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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Author: 무가
허사연은 허윤진을 잘 알고 있었다. 허윤진은 똥고집이라 자기가 하려는 일은 반드시 해야 했다.

허윤진이 진서준의 차에 타고 있다니 절대 홀로 돌아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허윤진은 진서준에게 허윤진을 잘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뭐래요? 언니가 따라가게 놔두라고 했죠?’

허윤진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맞아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내 말에 따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호텔에 버려뒀다가 산에서 내려온 뒤 같이 돌아갈 거니까.”

진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에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위험을 맞게 될지 진서준도 알지 못했다. 사실 그도 완전히 확신이 서는 것은 아니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말 잘 들을게요. 시키는 건 다 할게요.”

허윤진은 말을 마친 뒤 진서준의 허벅지에 누웠다.

그 행동에 진서준은 깜짝 놀랐다.

“뭐 하는 거예요?”

“힘들어서 그래요. 여기 잠깐만 누워있을게요. 어젯밤에 잠도 잘 못 자고 오늘도 아침 일찍 깨어났어요. 아까는 트렁크에서 잠들 뻔했다니까요.”

허윤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진서준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의 균형을 잡았다.

앞에 앉아 있던 이승재와 권해철은 앞만 바라보고 뒤는 보지 않았다.

굳이 봐야 할 이유가 없었다.

혹시라도 보지 말아야 할 걸 본다면 죽을 수도 있었다.

진서준은 억지를 부리는 허윤진 때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의 입가가 살짝 경련했다.

허윤진은 제대로 누운 뒤 움직이지 않았고 진서준은 한결 편안해졌다.

차는 한참 달렸고 이승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진서준 씨, 뒤에 차가 저희를 따라오고 있습니다.”

이승재는 뒤에 따라오는 차가 심상치 않음을 발견했다.

이승재가 속도를 늦추자 뒤의 차량도 속도를 늦췄고 이승재가 속도를 높이면 뒤 차량도 속도를 높였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에서 이렇게 남의 차를 일부러 뒤따르는 경우는 드물었다.

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힐끗 바라봤다.

진서준은 자신을 따라오는 차가 조재찬이 보낸 차일 거로 생각했다.

조씨 일가는 진서준이 눈엣가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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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18화

    그 광경에 허윤진과 진서준의 뒤를 밟던 사람들 모두 넋이 나갔다.이승재가 속도를 좀 늦추긴 했지만 그래도 시속 90킬로미터였다.이렇게 빠른 속도라면 종사라고 해도 안전히 착지하기 힘들었다.그런데 진서준은 아주 가뿐히 고속도로 중간에 내렸다.“이제 어떡하죠? 저 자식 우리를 발견한 것 같아요.”조수석에 앉아 있던 무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차로 치어서 죽여버리면 되지. 우리는 시체를 가지고 돌아가면 돼.”운전하고 있는 무인은 액셀을 힘껏 밟았고, 그 순간 시속 160킬로미터에 달했다.그 차가 진서준을 치려고 하자 허윤진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고 두 손에서는 식은땀이 났다.이승재와 권해철도 그가 걱정되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주제 파악을 못 하네.”다음 순간 진서준의 체내에서 장청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진서준의 두 손에는 옅은 파란색 빛이 감돌았다.쿵...차는 통제를 잃고 진서준을 향해 날아들었다.하지만 날아간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진서준이 두 손으로 차 앞부분을 잡자 차 보닛이 박살 났다. 심지어 엔진 소리까지 똑똑히 들렸다.마치 부딪힌 게 사람이 아니라 벽 같았다.차 뒷부분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차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에어백에 감싸인 조씨 일가 무인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곧 헛숨을 들이켰다.그들은 진서준이 날아갈 줄 알았으나 진서준은 그들의 앞에 멀쩡히 서 있었다.가장 무시무시한 점은 진서준이 두 손으로 그들의 차를 꽉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진서준은 맨손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를 멈춰 세웠다.앞에 있던 권해철과 이승재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동시에 그들은 진서준이 진짜 인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인간의 육신이 정말로 그렇게 강할 수 있는 걸까?오직 진서준의 눈빛만이 평온했다. 그는 덤덤한 눈길로 차 안에 있는 네 명의 조씨 일가 무인을 바라봤다.“나와!”네 사람은 곧바로 차에서 나와서 경계 어린 눈빛으로 사납게 물었다.“왜 우리 차를 가로막는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웃더니 그 말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19화

    동료의 비참한 죽음에 세 무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공기 속에서 피비린내가 나자 머리털이 쭈뼛 솟았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오줌을 지렸다.동료의 머리가 다른 사람에게 밟혀서 터지는 광경을 목격했으니 앞으로 매일 악몽에 시달릴지도 몰랐다.“우리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희는 사실만 말했습니다.”세 사람은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그들의 이마가 피로 물들었다.살기 위해서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말해!”진서준이 싸늘하게 세 사람을 바라봤다.“저희는 조씨 일가 무인입니다. 당신이 서울을 떠나게 되면 그때 손을 쓰라고 조재찬이 명령을 내렸습니다.”“살아있으면 살아있는 채로 잡아 오고 죽었으면 시체라도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앞에는 CCTV가 너무 많아서 CCTV가 없는 이곳에서 차를 들이박으려고 했는데...”그들이 조금 전 손을 쓰지 않은 이유는 CCTV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만약 그곳에서 진서준의 차를 들이박았더라면 골치 아프게 됐을 것이다.그런데 진서준이 먼저 손을 쓸 줄은 예상치 못했다.그 말을 들은 진서준의 눈동자에 동정심이라고는 없었다.어젯밤 그는 조재찬에게 경고했었다.복수를 할 수는 있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고.이 무인들은 조씨 일가 사람들이라 진서준은 그들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냥 이렇게 죽일 생각은 없었다. 반드시 시체까지 완벽히 없애야 했다.“이 자식 시체를 차에 실어.”세 사람은 진서준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랐다.세 사람은 두려움을 참으면서 동료의 시체를 차로 옮긴 뒤 자신의 옷을 이용해 길에 남은 핏자국을 깨끗이 치웠다.그런 뒤 세 사람이 물었다.“형님, 저희 이제 가봐도 될까요?”“차에 타.”진서준은 거의 폐차 지경에 이른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세 사람은 걸어서 그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차를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차가 망가졌는데...”그중 한 명이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입 닥치고 빨리 타.”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서준이 화를 내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20화

    “윤진 씨, 얼른 놔요...”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는 최대한 조절했다.하지만 허윤진이 계속해 그를 이렇게 끌어안는다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랐다.“앞으로 이렇게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면 놔줄게요.”허윤진은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입을 비죽였다.“약속할게요. 앞으로는 절대 위험한 짓을 하지 않을게요.”진서준은 서둘러 승낙했다.“안 돼요. 성의가 없잖아요. 좀 더 성의 있게 말해요!”허윤진은 끈질기게 진서준에게 다시 말하라고 했다.진서준은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말했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허윤진은 그제야 진서준을 놓아주면서 다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그 미소는 곧 사라지고 허윤진의 얼굴은 확 불타올랐다.진서준은 이때 허리를 살짝 숙이고 있었는데 그곳이 조금씩 머리를 쳐들고 있었다.허윤진은 마침 진서준의 허리 쪽에 있어서 진서준의 변화를 단번에 알아봤다.비록 허윤진은 아직 연애를 해본 적이 없고 관계를 가져본 적도 없었다.그러나 이런 것쯤은 알고 있었다.“이, 이, 이...”진서준은 조금 뻘쭘했다. 그는 통제하려고 최대한 노력해 보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이승재와 권해철은 이러한 상황을 몰라서 그저 그들이 장난치는 건 줄로 알았다.허윤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권해철은 존경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 씨, 맨몸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를 막으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맞아요. 조금 전에 맨손으로 막으셨잖아요. 남주성에 진서준 씨 상대가 될 사람은 없을 겁니다!”이승재도 곧바로 맞장구를 치면서 진서준을 칭찬했다.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별거 아니에요. 차 한 대일 뿐인걸요.”사실 진서준은 맨몸으로 맞선 건 아니었다. 영기를 이용해 차를 막은 것이었다.만약 영기 없이 맨몸으로 차를 막았다면 차 때문에 밀려났을 것이다.진서준은 자신의 약점 하나를 발견했다. 그건 그의 육체가 아직 그렇게 단단하지 않다는 점이었다.만약 체내의 영기를 전부 소모한다면 큰일이었다.그러나 몸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21화

    이번에 허윤진이 몰래 차에 탔으니 다음번에 진서준은 더욱 조심할 것이다. 일단 차에 탄 뒤에 숨을만한 곳을 다 확인해서 절대 허윤진이 몰래 따라오게 하지 못하게 할 생강이었다.“다리 내놔요. 난 잘 거예요.”진서준이 한 말 때문에 허윤지은 화가 나서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진서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리를 뻗어 허윤진이 벨 수 있게 해줬다....고양의 어느 풍경 좋은 별장.아름다운 몸매의 여자가 화려한 별장에 딸린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그녀의 곁에는 아이 침대가 놓여 있었다.진서준이 그 여자를 봤다면 틀림없이 놀랐을 것이다.그 여자는 거의 한 달 가까이 실종되었던 유지수였기 때문이다.유지수는 서울을 떠난 뒤 고양으로 향했다.사람은 항상 더 좋은 곳을 찾아가기 마련이다.유지수는 그 점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진서준과 이지성도 두려워하는 곳으로 높이 올라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반드시 전라도의 높은 사람과 연을 맺어야 했다.전라도의 부자들에게 기대어야만 유지수는 편히 살 수 있었고, 앞으로 진서준을 마주친다고 해도 그와 맞설 힘이 있었다.그리고 마침 고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유지수는 파티에서 황민혁의 눈에 들었다.황민혁은 고양의 3대 가문 중 하나인 황씨 가문의 자제, 황씨 가주의 친손자로서 신분이 높았다.노력 끝에 유지수는 황민혁의 마음을 얻었고 현재 황민혁은 그녀의 요구라면 뭐든 들어줬다.저번에 허사연이 납치당한 것도 그녀가 계획한 일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황민혁이 찾은 사람들은 프로페셔널하지 못해서 허사연을 잡은 뒤 그녀를 죽이지 못했고, 오히려 유지수의 친한 친구 장혜윤이 농락을 당했다.그때 실패한 뒤로 허사연 곁의 경호 인력이 몇 배 더 늘어났다.다시 허사연을 납치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유지수는 진서준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진서준에게 복수해서 자신이 서울에서 잃었던 체면을 다시 찾아올 생각이었다.“사모님, 도련님께서 저녁 식사 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먼저 식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22화

    오후 네 시, 진서준 일행은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안영에 도착했다.보운산은 안영과 한 시간 거리 정도 떨어져 있었고 고속도로가 없어서 간선으로만 가야 했다.권해철은 창문을 통해 안영의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내뱉었다.“30년, 제가 사문에 있었을 때, 전 매번 여기 안영 시내로 와서 필요한 걸 샀습니다.”“그때 안영은 후진 곳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네요!”사문을 떠난 뒤로 권해철은 안영에 거의 오지 않았었다.비록 얼마 전 한 번 와봤었지만 시내에 가지는 않고 보운산으로 곧장 갔었다.“진서준 씨, 오늘 밤은 안영 시내에서 묵고 내일 보운산으로 향하죠.”허윤진도 안영에 관심이 많았기에 진서준과 함께 그곳을 둘러보고 싶었다.진서준의 계획은 보운산 근처의 호텔에 투숙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산에 오르는 것이었다.권해철도 보기 드물게 말했다.“진서준 씨, 시내에서 보운산으로 가려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시내에서 묵어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거예요.”권해철의 말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시내에서 묵죠.”“좋아요!”허윤진이 신나서 말했다.오늘 밤 진서준고 단둘이 도시를 둘러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오늘 어렵게 단둘이 있게 될 것이다. 서울에서는 이럴 기회가 거의 없었다.허윤진이 매우 기뻐하자 진서준은 역시 애라고 생각했다.이승재는 5성급 호텔로 향했다.네 사람은 차에서 내린 뒤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예약했다.“스위트룸 네 개요.”룸 키를 들고 네 사람은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진서준은 자기 방을 확인한 뒤 바로 진서준을 찾아갔다. 그녀는 진서준의 다리를 베고 하루 종일 잤기에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진서준은 하루 종일 차를 탔어서 조금 피곤해 보였다. 그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욕실로 가서 씻을 생각이었다.물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자 순간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피로함도 물에 따라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편안히 샤워한 뒤 진서준은 타월로 몸과 머리의 물기를 닦은 뒤 흥얼거리면서 맨몸으로 나왔다.어차피 방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23화

    “점잖은 것처럼 보였는데, 몸이 저렇게 좋을 줄이야. 군살도 전혀 없고 말이야.”허윤진은 뜨거운 얼굴을 만지작거리면서 작게 중얼댔다.조금 전 그저 힐끗 보았지만 진서준에게서 아주 강한 양기가 느껴졌다.“아니지, 나 무슨 생각하는 거야? 정말 변태야! 노출증! 샤워하면서 문을 잠그지 않는다니, 나 망신 주려고 일부러 그런 게 틀림없어!”허윤진은 갑자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면서 고개를 젓더니 이를 악물면서 욕했다.그러나 허윤진이 아무리 그를 욕해도, 아무리 고개를 저어봐도, 진서준의 근육질 몸매는 계속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지금 당장 찾아가서 따져야겠어!”크게 망신당했다고 생각한 허윤진은 진서준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문을 열고 노기등등하게 진서준의 방을 찾아갔다.이번에 그녀는 교훈을 얻고 우선 진서준의 문을 두드렸다.“진서준 씨, 진서준 씨!”허윤진이 밖에서 문을 두드리자 옷을 다 입은 진서준이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방문을 열자 허윤진이 노기등등하게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일단 들어와요.”진서준이 무안하게 말했다.“비켜요!”허윤진은 그를 밀치더니 굳은 얼굴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진서준은 한숨을 쉬면서 방문을 닫았다.“아까는 무슨 일로 날 찾아왔던 거예요?”진서준은 의자에 앉아서 허윤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조금 전 허윤진이 진서준을 찾은 이유는 그와 같이 밖에 나가서 쇼핑하고 싶어서였다.그러나 이제는 쇼핑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허윤진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이 샤워한 뒤 맨몸으로 나온 광경뿐이었다.“아까는 볼일이 있었는데 진서준 씨가...”조금 전 일을 거론하게 되자 허윤진은 곧바로 얼굴이 빨개졌다.거기에 화가 난 표정까지 더해져서 아주 귀엽고 웃겼다.“나도 허윤진 씨가 문도 안 두드리고 들어올 줄은 몰랐죠.”진서준이 무안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맨몸을 보이게 된 사람은 자신이고, 손해를 본 사람도 자신인데 왜 허윤진이 오히려 화를 내는 걸까?하지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허윤진의 앞에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24화

    ...진서준이 허윤진과 함께 쇼핑하고 있을 때 전라도의 조재찬은 더 기다릴 수 없었다.온종일 기다렸지만 진서준을 따라갔던 네 명의 무인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조재찬은 네 사람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당시 조재찬은 네 명이 이미 손을 써서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 곧 하루가 되는데 아직도 아무런 답신이 없었다.“어르신, 이건 오늘 오전 서울시 기사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차 한 대가 폭발했대요.”조씨 일가 집사가 휴대전화를 들고 빠르게 걸어왔다.그 소식을 들은 조재찬은 마음이 가라앉았다.“언제 적 일이야?”조재찬이 곧바로 물었다.“오늘 오전 8시 넘어서 있은 일이에요. 우리 전라도 번호판인 듯했어요.”집사가 대답했다.그 말에 조재찬은 확신이 생겼다.“젠장, 왜 연락이 닿지 않나 싶었는데 다 죽은 거였어!”조재찬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때 성수민이 다가와서 어두운 표정으로 조재찬을 바라보았다.“오늘이면 끝난다면서? 그래서 결과가 뭔데? 우리 아들 다리 부러뜨린 놈은 죽었어?”조재찬이 뻘쭘한 얼굴로 말했다.“아직 살아있어.”“무능하긴. 당신이 실패할 줄 알았어. 역시 우리 큰아버지가 와야 했어.”성수민은 조재찬을 나무라며 말했다.“조씨 일가 사람들은 어쩜 그림 무능해? 청년 한 명 처리하지 못해?”집사는 서둘러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내 체면 좀 생각해 주면 안 돼?”집사가 떠난 뒤 조재찬은 화가 나고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체면은 당신 스스로 챙겨야지.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 당신이 조금만 유능했어도 내가 이렇게 당신을 나무랐겠어?”성수민은 조재찬의 콧대를 가리키면서 욕했다.조재찬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단단히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무능하긴. 병원에 가서 우리 아들이나 보살펴. 복수는 내가 할 테니까.”성수민은 욕을 마친 뒤 몸을 돌려 방을 떠났다.성수민이 떠난 뒤 조재찬은 방 안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방 안에 깨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25화

    탁현수도 진서준을 죽이려 한다는 말에 조재찬은 매우 기뻤다.그는 가격을 얼마나 높게 불러야 탁현수가 나서줄까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돈을 쓸 필요가 없었다.“참, 우 선생님. 진서준 그 자식 지금 서울에 없습니다.”조재찬이 한마디 했다.“그래요? 어디 갔대요?”우소영은 그 자식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모릅니다 아침에 뒤를 밟으라고 네 명의 부하를 보냈는데 발각당했습니다.”조재찬이 뻘쭘한 표정으로 말했다.“됐어요, 어차피 서울로 다시 돌아올 테니까 말이에요.”우소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서준의 가족과 여자 친구 모두 서울에 있으니 우소영은 그가 반드시 돌아오리라고 생각했다.“진서준이 서울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 바로 얘기해줘요.”“그럼요!’전화를 끊은 뒤 조재찬의 입가가 슬쩍 올라가면서 음험한 미소가 걸렸다.“진서준, 네가 진 마스터면 뭐 어때? 네가 서울로 돌아오는 날이 네 제삿날이 될 거야.”...백화점에서 쇼핑하던 진서준은 순간 등허리에 소름이 돋았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치솟았다.“왜 그래요?”허윤진은 진서준의 안색이 좋지 않자 바로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불안해져서요. 집에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네요.”진서준은 마음이 무거웠다.“집에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우리 언니 매일 퇴근하면 아주머니랑 서라 씨 보러 가잖아요. 걱정하지 말아요.”허윤진이 제안했다.“정 마음이 쓰이면 아주머니랑 서라 씨 우리 집에서 지내면 되잖아요. 우리 집에는 경호원도 있으니 말이에요.”진서준은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해 말했다.“좋아요. 지금 당장 사연 씨에게 연락해서 오늘 저녁 서라와 어머니를 사연 씨네 집으로 데려가라고 해야겠어요.”진서준은 휴대전화를 꺼내 허사연에게 연락했다.“무슨 일이에요? 안영에 도착했어요?”허사연이 걱정스레 물었다.허사연은 진서준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혹시나 방해가 될까 봐 연락을 하지 못했다.“이미 도착했어요. 지금 윤진 씨랑 쇼핑하는 중이에요.”“다행이네요.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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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8화

    성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매년 혼자서만 집에 가다 보니 성미영에게 이성 친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성미영도 이제 3년만 지나면 서른이었기에 집에서는 성미영의 결혼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성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족들이 당연히 남자친구라고 착각한 것이다.그래서 기어코 성미영에게 진서준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난리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런 사소한 일이었다.“그게 통했으면 내가 지금 너한테 전화했겠어?”성미영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뭘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내가 직접 가서 해명하라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꼭 와야 해.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날 가만히 안 둘 거라고.”성미영이 명령조로 말했다.“이봐, 지금 부탁하는 입장인데 말투가 그게 뭐야? 장난해?”진서준이 한마디 귀띔했다.“야, 진서준. 너 적당히 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성미영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소리쳤다.“오후에 내가 너 안 도와줬어? 지금은 네가 나 도울 차례라고. 아니야?”진서준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정정하자면 너 없어도 난 하경범을 충분히 잡아 올 수 있었어. 오히려 너 배려해서 너희 성씨 가문 구역에서 난리 안 친 거라고.”“헛소리 작작 해!”성미영이 분노에 이를 갈았다.진서준의 말이 사실 틀린 말은 아닌데 왜 이렇게 재수 없게 들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럼 끊는다?”진서준이 전화를 끊으려 했다.“끊지 마. 내가 지금 데리러 갈 거야. 오늘 밤에 확실히 설명하고 가.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나 귀찮게 해 미칠 것 같다고.”성미영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럼 부탁해야지. 부탁할 땐 부탁하는 태도가 있는 법이거든.”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사실 일부러 성미영을 약 올리는 건 아니었다.그냥 이 여자가 맨날 윗사람처럼 굴었고 매번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양, 가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7화

    차 안.도지아는 직접 복수를 마친 뒤, 속이 어느 때보다 한결 더 시원했다.하지만 곧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진서준에게 물었다.“나중에 하경범이 복수하면 어떻게 하지?”“그럼 그냥 지옥에 보내버리면 돼. 너무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죽여버릴까?”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어차피 그런 쓰레기는 살아 있을 가치도 없었다.진서준이 하경범을 바로 죽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금단 현상이 올라올 때의 고통을 직접 맛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죽여버리는 것보다 살아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게 더 잔인한 법이었다.“아니야, 죽이는 게 오히려 그 녀석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야.”도지아가 고개를 저었다.그 한마디로 도지아가 하경범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경범은 도지아의 미래를 망가뜨렸고 행복했던 가족을 박살 내버렸다.이제 도지아는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지아는 막막하기만 했다.호텔로 돌아오자 진서준이 물었다.“여기서 계속 있을 순 없잖아. 앞으로 어디로 갈 생각이야?”도지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예은에게 가볼까 해. 걔 집 넓잖아.”“그것도 괜찮네. 황예은은 돈이 넘치니까 황예은한테 붙어 있으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겠네.”진서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한편, 성현도가 빠르게 정보를 통제한 덕분에 하경범이 진서준에게 끌려갔다는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하씨 가문 쪽에서도 하경범이 강제로 마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집으로 돌아간 하경범은 곧장 본인이 키운 삼생파의 두목 이시언에게 연락했다.“하 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전화를 받은 이시언은 조금 의아해했다.하경범이 직접 연락해 오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도 사람을 납치하라고 시켰을 때였다.“당장 나한테 와.”하경범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가웠다.“네, 바로 가겠습니다.”이시언은 하경범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즉시 출발했다.30분 후, 이시언은 부하들을 데리고 하경범의 저택에 도착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6화

    “그럼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왜 굳이 날 물고 자빠지는 건데?”하경범은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너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납치당할 일도 없었겠지. 그럼 내 동생도 마약과 접촉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 네 더러운 욕망만 아니었어도 우리 가족이 이렇게 풍비박산 날 일이 있었겠어?”도지아의 분노는 점점 극에 달했다.“내가 겪은 이 모든 고통은 전부 다 네 탐욕과 욕망 때문이야. 오늘 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해.”하경범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제야 도지아가 진짜 죽을 각오로 덤비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내가 방금 조상규 삼촌에게 연락했어. 곧 도착할 거야. 삼촌이 오기 전까지는 너희가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 남아 있어.”하경범은 이런 상황에서도 협박하기 시작했다.“그러니 함부로 날 건드리지 마. 날 손대는 순간, 너희 셋 다 살아서는 못 나갈 줄 알아.”“그 사람은 올 수 없어.”진서준이 느닷없이 말했다.“무슨 뜻이야?”하경범이 움찔하며 눈꺼풀을 떨었다.“이미 죽었거든. 이해했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대꾸했다.“뭐, 뭐라고?”하경범은 흠칫 떨더니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헛소리하지 마. 그럴 리 없어! 조상규 삼촌은 대종사야. 네놈 따위가 무슨 수로 대종사를 죽일 수 있어?”하경범은 조상규의 무도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습격당했을 때도 조상규가 나서서 하경범을 구해줬다.당당한 대종사인 조상규가 진서준 같은 애송이에게 당했을 리가 없었다.“못 믿겠으면 직접 전화해 봐. 전화 받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 그래?”진서준이 시큰둥하게 말하자 하경범은 급히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들려오는 건 통화 연결음뿐이었다.하경범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젠장, 전화 받아! 전화를 받으란 말이야!”하경범은 이제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통화가 안 되지?”진서준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대체 왜 조상규 삼촌이 너 따위한테 당했는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5화

    “뭐가 두려워?”하경범은 자신만만했다.여긴 하씨 가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르벨이었다.하경범은 진서준이 이곳에서 자기를 건드릴 용기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그럼 따라와 봐.”진서준이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경범아, 저 녀석 꽤 강해. 조심하는 게 좋아.”성현도가 목소리를 낮춰 경고했다.“걱정 마.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하경범은 가볍게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진서준이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두고 보자는 심정이었다.차에 올라타자 하경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의외네, 넌 여자들한테도 제법 인기가 많은 모양이구나. 황예은과 도지아만 있는 게 아니라 이번엔 또 새로운 여자가 곁에 있네.”하경범은 옆자리의 허사연을 힐끔 쳐다보며 능글맞게 웃었다.“아가씨, 저 녀석 따라다녀 봤자 아무런 미래도 없어. 나랑 함께하는 게 어때? 내 여자가 되면 평생 호화롭게 살게 해줄게. 명품, 스포츠카, 대저택, 뭐든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어.”허사연은 그 말에 쌀쌀하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럼 네 목숨을 원한다면 줄 수 있어?”하경범 같은 부잣집 도령이 얼마나 많은 가정을 파탄 냈을지 모른다.진서준의 얘기를 들은 후, 허사연도 이 쓰레기를 당장 없애버리고 싶었다.“내 목숨을 달라고?”하경범은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있다가 곧 박장대소를 터뜨렸다.“날 죽이겠다고? 그래, 해봐. 근데 네 가족이 우리 하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경범의 목소리엔 살기가 서려 있었다.“거참 쉬지도 않고 조잘대네.”진서준은 쉴 새 없는 하경범의 멘트에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흥, 얼마 안 가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날 다시 보내게 될 거야. 내가 장담하지.”하경범은 눈을 가늘게 뜨며 진서준을 비웃었다.“오히려 네가 나한테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게 될걸?”진서준은 태연하게 받아쳤다.곧이어 진서준은 차를 한 폐기된 공장 앞에 세웠다.차에서 내리자 하경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곳에 걸터앉아 휴대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3화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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