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던 하천도 깜짝 놀랐는데 분명 꽃가마 위에 앉아 있던 신부가 온데 간데 자취를 감춰버렸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말 위에 앉아있던 신랑과 꽃가마를 들고 있던 사람들까지 전부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삐그덕- 한없이 조용하던 공간에서는 마치 뼈마디를 꺾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하천과 묘아는 서로 눈을 마추치더니 주위를 바라보았다. 이때 가뜩이나 어두웠던 이 공간은 더욱 어두워진 것 같았다. 게다가 하천은 곧 저쪽 한 건물의 옥상에 혼례복을 입은 한 여인이 기괴하게 몸을 흔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묘지는 외롭다네.” “주서가 세상에 나오면 반신은 영생할 것이라네.” 그리고 허공 속에는 갑자기 이런 요상한 가요가 울려 퍼졌다. 게다가 그 옥상의 여인은 여전히 이상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는데 마치 고대의 무당이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삐그덕-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많이 나기 시작했고 2천 년 동안 잠잠했던 이 지하 도시는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이 주위의 무수한 진흙 인간들은 모두 비틀거리며 몸을 움직였고 심지어 말과 같은 짐승들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하천과 묘아는 모두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진짜 인간이 아니라 진흙으로 만들어진 모형들이었기 때문이다. “설마?” 묘아는 갑자기 매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설마 이것들은 애초부터 진흙으로 빚어진 게 아닌 거 아닐까?” “만약 산 사람을 이 진흙 속에 가두었고 지금 다시 살아난 거라면?” 순간 두 사람은 그 자리에 완전히 얼어버렸고 삐걱거리는 진흙 인간들 사이에서 전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저쪽 약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엄청난 힘이 하늘로 폭발하고 있었는데 그곳은 한설과 붉은 악마가 이동한 방향이었다. 즉 저쪽에서는 이미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이 진흙 인간들이 공격성을 갖고 있는 겁니다.” 하천은 재빨리 천궐도를 꺼
이때 하천은 자신이 있는 이 공간은 진짜 지하가 아니라 고대 신령에 의해 개척된 결계일 것이란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왜냐하면 오직 그래야만이 그런 거대한 공간이 지하에 존재한다는 것이 말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고대인들에게는 지하에 이런 방대한 공사를 완성시킬 능력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천이 말했다. “당신의 말에 일리가 있습니다. 그 선왕궁만 찾는다면 정말 회춘단과 주세황 도서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요. 당신은 조상들을 만날 수 있을 거고요.” 그러자 묘아는 하천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농담이 나와? 이 도시는 이렇게 큰데 선왕궁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겠어?” 하천이 말했다.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여기는 당신의 조상이 살던 곳이잖아요. 그런데 당신의 조상들이 미리 꿈에 나타나 선왕궁의 위치를 알려주진 않던가요?” 하천의 장난기 섞인 말에 묘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몸에서 나침반 한 개를 꺼냈다. “일단 이 주위의 진흙 인간들 좀 막아줘. 내가 대체적인 위치를 계산해 볼 테니 말이야.” “좋습니다.” 하천은 풍수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모든 것은 묘아에게 맡기고 돌진해오는 진흙 인간들을 끊임없이 처리해 나갔다. 약 반 시간쯤 지나자 묘아는 몸을 일으키고 동남쪽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바로 선왕궁의 위치인 것 같아.” “확실합니까?” “완전히 확실하진 않아.” 묘아가 말했다. “그러나 이 도시의 위치로 봤을 때 저기에 선왕궁이 있을 가능성이 제일 커.” “음.” 하천은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지라 신속하게 묘아와 함께 동남쪽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도중에 진흙 인간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었지만 하천은 끊임없이 그들을 베어버렸고 약 한 시간 정도 달린 후 마침내 높은 성벽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하천은 이미 이 공간이 고대 신령이 개척한 공간이란 것을 거의 확신했다. 왜냐하면 정말 이 도시는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먼 곳에 어렴풋
이때 묘아 뿐만 아니라 하천과 동방명 등도 전부 선왕궁이 바로 이 뒤에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 안에는 석벽이 없어.”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이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그들 뒤의 도시는 하늘이 석벽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석벽에 보석들이 박혀 반짝반짝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볼 때부터 하천은 이미 이곳은 고대 신령이 만들어낸 결계의 공간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런데 성벽 안에는 전혀 석벽이 없는 모습에 하천은 자신의 추측을 철저히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먼 곳을 바라보니 번개가 쉴 틈 없이 번쩍였다. 이때 번쩍이는 번개의 빛으로 저쪽 먼 곳에 있는 검은색 궁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왕궁이야.” 모든 사람들은 저쪽 먼 곳에 보이는 검은색 궁전에 너도나도 들뜨기 시작했다. 그 검은색 궁전은 하천 일행과 약 7~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었는데 직선거리였기에 그곳에 나타난 궁전의 모습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그리고 그 검은색 궁전과 하천 일행 사이에는 선대 왕조 황제의 백만 대군인 진흙 병사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젠장, 선왕궁은 바로 저기에 있는데 어떻게 가지?” 이 빽빽이 들어선 백만 대군의 기세에 묘아는 막막한 감정이 들었다. 비록 하천을 비롯한 네 명의 반신들까지 여기에 있었지만 그들도 엄청난 병사들의 수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회춘단은 반드시 저 궁전 안에 있을 거야.” 동방명은 그 성벽 위에서 저 멀리 선왕궁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백만 대군은 분명 선대 왕조의 황제가 만든 게 분명해. 정말 엄청나군.” “우리가 설마 이 진흙 병사들을 쳐내지 못 하겠어? 그게 누구든 내 앞길을 막을 순 없어.” 옆에 있던 흑의 검황은 이를 악물고 그 성벽 위에서 뛰어내렸다. 순간 그 진흙 병사들은 순식간에 흑의 검황을 향해 돌진했고 곧이어 흑의 검황은 철저히 병사들 속에 파묻혀 버렸다. 그러나 하천 등 남은 사람들은 모두 침착하
과연 하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앞으로 전진하던 동방명은 갑자기 진흙 병사들에 의하여 가로막혔다.그 중 한 병사는 손에 도끼를 든 채 미친 듯이 동방명을 향해 돌진했다. 순간 동방명은 신속하게 그 도끼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곧이어 뒤에서 수천 명은 되어 보이는 병사들이 연이어 동방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젠장!” 동방명은 안색이 급변했고 빠르게 후퇴했는데 이때 이미 그가 걸어왔던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진흙 병사들 속에 완전히 포위되어 버렸다.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던 동방명은 몸 안의 진기를 뿜어내어 주위의 병사들을 밀어낸 후 신속하게 다시 성벽 위로 돌아갔다. 이때 붉은 악마, 한설과 흑의 검황도 전부 기진맥진했는데 비록 그들이 전력을 다했을 지라도 이 백만 대군을 4분의 1도 해치울 수 없었다. 게다가 만약 계속 이렇게 무턱대고 포위를 뚫으려고 한다면 결국 진기가 먼저 소진되고 말 것이 분명했다.그리하여 안에서 전투를 벌이던 흑의 검황 등 다른 반신들도 전부 다시 성벽 위로 도망쳤고 아래 쪽의 백만 대군을 바라보면서 무력감과 절망감을 동시에 느꼈다. 회춘단이 바로 저 앞의 궁전 안에 있는데 그 누구도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때 동방명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는 절대 이 백만 대군의 진형을 뚫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고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옆에 있던 흑의 검황과 한설 등 다른 반신들에게 공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백만 대군은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동방명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무슨 규칙?” 이 말에 한설 등은 즉시 고개를 돌렸고 놀란 표정으로 동방명을 바라보았다. “모두 높은 곳에서 올라와서 한번 보십시오.” 동방명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 있던 반신들은 모두 각자 진기를 이용하여 3미터 정도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몇 분 동안 조용히 백만 대군을 관찰했는데 이때 흑의 검황이 무언가 발견한 듯 말했다. “이 안에 길이 있어?” “맞아. 길이 있어.” 동방명이 말했다. “
하천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줄곧 핸드폰으로 상자 밀기와 미로 탈출 등 지력 게임을 해왔었는데 그 목적은 체내의 미친 병을 억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미친 병이 해결된 후 이미 이 게임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던 하천은 심지어 해외에 전문적으로 게임을 연구 개발하는 회사까지 전문적으로 만들어 난이도 높은 지력 게임들을 만들어내게 했다. 그리고 고작 하천의 취미일 뿐이었던 게임이 뜻밖에도 지금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눈앞에 펼쳐진 미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았기에 하천은 짧은 시간 안에 이 미로를 풀 수가 없었다. 이 진형은 여전히 30분에 한 번씩 변했는데 변할 때마다 하천은 신속히 정확한 노선을 찾아 암기하려 했다. 그러나 백만 대군이 형성한 빽빽한 진형에서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는 것은 정말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때문에 하천과 같은 게임 고수조차 이 미로 앞에 가로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하천은 절대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기에 다시 한번 공중에 몸을 띄운 후 끊임없이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아내려 했다. 처음 몇 번 하천은 그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아내지 못 했지만 1번, 100번 후에는 이 미로의 변화에 점점 적응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흘이 지났다. 이3일간 일행들은 줄곧 성벽 위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동방명과 한설도 처음에는 이 미로를 풀어보려 시도했지만 하루가 지나자 바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4명의 늙은 괴물들은 모두 힘을 합쳐 그 백만 대군을 물리치려고도 해보았다. 하지만 겨우 3분의 1 정도도 전진하지 못하고 결국 만신창이가 되어 후퇴하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또 사흘이 지났다. 다행이도 하천과 네 명의 늙은 괴물들은 반신이었고 묘아 또한 화경의 고수였기에 10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아도 몸에 큰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6일이 지난 후 백만 대군들과 전투를 치른
“설마?” 붉은 악마는 자신들이 몇 날 며칠을 시도해도 뚫을 수 없었던 백만 대군의 진형을 하천이 뚫었단 사실을 믿을 수 없었고 결국 절망감에 빠졌다. 이 30분에 한 번씩 번하는 미로는 절대 보통 사람이 풀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난 왜 저 자가 정말 건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한설은 직감적으로 하천이 이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았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하천이 30대의 젊은 나이에 반신이 되었다는 것 자체부터 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때 하천은 이미 묘아를 데리고 앞으로 300여 미터 정도 이동했는데 지금 그들이 가고 있는 노선은 정확한 길이었기에 주위의 진흙 병사들이 그들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미쳤어! 정말 미쳤어.” 게다가 하천과 함께 미로를 통과하고 있던 묘아는 지금 이 상황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하천은 줄곧 너무나도 침착하게 전방의 미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하천, 정말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알아낸 거야?” “그럼 30분에 한 번씩 변하는 백만 대군이 형성한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2~3분 안에 풀어냈다는 말이야?” 묘아는 하천에게 주절주절 물어보았다. 그러나 이때의 하천의 모든 주의력은 전부 미로를 통과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묘아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만약 1분 1초라도 늦어진다면 이 백만 대군의 진형은 또다시 바뀌어 버리고 그렇게 되면 모든 것으로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하천은 절대 이 미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작은 실수라도 해서는 안 됐다. 그런데 바로 이때 뒤에서 한설과 붉은 악마가 하천의 통과한 노선을 따라 돌진해왔고 하천이 가고 있는 길이 정말 정확한 노선이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저 젊은이가 정말 미로를 풀어내다니!” 붉은 악마와 한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비록 두 사람은 모두 조금씩 부상이 있을 지라도 하천을 따라잡는 데는 전혀 아
그러자 붉은 악마는 동방명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 하천이란 자가 미로를 풀었어.” 이 말에 동방명은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이때 동방명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흑의 검황도 눈을 떴는데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저 멀리 선왕궁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 녀석이 정말로 미로를 풀어내다니! 젠장.” 네 명의 늙은 괴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멍하니 서있었는데 어떤 말로도 지금 그들의 심정은 표현할 수 없었다. “나와 붉은 악마가 뒤따라갔지만 그 녀석이 우리를 몰아냈어. 분명 선왕궁 안에 있는 회춘단을 독식하려는 거야.” 한설이 말했다. 이 말에 동방명은 깊은 생각에 잠겼고 붉은 악마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가 진기를 회복하는 즉시 반드시 이 백만 대군을 뚫고 말 것이다. 그 녀석이 회춘단을 독식하게 둬서는 안 돼.” 그러나 한참 생각에 동방명이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무슨 뜻이냐?” 붉은 악마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동방명이 말했다. “여기는 선대 왕조의 묘지이자 고대 신령이 개척해낸 결계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이런 공간은 출구가 단 한 개뿐이고요.” “즉 그 녀석이 회춘단을 구한 후 이곳을 떠나려면 반드시 다시 여기를 지나야만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여기서 그 자를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자 흑의 검황이 말했다. “저기 선왕궁에 있는 회춘단은 우리의 목숨과도 같은 물건이야. 그런데 만약 그 하천이란 자가 회춘단을 찾는 즉시 그걸 먹어버린다면?” 흑의 검황의 말에 동방명을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저 하천은 이제 고작 30대야. 그러니 그 자가 회춘단을 먹는다고 한들 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이지.” 여기까지 말한 동방명은 또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한참 후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번에 저 하천이란 자를 이 묘지에 들어오게 한 배후는 용조입니다. 그 용조에는 제갈 홍루와 위면이란 최고의
그런데 바로 이때 고요하던 궁전이 갑자기 약간씩 진동하기 시작했고 하천과 묘아도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두 사람은 동시에 동작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저쪽 멀지 곳에 있는 입구를 바라보았다. 두둥둥- 궁전 안의 그 진동은 갈수록 강해졌고 어디선가에서 굉장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거대한 괴물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게 뭐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묘아는 저쪽 한 곳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고 덩치가 우람진 두 괴물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은 하천과 묘아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괴물이었다. 그 괴물들은 거의 키가 3미터에 달했고 헌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머리에 뿔이 자랐고 다른 하나는 온몸에 검은 털이 무성했다. 그리고 이 두 괴물은 하천과 묘아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이때 묘아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선왕궁 안에 이런 괴물이 있을 줄이야.” 뿐만 아니라 하천도 깊은 숨을 한 모금 들이마시고 천궐도를 꽉 잡았는데 이 두 괴물은 거의 반신 못지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런데 이 순간 그 괴물 중 하나가 갑자기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는데 순식간에 균열이 일면서 하천과 묘아 쪽으로 빠르게 퍼졌다. “비켜야 합니다.” 하천과 묘아는 동시에 양쪽으로 비켰고 두 괴물은 이미 그들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저쪽으로 피하고 소리 내지 마십시오.” 하천은 그들이 내뿜는 강력한 힘을 느끼고 반신의 경지인 자신은 이 두 괴물을 상대해볼만 할지도 모르지만 절대 묘아와 같은 화경의 고수가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2천여 년 전 선대 왕조의 황제가 묘지를 건설하고 주세황 도서를 이용하여 반신이 되어 영생하려 했던 것은 그 시대에 반신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 반신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에도 불고하고 반신 경지의 실력을 갖고 있는 두 괴물을 보면서 하천은 매우 이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