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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9화

작가: 수박빙수
진해리는 윤하경의 얼굴만 봐도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걸 알았다. 강현우가 사라졌다는 얘기는 밖으로 막아 둔다 해도, 같은 동네 같은 인맥 안에서 소문이 새어 나오는 건 막기 어려웠다. 그래도 진해리는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윤하경이 굳이 말을 꺼낼 생각이 없어 보이자 더 묻지 않았다.

옆에서 소지연은 아기를 달래며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원래는 진해리가 윤하경을 좀 달래 주길 바랐는데, 진해리가 굳이 건드리지 않자 소지연이 먼저 아기를 다시 안겨 주며 웃었다.

“아이고, 정말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네요.”

진해리가 받아 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기도 예쁘지만... 수영이가 생기고 나서는 정말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거든요. 수영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 충분해요.”

진수영을 내려다보는 진해리의 미소에는 말 그대로 만족감이 배어 있었다. 소지연은 그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고, 자연히 시선이 윤하경에게로 갔다. 친구로서 소지연은 윤하경도 진해리처럼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한 사람 때문에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길 바랐다.

그때 음식이 들어왔다. 잠시 조용해진 자리에서 윤하경이 접시를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들었다.

“왜 저를 그렇게 봐요? 먹어요.”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말투에 진해리와 소지연은 서로 눈을 맞추고 입을 다물었다. 위로를 건네자니 조심스럽고, 그렇다고 못 본 척 넘기기도 애매했다. 결국 진해리가 코끝을 한번 건드리며 도우미에게 아기를 건넸다.

“수유 시간 됐죠? 아래로 내려가서 먹여 줘요.”

“네.”

도우미가 공손히 진수영을 안고 나갔다.

그렇게 되니 금세 룸에는 세 사람만 남았다. 진해리와 소지연은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소지연이 유호천과 결혼한 뒤로는 같은 자리에 앉을 일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윤하경과의 인연 덕에 서서히 정면으로 마주 보며 마음을 트는 사이라, 지금 이런 정적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대충은 알고 있었다.

윤하경은 진해리와 소지연이 무슨 말을 해 주려는지 알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해 도무지 뭐라고 말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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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하경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민진혁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민진혁은 슬쩍 윤하경을 훔쳐보더니, 양손 검지를 무의식중에 꼼지락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실에서 누군가가 나왔다.윤하경은 반사적으로 달려갔지만, 나온 사람은 강현우가 아니었다. 이정한이었다.곁에서 말없이 서 있던 문세호가 지팡이에 기대어 한 걸음씩 다가왔다. 이미 의식을 되찾은 이정한을 바라보는 문세호의 눈가가 붉게 젖어 있었다.“정한아... 무사해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이정한은 젊을 때부터 문세호 곁을 지켜 온 사람이었다. 혈연은 아니었지만, 친구라는 말로는 부족했고 가족이라고 해도 무방했다.“회장님, 저는 괜찮습니다. 앞으로도 20년은 더 모실 수 있습니다.”이정한은 통증을 참으면서도 억지로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윤하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아가씨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윤하경은 억지로 고래를 끄덕였다.“푹 쉬세요.”억지로 정신을 붙잡고 말한 뒤, 윤하경은 다시 수술실 안쪽을 바라봤다.강현우가 무사한 얼굴로, 눈을 뜬 채로 나왔으면 했다.문세호는 이정한 쪽으로 옮겨 갔고, 복도에는 윤하경과 민진혁만 남았다.처음에는 윤하경도 수술실 문만 바라보며 버텼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윤하경이 반짝이던 눈빛이 조금씩 꺼져 갔다.여덟 시간, 아홉 시간이 지나자...늘 선명하던 윤하경의 얼굴빛이 눈에 띄게 죽어갔다.윤하경이 갑자기 민진혁을 돌아봤다.“진혁 씨.”윤하경의 목소리는 잔뜩 메말라 있었다.“강현우 씨... 괜찮을 거죠? 반드시 괜찮을 거죠?”민진혁은 강현우의 이름이 불리자 순간 움찔했다.민진혁은 괜찮을 거라고 말하려다가 말을 바꿨다.“하경 씨… 일단 의사 말 듣고 판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그리고 민진혁은 습관처럼 말을 꺼냈다.“대표님이 혹시라도...”“나가요.”윤하경은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눈에 짜증이 스쳤다.“네...”민진혁은 대답하고는 몇 걸음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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