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50화

Auteur: 무가
신수란도 주해준이 가리키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김평안 외에는 은청준이 싫어할 만한 사람이 여기에 없었다.

조슬기와 배수정은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김평안은 그냥 방치되었다.

“김평안, 경고하는데 넌 4대 종문 대회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주해준이 김평안을 쏘아보며 말을 이었다.

“4대 종문 대회에 외부인이 참가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우승을 따내려면 각 종문에서 5번의 승리를 거둬야 해. 네가 혼자서 다섯 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그냥 망상일 뿐이야.”

진서준은 승리 조건에 대해서 이미 장로 세 명의 대황에서 들은 적이 있었다.

5번의 승리를 거두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번에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전부 다 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평안은 반드시 천년병제련을 손에 넣어야 했다.

진서라의 체내 독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약초는 이제 이 천년병제련 하나만 남았다.

그러니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약초를 손에 넣어야 했다.

진서라의 병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유지수도 전에 자기가 이번 4대 종문 대회에 등장할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진서준은 천년병제련을 손에 넣을 뿐만 아니라 허사연의 복수도 해야 했다.

진서준은 유지수에게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생지옥에 떨어뜨리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주해준의 경멸이 가득한 말투에 김평안은 차분하게 되물었다.

“내가 너라면 염치없이 여기 눌러앉아 있지 않고 조용히 밖으로 나갈 거야. 네가 슬기 후배를 구했다고 해서 우리 곤륜 사람이 되었다는 착각은 집어치워.”

주해준이 차갑게 말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진서준은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

“주제 파악할 줄 아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야. 다음에 곤륜에서 제자를 모집할 때 너도 한번 지원해 봐. 아마 네가 슬기 후배를 구해 준 덕에 우리 곤륜에서 널 조금 봐줄 수도 있을 거야.”

주해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을 내뱉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진서준은
Continuez à lire ce livre gratuitement
Scanner le code pour télécharger l'application
Chapitre verrouillé

Related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1화

    “오늘 내가 기분이 좋으니 특별히 목숨을 건질 수 있는 기회를 주겠어.”주해준은 오만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지금 당장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면 이번 한 번만 봐줄 거야.”그러자 검은 옷의 우두머리가 싸늘하게 말했다.“너 따위가 감히 우리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전부 덤벼! 저 녀석 난도질해 버려!”순식간에 열 명이 넘는 킬러가 주해준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러나 주해준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싸늘하게 웃으며 번개처럼 이 무리를 향해 돌진했다.“내 강룡십팔권을 맛보게 해주마.”주해준이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검은 옷의 킬러들이 하나둘씩 나가떨어졌고 반면, 누구도 주해준의 옷자락조차 건드리지 못했다.그야말로 압도적인 실력이었고 간지가 철철 넘치는 장면이었다.“역시 해준 선배입니다. 저런 잡것들이 해준 선배 상대가 될 리가 있겠어요?”“해준 선배, 너무 멋집니다. 저 쓰레기들 깡그리 박살 내버려요.”“우리 슬기 후배를 납치하겠다고? 도대체 우리를 뭐로 보고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곤륜 제자들은 환호하며 주해준을 응원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킬러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기 시작했다.주해준은 거만하게 턱을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이 쓰레기들이 그냥 무릎 꿇고 살길 찾지 그랬어? 맞고 나니 후회돼?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나 본데, 우린 곤륜 종문의 무도 고수야!”“해준 선배, 카리스마 넘치네요!”모두가 주해준을 향해 찬사를 보냈다.이곳에 은청준이 없으면 주해준이 곧 모두의 큰형이었다.하지만... 주해준의 간지는 오래가지 못했다.갑자기 누군가의 주먹이 주해준의 얼굴을 강타하자 주해준은 그대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고 코와 입에서 시뻘건 피가 뿜어져 나왔다.“제기랄, 누가 기습질이야? 개싸가지 없네.”사람들이 황급히 주해준을 부축했다.주해준은 살기를 내뿜으며 검은 옷의 우두머리를 노려봤다.기습에 성공했다는 건 그만큼 실력도 상당하다는 뜻이었다.“이건 교훈이야. 싸울 땐 집중해야지 어디서 허풍이나 치고 있어?”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2화

    주해준이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했는데 그 표정은 당장이라도 혼자서 백 명도 상대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외칠 기세였다.“해준 선배, 고마워요.”조슬기가 감사를 표했다.“슬기 후배, 우리 사이에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있나? 남자가 여자를 보호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난 어떤 겁쟁이처럼 이런 상황에서 구석에 처박혀 숨어 있지는 않아. 평소에는 잘난 척하는 끝판왕인데 막상 일이 터지니까 입도 뻥끗 안 하네? 같은 남자로서 진짜 창피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야.”주해준은 엄청나게 비꼬면서 일부러 진서준을 바라봤다.도대체 누구를 비꼬는 말인지는 누구나 다 뻔히 알 수 있었다.“이봐 김씨,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왜 지금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어?”“그러게 말이야. 아까 해준 선배가 싸울 때는 거북이처럼 꼼짝도 안 하고 앉아 있었잖아. 이런 겁쟁이는 또 처음 봐.”“슬기 후배, 저런 남자랑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야.”사람들은 순간 수군거리며 진서준에게 경멸 어린 시선을 보냈다.한쪽은 위풍당당하게 나서서 싸웠고 다른 한쪽은 구석에서 몸을 사렸으니 두 사람을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컸다.“김평안 씨는 그런 분이 아니에요.”조슬기가 나서서 또 진서준을 옹호했다.“그리고요, 각자 전문 분야가 다른 거잖아요? 김평안 씨는 의사예요. 당신들처럼 무인이 아니라고요.”배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앉아 조슬기의 말을 들었다.“그딴 쓰레기들이랑은 상대할 가치도 없어.”진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쓰레기는 개뿔, 실력은 형편없으면서 입은 왜 이렇게 살아있지?”“그러게. 해준 선배를 기습할 정도면 절대 쓰레기가 아닐 텐데?”“얼씨구, 딱 봐도 허세만 가득한 놈이네. 말발 하나는 끝내주겠어.”가만히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진서준이 한마디 하자마자 분위기가 더 싸늘해졌다.주해준도 이때다 싶어서 콧방귀를 끼며 진서준을 내려다보았다.“네가 무인이든 아니든 악당이 나타났을 때는 남자가 먼저 나서야 하는 거야. 네가 무도를 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3화

    “너 지금 뭐라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진서준이 입을 떼자마자 곤륜 제자들이 일제히 그를 비난하고 나섰다.“이제야 확실해졌네. 넌 겁쟁이일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흔히 보는 악플러잖아?”“자기가 잘난 것도 없으면서 남이나 비웃고. 이따가 해준 선배가 이기면 넌 제대로 혼날 줄 알아.”“지난번 유씨 가문에서 네놈 안 팬 건 유씨 가문 가주 체면을 고려해서 그런 거였어. 네놈을 때리지 않으니까 아주 신났구나?”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진서준을 비난하고 있을 때, 갑자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허공으로 날아갔다.모두가 시선을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았고 날아간 사람이 누군지 확인한 순간, 모두가 그대로 얼어붙었다.“뭐야, 이 자식 입 터는 거 하나는 기가 막히네?”“해준 선배가 날아갔다고? 저 대머리가 그렇게 강해?”조금 전까지 위풍당당하던 주해준이 지금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있을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해준 선배. 괜찮으세요?”정신을 차린 제자들이 황급히 다가가 주해준을 부축하려 했다.그런데 손을 대려는 순간, 주해준이 울부짖듯 소리쳤다.“건들지 마! 허리가 부러졌어! 팔도 부러졌어! 다리도 부러졌어!”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면 당장 죽기라도 하는 게 아닐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제자들이 주해준의 몸을 살펴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주해준의 뼈가... 온몸의 뼈가 전부 부러져 있었다.그뿐만이 아니었다.주해준의 단전이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다.무인에게 단전이 부서진다는 건 사실상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비록 목숨은 건졌다고 해도 더 이상 무인으로 살아갈 수 없으니 결국 곤륜에서 쫓겨날 게 뻔했다.“감히 우리 해준 선배의 단전을 파괴해? 네놈들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한 제자가 이를 악물고 외쳤다.철썩!그 순간, 대머리가 거침없이 그 제자의 뺨을 후려쳤다.“왜? 내가 파괴하면 안 돼?”“너... 네놈, 우리가 누구인지나 알아?”따귀를 맞은 청년이 분노에 찬 눈으로 노려보았다.“그럼 네놈은 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4화

    이 모든 상황이 삼형제에게는 너무나도 우스워 보였다.“덤벼! 이 애송이들에게 제대로 된 고통을 맛보게 해.”장강수가 사악하게 웃으며 선두로 나서서 신수란을 향해 돌진했다.신수란의 날카로운 검세를 앞에 두고도 장강수는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주먹을 불끈 쥐고 정면으로 맞섰다.주먹과 유연검이 부딪치는 순간, 금속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유연검이 대여섯 토막으로 부서졌다.곧이어 장강수의 주먹이 신수란의 어깨를 강타했다.쾅!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신수란은 그대로 벽으로 날아가 처박혔다.장강수는 단 한 방에 신수란을 완전히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이 끔찍한 광경을 본 조슬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수란 언니! 수란 언니!”조슬기는 급히 신수란에게 달려갔다.신수란은 입안 가득 피를 토하며 눈을 붉혔다.단 한 방의 충격으로 외상뿐만 아니라 내장까지 심각하게 다친 신수란은 체내 경맥이 이미 절반이나 끊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계속 무리하게 싸우면 주해준처럼 완전히 폐인이 될 게 뻔했다.이때, 곤륜의 다른 제자들도 전투에 뛰어들었다.하지만 장강수 일행 세 명은 열 명이 넘는 제자들과 싸우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한 번씩 공격할 때마다 반드시 한 명씩 날려버렸다.곤륜의 제자들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게 아니라 다만 제자들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다.반면, 장강수 일행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오래된 악당이었다.그러니 그들의 공격은 한 방 한 방이 전부 치명적인 기술이었다.곤륜의 제자들은 평소에 목숨을 건 결투를 해본 적이 없었다.살의를 품지도 않고 치명적인 기술도 쓰지 않으니 자연스레 이런 악랄한 악당들을 이길 수 없었다.결국,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곤륜의 제자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졌고 피를 토하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쳇, 쓰레기 같은 것들. 이런 주제에 감히 우리에게 덤비겠다고?”장강수가 대놓고 비웃었다.“우리 청준 선배가 없어서 네가 날뛰는 거야. 청준 선배만 계셨다면 너희는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5화

    “청준 선배! 드디어 오셨군요!”은청준이 나타나자 주해준 일행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믿음직한 대선배가 돌아왔으니 이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아까 진서준이 보여준 엄청난 기세 따위는 모두가 감쪽같이 까먹었다.내공으로 상대를 다치게 했다 한들, 청준 선배보다 강할 리 없다고 굳게 믿는 거였다.“감히 내 후배들을 건드려? 배짱 참 대단하구나. 저 쓰러진 내 후배는 너희가 한 짓이야?”은청준의 얼굴이 싸늘해졌다.은청준은 단순히 잠깐 나갔다 왔을 뿐인데 그 사이 누군가 조슬기까지 잡아가려 했던 것이다.불행 중의 다행은 은청준이 제때 방으로 돌아온 것이다.“청준 선배! 저놈들이 해준 선배 단전까지 파괴했어요.”한 제자가 울분에 차서 고발했다.주해준의 단전이 파괴되었다는 말에 은청준의 눈빛이 더욱 매서워졌다.수많은 후배들 중에서 주해준은 은청준을 가장 따르는 사람이었다.그야말로 은청준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그런 귀여운 팬의 단전이 박살이 났다고?은청준이 이 세 놈을 죽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낯짝으로 선배 노릇을 한단 말인가?“죽으러 왔다고? 좋아, 내가 기꺼이 보내주마.”셋째의 눈이 핏발 섰고 은청준을 쏘아보는 눈빛에 살기가 넘실거렸다.“죽으려 드는 건 네 쪽이야.”은청준이 바닥을 세차게 밟자 그의 몸이 치타처럼 앞으로 튕겨 나갔다.셋째도 한 치의 주저 없이 은청준에게 달려들었다.둘은 동시에 주먹을 쥐고 힘차게 내질렀다.강기가 실린 주먹끼리 정면으로 충돌하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바닥이 흔들렸다.탁자 위의 유리컵마저 충격파에 깨져버렸고 곧이어 한 사람이 벽을 향해 날아가, 거칠게 처박혔다.모두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날아간 사람이 은청준이라면?은청준조차 이 악당들에게 당했다면?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됐어, 청준 선배가 이겼어!”은청준이 여전히 제자리에 우뚝 서 있자 모두가 목 놓아 환호했다.반면, 장강수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이 자식, 좀 하긴 하는군. 하지만 우리 삼형제 명성도 헛된 게 아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6화

    은청준은 굳은 얼굴로 장강수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그의 얼굴을 발로 짓눌렀다.“말해, 도대체 누가 널 시켜서 슬기 후배를 납치하려 한 건지.”이 문제는 반드시 밝혀야 했다.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를 먼저 잡아야 한다.배후에 있는 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오늘 이놈들을 모조리 죽인다 해도 조슬기를 노리는 자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차라리 날 죽여. 누가 시켰는지 말해줄 생각은 없어.”장강수는 이를 악물고 죽음을 각오한 표정을 지었다.“평소엔 신의도 없는 악당들이 이제 와서 왜 이렇게 입이 무거워졌지?”은청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의아해했다.이 모습은 파리가 똥을 마다하는 것처럼 신기한 광경이었다.“말하면 어차피 죽어. 그럴 거면 내가 왜 말해야 해?”장강수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네가 배후가 누군지 밝히기만 하면 꼭 그놈을 잡아낼게. 난 거짓말하지 않아.”은청준이 장강수와 약속했다.“대신 네 단전은 무조건 파괴해야 해.”주해준의 단전이 파괴된 이상, 은청준이 이대로 삼형제를 놓아주면 곤륜 제자들이 불쾌해할 게 뻔했다.“아니야, 우리가 말하면 무조건 죽어. 넌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장강수의 눈에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서남 지역 악당들의 우두머리가 이렇게 겁을 먹을 정도면 배후에 있는 자가 보통 인물이 아닐 터였다.“혹시 네 머릿속에 독충이라도 심겨 있어?”이때, 진서준이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뭐? 그건 무슨 말이야? 저놈 머릿속에 독충이 있을 수 있어?”은청준도 독충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독충에 걸리면 생사가 남의 손에 달리게 된다.그런 상태로 사는 건 차라리 죽는 게 나은 고통이었다.장강수가 이 정도로 공포에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니 은청준은 진서준의 말이 꽤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이때 조슬기가 나섰다.“지난번 변경에서 우리를 잡으려던 악당도 독충 때문에 죽었잖아요.”“그게 우리 넷째야.”장강수는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다.“그러니까 난 차라리 죽는 게 더 깔끔해. 절대 누가 시켰는지 말하지 않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7화

    “그건 신경 쓸 필요 없어.”진서준은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설명해 봤자 상대방이 이해할 리도 없어 괜히 입만 아플 뿐이다.“이제 네 머릿속 독충도 없애줬으니 대체 누가 너희한테 조슬기를 잡아 오라고 시켰는지 말할 수 있겠지?”진서준이 무심하게 말하자 장강수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말할게. 대신 우리 셋은 살려줘야 해.”“미리 말해둘게. 목숨은 살려줄 수 있어도 너희 단전은 박살 낼 거야.”은청준이 끼어들었다.이건 은청준의 마지노선이었기에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진서준도 그 제안을 반대하지 않았다.이 세 놈을 그냥 풀어줬다간 서남 지역의 백성들이 또다시 고통받을 것이기에 차라리 폐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나을 것이다.“좋아, 하지만 우리도 조건이 하나 있어. 우리 단전이 파괴되었다는 사실을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난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입을 닫겠어.”장강수의 목소리는 결연했다.장강수 일행은 서남 지역에서 수많은 유명 인사의 원한을 샀다.만약 장강수 일행이 더 이상 무인이 아니라는 소문이 퍼지면 원수들에게 쫓겨 개죽음당할 게 뻔했다.“그 정도는 약속하지.”은청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우리에게 조슬기 씨를 납치하라고 시킨 사람은...”장강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거칠게 걷어차였다.곧이어 남사 종문의 제자들이 무리 지어 방 안으로 밀려들었다.선두에 선 청년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장강수를 노려보며 외쳤다.“이 악당 놈들이 감히 숭산까지 쫓아와? 오늘은 절대 그냥 못 넘어가!”그러고는 주위 사람이 반응할 틈도 없이 단숨에 장강수의 목을 비틀어버렸다.그 움직임은 아무런 주저도 없이 너무 신속했다.이 장면에 진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속으로 비웃었다.일찍 올 수도, 늦게 올 수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막 배후를 밝혀내려던 순간에 나타나 대뜸 목을 꺾어버리다니, 이걸 우연이라고 믿으라고?진서준은 발가락으로라도 믿을 수 없었다.이 자식 몸에서 수상한 냄새가 진하게 났다.“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58화

    하지만 종문을 모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붙어보자고? 얼씨구, 내가 너희를 무서워할 것 같아?”은청준은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하지만 은청준 뒤에 있는 곤륜 제자들은 살짝 주춤했다.“선배, 오늘은 그냥 넘어가죠. 나중에 더 좋은 날 잡아서 제대로 붙으면 되잖아요.”한 제자가 뒤에서 조용하게 속삭였다.“지금 우리 다들 심하게 다쳤는데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붙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은청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제자들을 돌아봤다.이 제자의 말이 틀린 소리는 아니었다. 다들 상처가 생각보다 꽤 심했다.이 상태에서 싸웠다가는 손해 보는 건 곤륜 제자들뿐이었다.게다가 돌아가면 이장로에게 한 소리 들을 게 뻔했다.4대 종문 간의 충돌은 무조건 정식적인 도론 대회에서 해결해야 하지 사적으로 해결하는 건 절대 금지였다.만약 몰래 싸우려고 마음먹었다면 상대에게 고자질할 기회조차 주지 말고 그 자리에서 깔끔하게 숨통을 끊어놓아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특별했다.이틀 뒤가 4대 종문 대회인데 지금 여기서 곤륜 제자들이 죽으면 대충 조사해도 바로 남사 짓이라는 게 드러날 게 뻔했다.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곤륜과 남사는 한쪽이 전멸할 때까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다.“왜, 은청준? 겁먹었어?”도권우가 비웃으며 도발했다.은청준도 절대 무지하고 덤벙대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태연하게 콧방귀를 끼며 대응했다.“도권우, 이틀 후 대결에서 널 완전히 박살 내주지.”“좋아, 기대하고 있을게.”도권우 역시 코웃음 쳤다.“아, 그리고 하나 더. 내 약혼녀 잘 보호해. 너희가 제대로 못 지키겠으면 내가 직접 지켜줄 테니까.”도권우는 바로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슬기를 바라봤다.“슬기야, 나랑 같이 가는 게 어때?”하지만 조슬기의 표정은 차가웠다.“도권우 씨, 우리 약혼은 20년 전에 어른들이 그냥 한 말일 뿐이에요.”“그냥 한 말이라니? 우리 아버지가 그러는데, 그땐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는데?”도권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슬기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3화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9화

    진서준과 허사연은 차를 타고 조호의 회사로 향했다.이 회사는 그냥 겉치레일 뿐, 진짜 돈이 들어오는 곳은 유흥업소들이었다.유흥업소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운 좋게 돈 많은 도련님들이라도 걸리면 하룻밤에 수억 원이 순식간에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진서준 씨!”진서준이 들어서자 조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조호는 진서준 옆에 있는 허사연을 힐끗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잡담은 그만하고 하경범을 잡아가는 제일 좋은 타이밍만 말해.”진서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이 말에 조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매일 오후마다 하경범은 천국찻집이라는 곳에 갑니다.”조호는 재빨리 대답했다.“보통은 경호원 몇 명만 데리고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얼씨구? 저런 인간이 매일 차나 마시러 간다고?”진서준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진서준 씨, 사실 그곳은 이름만 찻집이지 실제로는...”조호는 옆에 여성이 있다는 걸 의식해서 말을 흐렸지만 진서준은 그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냥 인기 많은 인터넷 셀럽이 가득한 고급 유흥업소일 것이다.“진서준 씨, 듣자 하니 그 찻집의 주인은 성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짜로 움직이실 거라면 하경범이 이동 중일 때를 노리는 게 좋을 겁니다.”조호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응? 성씨 가문이 이런 사업도 해?”진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진서준은 오영수에게서 성미영에 대한 정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정의로운 성격의 성미영이 자기 가문에서 이런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네, 듣기로는 성씨 가문의 한 직계 후손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여자에 미쳐 있는 놈이라 르벨의 돈 많은 도련님들과 꽤 친분이 깊다고 하더군요.”조호는 본인이 아는 정보를 전부 쏟아냈다.“좋아, 대충 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조호의 회사를 나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8화

    진서준이 허사연의 캐리어를 들어주며 옆방으로 걸어갔다.그 뒷모습을 보며 도지아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인간은 원래 모여서 사는 걸 선호하는 동물이다.사회를 벗어나서 혼자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가족도 친구도 없이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결국 감정 없는 시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그렇게 되면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어제 전화할 때 그랬었지? 이번에 너 자기 출신을 찾으러 온 거라고.”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허사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너 원래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이잖아?”“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예전에 말해주셨어. 사실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 길에서 주워 온 아이였다고.”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허사연은 진서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허사연이라면 이 비밀을 절대 밖으로 흘리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었다.“뭐라고? 아버님이 주워 온 아이라고?”허사연이 깜짝 놀랐다.“그래.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건 나뿐이야. 가족 중에서도 할아버지가 나한테만 알려주셨지.”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전, 오영수가 내 등에 있는 용을 보고는 내가 용맥의 일족이라고 했어. 그래서 오영수를 따라 여기 와서 오영수 셋째 삼촌에게 내 출신에 관해 알아보려 했던 거야.”“네 등에 용이 있다고? 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허사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동안 둘이 알몸으로 함께한 시간도 적지 않은데 허사연은 한 번도 본 기억이 없었다.“내가 체내 혈기를 모을 때만 그 용이 나타나거든.”진서준이 설명을 이어갔다.“그런데 오영수 삼촌이 아직 돌아오질 않아서 일단은 여기서 며칠 기다려야 해.”“아니, 그럼 오씨 가문에서 널 안 재워줬어?”허사연이 의아해했다.명문대가인 오씨 가문에 빈방이 없을 리가 없었다.“그날 오영수를 찾아갔는데 마침 오영수 할아버지가 위중했어. 그리고 그 집안엔 그 어르신을 그냥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지.”진서준이 담담하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7화

    “진짜 예쁜 새색시 숨겨놓고 있었네?”허사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누구라도 자기 남자 방에 예쁘고 몸매가 완벽한 여자 하나가 같이 있는 걸 보면 의심 안 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아침이었다.설마 이 여자가 아침에 막 찾아온 건 아니겠지?“사연아, 오해야. 내가 제대로 설명할게.”진서준은 머리가 띵해졌고 뇌가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아가씨, 오해하지 마세요. 어제 저랑 진서준이 같은 방에서 잔 건 맞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니까요?”도지아가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네? 밤새 안 자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요?”허사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설마 밤새 불태우느라 못 잔 건 아니겠죠?”허사연의 농담과 진담이 뒤섞인 말에 진서준은 헛웃음만 나왔다.“사연아, 이쪽은 도지아야. 우리 진짜 그냥 친구야. 일단 들어와. 천천히 설명할게.”허사연이 방에 들어오자 진서준은 서로에게 소개했다.그러고는 이 방에서 일어난 상황을 설명했다.“도지아는 황예은이 소개해 준 환자야. 다리 치료를 부탁받았거든. 종아리를 봐봐. 이틀 전에 내가 직접 발라준 연고가 있어.”허사연이 내려다보자 확실히 연고가 발라져 있었다.“그리고 도지아가 밤새 안 잔 건 원기를 수련하느라 그랬던 거야. 너도 예전에 수련한다고 며칠씩 안 잔 적 있잖아?”허사연은 오해가 풀리자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내가 뭐 어쨌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혹시라도 오해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진서준이 빠르게 대답했다.“뭐야? 내가 그렇게 의심 많고 질투 많은 여자로 보여?”허사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 아니지. 우리 사연은 누구보다 속이 넓은 부드러운 여자지.”진서준이 급히 정정했다.“됐어, 너 겁먹은 거 너무 귀엽다.”허사연이 피식 웃었다.“넌 여기 좀 쉬고 있어. 내가 방 하나 잡고 올게.”진서준은 더 머뭇거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나가 버렸다.진서준의 뒷모습을 보며 허사연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도지아 씨, 진서준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6화

    “내가 가면 안 돼?”사실 진서준은 거절하려 했었다.르벨은 안개가 짙게 깔린 늪지대 같은 곳이라 진서준조차도 어디에 함정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러니 허사연이 온다면 다칠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거절하면 허사연이 상처받을 게 뻔했다.“당연히 되지. 지금 위치 보낼게.”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하며 위치를 보냈다.자기 여자를 지킬 자신도 없으면서 강자들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자기야, 잘 자.”허사연이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일찍 자.”진서준이 다정하게 답했다.전화를 끊고 나니 진서준의 졸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은 창가로 다가가 이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봤다.“오씨 가문, 안씨 가문, 하씨 가문... 너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든 난 전부 박살 낼 거야. 이번엔 반드시 나와 아버지의 정체를 밝혀내고 말겠어.”진서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렇게 별다른 사건 없이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진서준이 막 눈을 뜨자마자 도지아의 흥분한 외침이 들려왔다.“진서준, 됐어. 나 생겼어!”도지아는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밤새 잠을 자지 않은 게 분명했다.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너 아직 처녀 아니었어? 대체 어떻게 임신한 거야?”“미친놈아, 임신은 개뿔, 무슨 헛소리야?”도지아는 얼굴이 빨개지며 진서준을 노려봤다.“그럼 왜 아침부터 난리야?”진서준이 되물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아침부터 흥분해 날뛰지 않을 것이다.“어제 네가 준 수련법 기억나지? 나 벌써 원기를 형성할 수 있게 됐어.”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긴 도지아는 자랑스럽게 선언했다.고작 하룻밤 만에 원기를 형성한 건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다.“뭐? 그렇게 빠르다고? 너 타고난 천재 맞네?”진서준이 다소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보통 무인은 원기를 익히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데 그것도 매일 꾸준히 수련할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었다.심지어 재능 있는 자들도 한두 달은 족히 걸린다.그런데 도지아는 단 하룻밤에 이 어려

Découvrez et lisez de bons romans gratuitement
Accédez gratuitement à un grand nombre de bons romans sur GoodNovel. Téléchargez les livres que vous aimez et lisez où et quand vous voulez.
Lisez des livres gratuitement sur l'APP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