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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Penulis: 무가
인력은 결국 한계가 있다.

설령 지선이라 해도 신화 속 신선들처럼 산을 옮기고 바다를 뒤엎으며 별 불로 하늘을 태울 수는 없다.

오직 한 부류의 사람이 이 정도로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선인이었다.

먼 옛날부터 이 세상에는 선인이 출현했다는 많은 증거가 있었다.

그 선인들은 사실 처음에는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단지 그들이 수선지법을 갖고 있었기에 평범한 사람과 달라진 것이다.

용전의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그제야 왜 스무 살 남짓한 진서준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실력을 자랑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한 듯 보였다.

이유는 사실 간단했다.

진서준이 절세의 전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 절세의 전승이 과연 무엇일지, 다들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바로 진서준이 수선지법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진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러분, 그거 아나요? 20여 년 전, 대한민국이 대재앙을 겪을 때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진요한이라는 남자가 바로 이놈의 아버지입니다. 그동안 진요한은 우리 신농의 금지 구역에 가두어두고 수선지법을 얻어 모든 이와 나누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용전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진요한은 고집이 세서 이 좋은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득이하게 진요한의 아들을 잡으러 온 거죠.”

용전은 자기가 도덕적 고지에 올라선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이 결국 선법을 얻어 모두와 나누기 위한 것인 듯 모두를 속이고 있었다.

이 해명을 들은 사람들은 모든 죄를 진서준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이 자식이 갑자기 무도계에 튀어나온 이유가 있었군. 수선지법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했던 거였어.”

“그렇게 대단한 걸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와 나누지 않는다니, 진짜 이기적이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천천히 지켜보려던 사람들도 전부 일어섰다.

선법은 최고 수준의 전승이었다.

진서준이 스무 살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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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소림의 사람들은 즉시 자리를 비켜주었다.“장로님, 우리도 얼른 올라갑시다. 조금만 늦으면 저놈 선법을 다른 사람이 빼앗을 겁니다.”도권우도 급한 마음에 문추원을 재촉했다.“급해할 거 없어. 이 녀석 실력이 약하지 않으니 저 미련한 놈들에게 당할 수 없어. 일단 인해 작전에 지치게 놔두자.”문추원도 바보는 아니었다.진서준처럼 선법을 가진 사람과는 절대 정면으로 맞붙으면 안 된다.이런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생포해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생포하는 것과 죽이는 건 차이가 엄청난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상대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이 있지 않는 이상 생포할 수는 없을 것이다.장백 쪽에서도 미적지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4대 종문의 제자들은 수련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던가? 바로 선인의 길을 추구하는 것, 영생을 얻기 위해서였다.이제 선법을 얻을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놓칠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은 문추원과 마찬가지로 무모하게 움직이지 않고 적절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멈추세요! 진서준 오빠를 공격하지 마세요!”조슬기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진서준 앞에 서며 말했다.“조슬기 씨, 이 일은 우리와 이놈의 개인적인 일이니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황의 노인이 조슬기를 설득했다.“진서준 오빠는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에요. 이 일은 저와도 당연히 상관있는 일이에요.”조슬기의 태도는 단호했다.“게다가 이 선법은 진서준 오빠의 가보인데 왜 당신들한테 줘야 하죠? 진서준 오빠에게 사이좋게 나누자고 하기 전에 당신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는지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황의 노인은 자기가 논리적으로 밀리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조슬기와 언쟁을 벌이려 하지 않았다.“조슬기 씨, 오늘 이 선법을 손에 넣을 사람은 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 백 명이 넘는 사람이 함께할 겁니다. 그런데도 조슬기 씨가 길을 비키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눈이 달리지 않은 주먹과 발이 조슬기 씨를 스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황의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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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 명을 상대해도 진서준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진서준은 4대 종문 대회에 참가하려고 다짐했을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왕관을 쓰고 싶은 자는 그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자기가 힘들게 얻은 전승을 지키려면 그에 걸맞은 실력이 필요하다는 걸 진서준은 이제야 깨달았다.그리고 왜 그 창욱 어르신이 은둔 생활을 하게 됐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두 분의 선의는 잘 알겠으니까 이제 그만 내려가 주세요.”진서준은 조슬기와 배수정에게 다정하게 말했다.“그럴 수는 없어요. 진서준 오빠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조슬기의 얼굴에 깊은 우려가 떠올랐다.“괜찮아요. 이 사람들은 날 죽일 수 없습니다.”진서준은 여전히 담담하게 웃고 있었고 이 자리에 있는 무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황의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조슬기 씨, 평온 스님,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으니 얼른 비키세요.”“맞아요, 비키세요. 칼에 눈이 없어 자칫 두 분을 다칠까 봐 두려워 그럽니다.”진서준도 다시 한번 정중하게 부탁했다.배수정은 진서준의 결단에 찬 눈빛을 보자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진서준이 일단 결정을 내리면 쉽게 바꾸지 않는 사람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진 시주님 말대로 우린 더 이상 이분을 방해하지 맙시다.”배수정은 조슬기를 끌고 링에서 내려왔다.“진서준 오빠, 꼭 무사하셔야 해요.”조슬기의 눈에서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둘이 막 링을 떠나자 황의 노인은 즉시 명령을 내렸다.“다들 함께 이 녀석을 잡아! 선법은 우리 다 함께 나눠 갖자!”노인은 팔을 높이 치켜들며 외쳤고 사람들은 즉시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진서준을 향해 달려갔다.진서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달려드는 무리를 보며 피하지도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탐욕이야말로 사람을 죽이는 가장 큰 원흉이야.”진서준은 참선검을 몸 앞에 잡고 체내의 영기를 다뤄 전부 참선검에 모였다.그러자 청색 검광이 번쩍이더니 진서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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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문추원과 나머지 두 장로가 천천히 일어섰다.“애송이야, 그 선법을 넘겨. 그럼 적어도 네 목숨은 살려줄 수 있어.”주자청이 입을 열었다.“이장로님, 진서준 오빠는 제 생명의 은인인데 어떻게 이렇게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있죠?”조슬기가 굳어진 얼굴로 급히 따졌다.“이장로님이 이러는 건 우리 곤륜을 불의와 부정의 늪에 밀어 넣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하지만 주자청은 미간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반박했다.“지금 이 자식을 무사하게 이곳을 떠나게 하는 거야말로 우리 곤륜을 불의와 부정의 늪에 밀어 넣는 거야.”“장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제 이 자식은 도망칠 수 없을 거야.”주자청을 비롯한 장로가 나서자 은범 일행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장로들은 실력이 막강했다.백운성은 십급 대종사로 한 걸음만 더 가면 지선급에 도달할 수 있었다.게다가 주자청과 문추원은 구급 대종사였다.이런 무시무시한 조합은 대한민국 경성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하물며 진서준 같은 애송이를 잡는 건 전혀 어려울 게 없었다.비록 선법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실력 차이 앞에선 아무 소용도 없었다.노인 세 명은 협공의 자세로 진서준을 가운데 가두었다.그 모습을 본 진서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저 차분하게 장로들을 바라보았다.“이봐, 선법을 넘겨. 그럼 널 그냥 보내주마.”문추원의 말에 진서준은 침착하게 대응했다.“우리 아버지가 신농에 20년 동안 갇혔지만 절대 선법을 넘기지 않았어. 근데 내가 너희에게 넘길 것 같아?”“넘기지 않으면 크게 다칠 준비를 해야 할 거야. 현명한 판단을 내려.”백운성도 옆에서 경고했다.“고작 너희 셋이서?”진서준은 콧방귀를 끼며 비웃었다.“선법이 있다고 해서 천하무적이 된 거라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야.”주자청도 눈을 가늘게 뜨며 경고했다.“우리가 대한민국 최정상 종문으로 오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그건 나도 알아.”진서준은 평온하게 말을 이어갔다.“너희는 가짜 선법을 배우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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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 장로 세 명이 함께 공격하면 지선이라도 전력을 다해야 막아낼 수 있는데, 고작 육급 대종사에 불과한 저놈이 어떻게 장로들의 상대가 될 수 있겠어?”도권우는 콧방귀를 뀌며 경멸이 가득 찬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봤다.아무리 봐도 진서준의 행동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진서준, 오늘 절대 널 살려두지 않을 거야!”양지천의 눈에는 원한과 원망이 가득했다.양지천은 진서준을 죽일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진서준 때문에 양지천은 가문에서 고개를 들고 떳떳하게 지낼 수 없게 되었기에 진서준을 죽여야만 그 원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이봐, 네가 슬기를 구한 걸 감안해서 선법만 넘기면 목숨은 살려주마.”주자청은 뒷짐을 지고 이미 최후 승리를 거둔 사람처럼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먼지 속에서 진서준은 천천히 일어섰다.진서준의 옷은 찢어져 있었고 온몸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날 죽이기엔 너희들은 역부족이야.”진서준의 표정은 여전히 싸늘했다.“건방지긴 짝이 없구나!”문추원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우리 셋이 전력을 다해서 공격했다면 방금 넌 저세상에 갔을 거야. 오늘 네가 선법을 넘기지 않는다면 넘길 때까지 흠씬 두들겨 팰 거야.”말이 떨어지자 세 사람은 다시 움직였다.“여러분, 일단 제 말을 들어보시오.”불법이 가득한 목소리가 멀리서 가까이로 천천히 들려왔다.그 강력한 법력에 주자청 세 사람은 순간 몸이 굳었다.세 사람은 머리를 돌려 눈을 가늘게 뜨고 지현민을 바라봤다.이 영감이 벌써 지선급에 이르렀단 말인가?지선, 즉 가짜 금단은 삼천대도 중 하나를 깨달은 자를 말한다.지현민의 방금 목소리에는 깊숙한 불법이 담겨 있었는데 이건 지현민이 불가의 도 하나를 깨달았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지현민 주지님, 이 자식 편을 들려는 건 아니겠죠?”주자청은 눈살을 찌푸리며 바로 고발했다.“지금 시체가 널브러진 이 상황은 전부 이 자식이 한 짓입니다. 설마 지주님 불문이 이 악마를 보호하려는 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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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도 계속할 거야?”지현민이 여전히 평온한 말투로 물었다.“이 영감탱이가 뭐 이렇게 나대? 네가 저 녀석을 한번 구할 수 있다 해도 평생은 못 구할 거야.”“오늘 일은 기억해 두겠어. 두고 보자!”“가자!”백운성은 체내에서 끓어오르는 기혈을 억지로 누르며 불만을 가득 안고 링에서 내려와 떠났다.방금 그 한 방으로 백운성은 자기와 지현민의 차이를 확연히 알게 되었다.지선이 되지 못하면 아무리 수련해도 여전히 개미처럼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지현민을 이기려면 반드시 동등한 수준의 지선이 나서야 한다.“장로님, 이렇게 포기하는 겁니까?”양지천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그럼 너 혼자 여기 남아.”백운성이 양지천을 노려보며 불쾌하게 말했다.“아니요, 저도 갈 겁니다.”양자천은 바로 꼬리를 내리며 따라갔다.주자청도 콧방귀를 끼며 으름장을 놓았다.“영감탱이, 오늘 이 일은 우리 곤륜도 기억해 둘 거야. 우리 종주가 직접 찾아올 때 알아서 그분에게 제대로 해명해 봐.”말을 마치고 주자청은 바로 곤륜 제자들을 데리고 떠났다.“진서준 오빠, 제가 돌아가서 우리 아빠에게 잘 설명할게요.”조슬기도 서둘러 한마디 남기고 함께 떠났다.문추원은 아무 말 없이 제자들을 데리고 현장을 떠났다.순식간에 4대 종문 중 세 종문이 소림을 떠났고 오직 용전 일행만이 남았다.“용전 선배, 우리도 빨리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은범이 조심스럽게 여쭸다.“진서준, 다음에 또 만나면 넌 절대 도망가지 못할 거야.”용전은 협박을 남기고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임배는 진서준에게 꼭 조심하라는 눈빛을 슬쩍 주고 함께 떠났다.다른 무인들도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뿔뿔이 도망쳤다.“지현민 지주님, 정말 감사합니다.”진서준은 지현민을 향해 공손하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감사할 필요 없습니다. 진 시주님이 심은 작은 나무가 결국 열매를 맺은 것뿐입니다.”지현민이 평온하게 말했다.서북 지역 일만 아니었다면 오늘 지현민은 진서준을 구해주지 않았을 것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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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와.”공항 입구에서 허사연이 직접 차를 몰고 와 진서준을 마중했다.다른 사람들은 오늘 따라오지 않았는데 그들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비록 며칠 만에 만났지만 진서준은 몇 년 만에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진서준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허사연을 꽉 안았다.“사연아, 너무 보고 싶었어.”“나도 보고 싶었어.”허사연은 진서준을 안으며 진서준의 향기를 천천히 음미했다.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은 다들 갈 길이 바쁜지 진서준과 허사연을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잠시 떨어져 있던 연인은 새로 사귄 연인보다 더 달콤한 법이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안고 있다가 진서준이 허사연을 내려놓았다.“전화로 들었는데, 서라를 치료할 마지막 약초를 구했다면서?”차에 탄 후, 허사연이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응, 천년병제련을 구했어. 이제 돌아가면 서라 체내의 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거야.”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참 다행이야.”허사연도 기쁜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허사연은 조용히 진서준의 얘기를 기다렸다.“누군가가 우리 아버지를 신농 금지 구역에서 밖으로 데려갔는데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어.”진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힘들게 얘기를 꺼냈다.아버지가 신농 금지구역에 계셨다면 진서준은 자기 실력을 키우기만 하면 됐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버지의 행방이 묘연해졌다.그러니 지금은 일단 구지범이 아버지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찾아야 했다.“뭐라고? 누군가가 아버님을 빼돌렸다고?”허사연이 깜짝 놀랐다.“응, 근데 그 사람이 언젠가 날 직접 찾아올 거야. 난 이렇게 당하기만 싫어. 그래서 그 사람이 날 찾아오기 전에 아버지를 먼저 찾고 싶어.”진서준이 계획을 털어놨다.이렇게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느낌은 너무 괴로웠다.하지만 아버지의 은신처를 찾는 게 그렇게 쉬울 리가 없었다.구지범 그 자식은 계획이 너무 치밀해서 당장은 찾기 어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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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석에는 피투성이가 된 어린 소녀가 누워 있었다.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딱 봐도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딸!”노란색 옷의 여성이 소녀를 보자 더욱 목 놓아 울부짖었다.이 교통사고에서 여자도 똑같은 피해자였다.“얼른 구급차를 불러요.”그 말에 주변 사람들이 서둘러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다.“안 돼요, 구급차가 오기 전에 이 소녀는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을 겁니다.”진서준이 방금 소녀의 상처를 검사하자 여러 동맥이 손상되어 피가 멈추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노란색 옷의 여성은 그 말을 듣자 기절할 뻔했다.“혹시 여기 의사 없나요?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우리 딸을 구해주세요.”노란색 옷의 여성은 거의 통곡에 가까운 소리로 부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안타깝기만 할 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몸을 쓰는 힘든 일은 도울 수 있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는 일은 어쩔 수 없었다.“일단 진정하세요. 제가 의사입니다. 당신 딸을 구할 수 있어요.”진서준이 위로했다.“정말요? 의사님, 감사합니다.”노란색 옷의 여성이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했다.상황이 급박해서 여자는 진서준이 청년인지 아닌지 따질 여유가 없었다.진서준은 주머니에서 작은 병을 꺼냈고 병 안에는 지혈할 수 있고 흉터도 없애는 약 가루가 들어 있었다.진서준은 영기로 상처 입은 동맥 주변의 혈관을 막고 약 가루를 조심스럽게 뿌렸다.진서준이 사람을 구하는 동안 역주행하던 고급 차에서 한 모녀가 내렸다.모녀는 금은보화를 잔뜩 차려입고 있어서 한눈에 부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너희 눈멀었어? 운전할 줄 알아, 몰라? 내 차가 달려오는 거 못 봤어? 비켜줄 줄 몰라?”유옥순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욕을 퍼부었고 이 여자의 말은 순간 현장 사람들의 불만을 샀다.“자기가 역주행해 놓고 사과는커녕 오히려 여기서 언성을 높이고 난리야?”누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유옥순이 부자인지라 아무도 공개적으로 대들지 못했다.부자를 건드리면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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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9화

    진서준과 허사연은 차를 타고 조호의 회사로 향했다.이 회사는 그냥 겉치레일 뿐, 진짜 돈이 들어오는 곳은 유흥업소들이었다.유흥업소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운 좋게 돈 많은 도련님들이라도 걸리면 하룻밤에 수억 원이 순식간에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진서준 씨!”진서준이 들어서자 조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조호는 진서준 옆에 있는 허사연을 힐끗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잡담은 그만하고 하경범을 잡아가는 제일 좋은 타이밍만 말해.”진서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이 말에 조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매일 오후마다 하경범은 천국찻집이라는 곳에 갑니다.”조호는 재빨리 대답했다.“보통은 경호원 몇 명만 데리고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얼씨구? 저런 인간이 매일 차나 마시러 간다고?”진서준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진서준 씨, 사실 그곳은 이름만 찻집이지 실제로는...”조호는 옆에 여성이 있다는 걸 의식해서 말을 흐렸지만 진서준은 그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냥 인기 많은 인터넷 셀럽이 가득한 고급 유흥업소일 것이다.“진서준 씨, 듣자 하니 그 찻집의 주인은 성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짜로 움직이실 거라면 하경범이 이동 중일 때를 노리는 게 좋을 겁니다.”조호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응? 성씨 가문이 이런 사업도 해?”진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진서준은 오영수에게서 성미영에 대한 정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정의로운 성격의 성미영이 자기 가문에서 이런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네, 듣기로는 성씨 가문의 한 직계 후손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여자에 미쳐 있는 놈이라 르벨의 돈 많은 도련님들과 꽤 친분이 깊다고 하더군요.”조호는 본인이 아는 정보를 전부 쏟아냈다.“좋아, 대충 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조호의 회사를 나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8화

    진서준이 허사연의 캐리어를 들어주며 옆방으로 걸어갔다.그 뒷모습을 보며 도지아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인간은 원래 모여서 사는 걸 선호하는 동물이다.사회를 벗어나서 혼자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가족도 친구도 없이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결국 감정 없는 시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그렇게 되면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어제 전화할 때 그랬었지? 이번에 너 자기 출신을 찾으러 온 거라고.”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허사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너 원래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이잖아?”“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예전에 말해주셨어. 사실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 길에서 주워 온 아이였다고.”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허사연은 진서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허사연이라면 이 비밀을 절대 밖으로 흘리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었다.“뭐라고? 아버님이 주워 온 아이라고?”허사연이 깜짝 놀랐다.“그래.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건 나뿐이야. 가족 중에서도 할아버지가 나한테만 알려주셨지.”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전, 오영수가 내 등에 있는 용을 보고는 내가 용맥의 일족이라고 했어. 그래서 오영수를 따라 여기 와서 오영수 셋째 삼촌에게 내 출신에 관해 알아보려 했던 거야.”“네 등에 용이 있다고? 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허사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동안 둘이 알몸으로 함께한 시간도 적지 않은데 허사연은 한 번도 본 기억이 없었다.“내가 체내 혈기를 모을 때만 그 용이 나타나거든.”진서준이 설명을 이어갔다.“그런데 오영수 삼촌이 아직 돌아오질 않아서 일단은 여기서 며칠 기다려야 해.”“아니, 그럼 오씨 가문에서 널 안 재워줬어?”허사연이 의아해했다.명문대가인 오씨 가문에 빈방이 없을 리가 없었다.“그날 오영수를 찾아갔는데 마침 오영수 할아버지가 위중했어. 그리고 그 집안엔 그 어르신을 그냥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지.”진서준이 담담하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7화

    “진짜 예쁜 새색시 숨겨놓고 있었네?”허사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누구라도 자기 남자 방에 예쁘고 몸매가 완벽한 여자 하나가 같이 있는 걸 보면 의심 안 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아침이었다.설마 이 여자가 아침에 막 찾아온 건 아니겠지?“사연아, 오해야. 내가 제대로 설명할게.”진서준은 머리가 띵해졌고 뇌가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아가씨, 오해하지 마세요. 어제 저랑 진서준이 같은 방에서 잔 건 맞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니까요?”도지아가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네? 밤새 안 자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요?”허사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설마 밤새 불태우느라 못 잔 건 아니겠죠?”허사연의 농담과 진담이 뒤섞인 말에 진서준은 헛웃음만 나왔다.“사연아, 이쪽은 도지아야. 우리 진짜 그냥 친구야. 일단 들어와. 천천히 설명할게.”허사연이 방에 들어오자 진서준은 서로에게 소개했다.그러고는 이 방에서 일어난 상황을 설명했다.“도지아는 황예은이 소개해 준 환자야. 다리 치료를 부탁받았거든. 종아리를 봐봐. 이틀 전에 내가 직접 발라준 연고가 있어.”허사연이 내려다보자 확실히 연고가 발라져 있었다.“그리고 도지아가 밤새 안 잔 건 원기를 수련하느라 그랬던 거야. 너도 예전에 수련한다고 며칠씩 안 잔 적 있잖아?”허사연은 오해가 풀리자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내가 뭐 어쨌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혹시라도 오해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진서준이 빠르게 대답했다.“뭐야? 내가 그렇게 의심 많고 질투 많은 여자로 보여?”허사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 아니지. 우리 사연은 누구보다 속이 넓은 부드러운 여자지.”진서준이 급히 정정했다.“됐어, 너 겁먹은 거 너무 귀엽다.”허사연이 피식 웃었다.“넌 여기 좀 쉬고 있어. 내가 방 하나 잡고 올게.”진서준은 더 머뭇거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나가 버렸다.진서준의 뒷모습을 보며 허사연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도지아 씨, 진서준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6화

    “내가 가면 안 돼?”사실 진서준은 거절하려 했었다.르벨은 안개가 짙게 깔린 늪지대 같은 곳이라 진서준조차도 어디에 함정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러니 허사연이 온다면 다칠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거절하면 허사연이 상처받을 게 뻔했다.“당연히 되지. 지금 위치 보낼게.”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하며 위치를 보냈다.자기 여자를 지킬 자신도 없으면서 강자들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자기야, 잘 자.”허사연이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일찍 자.”진서준이 다정하게 답했다.전화를 끊고 나니 진서준의 졸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은 창가로 다가가 이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봤다.“오씨 가문, 안씨 가문, 하씨 가문... 너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든 난 전부 박살 낼 거야. 이번엔 반드시 나와 아버지의 정체를 밝혀내고 말겠어.”진서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렇게 별다른 사건 없이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진서준이 막 눈을 뜨자마자 도지아의 흥분한 외침이 들려왔다.“진서준, 됐어. 나 생겼어!”도지아는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밤새 잠을 자지 않은 게 분명했다.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너 아직 처녀 아니었어? 대체 어떻게 임신한 거야?”“미친놈아, 임신은 개뿔, 무슨 헛소리야?”도지아는 얼굴이 빨개지며 진서준을 노려봤다.“그럼 왜 아침부터 난리야?”진서준이 되물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아침부터 흥분해 날뛰지 않을 것이다.“어제 네가 준 수련법 기억나지? 나 벌써 원기를 형성할 수 있게 됐어.”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긴 도지아는 자랑스럽게 선언했다.고작 하룻밤 만에 원기를 형성한 건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다.“뭐? 그렇게 빠르다고? 너 타고난 천재 맞네?”진서준이 다소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보통 무인은 원기를 익히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데 그것도 매일 꾸준히 수련할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었다.심지어 재능 있는 자들도 한두 달은 족히 걸린다.그런데 도지아는 단 하룻밤에 이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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