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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작가: 먼산에는 쪽빛이 없음
하룻밤 사이에 여론은 양쪽으로 갈라졌지만, 그 모든 것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김승아가 은혜를 내세워서 보답을 요구하고, 나와 고승훈의 결혼을 망가뜨린 것이 결국 우리 관계가 파탄이 난 원인이라고 했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고승훈이 정말 은혜를 갚고 싶었다면 돈이나 자원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왜 굳이 자신의 아내를 괴롭혔는지 물었다.

자신의 아내가 마음을 완전히 닫은 채 이혼하도록 몰아붙였냐고 따지면서.

고승훈의 평판은 순식간에 추락했다.

그룹의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우연히 찾아낸 증거까지 공개했다.

김승아가 모든 일을 꾸몄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였다.

김승아는 사람을 고용해서 자신과 고승훈이 함께 호텔을 드나드는 사진을 찍게 했고, 자신을 불륜녀라고 욕하도록 돈을 주고 여론까지 조작했다.

그 증거들이 한꺼번에 공개되자, SNS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고승훈 역시 온갖 일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고승훈은 원래 김승아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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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번째 선택   제10화

    하룻밤 사이에 여론은 양쪽으로 갈라졌지만, 그 모든 것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다.어떤 사람들은 김승아가 은혜를 내세워서 보답을 요구하고, 나와 고승훈의 결혼을 망가뜨린 것이 결국 우리 관계가 파탄이 난 원인이라고 했다.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고승훈이 정말 은혜를 갚고 싶었다면 돈이나 자원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왜 굳이 자신의 아내를 괴롭혔는지 물었다. 자신의 아내가 마음을 완전히 닫은 채 이혼하도록 몰아붙였냐고 따지면서.고승훈의 평판은 순식간에 추락했다.그룹의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우연히 찾아낸 증거까지 공개했다.김승아가 모든 일을 꾸몄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였다.김승아는 사람을 고용해서 자신과 고승훈이 함께 호텔을 드나드는 사진을 찍게 했고, 자신을 불륜녀라고 욕하도록 돈을 주고 여론까지 조작했다.그 증거들이 한꺼번에 공개되자, SNS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고승훈 역시 온갖 일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고승훈은 원래 김승아를 해외로 보내 버릴 생각이었다.그런데 이 일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본 순간, 길가에서 김승아의 목을 졸라 죽일 뻔했다.고승훈은 김승아를 추궁했다.“왜 이런 짓을 한 거야?”김승아는 처음에는 여전히 감정에 호소하려고 했다.하지만 목이 졸려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지경이 되자,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 것을 인정했다.“난 그냥 사모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정 언니하고 오빠가 이혼하게 만들고 싶었어요.”“오빠가 정말 아정 언니를 사랑했다면 나한테 틈을 내줄 리 없었잖아요!”고승훈은 화가 난 나머지 피를 한 움큼 토해 내면서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그 모습을 지나가던 행인이 영상으로 촬영했고, 영상은 인터넷에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세한그룹의 주가는 연일 하락했고, 고승훈은 의식을 되찾은 뒤에도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다.결국 고승훈은 대표 자리에서 쫓겨났다.그리고 이제 완전히 명예를 잃게 된 김승아는 해외로 떠날 수밖에

  • 첫 번째 선택   제9화

    전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나도 알 수가 없었다.내가 고승훈을 사랑했던 건지, 아니면 그저 미련에 사로잡혀 있었던 건지.잠시 후, 나는 비웃듯 말했다.“사실 내가 바라는 건 정말 얼마 되지 않았어. 그런데 너는 그것조차 챙기지 못했지.”“나도 부모님이 손에 넣고 애지중지 키운 딸이야. 내가 왜 너한테 이렇게 짓밟혀야 하는데?”“그러니까 이제 그만하자.”말을 마친 나는 시선을 거두고 몸을 돌렸다.그 순간 고승훈이 다급하게 내 팔을 붙잡았다.고승훈의 훤칠한 몸이 비틀거리면서 쓰러질 뻔했고, 창백한 입술만 달싹거렸다.“안 돼.”“이렇게 끝낼 수는 없어.”“넌 내 아내잖아. 나를 버리면 안 돼...”마지막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나는 웃으면서 고승훈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이미 이혼했어.”“네가 나한테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했어. 기자회견에 나가서 해명하라고 협박했고, 끝까지 나를 따라와서 구청에서 이혼 서류를 받게 했잖아.”“그거 전부 네가 한 일이야. 이제 와서 모른 척할 수는 없잖아.”“나는...”고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는 그대로 돌아서 걸어가려 했다.고승훈이 다시 나를 따라오려고 하자, 나는 그의 뒤쪽을 향해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사실 너는 김승아하고도 꽤 잘 어울려.”고승훈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졌다.고승훈은 새벽에 H시에 도착했다.비서가 초아정의 일정을 알아낸 뒤, 고승훈은 한시도 쉬지 않고 곧바로 찾아왔다.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웨딩드레스를 입은 초아정이 박민성과 웃으면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고승훈은 걸음을 멈췄다.녹나무 아래에 우두커니 서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언제부터인지, 고승훈은 초아정이 저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김승아 때문에 다퉜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고승훈은 자주 집에 돌아가지 않게 되었고, 회사에서 자거나 강호준 등과 술을 마시며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그래서 그 순간, 고승훈은 아주 명확하게 깨달았다.

  • 첫 번째 선택   제8화

    결국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고승훈이 H시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나와 박민성이 막 웨딩드레스와 예복을 입어보고 나왔을 때, 맞은편 녹나무 아래에 서 있는 고승훈이 보였다.단정한 흰 셔츠에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은 조금 창백했다.눈빛에는 생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승훈의 시선이 나와 박민성이 맞잡은 손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향했다.고승훈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아정아, 내가 데리러 왔어.”“우리 내년 초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돌아가서 다시 결혼하자.”고승훈은 말을 마치고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박민성이 본능적으로 내 앞을 막아서려고 했지만, 나는 그의 앞을 막아섰다.나는 살짝 삐뚤어진 박민성의 넥타이를 바로잡아 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먼저 차에 가서 기다려.”“금방 다녀올게. 엄마가 오늘 네가 좋아하는 음식 해 놓으셨대. 조금 있다가 같이 집에 가자.”고개를 숙여 나를 바라본 박민성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알겠어요.”박민성은 고승훈을 담담하게 한 번 바라본 뒤, 그대로 차고 쪽으로 걸어갔다.이제 길가에는 나와 고승훈만 남았다.고승훈이 무의식적으로 내게 다가오려고 하자,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사이에는 좀 거리를 두는 게 좋겠어. 이러다 또 파파라치한테 사진이 찍히기라도 하면 어떡해.”“또 내가 일부러 전남편과 엮여서 소란을 피운다는 말이 SNS에 퍼질 텐데.”언제나 사람들은 유독 여자에게 가혹했다.김승아와 관련된 일만 봐도 그랬다.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건 고승훈이었는데, 결국 나만 속 좁은 사람이 되어버렸다.“나는...”고승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고승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SNS에 올라온 일은 이미 비서에게 처리하라고 했어. 미안해. 네가 그렇게까지 힘들어하고 있는 줄 몰랐어. 나는 정말...”“너도 알잖아.”나는 고승훈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고승훈이 여

  • 첫 번째 선택   제7화

    이틀 후, J시의 화실에서 고승훈은 그날 초아정이 인터뷰를 하던 영상을 보고 있었다.인터뷰를 진행하던 신입 기자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그럼 지금도 고승훈 씨를 사랑하시나요?”초아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사랑하지 않아요.”짧은 한마디였지만, 고승훈은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졌다.고승훈은 이 장면을 수없이 반복해 재생하며, 초아정의 눈에서 뭔가를 찾아내려고 애썼다.그러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승훈은 짜증이 난 듯 초아정과의 채팅창을 열었다.그런데 막상 열어 보니 마지막 메시지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다.[9시에 구청에서 만나서 이혼 서류 처리하자.][알겠어.]그 뒤로는 아무것도 없었다.예전의 초아정은 고승훈에게 늘 붙어 지냈고, 크고 작은 일도 가리지 않고 모두 다 이야기했다.고승훈도 그 메시지를 보면 바로 답해 주곤 했다.고승훈은 채팅 기록을 위로 올려 보았다.그러자 대부분의 대화가 초아정의 혼잣말로 채워져 있었다.고승훈이 가끔 시간을 내서 보내는 답장은 고작 ‘그래’ 혹은 ‘알았어’정도였다.그룹 일은 늘 바빴다.게다가 김호철이 세상을 떠난 뒤, 우울증까지 앓게 된 김승아는 몇 번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며 소동을 벌였다.고승훈은 두 사람을 모두 제대로 챙길 여유가 없었다.그때 갑자기 강호준이 메시지를 보내왔다.[초아정이 박민성하고 결혼한대.]고승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다 옆의 이젤을 건드리면서 산수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승훈이 급히 그림을 주우려고 했을 때, 이젤 아래 그림에 눌려 있던 진단서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고승훈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내용을 전부 읽자 손끝이 떨렸다.[환자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반복적으로 자살 충동을 보이며 심각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중증 우울증 경향이 있다.]문서 말미의 날짜는 고승훈이 초아정에게 위장 이혼을 제안한 날이었다.“승훈 오빠, 무슨 일이에요?”소리를 들은 김승아가 안방에서 급히 화실로 뛰어왔다.그리고 고승

  • 첫 번째 선택   제6화

    나는 살짝 웃으면서 박민성의 맑은 눈빛과 마주했다.“고마워.”“나 대신 효도해 줘서 고마워.”박민성은 고개를 저었다.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다고 했다.그때 나와 아버지가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진작에 이름도 모를 한 구석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고.SNS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여전히 새로운 화제가 끊임없이 올라왔다.처음에는 김승아가 고승훈의 내연녀라는 말로 시작하더니, 이제는 내가 인정머리 없는 여자라는 이야기로 번졌다.어제는 공항에서 나와 박민성이 함께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혔다.그러자 이번에는 내가 진작부터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그래서 고승훈과 사이가 틀어진 거라는 말까지 나돌았다.나는 결국 웃음이 터졌다.고개를 숙여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니, 김승아가 부계정으로 나를 추가해서 보내온 사진 한 장이 떠 있었다.김승아가 산 중턱 별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진이었다.[어젯밤 승훈 오빠가 먼저 나한테 자고 가라고 했어. 오늘 밤엔 뭘 할 것 같아?][승훈 오빠는 책임감이 아주 강한 사람이야. 이제 오빠를 묶어 두던 족쇄도 없어졌고.][초아정, 네 남편은 이제 내 거야.]김승아는 나를 자극하려고 했지만, 내 마음은 이미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차를 한 잔 따라서 내게 건네던 박민성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휴대폰 화면을 흘끗 바라보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가 당한 억울함은 제가 반드시 되갚아 드릴게요.”나는 그 말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물었다.“아버지가 너한테 명문가 아가씨들을 꽤 많이 소개해 줬다고 들었어. 결혼시키려고 하셨다면서.”“그런데 왜 거절한 거야?”박민성은 내가 그런 말을 할 줄 몰랐다는 듯 눈을 내리깔면서, 엄지손가락으로 찻잔 가장자리를 문질렀다.한참 침묵한 뒤 내가 다시 물었다.“나 때문이야?”박민성은 고개를 들었지만, 내 시선과 마주치자 들킨 듯한 마음을 감추며 피했다.5년 동안 나와 박민성은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내 생일이면 어김없이 그가 보낸 값비싼 선물이 도착했다.거액을

  • 첫 번째 선택   제5화

    김승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호텔에 혼자 있으니까 무서워서요. 그래서 오빠한테 왔어요.”그러고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눈을 내리깔았다.“혹시 내가 방해한 거예요?”고승훈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 오늘은 좀 늦었으니까.”“진수미 아주머니한테 손님방 정리하라고 할게. 일단 거기서 자.”고승훈이 진수미를 부르려던 순간, 김승아가 발을 내디디면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리고 애틋한 눈빛으로 고승훈을 바라보았다.“나 손님방에서 자기 싫어요.”“여기서 같이 있으면 안 돼요?”김승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승훈의 미간이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고승훈은 입술을 열어 거절하려 했지만 붉어진 김승아의 눈가를 마주한 순간, 결국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비행기가 H시에 착륙했을 때, 나를 마중 나온 사람은 박민성이었다.박민성은 18살 때 한 여자를 구해줬다가, 오히려 성폭행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3년 형을 선고받았다.전과가 생긴 뒤에는 어느 회사에서도 박민성을 받아주지 않았다.나는 미술 전시회에서 박민성을 만났다.박민성은 사람들과 거의 어울리지 않았고, 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누군가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겁을 먹은 듯 뒷걸음질 쳤다.그러던 어느 날 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불량배들을 만났다.나는 하마터면 그 불량배들에게 끌려갈 뻔했다.그때 우연히 박민성이 그곳을 지나갔다.나는 박민성이 모른 척 지나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박민성은 그러지 않았다.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나를 구해주었다.그날 나는 박민성에게 물었다.“만약 나도 너한테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말하면?”박민성은 씁쓸하게 웃었다.“그럼... 그냥 받아들일게요.”나는 집안의 힘을 빌려서 박민성의 누명을 벗겨줬다.진실이 밝혀진 날, 박민성은 멀리서 사람들 너머로 나를 바라보았다.잔뜩 붉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박민성은 허리를 깊이 숙이면서 감사 인사를 했다.3년의 감옥 생활도 박민성의 선한 마음만큼은 앗아가지 못했다.박민성이 나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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