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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작가: 수박빙수
그 말을 들은 순간, 강현우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병원을 나갈 듯 걸음을 옮겼다가 문득 중환자실 안에 누워 있는 신인아가 떠올라 잠시 멈춰 섰다.

잠시 고민하다가 민진혁에게 지시했다.

“집에 있는 집사한테 전화해서 확인해 봐.”

민진혁은 이미 다 알아보고 온 듯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이미 전화해 봤습니다.”

강현우는 그의 표정을 보더니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일 있었어? 말해.”

민진혁이 잠시 침을 삼키고 보고했다.

“집안일이 너무 많아서 집사들도 집에 돌아간 시간이 많이 늦었답니다. 그런데 사모님이 방에 없는 것 같다고 합니다. 옷은 그대로 있는데요.”

강현우의 미간이 한껏 좁혀졌다.

곧장 휴대폰을 꺼내 윤하경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까 민진혁이 말한 대로, 아무리 걸어도 신호조차 연결되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강현우는 머뭇거림 없이 병원을 나서려 했지만 바로 그때 신인아의 주치의가 중환자실에서 나왔다.

“대표님, 대표님.”

강현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의사를 돌아봤다.

“어때?”

주치의는 마스크를 벗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번에도 간신히 고비를 넘겼지만 오늘 오후 들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됐습니다. 뭔가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몸의 병은 치료할 수 있지만 마음의 병까지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건 대표님만이 도울 수 있어요.”

강현우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고 의사는 무거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옆에 서 있던 민진혁도 마찬가지로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강현우가 신인아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이 연인으로서의 감정은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침묵 끝에 강현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인아를 살려야 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신인아를 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옮길 준비를 했다.

강현우는 산소마스크를 쓰고 누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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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015화

    강호석의 장례식이 끝난 뒤, 강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강현우가 보낸 주식 양도 계약서를 한 통씩 받았다.그 안에는 돌아가신 강호석이 생전에 강현우에게 남긴 유산이 담겨 있었고 그는 그중 일부를 집안 식구들에게 나눠줬다. 전날 밤의 소동에 대한 일종의 사과라고 했지만 사실 강현우가 예전부터 잘 쓰는 방식이었다. 즉 한 번 강하게 누르고 나서 다시 달콤한 보상을 내미는 것.어차피 자기 돈도 아니고 전부 쥐고 있어 봤자 괜히 원망만 더 커질 뿐이었다. 조금 내어주는 게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데에 더 유리했다.그 덕분인지, 아까까지만 해도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리던 집안 어른들도 일제히 조용해졌다.한선아는 이 소식을 듣고도 한숨을 쉬며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현우가 너무 통이 커. 그렇게 많은 지분을 나눠주면 자기 세력만 약해지는 거잖아.”뒤에 서 있던 이 집사는 조용히 눈빛을 내리깔았다가 한선아에게 조심스레 말했다.“대표님께서는 분명 깊은 생각이 있으실 거예요.”이 집사는 고개를 깊게 숙여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교차한 두 손가락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고 마치 속내를 꾹꾹 참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한편, 윤하경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상처가 깊어서 바늘로 꽤 오래 꿰맸고 마취를 했어도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그래도 한마디 비명도 내지 않은 채, 악물고 참아냈다.간호사에게 치료를 마치고 병실로 나올 때쯤, 강현우가 문 앞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깊은 눈매에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고 밤새 한숨도 못 잔 듯 살짝 지쳐 보였다.윤하경이 조심스레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저 정말 괜찮아요.”강현우는 굳게 다문 입술로 윤하경의 하얀 붕대를 한참 바라봤다. 곧이어 윤하경이 병실로 옮겨지고 강현우가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상처가 깊고 피도 많이 흘려서 며칠은 병원에서 쉬어야 한다고 해.”말수가 적어진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배어 있었다.윤하경은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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