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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바람의 비가(悲歌)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5 00:39:19

아버지의 마지막 눈빛이 뇌리에 박힌 채, 풍진은 어머니 화란의 손에 이끌려 서재 책장 뒤에 숨겨진 비밀 통로로 들어섰다.

책장이 닫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깥의 빛과 소리가 차단되었다.

축축하고 퀴퀴한 흙냄새가 코를 찔렀고, 눈앞에는 짙은 어둠만이 가득했다. 등 뒤에서 들리던 아버지의 처절한 싸움 소리마저 점차 희미해졌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가 오히려 풍진의 숨통을 조여 왔다.

'아버님...'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 턱을 타고 떨어졌다. 어깨는 어린아이처럼 들썩였지만 소리 내어 울 수조차 없었다. 화란이 아들의 입을 단단히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흐읍, 읍...!"

화란 역시 눈물을 삼키며 아들을 다급하게 이끌었다. 머릿속으로 이 길을 수없이 익혀 둔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둠 속을 나아갔다.

풍진은 그저 어머니에게 이끌리는 대로 발을 옮겼다.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었고,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막다른 벽 앞에 다다른 화란이 돌 하나를 힘껏 눌렀다. 벽 한쪽이 옆으로 밀려나며 횃불 하나가 희미하게 타오르는 좁은 석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석실 중앙에는 작은 제단이 있었고, 그 위에는 자단목으로 만든 함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화란은 서둘러 함을 열고 두루마리를 하나씩 꺼내 아들의 품에 안겼다.

"진아... 정신 차려야 한다."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강철 같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것이 우리 풍가의 명맥이자 전부다. 하나는 가문의 심법(心法)인 태허풍운공(太虛風雲功), 다른 하나는 검술인 천풍무상검(天風無常劍)의 비급이다. 저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니라."

풍진은 멍한 눈으로 품속의 두루마리를 내려다보았다.

이것 때문에 아버지와 풍월장의 식솔들이 죽어 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서인지, 두루마리는 그저 하찮은 종이 뭉치처럼 느껴졌다.

"어머님... 아버님은요...?"

그 물음에 화란의 눈에서 기어이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아들의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네 아버지는... 풍가의 가주로서, 그리고 너의 아버지로서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셨다. 이제 네가 그 뜻을 이어야 한다."

화란은 젖은 눈으로 아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진아, 약조하거라.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겠다고. 그리하여 훗날 반드시 풍가를 다시 일으키겠다고."

어머니의 간절한 눈빛 앞에서 풍진은 차마 고개를 저을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고개가 먼저 움직였다.

그 순간이었다.

쿵! 쿵! 콰앙!

비밀 통로 입구 쪽에서 벽을 부수는 듯한 굉음이 터졌다.

놈들이 벌써 서재까지 들이닥친 것이다.

화란의 얼굴에 다급함이 스쳤다. 그녀는 아들의 등을 떠밀며 석실 반대편의 또 다른 통로를 가리켰다.

"진아, 이 길로 가면 장원 밖 숲으로 나갈 수 있다. 뒤돌아보지 말고 소리도 내지 마라. 무조건 멀리, 아주 멀리 도망쳐야 한다. 알겠느냐?"

"어머님은요? 어머님도 같이...!"

"어미는 저들을 막아야 한다."

화란은 단호하게 대답하며 품에서 작은 은장도를 꺼냈다. 사람을 베기에는 지나치게 작고 연약해 보이는 칼이었다.

"어머님 혼자서는...!"

"시간을 벌어야 네가 살 수 있다. 어서 가거라!"

풍진의 발은 땅에 붙은 듯 떨어지지 않았다. 아버지를 잃은 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 어머니마저 두고 갈 수는 없었다.

그가 버티고 서 있자 화란은 처음으로 아들에게 애원했다.

"가거라, 제발...! 어미의 마지막 부탁이다, 아들아...!"

어머니의 절규와 통로를 뒤흔드는 파괴음이 뒤섞이는 순간, 풍진의 세상이 다시 한번 무너졌다.

그는 눈물을 쏟으며 돌아섰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발목에 무거운 돌이 매달린 듯했다.

풍진이 어두운 통로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화란은 마음을 다잡았다. 은장도를 고쳐 쥔 뒤 석실 입구를 홀로 막아섰다.

콰지직!

마침내 통로를 가로막던 돌벽이 무너지며 흑풍단주와 살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흥, 쥐새끼처럼 이런 곳에 숨어 있었군."

흑풍단주는 화란을 보며 조소했다. 그의 눈에는 한낱 여인에 대한 경멸만이 가득했다.

"비급은 어디에 있느냐?"

"..."

화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남편이 그러했듯 남은 내력을 끌어모을 뿐이었다.

그녀는 무공을 정식으로 연마한 적이 없었다. 어깨너머로 익힌 풍가의 바람 운용술이 전부였다.

흑풍단주가 천천히 다가왔다. 발걸음이 가까워질수록 주변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화란의 연약한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다.

은장도를 쥔 손은 가늘게 떨렸지만 눈빛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아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 했다.

단 한순간이라도.

"어리석은 것!"

흑풍단주가 손을 뻗는 순간, 화란은 은장도를 휘두르며 마지막 힘을 터뜨렸다.

촤아악!

그녀의 몸에서 뿜어진 미약한 바람이 석실을 휘저으며 날카로운 칼날로 변했다. 예상하지 못한 반격에 흑풍단주의 옷자락이 베였고, 뒤따르던 살수 몇 명도 얼굴에 얕은 상처를 입고 주춤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감히!"

분노한 흑풍단주의 손이 잔상을 남기며 허공을 갈랐다. 화란이 일으킨 바람은 압도적인 기세 앞에서 촛불처럼 꺼졌고, 놈의 손날이 그녀의 어깨를 정확히 내리쳤다.

퍼억!

"컥...!"

짧은 비명과 함께 화란의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손에서 놓친 은장도가 땡그랑 소리를 내며 석실 바닥을 굴렀다.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도 그녀의 시선은 아들이 사라진 통로를 향해 있었다.

'부디... 무사해야 한다, 내 아가...'

그것이 풍월장의 안주인이자 풍진의 어머니였던 화란의 마지막 바람이었다.

한편, 석실에서 벌어진 일을 알지 못한 풍진은 차가운 숲바람이 스며드는 통로 끝에 다다랐다.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온 그의 눈에 화염에 휩싸인 풍월장이 들어왔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집. 행복했던 모든 기억이 담긴 그곳이 거대한 화마에 삼켜져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밤하늘까지 벌겋게 물들였다.

타다닥!

기왓장이 불길 속에서 터졌고, 곧이어 대들보가 굉음을 내며 무너졌다. 매캐한 연기가 바람을 타고 코와 눈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풍진은 망연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슬픔 때문인지, 연기 때문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꿈일 거야.'

그래. 이것은 분명 끔찍한 악몽일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처럼 인자하게 웃는 아버지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을 가진 어머니가 자신을 반겨 줄 터였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마지막 희망마저 잔혹하게 짓밟았다. 귓가에 맴도는 부모님의 마지막 목소리와 불타는 풍월장의 모습이 그의 심장을 갈가리 찢어 놓았다.

"아... 아아..."

목구멍에서 의미 없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다리에서 힘이 빠져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품에 꼭 끌어안은 두루마리의 단단한 감촉만이 이 모든 일이 현실임을 알려 주었다.

"아버님... 어머님...!"

결국 참아 왔던 울음이 터졌다. 그러나 더 크게 울부짖을 수는 없었다. 풍진은 짐승처럼 목을 틀어막고 터져 나오는 소리를 삼켰다. 어깨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들썩였다.

흙바닥에 떨어진 눈물은 먼지 속으로 스며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때였다.

"비밀 통로의 출구가 숲으로 이어진다! 꼬마 놈은 분명 이쪽으로 빠졌을 것이다!"

"장주와 그 아내를 처리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그놈뿐이다! 놈이 가진 비급을 회수해야 한다!"

풍월장 쪽에서 들려온 흑풍단의 고함이 비수처럼 귀에 꽂혔다. 심장을 얼어붙게 했던 슬픔을 본능적인 공포가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잡히면 죽는다.'

아니, 죽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터였다.

부모님이 목숨과 맞바꾼 비급을 빼앗기고, 가문의 마지막 희망마저 저들의 손에 짓밟히게 될 것이다.

'살아남거라.'

아버지의 마지막 눈빛과 어머니의 절규가 뇌리를 스쳤다.

풍진은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품에 안고 있던 두루마리를 옷 깊숙이 밀어 넣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살아야 한다.

풍진은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숲속으로, 짐승의 길조차 없는 깊은 곳으로 몸을 던졌다.

뾰족한 나뭇가지가 비단옷을 찢고 피부에 생채기를 냈으나 아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비탈을 구르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 뜨거운 숨을 내쉴 때마다 폐부가 타들어 가는 것처럼 쓰라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더는 한 걸음도 뗄 수 없게 되었을 때, 풍진은 커다란 바위 뒤로 쓰러지듯 몸을 숨겼다.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저도 모르게 풍월장이 있던 방향을 돌아보았다. 이제는 불길도 보이지 않았다. 희미한 붉은빛만 밤하늘에 얼룩처럼 남아 있을 뿐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자신을 지켜 주던 세상도, 행복했던 일상도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열다섯 살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절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 순간, 가슴에서 두루마리의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아버지의 목숨.

어머니의 눈물.

그리고 가문의 모든 것이 담긴 무게였다.

풍진은 떨리는 손으로 두루마리를 꺼내 들었다. 어둠 속인데도 그 안에 적힌 두 이름만큼은 눈앞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듯했다.

태허풍운공.

천풍무상검.

"...혈교."

증오가 담긴 이름이 나직하게 흘러나왔다.

소년의 얼굴에서 천진함은 사라지고 있었다. 그 빈자리에는 시릴 만큼 차가운 분노와 복수심이 자리 잡았다.

"반드시 살아남아... 이 빚을 갚겠다."

허공에 흩어질 다짐이 아니었다.

자신의 영혼에 새긴 피의 맹세였다.

풍진은 눈물을 닦았다. 슬픔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울음을 멈추고 살아남아야 했다.

두루마리를 다시 품에 넣은 뒤 몸을 일으켰다.

눈빛은 더 이상 길을 잃은 사슴의 것이 아니었다. 상처 입고 모든 것을 잃었으나, 복수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어린 늑대의 눈이었다.

풍월장의 마지막 후계자, 풍진.

그는 불타 버린 고향을 등지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비정한 강호의 어둠 속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바람의 후예가 부르는 슬픈 노래.

그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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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은 작았지만 길목에 자리한 덕분인지 오가는 상인들로 제법 활기가 돌았다.두 사람이 들어간 주루 겸 객잔은 낡았어도 깔끔했다. 주방에서 흘러나온 음식 냄새와 손님들의 말소리가 한데 뒤섞여 실내를 훈훈하게 데우고 있었다.며칠간 도주와 노숙을 거듭한 풍진에게는 그 평범한 온기조차 낯설었다."주인장! 여기 술 한 동이하고 닭고기 냉채, 돼지 족발을 푸짐하게 내오시오! 고기는 얇게 썰지 말고 두툼하게!"자리를 잡자마자 팽대협이 우렁차게 외쳤다. 며칠 만에 제대로 된 음식과 마주한다는 기쁨이 얼굴 가득 넘쳤다.그는 맞은편의 풍진을 돌아보더니 인심이라도 크게 쓰는 사람처럼 손가락을 하나 세웠다."아, 이 친구에게는 따뜻한 탕면 한 그릇. 고명도 섭섭하지 않게 얹어주시오. 오늘은 내가 크게 베푸는 날이니."풍진이 조용히 되물었다."제가 알려드린 운기법의 이자입니까?""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듣는군. 제자로 들인 보람이 있어.""제자로 들어간 적은 없습니다.""밥 나오기 전에는 말꼬리 잡는 법부터 잊어라."팽대협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잠시 뒤 음식상이 차려졌다. 윤기가 흐르는 닭고기와 족발, 김이 피어오르는 탕면이 탁자를 가득 채웠다.팽대협의 젓가락이 번개처럼 움직였다."크으,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꼬마야, 잘 봐두게. 닭다리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고, 족발은 식기 전에 먹어야 제맛이야. 이것도 강호의 생존법일세."풍진은 대꾸하지 않고 앞에 놓인 탕면을 바라보았다.맑은 국물 위에는 정갈하게 썬 고기와 푸른 채소가 얹혀 있었다. 풍월장에서 먹던 음식에 비하면 소박했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황제의 수라상보다 귀했다.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조심스레 입에 넣었다.따뜻하고 진한 맛이 목을 타고 내려가 얼어붙은 속을 부드럽게 녹였다. 몸에 온기가 퍼지자 잊고 있던 기억 하나가 불쑥 고개를 들었다.어릴 적 감기에 걸려 앓아누웠던 날이었다.화란은 밤새 아들의 곁을 지키며 손수 끓인 탕을 한 숟가락씩 먹여주었다.'우리 진아, 이것

  • 천풍무상가(天風無常歌)   10화 바람의 값 3

    "풍가란 대체 어떤 곳이었나? 이런 심법을 지녔으면서도 강호에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니 말이야."풍진은 한동안 불꽃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바람의 도(道)를 탐구하던 곳이었습니다. 선조들께서는 무공의 끝이 자연을 굴복시키는 데 있지 않고, 그 이치를 닮는 데 있다고 믿으셨지요.""바람의 도라..."강호에는 검(劍)을 연마하는 자도, 도(刀)를 섬기는 자도, 권(拳)을 닦는 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러나 붙잡을 수도, 가둘 수도 없는 바람을 평생의 길로 삼은 가문은 팽대협에게도 낯설었다.그는 모닥불 너머의 풍진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처음에는 비급을 품은 어린 도련님에 불과했다. 지금은 달랐다. 이 아이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을 뿐, 강호가 탐낼 만한 가능성과 혈교가 두려워할 만한 씨앗을 함께 품고 있었다.그 가능성이 훗날 황금이 될지, 자신까지 태울 불씨가 될지는 알 수 없었다.'당분간은 지켜본다.'팽대협은 속으로 주판을 튕기듯 셈을 마쳤다.'적어도 지금 버리기에는 아까운 패야.'그는 본래 이익이 없는 위험에 뛰어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풍진이 모닥불 앞에서 이를 악물고 호흡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손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 한구석이 자꾸만 거슬렸다.두 사람은 번갈아 불을 지키며 짧게 눈을 붙였다. 운기행풍으로 따뜻한 공기를 돌리고 모닥불 곁에서 천천히 말린 덕분에, 새벽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옷의 축축함도 한결 가셨다.창틈으로 희끄무레한 빛이 스며들었다. 밤새 강 위에 내려앉았던 안개가 숲 가장자리까지 밀려와 나무 사이를 떠돌았다."일어나게. 날이 밝으면 나루를 지키는 놈들이 이쪽 흔적도 살필 거야."팽대협은 물을 끼얹는 대신 모닥불 위에 젖은 흙을 덮었다. 연기가 새지 않도록 재까지 꼼꼼히 헤집은 뒤에야 오두막을 나섰다.차가운 새벽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풍진은 품속의 두루마리가 무사한지 확인하고 팽대협의 뒤를 따랐다."큰길은 피한다. 우선 북쪽 숲을 가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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