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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무가
그의 명령에 열댓 명의 경호원이 진서준을 둘러쌌다.

덩치 큰 체구의 경호원들이 왜소한 체구의 진서준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주위를 둘러싼 하객들은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볼 뿐 경찰에 신고하거나 앞장서서 말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진서준이란 젊은이가 조만간 죽을 거라고 여겼으니까.

진서준이 한 걸음 내딛자 더킹 룸 전체가 뒤흔들렸다.

그는 곧이어 경호원들에게 몸을 돌리고 가차 없이 돌진했다.

퍼퍼퍽...

고작 몇 개의 동작에 열댓 명의 덩치 큰 사나이들이 죽은 개처럼 바닥에 축 처졌다.

이 광경을 본 모든 이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들 못 믿겠다는 눈길로 진서준을 쳐다봤다.

바닥에 쓰러진 변우재는 발밑에 한기가 차오르고 떨리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이 자식 사람 맞아?’

메인 석에 앉아있던 한 중년 남성이 이 장면을 지켜보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가 바로 이지성의 아버지인 이혁진이자 이씨 일가의 세대주이다.

그는 무인이라 진서준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적어도 그조차도 진서준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긴 단상 위에서 이지성은 부하들이 일격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에 욕설을 퍼부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것들, 감방 다녀온 새끼 하나 못 제압해?!”

진서준은 이지성을 쳐다보며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뭐... 뭐 하려는 거야?”

이지성은 발끝에서부터 한기가 차올랐고 두 눈에 공포가 휩싸였다.

“네가 우리 엄마 두 다리를 부러뜨렸지? 오늘 너도 똑같이 해준다!”

엄마의 처참한 모습을 떠올리니 진서준의 눈가에 스친 살의가 더 짙어졌다.

그는 한걸음에 이지성의 앞으로 돌진해왔다.

이지성이 미처 정신 차리기도 전에 진서준이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

이혁진이 말리려고 했으나 진서준의 속도가 너무 빨라 두 눈 뜨고 아들이 두 다리가 잘리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철컥철컥!”

뼈가 부러지는 청아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지성이 순간 바닥에 주저앉았다. 두 다리는 마치 꼭두각시처럼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

“으악...”

처참한 비명에 주위에 몰려든 하객들도 소름이 쫙 돋았다.

“지성아!”

이혁진은 그제야 아들에게 뛰어가 얼른 그를 부축했다.

아들의 다리를 확인한 후 그의 안색이 한없이 짙어졌다.

두 다리가 완전히 부러졌다!

“감히 내 아들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

분노에 찬 이혁진은 두 눈을 부릅뜨고 휴대폰을 꺼내 집안의 모든 경호원을 소집했다.

그가 사람을 부르자 진서준은 오히려 차분하게 앉아서 테이블 위의 찻물을 마셨다.

이 행동은 명색이 이씨 일가를 깔보는 뜻이었다!

“아빠, 이 자식 사지를 부러뜨리고 눈알을 뽑아버려요. 죽지 못해 사는 고통이 무엇인지 제대로 겪게 해줘야겠어요!”

진서준에게 걷어차여 두 다리가 부러진 이지성은 험상궂은 얼굴로 맹수처럼 미쳐 발광했다.

이혁진은 속상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봤다.

“지성아, 걱정 마. 아빠가 대신 복수해줄게!”

이때 유지수가 분노에 찬 눈길로 진서준에게 소리쳤다.

“진서준 이 미친 새끼가 감히 내 남편 다리를 부러뜨려?”

“그 입 닥쳐!”

진서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고함을 질렀다.

“지수야, 애초에 내가 널 위해 그 고생을 했는데 감히 날 배신해? 내가 정말 눈이 멀었지!”

진서준이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오늘부로 너와 난 끝장이야!”

유지수는 놀란 것도 잠시, 곧바로 진서준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나라고 너 따위 쓰레기랑 엮이고 싶은 줄 알아?”

바로 이때 더킹 룸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가 여기서 소란을 피워?”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허사연이 미간을 찌푸린 채 화 난 눈빛으로 서 있었다.

그녀는 진서준을 쫓아가서 별장 열쇠를 주려고 했는데 병원을 나서자마자 오션 호텔 매니저한테 전화가 걸려오더니 호텔에서 누군가가 소란을 피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마지못해 일단 호텔로 가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부터 해결하고 진서준을 찾아가기로 했다.

뭇사람들은 고개 돌려 허사연의 얼굴을 똑똑히 확인하더니 식겁하여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허씨 일가의 큰따님 허사연 씨가 직접 오시다니!

일이 이 지경에 다다른 이상 오늘 소란을 피운 녀석은 죽음만이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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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2006화

    “황예은 씨, 회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이재혁은 안경을 살짝 밀며 웃어 보였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고 그냥 이사장 자리에서 편안히 앉아 있었다.이건 뭐 대놓고 황예은을 사람 취급도 안 하겠다는 도발이었다.황예은은 웃으며 한담하는 사람들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역시 황예은이 예상한 대로 이 인간들은 황예은을 완전히 우습게 보고 있었다.황예은이 회사를 인수한 건 그냥 개인 취미일 뿐, 어차피 회사 경영에 금방 질려서 손을 뗄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이재혁, 그 자리는 네가 앉을 자리가 아니야.”황예은이 싸늘하게 말했다.“네? 저는 예전부터 쭉 이 자리에 앉았는데요?”이재혁은 황예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척 능청스럽게 굴었다.“지금 이 순간부터 분명하게 말해줄게. 그 자리는 이사장 자리야.”황예은은 손가락으로 그 자리를 가리켰다.“황예은 씨, 물론 당신이 지금 회사의 최대 주주인 건 맞습니다.”이재혁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회사 운영이나 전체적인 경영 전략에 대해선 황예은 씨가 전혀 모르는 분야잖아요?”“그건 네가 알 바 아니야.”황예은은 단호하게 이재혁의 말을 잘랐다.“오늘부로 넌 해고야.”“저를 해고한다고요?”이재혁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회의실의 사람들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황예은 씨, 저를 해고하면 이 회사는 하루도 못 버틸걸요? 황씨 가문이 돈은 많아도 6조나 되는 돈을 그냥 날려버리는 건 아깝지 않나요?”이재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도발하기 시작했다.“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더 이상 안 나가면 경호원을 부를 거야.”황예은은 전혀 봐주지 않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단호하게 말했다.그 결단력에 허사연과 도지아는 놀란 눈으로 황예은을 바라봤다.“지금은 이렇게 당당하게 날 쫓아내도 3분 안에 저를 다시 찾아서 돌아와 달라고 애원할걸요?”이재혁은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들 자리에 앉아서 뭐 해? 이 회사는 끝났어. 얼른 다른 회사 알아봐.”그 말에 자리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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