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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신경 쓸 것 없이 소파에 푹 앉으며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태연하게 보였다.

“아빠, 무슨 일이에요? 빨리 말해요. 나 친구랑 술 마실 약속 있어요.”

윤하경은 언제나 윤수철 앞에서 이렇게 대놓고 기분을 깨고 말을 건네곤 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윤수철의 얼굴은 다시 한층 더 어두워졌다.

“여자가 술 마시고 클럽 가고 그게 어떻게 된 거야? 너 그게 말이 돼?”

그는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왜 그렇게 자꾸 밖으로만 나가는 거야? 그냥 네 동생처럼 집에서 조용히 있으면 안 돼?”

윤하경은 손톱을 보며 대답도 하지 않고 잠시 웃었다.

“저보고 쟤를 따라 배우라고요? 형부 침대에 올라가서 임신까지 하고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꼴을요?”

윤수철은 윤하경의 말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들며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런 후 서류를 집어 들고 다가갔다.

“이건 뭐예요?”

윤수철이 가져온 서류를 보고 살펴보던 윤하경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고작 15%요? 제가 지난번에 제대로 말한 게 아니었나요? 아니면 아빠가 잘못 들은 거겠죠. 전 그 정도 얘기한 적 없어요.”

윤수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15%는 내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야. 그렇게 많은 걸 주면 내 자리는 어디 있어? 내가 아버지로서 너한테 명령을 들어야 하나?”

윤수철은 마치 윤하경의 요구가 너무 지나친 것처럼 얘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하경은 서류를 내려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결정을 못 내리신 거 같네요. 그럼 전 먼저 가겠습니다. 결정되면 연락하세요.”

윤하경의 선은 20%였다. 윤수철이 15%로 넘기려고 하는 건 너무 쉽게 생각한 거였다.

윤하경이 돌아서려는데 윤수철이 급히 그녀를 불렀다.

“윤하경, 정말 이 회사 망하는 꼴을 보고 싶은 거야? 그게 네 어머니의 마음도 담긴 일이잖아.”

“제 엄마 얘기하지 마세요.”

“왜? 얘기 안 하면 그게 없어지는 줄 알아?”

“윤하경, 너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회사가 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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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431화

    윤하경은 마음을 가라앉히려 해도 조급함이 자꾸 치밀었다. 강현우가 겨우 눈을 떴기에 윤하경은 한시라도 빨리 병실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한선아를 바라보는 표정부터 굳어 있었다.“사모님,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한선아가 잠시 망설이더니 가방을 뒤져 무엇인가를 꺼내 건넸다.“오늘 내가 한 짓, 네 입장에서는 지나쳤겠지. 그래도 후회하진 않아. 엄마라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그 아래로는 오래 지켜 온 자존심과 쉽게 꺾이지 않는 고집이 비쳤다.윤하경이 미간을 좁혔다.“그래서요?”한선아가 붉은 입술을 꼭 깨물고 고개를 숙이더니 핸드백에서 빨간색 물건 하나를 꺼냈다.윤하경은 아래로 시선을 떨어뜨려 보았지만 곧장 손을 내밀어 받지는 않았다. 이때 한선아가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절에서 현우를 위해 받아 온 평안 부적이야. 현우가 아직 나한테 화가 난 것도 알고 이런 엄마가 미울 거라는 것도 알아. 그래도 아끼는 마음만은 진짜야. 하경아, 네가 이걸 좀 전해 줄래?”간절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눈빛이었다.윤하경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쳤고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경계심도 들었다.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한선아가 고개를 낮췄다.“미안하다. 이번 한 번만... 부탁할게.”“알겠어요. 다만 이걸 받을지 말지는 현우 씨가 정할 일입니다.”말을 마친 윤하경은 부적을 건네받아 곧장 차에 올랐다. 기사에게 병원으로 서둘러 달리자고 하면서도 손에 쥔 작은 부적을 내려다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졌다.병원에 도착하자 윤하경은 거의 달리듯 복도를 걸었다. 배 속의 아이가 걱정돼 뛰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이미 병실 문 앞에 가 있었다.그런데 문턱에 다다라 침대 위의 강현우가 눈에 들어오자 발이 바닥에 붙은 듯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강현우가 문가에 서 있는 윤하경을 향해 고개를 살짝 돌리고 아주 옅게 미소를 지었다.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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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429화

    “잠깐만요.”윤하경이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자, 중년 남자가 성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이분이 강현우 대표의 법적 배우자라는 점은 일단 믿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요구하는 건 그게 아닙니다. 우리의 요구는 아주 단순합니다. 우리 회사의 대표, 강현우 씨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겁니다.”그러자 윤하경의 눈매가 가늘어졌고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아까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강한 그룹의 앞날이 불안하시다면 지금 보유 지분을 내놓으세요. 규모와 상관없이 전액 인수하겠습니다.”그러자 남자가 비웃음을 흘렸다.“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는 건 잘하시네요. 겉으로는 그럴싸해도 속으론 무슨 꿍꿍이인지 누가 압니까? 우리의 요구는 하나예요. 오늘 당장 강 대표님을 만나야 합니다. 안 그러면, 강 대표님이 정말로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건지, 아니면 누군가가 좋지 않은 의도로 강 대표님을 가둬 두고 있는 건지 어떻게 압니까?”말을 끝낸 남자는 비꼬듯 윤하경을 훑었다.이건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 뻔했다.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태도에 윤하경의 얼굴빛이 싸늘해졌다.“정말...”막 말을 쏟아내려던 순간,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본 윤하경은 바로 전화받았다.알고 보니 우지원이었다. 윤하경은 혹시나 강현우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지금 왜 전화하셨어요? 현우 씨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요?”수화기 너머 우지원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영상 통화로 받으세요.”그 말을 남기고 우지원은 통화를 끊었고, 곧바로 영상 요청이 화면에 떴다.우지원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고 곧바로 영상통화를 걸어왔다.지금 윤하경은 강현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 우지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버티고 있던 표정이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가슴은 바닥까지 뚝 떨어졌다. 윤하경은 손이 덜덜 떨려 수신 버튼을 몇 번이나 눌러도 제대로 눌리지 않았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것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428화

    한쪽에는 정체를 모를 낯선 여자라 여겨진 윤하경, 다른 쪽에는 회사에 줄곧 몸담아 온 주주들이 있었다. 현장 질서를 보던 보안요원들이 곧장 다가와 윤하경을 끌어내려 했다.윤하경이 어깨 너머로 호위하던 경호원들을 흘깃 보자,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나서서 윤하경을 가운데로 에워쌌다.“이분은 강 대표님의 배우자입니다. 손대면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윤하경과 강현우는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고, 혼인신고를 마친 사실도 극히 소수만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윤하경을 전혀 몰랐다.그때 한선아가 벌떡 일어나 코웃음을 쳤다.“내가 현우 엄마인데, 현우 일에 내가 모를 게 뭐가 있니?”곁에서 누가 바로 맞장구쳤다.“그러게요. 어머니가 며느리를 몰라보실 리가 있나요.”이 정도 반응은 윤하경도 이미 예상했다. 강현우가 의식이 없는 지금, 이 자리의 일부 주주와 임원들의 눈에는 한선아의 말이 더 힘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윤하경은 입꼬리만 아주 얕게 올렸을 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가방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펼쳐 들었다.“이건 저와 강현우 대표의 혼인 증명서입니다. 제가 강현우 씨의 아내인지 아닌지는 법이 판단합니다. 한 여사님이 뭐라 하신다고 달라지지 않아요.”한선아가 잠깐 굳더니 곧 차갑게 쏘아붙였다.“그 종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가 알아? 그리고 현우 상태가 이렇게 된 것도 네가 꾸민 게 아닐까? 네가 현우 아내라는 가짜 신분을 가지고 강한 그룹을 쥐락펴락하려는 속셈 아니야?”윤하경이 미간을 아주 살짝 올렸다.“가짜라고 생각하신다면 증거를 내세요. 근거 없는 트집을 잡는 건 대응하지 않겠습니다.”“그리고 강한 그룹을 손에 넣겠다는 마음이 누구에게 있는지, 한 여사님이 저보다 더 잘 아시겠죠.”윤하경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한선아는 강현우에게서 내쳐진 뒤에도 강한 그룹 지분을 조금은 쥐고 있었지만, 그 비율이 높지는 않았다.강한 그룹 지분의 대부분은 여전히 강현우가 쥐고 있었다.한선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427화

    윤하경의 시선이 일할 마음 없어 보이는 직원들 위를 차갑게 훑고 지나갔다.“다들 일에 집중이 안 되는가 봐요.”윤하경이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강한 그룹이 여러분을 모셔 온 이유가 여기 모여 수군대라고 한 건 아니라는 걸 모르진 않겠죠. 잡담하고 싶다면 사직서를 미리 써 두세요. 대표님 대신 제가 바로 결재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윤하경이 누구인지 확신하진 못했지만, 분위기만으로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아챘다. 그러자 흩어져 서성대던 직원들이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윤하경은 가볍게 눈썹을 올렸다. 일부러 직원들을 괴롭히려는 뜻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 분위기에서 기선 제압을 하지 못하면, 안에 있는 사람들까지 자신을 얕볼 게 뻔했다. 분명 지금쯤 주주들과 임원들이 안에서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윤하경의 표정은 담담했고, 일할 때의 강현우처럼 한 치 흐트러짐이 없었다.윤하경이 한 직원을 가리켰다.“회의실로 안내하세요.”직원은 바로 앞으로 나와 공손히 말했다.“이쪽으로 오시죠.”그리고 말과 함께 곧장 앞장섰다.회의실 앞에 이르자, 유리 칸막이 안쪽에서 몇몇이 블라인드를 비집고 바깥을 엿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윤하경이 다가서자 사람들은 황급히 자세를 고치고 제자리에 앉았다.윤하경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정면에는 한선아가 다리를 꼬고 앉아 느긋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윤하경이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한 여사님은 여기 웬일입니까? 회사에 직함 없으신 걸로 아는데, 무슨 용무로 오셨죠?”한선아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비웃음을 흘리며 받아쳤다.“왜? 내가 오면 네가 뒤에서 꾸미던 구린 짓들이 들통날까 봐 겁나는 거야?”윤하경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여사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아까 별장에서 이미 확실히 등을 돌렸으니, 지금 여기서도 봐줄 체면 따위는 전혀 없었다.윤하경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만 한 여사님이 여기 오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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