공에 머문 채 앞치마를 받아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제야 고아린은 정신을 차렸다.

“죄송해요.”

급히 선반에서 어린이용과 같은 디자인의 성인용 앞치마를 꺼내 건넸다.

그런데 앞치마를 건네는 순간, 손끝이 살짝 맞닿았고 그 찰나에 등줄기를 전류가 훑고 지나가는 듯했다.

고아린은 깜짝 놀란 듯 손을 빼고 그의 수트 상의를 받아 옷걸이에 걸어두고는 허둥지둥 강지민 곁으로 가서 쭈그려 앉았다.

목소리에도 어색함이 묻어났다.

“자, 지민아, 선생님이 알려줄게...”

분명 몇 미터는 떨어져 있는 거리인데도 고아린은 그 뒤에서 들려오는 아주 미세한 웃음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목덜미가 찌릿해졌다.

고아린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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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사랑한 지 10년이 되는 해   제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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