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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약혼자 아니래

作者: 은울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2 18:26:25

그런 서후의 행동에 당황한 라임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서후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라임의 한 발을 들어 조심히 구두를 벗겼다.

그리곤 발 뒷부분의 상처를 확인한 후 짧게 한숨을 뱉어냈다.

곧 손에 쥐고 있던 밴드를 뜯어 라임의 상처 부위에 붙이곤 다시 구두를 신겨 주었다.

반대 발도 똑같이 반복한 후 그제야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라임은 미간을 좁히며 서후를 쳐다보았다.

"이게 무슨..."

"임시방편이니까, 나중에 소독하고 연고도 발라 주세요"

"하..."

라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

"첫 번째 부탁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 이런 거 안 먹어요. 소화제는 두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라임은 공손히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그대로 부사장실을 빠져나왔다.

***

라임이 디자인 1팀실로 돌아오자 팀장을 비롯한 모든 팀원이 걱정스러운 듯 라임에게 몰려들었다

"어떻게 됐어? 징계하신대? 경위서 쓰래?“

"네?"

고팀장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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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성이 외골수   41. 테이크아웃

    퇴근 후에 만나기로 했었다. 그때 만나서 심희준의 관한 얘기들을 솔직하게 다 얘기해 주기로 했는데, 갑자기 급하게 전화가 와서 다른 큰 일이 생겼나 싶었다. 반차까지 쓰고 달려왔는데, 고작 한다는 얘기가 심희준이라니.."저녁에 만나서 얘기해 준다고 했잖아. 어지간히 궁금했나 보다 못 기다리겠든?""오늘 심희준이 일부러 라임이한테 접근했어""뭐?"서후는 오늘 점심 때 있었던 일을 들은 그대로 성빈에게 들려주었다.성빈의 얼굴이 싸하게 변하더니 급기야 욕설을 퍼붓는다."이제 얘기해 봐 들어야겠어 심희준이 라임이한테 어떻게 했는지"성빈은 한 손으로 찻잔을 들어올려 한 모금 머금었다."라임이 누나가 너 떠나고 오랫동안 남자는 거들떠도 안 봤는데, 3년 전 쯤인가? 심희준이 라임이 누나를 엄청 쫓아다녔어. 뭐.. 심희준 말고도 라임이 누나 좋다고 다가오는 남자들은 많았지만, 누나가 엄청 독하게 거절해서 다 나가 떨어졌거든, 근데 그 새끼는 끝까지 버틴거지..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것 처럼 지극 정성이었어"= = =퇴근 후에 장카페에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 보내는 걸 좋아했던 라임은, 장카페에서 만난 심희준의 끈질긴 구애에 결국 그를 받아들였고, 둘은 연인이 되었다."라임아 집이 코 앞인데 왜 맨날 여기서만 데이트를 할까 우린?""여기가 분위기가 좋아. 음악도 좋고, 커피도 맛있고""근데 너를 안고 있을 수가 없잖아""꼭 안고 있어야 해? 이렇게 같이 시간 보내는 것도 좋은데 난""아휴...언제 쯤 우리 라임이가 오빠한테 온전히 마음을 열어줄까?"심희준은 라임 앞에서 항상 약자였다.더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일 수밖에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겠지만...처음에는 라임의 연인이 되는 것 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 처럼 행복했고, 자신만큼 좋아해 주지 않는 것 같아도 괜찮았다 내가 더 좋아하면 되니까...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생겼다.자신을 더 봐줬으면 좋겠고, 자신을 더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고. 자신에게 더 많은 것을 내어주면

  • 천성이 외골수   40. 얘기 해줘

    "콜라보 팀이 회의 후 다같이 직원 식당으로 내려갔는데, 심희준 팀장이 일부러 이라임 과장이 식사 중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아는체를 한 것 같습니다"".....""심희준 팀장이 이라임 과장을 계속 자극 했는지 이과장이 식사를 멈추고 화를 내고 나갔고 1팀 모두 이과장을 따라 나간 것으로 파악됩니다""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말입니까?""그런 것 같습니다. 식당을 나간 것까지 전해들었습니다“서후는 휴대전화를 들고 어딘가로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몇시에 끝나?"-퇴근은 6시지만, 지금 당장도 나갈 수 있지-"그럼 지금 나와 어디서 볼까?"-뭐냐.. 무슨 일 있어?-"회사로 와 19층"-나야 좋지~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성빈과의 통화가 끝나자 남비서가 1층 데스크에 연락을 취했다.***서후의 목소리가 심상찮다 느낀 성빈은 당장 만나러 갈 수 있다고 말했다.차후에 자신이 이끌어갈 회사이긴 하나, 지금은 열심히 배운다는 생각으로 다른 직원들과 차별 되지 않게 성실히 임해 온 성빈이었다."급한 일이 생겨서 반차 쓰고 퇴근 하겠습니다"성빈은 급하게 사무실을 나섰다.통화로는 한껏 여유있는 모습이었지만, 서후의 조급한 목소리에 걱정이 밀려오는 성빈이었다.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가장 가까이서 봐 왔던 친구였다.10년 만에 만났지만,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는지 서후의 표정만 봐도, 그동안 얼마나 고되고 힘든 시간들을 버텨왔는지 알 수 있었다.아론 리빙 방문자 전용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로비로 들어섰다.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안서후 부사장을 만나러 왔노라 방문 목적을 밝히자"혹시 문성빈님 맞으신가요?"하고 먼저 이름을 물어왔다"네 맞습니다""네 전달 받았습니다"직원은 방문자 카드를 내밀며 게이트를 통과해 19층으로 올라가시면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라임을 만나러 건물 앞까지는 몇 번 와 본 적 있었지만, 직접 안에 들어와서 보니 대기업의 위엄이 단번에 느껴져 서후의 위치가 실감이 되었다.자신도 이렇게

  • 천성이 외골수   39. 민폐남이세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업무 능력도 좋고, 심팀장이 이끄는 홍보팀 분위기도 좋은 편이고요..""......."서후는 한 손으로 양쪽 관자놀이를 마사지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심희준 팀장에게 무슨 문제라도....""이라임 과장과 사귀었던 사이었다고 하더군요"".....아. 그래서 심희준 팀장이 디자인 1팀과 작업하길 원했던 거군요"서후는 심각한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심희준 팀장 아론에 올 때마다 제가 잘 지켜 보겠습니다""조금이라도 허튼짓 하면....""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점심시간]"자자~ 점심 식사하러 갑시다""오늘 메뉴가 뭘까나?""함박이라는데?""오~~~~"1팀 팀원들은 다 함께 지하1층 직원 식당으로 이동했다.평소처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대신 5층에서 지하 1층 까지 비상 계단을 이용하며 시끌 벅적한 분위기로 공간을 울렸다."아빠가 맛있는 거 많이 해 주셨어?"고운 팀장이 라임에게 물었다."아주 배 터지는 줄 알았어요""부럽다~~ 나 가끔 생각나잖아 저번에 소명호과장이랑 같이 이과장 아버지 식당 갔을 때, 진짜 너무 맛있어서 가끔 생각나~~ 김치찌개 대박이었는데"고운이 그때를 회상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난 제육이 잊혀지지 않아 진짜 내가 먹어 본 제육 중에 탑이야"소명호 과장이 끼어들며 말했다."와~~이거 안 되겠네? 담에 우리 가게에서 회식 한 번 해야겠는데요?""진짜? 완전 콜!!"라임은 훈종의 음식을 칭찬해 주는 팀원들이 고마웠다.지하에 도착하여 자율 배식으로 먹을만큼 음식을 퍼담아 다 함께 앉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그래도 우리 회사 식당 음식 진짜 잘 나오는거야""응 맞어 맛있어"다들 배가 많이 고팠는지 본격적으로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하자 먹는 것에 집중하여 잠시 대화가 끊겼다간간히 짫은 대화만 오가던 그 때."고운 팀장님 안녕하세요?"식판을 내려놓고 고운 앞에 착석하며 인사하는 심희준 모습에, 일순 얼음이 된 고운과, 어처구니 없는 듯 비

  • 천성이 외골수   38. 예술의 가치

    박샤론이 갈비 하나를 서후의 밥 그릇 위에 올려주자 서후의 동작이 멈췄다."허허허 우리 샤론이가 서후를 잘 챙기네.. 회장님~ 두 아이가 참 잘 어울리지 않나요?"박태권의 망언에 서후의 얼굴이 구겨졌다.서후는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았다."샤론이가 서후를 챙겨주는 마음은 고맙지만, 이런 행동은 삼가해 줬으면 좋겠구나. 서후는 밥에 뭘 묻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회장의 말에 샤론의 얼굴이 붉어졌다."아.. 죄송해요 몰랐어요""영남댁 서후 밥 새로 퍼줘요"서회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영남댁이 새 그릇에 밥을 퍼와 서후의 앞에 놓아 주고 갈비가 올려져 있는 그릇을 치웠다."....허허.. 아 맞다 회장님. 세훈이가 생전에 위스키를 그렇게 좋아했던 게 생각나서 좀 사와 봤는데..""소주 좋아하셨습니다""뭐?"박태권의 말을 끊어 먹은 서후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희 아버지는 생전에 소주를 제일 좋아하셨습니다""....소주...는 세훈이랑 같이 먹었던 기억이 없는..""아버지와 20년 동안 같이 산 사람이 접니다. 제가 20살 되던 해 직접 술을 가르쳐 주실 때도 소주를 드셨고요.."'아무리 비싸고 좋은 술을 갖다 줘도, 난 소주가 제일 좋다'서후가 20살 되던 해, 세훈과 훈종, 라임이 함께 앉아 서후에게 첫 잔을 따라주며 아빠 세훈이 했던 말이다.서회장과 세희는 놀란 눈으로 서후를 바라보았다.서후가 저렇게 길게 얘기하는 걸 본 적이 많지 않았던 두 사람은, 세훈의 이야기에 이렇게 동요하여 반응하는 서후의 모습에 뭉클함을 느꼈다.불편한 식사자리가 얼추 마무리되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서후를 샤론이 급하게 붙잡는다.반대 손으로 자신의 소매를 붙잡고 있는 샤론의 손을 떼어내는 서후.샤론은 할 말이 있다며 주섬 주섬 백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회장님, 고모님, 오빠. 저 다음주에 피아노 독주회 해요. 여기 VIP초대장이에요"샤론이 봉투에 든 초대장을 내밀자 서회장과 세희가 받아 들고, 서후도 마지못해 받아 줄 수 밖에 없었

  • 천성이 외골수   37. 가장 친한 벗

    콧소리를 내며 서후의 팔짱을 끼려는 박샤론에게서 순발력 있게 몸을 피해버린 서후의 미간이 좁아졌다."흠흠... 샤론아!"박태권 회장이 샤론을 나무라자 입을 삐쭉 거리며 박태권 옆으로 와 섰다."안 부사장. 오늘이 세훈이 기일이라 찾아왔다네. 자네는 모르겠지만, 매년 기일 때마다 항상 방문을 했었어. 내가.... 세훈이와 가장 가까운 벗이었다는 건 알고 있지?""고모님께 들었습니다"박태권 태양악기 회장.세훈과는 어릴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었고, 세훈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나중에서야 전해 듣고 본가를 찾아와 그렇게 통곡하며 울었다고 했다.하지만, 서후에게는 낯선 이름일 뿐이었다.아버지 세훈이 살아 있을 때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이었기에, 가장 친한 벗이었다는 말이 서후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질 리가 없었다.아니, 인정할 수가 없었다. 기분이 나쁘다 못해 짜증이 났다.아버지의 가장 친한 벗은 훈종이어야 했다. 아니 훈종이 맞았다.한 날 한 시에 아내를 잃고, 두 아이를 함께 키우며 친구처럼 가족처럼 살았다.어떻게 훈종이 아닌 다른 사람이 세훈의 가장 친한 벗이 될 수 있단 말인가?서후는 박태권 회장도, 그의 딸 박샤론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그래도 네 아버지와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네 아버지를 위해 지금도 저렇게 마음을 쓰고 있는데, 서후 네가 조금만 더 마음을 열어주면 안 되겠니?‘언젠가 고모 세희가 서후에게 부탁한 말이었다.내키지 않았지만, 모른체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런던에 있는 동안 박샤론이 그렇게 끈질기게 들이대고 쫓아다녀도 무섭게 떼어내진 못했다.오늘처럼 먼저 몸을 피하거나, 표정으로 싫음을 내색할 뿐, 독한 말과 행동으로 샤론을 쳐내지 않았다.그런 박샤론이 얼마 전 회사로 찾아와 그 난리를 피우고, 라임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약혼자라 헛소리를 지껄였다.여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가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기에, 최대한 참고 또 참고있는 중이다."서후야. 어서 들어가

  • 천성이 외골수   36. 익숙한 풍경, 어울리지 않는 차량

    "아이고~ 라임이 왔어?""네 이모 안녕하셨어요?"15년 째 기사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권씨 아주머니가 라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곧 손님들 닥칠 시간이니까 먼저 앉아서 점심 먹어""아빠랑 이모는?""점심시간 지나고 먹어야지""그럼 나도 점심시간 지나고 먹을 거야""그러던가 그럼~ 집 가서 좀 쉬다가 와""쉬기는~ 일손 부족한 거 아는데..."빨아 놓은 행주를 손에 쥐고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닦기 시작하는 라임을 훈종이 안쓰럽게 바라보았다.라임은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며 힐끔 훈종을 바라보며 말했다."훈종씨 운동 좀 해. 다리가 갈수록 얇아져가 왜~""아빠가 운동할 시간이 어딨냐?""만들어서라도 해. 식당 브레이크 타임을 갖던가.. 건강 좀 챙기라고..""아이고 걱정마셔 네 아빠 건강하거든?"라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약하게 한숨을 쉰다"오래 사셔~ 훈종씨 없음 나 혼자니까"훈종의 가슴이 턱 하고 막혀왔다.평소에 잘 하지도 않던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꺼내고 있는 걸 보니 필시 무슨 일이 있는게 분명한데 말해주지 않을 게 뻔하니 애만 태울 수밖에.."녀석아 결혼은 안 할거야? 결혼하고 자식 낳으면 그게 네 가족인데 무슨 그런 소리를 해""안 해 그런 거"훈종이 가만히 서서 라임을 쳐다보았다.그 때 가게 문이 열리고 손님 둘이 들어섰다"어서오세요""어? 라임이 왔구나!""아저씨 안녕하세요~ 뭐 드릴까요?"오랜 단골인 중년 남성들이 라임에게 아는체를 했다"제육 하나, 김치찌개 하나 줄래?""넵! 3번에 제육 하나 김치찌개 하나요!!"주방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더니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테이블로 가져다 드렸다곧 다른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식당 안은 금세 테이블이 만석을 이루었다시끌벅적한 동네 기사식당은 1시를 넘어가니 들어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조금씩 뜸해지기 시작했고, 드문드문 빈 테이블이 생기기 시작했다."이제 좀 앉아서 쉬어"훈종이 카운터 의자를 가리키며 말하자 때마침 3명의 중년 남성들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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